장경률
http://www.zoglo.net/blog/zhangjinglv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하나 해도“쟁이”가 되라
2012년 10월 24일 16시 36분  조회:4248  추천:0  작성자: 장경률

“쟁이” 하면 흔히 난쟁이, 겁쟁이, 난봉쟁이, 등등 안좋은 쪽이나 폄하하는데로만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사전에도 사람의 성질이나 특성, 행동, 직업 등을 나타내는 일부 어근 뒤에 붙어, ‘그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의 뜻과 얕잡는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이다고 해석하였다. 하지만 내가 오늘 론하고저 하는것은 목공쟁이, 야장쟁이, 리발쟁이 등등 긍정적인 방면 다시 말하면 장인과 동등시한 그런 전문인을 두고 말하는것이다.

어느 주말, 사회에 진출한지 오라지 않는 동창들이 모임을 가졌다. 모두 직업이 마땅찮아서 빈둥대면서 몇년을 허송한 “백수”들이였다. 하지만 아직도 입은 시퍼렇게 살아있어서 서로 짝지지 않았다.

“나는 말이야 이제 몇해 노력해가지고 안되면 아버지뒤나 이어 석탄장사나 할란다.” 부친이 자그마한 탄광을 경영한다는 젊은이가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러거라. 나도 몇해 노력해서 안되면 너한테 가서 파낸 석탄을 관리하는 지킴이나 할런다.” 그러자 일동은 웃음으로 화답하였지만 그래도 천한 직업이다고 얕잡아보는 심리가 그대로 들어났다.

동창모임이라 서로 허물없이 찧고 빻고 하는데 유독 B군만은 덤덤해 앉아 있었다.

“야, 이 놈. 너는 아직도 고려중이야? 몇년 놀았으니 무얼 해도 해야 할거 아냐?” 옆에서 장난꾸러기친구가 건드리자 B군은 정색해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사실 지난 몇년간 무슨 고상한 직업이나 없냐하고 많이 다녀도 보고 수소문도해 보았지만 별재간이 없는 놈은 그래도 자기가 하고싶은 일, 적성에 맞는 일, 가장 잘 알고 있는 일을 하는것이 맞는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제 집에 돌아가 아버지를 도와 그가 하고있는 목공일이나 시작해 볼련다.”

“야, 그건 아니다. 어렵사리 시가지에 진출해서 이만큼 역사질하였는데 이제 결과가 있겠지. 왜 중도이페하려 하나?” 친구들은 그것이 아니라며 한사코 만류하였다. 하지만 몇해후 B군은 아버지가업을 이어받아 열심히 한데서 그 지역에서 알아주는 목공이 되었다.

“처음에는 물론 내키지 않았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목공이였어.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아버지도 우리 이 고장에서는 목공의 대목수로서 이름이 있었지. 아버지의 밑에서 차근차근 배워가면서 점차 목공일도 단순 밥벌이 일인것이 아니라 공예작업이고 예술이라는것을 인식하였다. 여기에 미술을 하고 디자인을 배운 내가 새로운 공예,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창안하여 시장에 내 놓았더니 실로 대단한 가치를 창출하였다.” B군이 구직실천에서 얻은 값진 체득이였다.

인간의 한생이 보건대는 아주 긴것 같지만 실상 따져 보면 얼마 되지 않는다. 아무런 부담도 없이 들말처럼 뛰놀던 유년시절, 생각은 간절하지만 체력적으로나 정력적으로 따라주지 않아서 멀거니 쳐다만 보게 되는 고령시기를 빼라. 그리고 또 일상적인 생활 이를테면 밥 먹고 잠자고 휴식하고 놀고 관광하고 기타 이런저런 행사에 참가하고 나면 실상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골고루 잘하는 수재보다 한가지밖에 모르는 바보가 낫다.”고 선배님들은 말한다. 이미 실천에 의하여 증명된 충고라 하겠다. 지난날에는 “36업종에 업종마다 장원이 나온다.”고 하였다. 기본은 자신이 선택하고 그걸 꾸준이 추진하는것이라 하겠다. 이것저것 고추장 맛보기식이나 자기체신에 대한 파악은 없이 무턱대고 여러가지를 돌파하려고 드는것은 금물이다.

벌써 10월중순이다. 이미 몇달이 지난 지금도 올해의 대학교 졸업생중 아주 많은이들이 놀면서 방황하고있다. 대학문은 나오는 즉시 자신만만하고 용기백배해 이곳저곳 취업의 문을 두드렸는데 여의치가 않다. 비싼 교육비를 지원하며 열심히 뒤바라지를 해 준 부모님들을 뵐 낯이 없어서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심정일것이다. 그래서 하는 얘기다. 눈높이를 조절하여 직성에 알맞고 자기가 가장 잘아는 그런데 눈길을 돌려라. 그리고 가장 하찮고 가장 눈에 띄우지 않는 그런 구석도 찾아보라. 우리가 사는 인간세상의 가장 밑바닥을 훑으면서 온갖 직업과 삶의 형태를 보고 느끼라, 기필코 터득함이 적지 않을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5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5 북경동계올림픽의 시대적 의미 2021-11-18 0 1014
84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2021-08-30 0 1126
83 인간 중심에 한점 소홀함 없이 2021-03-26 0 1314
82 흰 소 정 신 2021-02-26 0 1337
81 아버지의 어깨도 무겁다 2020-05-11 0 1953
80 ‘엄부자모(严父慈母)’가 그립다 2019-11-21 0 2267
79 [칼럼] 숭늉 그리고 그 화려한 승화 - 장경률 2019-07-11 0 2149
78 동전 한잎이 삶의 철리 선사 2019-02-14 0 2354
77 정음정보기술 표준화 이대로 괜찮을가 2018-12-11 0 2286
76 미수 졸수 백수 2018-08-30 0 2403
75 홍과 송 2018-08-06 0 2190
74 대필고금담 2018-06-07 2 2050
73 청춘도 아프다 2018-05-10 0 2621
72 종이신문의 매력 2018-04-03 0 3642
71 장인정신, 영원한 직업정신 2018-03-15 0 2150
70 올림픽성화가 주는 계시 2018-02-08 0 2426
69 타인의 시간을 훔치지 말자 2018-01-19 0 2826
68 독에 든 쥐의 탐욕 2017-11-23 0 2315
67 예순이 되여 50대 돌아 보기 2017-10-12 0 2439
66 서향만리 2017-09-14 0 2697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