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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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증과 관음증
2005년 04월 06일 00시 00분  조회:5115  추천:73  작성자: 관리자
노출증과 관음증

우상렬ㅣ연변대학 부교수


화사한 봄기운이 몸을 감싸고돈다. 흑흑, 동물들 발정한다. 1년껏 기껏 장재 두었던 사랑의 봄물이 쏴쏴 터져 나온다. 아, 나도 발정한다. 누가 사람은 발정기 없다 했어? 뭐, 인간은 4계절을 사랑한다고. 그런데 봄이 되면 괜히 싱숭생숭해나고 지네들 흘레하는거 보아도 열 받고 사람새끼들 찧고빻고(♀♁) 하는거 보면 더 열 받고. 이것 또 왜 그런거지? 뭐, 사람들 옛날 발정기때 하는 짓의 조건반사적 유전이라고. 아, 여하튼 나는 벗고 싶다. 벗는 계절. 사랑의 계절. ^0^

봄 얘기 떠나서 인간들은 벗어 보여주기 싶어 하는 노출증이 있단다. 인간에게 있어서 입는 것이 정상일진대 이것은 분명 비정상이다. 이것이 고질화되어 시도 때도 없이 벗을 때 그것은 의학에서 말하는 병적인 노출증이라 한다. 그러나 우리 정상적인 인간에게는 무의식적으로 정상적인 노출증이 있다고 한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하다고 한다. 세계적인 범위에서 남자들과 여자들의 옷을 비교해볼 때 고금중외를 막론하고 여자들의 옷이 노출도가 훨씬 심하고 여자들이 대개 치마를 입는다고 한다. ☞

보라, 여자들 어느새 바지 벗고 치마 입는다. 그리고 날이 점점 더워짐에 따라 치마길이도 점점 짧아지다가 어느 날에는 달랑 앞뒤만 가린 천쪼박-미니만 남는다. 그리고 위도 점점 더 패이는 심각한 V로 내리닫고 배꼽 위로는 점점 밀리워 올라가다가 어느 새 배꼽티가 되고 만다. 그러다가 좀 대담한 여석들은 브래지어만 달랑 걸고 활보하기. 또 좀 더 간이 큰 여석들은 노팬티도 한번 살짝 시도해보기. 그러다가 서늘한 가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바지 입기. 그러나 타이트한 바지-듣기에 좋은 健美褲에 팬티 막 찍어내기. 추운 겨울이 되면 할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아래위 옷 많이 껴 입기. 슬픔의 계절. 그런데 요새는 치마에 스타킹만으로도 견딘다. 밍크코트에 곳곳에 설치된 난방시설 덕택. 여자들 살고 난 세상. 이래저래 여자들은 못 벗어 안이 달아난단다. 왜 그럴가???...

여자들은 자기네 몸덩어리가 남자들보다 여쁘다는 무의식을 가지고 있단다. 사실 이것은 무의식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따져도 여자들 육체는 훨씬 아름답다. 남자들 게임이 안 될 정도로. 부드럽고 매끈한 피부, 쫑쫑빵빵 들어가고 나오고, 지그재그 곡선미에 변화무쌍-짱. 오, 나의 비너스요. 그러니 여자들 벗고 싶고 보여주고 싶을밖에. 이것은 정상-人之常情. 오히려 안 벗고 싶고 안 보여주고 싶은 것이 비정상-이상.

