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http://www.zoglo.net/blog/yushanglie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명정언순
2011년 10월 12일 11시 14분  조회:6329  추천:2  작성자: 우상렬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명분이다. 명분에 따라 움직이는것이 바로 인간이다.

지난세기 90년대 내가 한국에서 류학할 때다. 그때도 많은 우리 조선족들이 한국에 와서 돈벌이를 했다. 그런데 그들은 거개가 불법체류 신분이였다. 그래서 식당에서 조선족아줌마를 만나 반갑다고 반기면 그 반가운 마음은 순간뿐 안절부절못한다. 어떤 아줌마들은 조선족티가 물씬 나는데도 극력 조선족이라는것을 부인한다. 그들은 워낙 불법체류라는 신분이 반가운 존재가 아니였던것이다. 당시 나의 친구들중에 "노가다"를 뛰는 불법체류자들도 많았다. 어쩌다 만나 술 한잔을 나누어도 매우 조심스런 눈치다. 말을 해도 목소리를 낮추고 누가 들을세라 소곤소곤, 일을 해주고 돈을 못 받아도 벙어리 랭가슴앓기, 이것이 이른바 공자님이 말한 명불정언불순(名不正言不順) 꾀죄죄한 몰골이 3D업종에 종사하는 불법체류자임을 말해줌이라! 불법체류면 언제 잡혀 추방될지 모르는 불안한 신분,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안스럽다.

그런데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노무현대통령시기 불법체류구제정책을 많이 펼쳤다. 많은 조선족불법체류자들이 합법적인 신분을 획득한다. 이젠 살았다고 허리를 쭉 편다. 할 소리도 한다. 돈 꽤나 번 사람들은 한국에서 식당, 려행사, 무역회사 등 사업을 벌리고 조선족상권도 이룬다. 그리고 떳떳이 구로, 가리봉 등에 조선족거리도 형성한다. 명분이 있으니까. 그래 “명정언순(名正言順)”이 좋다.

그런데 이것이 왜곡되고 외곬으로 흐를 때 많은 문제점을 야기함은 더 말할것도 없다. 나는 얼마전까지 한국에 있으면서 우리 조선족의 꼴불견에 얼굴이 붉어졌다. 신호등 무시하고 길건너기,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핸드폰주고받기, 식당에서 안하무인격으로 왁작 떠들며 먹고 마시기... 사실 이것은 약과고 녀자들이 유흥업소에 뛰여들고 남자들이 도박판을 벌리는 등 불법까지 스스럼없이 저지를 때 문제는 심각하다. 명분이 있다하여 중국에서 하던 버릇대로 제멋대로 놀아나서는 안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법.

나는 한술 더 떠서 우리 조선족의 보다 본질적이고 거창한 정체성 관련 “명정언순”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중국조선족이다. 중국은 우리를 낳아 키운 요람. 그러나 우리는 과경민족으로서 한반도와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있다. 우리는 분명 이중정체성을 가지고있다. 이것이 우리의 올바른 정체성-명정(名正)이다. 그런데 이중성은 우리를 좀 헷갈리게 한다. 그래서 한국에 가서 한국인인양 행세를 한다든가, 중국에서 조선족의 자각을 상실한 행세를 하는것은 모두 명불정(名不正) 행태. 몇년전에 일부 조선족들이 한국에서 국적소동을 벌린것은 이런 꼴불견의 전형적인 한치보기.

우리는 어디까지나 이중정체성의 조화를 가져와야 한다. 례컨대 중국과 조선반도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는 민족적인 인연을 리용하여 중국의 조선반도 진출에 앞장설수 있으며 중국의 우세를 리용하여 조선반도의 중국 진출에 도움을 줄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중국과 조선반도 교류에 있어서 가교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명정언순”. 조선과 한국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사실 우리는 남북을 모두 체험했으며 남북을 아우를수 있는 리념적인 정체성바탕도 가지고있다. 그리고 남북을 정녕 상생의 윈윈관계로 바라볼수 있는 있는 립지를 가지고있는것도 바로 조선족. 이것이 바로 우리가 통일마당에 남북에 내세울수 있는 명분-명정(名正). 이런 명정을 가지고 우리가 실천에 림할 때 그것이 효과적임은 두말할것도 없다. 이것이 바로 언순(言順).

