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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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병시리즈(1) (우상렬87)
2007년 07월 29일 09시 14분  조회:4056  추천:65  작성자: 우상렬

척병시리즈(1)

우상렬


문학예술가들은 제2의 세계를 창조한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현실에 제일 안주할 수 없는 족속들이다. 욕구불만의 덩어리들이다. 그래서 현실을 반영하는 문학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안주할 수 있는 제2의 문학예술세계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務實와는 전적으로 다른 세계를 추구한다.

19세기 프랑스문학대가 발자크는 항상 자기의 작품세계에서 노닐다보니 현실의 자기를 망각하고 있는지라 산보하다가 자기 집문 앞까지 와서는 자기가 써놓은 ‘발자크는 산보를 가고 없음’이라는 쪽지를 보고는 돌아서곤 했다. 그리고 프로벨도 자기의 ‘뽀파리부인’이 비상을 먹고 죽을 때 그 스스로가 비상을 먹은 듯 혀가 뻣뻣해나기도 했으며 ‘뽀파리부인’이 죽었을 때는 ‘뽀파리부인’이 바로 자기라 하며 통곡하기도 했다.

문학예술가들은 바로 자기가 짜놓은 예술세계에서 노닐기에 현실감각이 떨어지거나 현실에 잘 적응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修邊服하는 등 현실적 생활의 디테일하고 멀다. 그래서 自然渠成으로 꾀죄죄하기도 하고 머리칼이 텁수룩이 길기도 하다. 그리고 인간관계도 원활하지를 못하다. 발자끄는 한평생 사랑을 추구했음에도, 그 문학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사랑을 얻을 수 없었으며 결국 저 북구의 별 볼일 없는 한 과부에게 반해 빈털터리가 되고 만다.

그들은 자기의 문학예술세계에 빠져 현실세계에 적응을 잘 못할 때 결국 정신병자가 되거나 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파 예술의 거장의 하나인 화가 반 · 고흐가 바로 그렇다. 그는 정신이 오락가락한 가운데 스스로 자기 귀를 베면서도 아픈 줄 몰랐고 귀가 떨어진 나간 상처를 싸맨 자화상을 스스로 그리기도 한다. 결국 그는 자살로써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자기의 문학예술세계에만 도취되어 있는 문학예술가들이 일단 자기의 문학예술세계의 마지막 한계를 느낄 때 그들이 택하는 길은 자살밖에 없다. 노벨문학수상자인 일본의 川端康成이 전형적인 이 경우에 속한다. 그래서 그들은 현실적 인간들이 보기에 괴짜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프로이드가 말한 문학예술가들은 백일몽을 꾸며 그 속에서 노닌다는 명제는 천만지당하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현실에서 문학예술가들의 이런 삼매경을 진실로 이해하거나 터득하지도 못하고 문학예술가연듯한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일부러 머리칼을 길게 하거나 수염을 이상하게 기르거나 해괴망칙한 옷을 입기 등등 만화경. 이것이 우리 현실의 척병의 하나다. 그들은 진짜 문학예술가들의 皮毛나 배웠지 그 치열한 혼은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다분히 造謠過市의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2007.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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