그리고 여자들 몸짱은 남자들을 위해 벗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법. 이것은 무의식심층의 생명의식과 관계된다. 싱싱하고 준비된 몸짱을 짱~ 드러낼 때 남자들은 눈이 빛구리 된다. 순간 자기가 씨 뿌릴 터밭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는 서로 자기가 뿌리겠노라고 지랄발광 한다. 피투성이가 되어 싸움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여자들은 깨고소해 한다. 그럼 그렇겠지. 그리고는 싸움에서 이긴 가장 센 남자를 받아들인다. 그것이 제일 좋은 종자임에라! 이것이 여자들의 무의식 진풍경이다. 이것이 이제 의식세계에서 나타날 때 자기의 몸매자랑을 전제로 이 남자, 저 남자 튕겨보는 연애행각을 거쳐 일단 이거다 싶으면 결혼으로 골인한다. 첫날밤 은근한 내숭을 떨기는 하지만 몸짱 열어주고 싶어 몸이 달아오르는 것도 여자. 그러니 첫날밤 신랑이 신부한테 안 덮쳐보라, 세상에 그보다 더 큰 ‘죄’ 어디 있으랴! 맞쟈, 여성동지들!

정말 여자들은 몸짱 노출증에 각고의 노력을 한다. 우선 무엇보다도 여자들의 가장 매력포인트인 一个中心, 兩个基本点을 돌출히 하는데 신경을 쓴다.

一个中心, 이것은 매력포인트 가운데 포인트. 옛날 중국에서 여자들의 纏足-三寸金蓮, 그것이 남자들 시각의 강요라고 하기도 하지만 실은 三寸金蓮 때문에 오리걸음처럼 뒤똥되똥 느린 걸음걸이가 처녀막을 잘 보존하고 여성성을 돋보이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들 스스로 선택한 산물이기도 하단다. 요새 여자들이 처녀막을 정형수술로 복원하기도 한단데 이것은 현대과학을 동원한 一个中心지킴이.

兩个基本点, 一个中心 못지 않은 신경이 쓰임. 일단 고봉으로 키우기. 이것이 잘 안되면 다른 수단과 방법 취하기. 일찍 서양에서 나왔다는 여자들의 하이힐-高跟皮鞋, 신기에 편하지 않고 불편하다. 그런데 그것을 신으면 힐이 높아 윗몸이 앞으로 기우는 긴장감을 주기에 오히려 윗몸은 뒤로 꼿꼿이 젖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둔부 쪽은 앞으로 내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兩个基本点을 고봉으로 키우기에 좋고 둔부는 처지지 않고 오돌차져 좋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이힐은 덤으로 三寸金蓮 같은 이점도 있다고 한다. 현대 兩个基本点 확대 내지 고봉 정형수술, 그리고 브래지어 쪽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고봉 만들어 눈가림하기 등등은 현대과학을 이용한 여자들의 안스러운 노출증의 전형적인 보기가 되겠다.

一个中心, 兩个基本点외에 여자들의 화장끼도 뛸 데 없는 노출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지꼰지 바른 화사한 얼굴, 요렇게 조렇게 요란함을 자랑하는 헤어스타일, 그리고 생눈섭 밀어내고 눈썹심기에 생눈 잡아 째고 아이도새로 광내기, 그리고 섹시함을 가장 잘 드러내는 립스틱 바른 빨간 입술, 그리고 반짝반짝 매니큐어 바른 손톱발톱... 이외에 달랑달랑 반짝반짝 귀걸이, 반지, 손목걸이, 배꼽걸이, 발걸이... 여하튼 눈이 헷갈리도록 아롱다롱한 악세사리들을 동원한 그로테스크한 모양새 갖춤은 나는 여자, 멋진 여자라는 것을 나타내고 주지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런 무의식적인 육체미 자부심에 기초한 노출증은 여자들로 하여금 각종 모델이나 쇼 같은데 단골손님이 되게도 한다. 여자들, 미술, 조각 등의 누드모델이나 패션쇼, 스트립쇼-裸体表演 같은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三點式 미인선발대회를 독무대로 휩쓴다. 원래 중성적인 뜻을 가졌을 ‘미인’이라는 단어가 전적으로 여자들한테만 전용된 것만 보아도 그간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다.