이것은 결국 우리의 이중정체성의 “명정언순!” 이런 “명정언순”이야 말로 우리 삶의 옳바른 지표. 그러니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것은 잘못하면 이런 “명정언순”에서 빗나갈수 있기때문이다. 그만큼 실제생활에서 “명정언순”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되겠다.

연변대학 교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2 ]

2   작성자 : 이송
날자:2011-10-17 06:10:56
우상렬교수의 글 그 뜻을 리해할만합니다.그런데 조선족정체성을 "이중성"으로 풀이를 하니 자체 모순에 빠집니다.리론상에서 성립 안될쁜 아니라 론리상에서도 전후모순을 극복할수 없습니다.살기 위하여선 낮이면 쥐 노릇을 하고 밤이면 새 노릇을 하는 박쥐와 무슨 다른점이 있습니까!"이중성"은 이것을 용허합니다.
때문에 품팔이를 하는 조선족로무일꿘들이 한국에서, 중국에서의 표현을 좀 더 깊이 연구하고 정확히 판단하여 바른 인생살이를 하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일부 문인들이 "이중성"을 합법화하기 때문에 "약세군체"인 로무일꾼들은 중국주류사회에서, 한국주류사회에서 모두 유리상태에 처해 진정 "이중성"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1   작성자 : 스티브 잡스라면...
날자:2011-10-14 02:25:53
우상렬교수님의 "중국은 우리를 낳아 키운 요람"에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한국은 우리를 낳아 키운 요람"이라는 도그마에도 똑같이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우리를 낳아 키운 주체는 우리의 부모님이고 성인이 되서는 우리 자신의 노력임니다.

마침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우상렬교서에게 드리는 좋은 말을했읍니다.

"도그마의 덫에 빠지지 마십시오. 도그마에 빠지는 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에서 나온 결론에 맞춰 사는 것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서 나온 잡음이 여러분 내면의 소리를 압도하도록 두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마음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그들은 여러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외의 모든 것은 부차적입니다."
Total : 16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0 자률과 규제 2021-01-13 0 1483
159 우리 좀 우아하게 삽시다 2020-08-24 6 1784
158 불은 누가, 니가 조심해야지, 남자야!-재미나는 김정권의 <불조심> 2020-08-04 0 1030
157 공간거리 2020-06-24 0 1168
156 저자세(低調)와 고자세(高調) 2019-07-30 0 1810
155 [작품평]아픔과 치유 2019-07-19 0 1620
154 [작품평]이색적인 수필과 소설 읽기 2019-07-18 0 1576
153 《살구꽃 피는 계절》을 읊어보셨습니까? - 우상렬 2019-07-16 0 1485
152 [작품평]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손톱> 2019-07-15 0 1075
151 김정권의 시맛으로 좀 느끼해진 설명절 맛을 바꾸자 2019-07-11 0 1018
150 [작품평] 아,그 향긋함... 2019-07-09 0 1090
149 [평론]우리 문학의 새 지평 2019-07-08 0 948
148 [두만강칼럼] 무덤, 그 을씨년스러운 무덤 2018-09-18 0 2140
147 [평론] 성장소설《동물의 사나움》과 《마마꽃 응달에 피다》의 경우(우상렬) 2016-07-22 0 3656
146 문화강국-프랑스 2014-07-23 8 6402
145 아이는 아이답게 2012-11-28 3 7714
144 명예콤플렉스 2012-11-21 4 7868
143 봉살과 매살 2012-11-14 39 8933
142 내려다보기 2012-11-07 5 5743
141 인간의 부모사랑 2012-10-12 1 9023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