노출증, 물론 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남자들. 터들터들, 부시시 껄껄 원숭이상 못 벗어나고 멋대가리 없이 밋밋하고 단순-몸짱이 되기엔 꽝. 그러니 여자들보다 우수한 쪽으로 승부를 걸어본다. 울끈불끈 근육질-보디빌딩, 위통 벗어 제끼기. 그러고 남성 그 자체 노출하기. 어릴 때 죽죽 서서 누가 오줌줄기 더 멀리 갈기는가 비기기, 그리고 사춘기가 되면 자꾸만 내놓고 보여주고 싶은 남성, 특히 여자들에게... 요원의 불길마냥 거침없이 돋아나는 뽀드라지(여드름)-靑春美麗豆도 이런 노출증의 무의식심리차원에서의 생리적 표출. 요새 남자 애들, 여자애들처럼 머리 요란하게 가꾸고 염색하는 것도 신세대 노출증의 다른 한 광경은 아닌지?

노출증이 있으면 관음증이 있는 법. 인간은 바로 이런 이율배반적으로 되어 먹음. 다른 사람의 엄밀한 곳이나 사생활을 은근히 보고 싶어 하는 것-관음증. 동서양을 막론한 전통적인 春畵, 그리고 현대 누드그림, 황색소설은 전형적으로 인간의 이런 관음증인 욕구에 만족을 준다. 특히 春畵 같은 경우는 대개 주문을 받아서 그리게 되는데 주문자의 관음증 취미에 가장 잘 영합한다.

현대 감상심리학에서는 연극이나 영화 감상의 심리적 메커니즘도 인간의 관음증에서 찾고 있다. 관중석은 어둡고 무대나 영화화면은 밝고, 이런 명암이 엇갈리는 속에서 관중은 엄밀히 남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근간에 한국 가족형 TV드라마가 인기상승선을 달리고 있는 원인도 인간의 이런 관음증 욕구를 충족시키는 잠재적 요소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인간의 이런 관음증욕구는 商術에 많이 이용되기도 한다. 春畵의 경우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浮繪라 하여 그림뿐만 아니라 판각 등으로 나아가며 일종 미술산업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나이트클럽이나 스탠드바 같은 밤술집에서 야한 옷을 입은 여자를 곁들여 쇼를 하는 것은 일단 관음증 차원에서 남자들을 끌어들이기 족하다. 성의 절대적 개방을 자랑하는 일본에서 진짠지 가짠지 어떤 술집에서 써빙아가씨들이 치마를 입었으되 바닥의 반사재를 통해 노팬티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그리고 구멍 통한 섹스장면 구경하기는 정말 남자들의 관음증욕구를 만끽시킨다. 사실 이런 관음증욕구는 여자몸매를 나타낸 술병이나 라이타, 그리고 일부 토크쇼에서 외설적인 얘기를 통한 대리만족 행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남자들은 야한 여자가 옆에 없어도 여자몸매의 술병을 쥐는 것만으로도 관음증의 만족과 더불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보기에 안스럽네!

관음증의 경우 대개 내향적이고 안주적인 여자들보다는 외향적이고 공격적인 남자들의 경우가 더 심하다 한다. 남자들 사춘기에 들어 여자들 꽁무니 졸졸 따라 다니는 ‘꼬락서니’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도 호기심이거니와 이런 관음증의 전형적인 한 발로로 볼 수 있다. 근간에는 페미니즘이요 뭐요 하며 여성들의 잠재되었던 관음증도 많이 살아나는 듯 하다. 일본 같은 경우는 람보 같은 보디빌딩 남자들을 삼각팬티 하나 달랑 입혀가지고 무대위에서 이런저런 섹시한 포즈를 취하거나 쇼를 시키고는 여자들이 무대위로 올라가 남성을 이러구저러구 하는 여성들만을 위한 밤의 쇼무대가 등장했다고 한다.

노출증과 관음증, 우리 인간의 타고난 욕망이라 할 때 그것을 정상적으로 발산시키거나 잘 유도할 때 그것은 우리 심신에 좋은 약이 된다. 사춘기 때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나타나는 노출증과 관음증, 청소년 성교육의 키포인트의 하나다. 우리처럼 근엄한 척 혹은 부끄러운 척 하며 막고 회피하고 숨기고 시치미를 떼는 그런 자폐증적이고 공포증적인 성교육은 무식하고 전근대적이다. 선진국에서 행하는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보고 하는 오픈된 성교육은 노출증과 관음증을 대리만족시키며 알 것도 알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다. 우리한테 계시주는 바는 없는지?

노출증과 관음증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것이니 자연스럽고 정상적으로 잘 유도하고 발산시켜야지 막고 회피하고 숨기고 시치미를 떼서는 문제가 생긴다. 변태가 온다. 강간이라는 것도 이런 변태의 하나에 다름 아니다. 나는 사춘기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지났다. 그만큼 억압적인 환경에서 자랐다는 말이 되겠다. 내가 1980년대초 대학교에 다닐 때다. 우리 학교 남학생 하나가 여자변소에 들어가기 좋아했는데 결국 그 친구는 ‘류망’, ‘건달’이니 하며 전학교적으로 비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깜방놀음까지 하게 되었다. 나는 그 친구를 비판하는 마당에 얼마나 마음이 조마조마해 났는지 몰랐다. 그때 그 친구는 워낙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음매라! 나는 그때 영화에서 어쩌다 한번 나온 처녀총각 키스씬에 그만 혼이 빼앗겨 몇날며칠 잠을 설치던 기억이 오늘까지도 새록새록하다. 못난이같으니라구!

물론 노골적이고 직설적이며 度가 지나친 노출증과 관음증, 그것은 정말 병적인 증상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비도덕적 내지는 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질 소지도 있다. 명인들의 사생활을 쇠똥에 쇠파리떼처럼 묻어 다니며 도처에 몰카(몰래 찍는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는 파파라치들, 돈이 눈이 어두운 파렴치한 인간쓰레기들이다. 영국의 다이엔나 왕비는 바로 이런 파파리치의 희생품의 하나.

노출증과 관음증을 컨트룰하고 활용함에 있어서 그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度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을 설명하기에는 워낙 복잡하고 어렵고 골치 아픈 일. 그러니 가장 손쉬운 방편으로 우리민족 전통한복 여자들 옷과 만족 旗袍를 비근한 예로 설명할 수밖에.

우리민족의 여자들 옷 진짜 멋지다. 다른 거 다 떠나서 노출증과 관음증 차원에서도 고혹적이다. 兩个基本点을 겨우 살짝 감싸는 윗 도리, 고봉의 멋을 살리며 아슬아슬하다. 여기에 휙 당기면 다 드러날 것 같은 옷고름, 그리고 은근 슬쩍 틔워놓은 치마옆구리... 여자들 노출증 발산하고 남자들 관음증 만족받기에 충분. 그런데 모든 것을 감싸는, 특히 一个中心을 깊숙이 감싸는 모성적인 아래 도리 치마는 위 도리의 드러내는 오픈을 커버한다. 우리 남자들의 관음증은 이로부터 병적인 淫心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마침한 度에서 머문다.

그럼 旗袍를 좀 보자. 旗袍하면 희번덕희번덕 하는 신다리가 떠오른다. 그리고 一个中心도 희번덕희번덕 한다. 여기에 兩个基本点을 비롯하여 여성적 특성을 그대로 찍어내는 착착 달라붙는 옷무맵시... 너무너무 육감적이다못해 아찔하도록 육감적이다. 노출증이 커버되지 않는 거침없는 노출 그 자체다. 그래서 여자들의 노출증을 남성유혹의 관능으로 발산함과 더불어 남자들의 관음증은 淫心으로 치닫는다. 그래서 旗袍는 일상평복이 아니라 특정한 장소에서 입고나서기에 적합한 옷이다. 이에 비해 우리 여성 한복은 언제 입어도 좋은 매부 좋고 누이 좋은 옷이다.
지루하쟈, 그럼 끝!

200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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