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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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플렉스
2005년 03월 11일 00시 00분  조회:5391  추천:60  작성자: 관리자
뉴스콤플렉스

우상렬l연변대학 부교수


현대인간들은 알게모르게 많은 콤플렉스에 싸여 자기의지와는 관계없이 코꿰인 소신세의 안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뉴스콤플렉스다. 무슨 정보통신사회요 하는 지금 세상은 이것을 더 부추기는듯 하다.

그럼 뉴스란 무엇이냐?
쉽게 말하여 세상 돌아가는 최근간의 소식쯤으로 리해하면 될듯하다. 세상이 사람사는 세상일진대 먹고 싸고 자며 정상적으로 돌아가다가 좋든나쁘든 삐꺽하고 정상을 벗어나는것들이 다 좋은 뉴스거리가 될 것이다.

고대 로자가 상상속에 구상한 ‘鷄犬之聲相聞而人不相往來’하는 ‘寡人小國’의 경우를 제외하고 사람들은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뉴스에 대한 관심도를 점점 더 높혀왔다. 현대인간들은 뉴스와 차단되거나 하루의 뉴스를 알지 못하면 괜히 가마우의 개미처럼 안절부절 못하거나 덩달아 허전해난다. 현대인간들에게 신문의 급속한 확산, TV뉴스시청률상승은 그간의 사정을 잘 말해준다.

그럼 인간은 왜서 뉴스에 집착하며 콤플렉스증세까지 보이게 되는가?
뉴스콤플렉스는 인간의 구지욕, 호기심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인간은 구지욕, 호기심의 만족을 위해 항상 ‘개처럼 흑흑 하며’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인간은 일상의 정상을 벗어난 새로운 그 무엇, 이른바 뉴스에서 강한 구지욕, 호기심의 만족을 느낀다. ‘사람이 개를 물었다’, 좋은 뉴스거리. ‘개가 사람을 무는’ 정상을 역전시켰기 때문. 인간은 일상의 정상을 많이 벗어난 뉴스거리일수록 눈이 번쩍 뜨이며 구지욕, 호기심을 최대한대로 만족받는다.

뉴스콤플렉스는 인간의 안전수요에 의해서 생겨나기도 한다. 모종 의미에서, 특히 부정적인 의미에서 몸에 와닿는 일상의 정상을 벗어난 뉴스거리는 인간의 안전수요에 대단히 역행하는것이다. 이를테면 살인사건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하겠다. 인간은 바로 이런 뉴스거리에서 정신을 차리며 자기의 안전수요를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안전을 확보해 나간다.

그리고 현대사회는 국제화라 얽히고설힌 더 없이 복잡한 국면이 펼쳐질뿐만아니라 瞬時萬變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국면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이 복잡하고도 새로운 국면을 파악하기에 힘에 겨웁다. 그러나 적자생존이라 살자면, 잘 살아나가자면 힘에 겨웁더라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린다. 조금만 정신탕개를 풀면 남한테 떨어지는듯 하다. 그래서 현대인간들은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하다. 이 불안하고 조마조마한것은 인간의 안전수요하고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 뉴스콤플렉스는 바로 이 불안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보고저 내지는 해소하고저 하는 안타까운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뉴스콤플렉스는 가장 넓은 의미에서 인간 대 인간의 뉴대감에 기초한 깊은 인간적동정에 의해 기인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동류의식, 인도주의라는것이다. 뉴스거리형성의 가장 원초적바탕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은 자연과 대립해왔다. 자연에 비해 인간은 약자다. 인간은 뭉쳐야 자연을 전승할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자연과의 관계속에서 생겨나는 모든 이변들은 전반 인류의 뉴스거리가 되기에 족하다. 이번 인도네시아의 해일피해는 그 전형적인 보기가 되겠다.

그리고 인간은 종족, 민족, 나라별로 뭉쳐 산다. 이로부터 인간적협력의 相反相成의 한 모멘트로 인간지간에는 라이벌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바로 이 라이벌관계로부터 다른 사람 사는데 눈을 돌리게 된다. 라이벌관계가 밀접하면 할수록 더 신경을 써서 많은 뉴스거리, 특히 부정적의미에서의 많은 뉴스거리를 발견해낸다.

현재 글로벌화, 특히 시장경제가 전세계를 강타하게 되자 사람들은 직접 부딪치며 그 어느때보다도 ‘타자’ 즉 다른 사람, 다른 종족, 다른 민족, 다른 나라를 많이 의식하게 되면서 홍수가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뉴스거리에 정신을 못차린다. 사람들은 이런 뉴스거리에 신경을 쓰며 라이벌경쟁에서 기선을 잡으려고 한다. 이로부터 뉴스콤플렉스는 따놓은 당삼이다.

뉴스콤플렉스는 또한 뉴스에 대해 先讀爲快, 先睹爲快의 先占을 함으로써 남보다 더 똑똑해지는듯한 착각, 그리고 先占한 뉴스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일종 먼저 앎을 뽐내는 과시욕을 만족받는데 기인한다. 이로부터 최초로 내보내는 뉴스에 많은 신경을 쓰게 된다. 그래서 새 뉴스를 접하게 되면 남한테 횡설수설 얘기하는것으로 뉴스콤플렉스를 푼다. 그리고는 새 뉴스를 기다리며 다시 뉴스콤플렉스에 사로 잡힌다.

보다싶이 인간은 이래저래 뉴스콤플렉스에 싸인 존재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데는 이 뉴스콤플렉스를 효과적으로 리용할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뉴스거리는 분명 일상의 정상을 벗어난것이되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로 대별해볼수 있다. 뭇사람들이 숭앙할 무슨무슨 모범이 났소 하는것이 전자에 속하겠고 자연재해나 살인강도사건같은것이 터졌소 하는것이 후자에 속하겠다.

지금까지의 뉴스관행을 보면 사회주의쪽에서 좋은 뉴스를, 자본주의쪽에서 나쁜 뉴스를 많이 선호한것같다. 이것은 사회주의쪽에서 ‘따라 배우기’효과, 자본주의쪽에서 警戒효과를 노린 매스컴의 특성과 관계된다. 교육차원에서 론의하면 긍정적인 교육과 부정적인 교육의 갈래판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나라 문화대혁명시기 TV가 보급되지 않은 마당에 정식영화를 돌리기 전에 꼭 한 10분간 시간을 내여 ‘新聞簡報’, 그것도 정치관련 뉴스로 가득찬 ‘新聞簡報’를 내보낸것은 극단적인 한 사례로 볼수 있다.

인간의 뉴스콤플렉스를 자극하는데는, 바꾸어 말하여 뉴스의 흡인력 차원에서 얘기할 때 나쁜 뉴스가 분명 더 효과적이다. 나쁜 뉴스가 그만큼 충격감, 자극성, 신선감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시장효과에 영합한 자본주의사회의 매스컴이 성업중인것은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여기에 견주어 우리를 좀 돌아보자. 언어문자, 인구 등의 제한으로 우리의 매스컴은 시장경쟁에서 경쟁력이 없다. 여기에 우리는 무슨 기관보요, 후설이요 하는데 딱 매여 구태의연하게 좋은 소리, 듣기 좋은 소리 중심의 좋은 뉴스에 치중하니 사람들 식상해한다. 그래서 문화대혁명시기 아무리 ‘放眼世界’요, ‘關心政治’요, ‘緊跟形勢’요하고 현재 아무리 ‘歟時俱進’이요하며 신문방송매스컴의 뉴스거리로 내리먹여도 잘 먹혀들어가지 않는다.

현재 우리에게 좋은 소리, 듣기 좋은 소리 중심의 좋은 뉴스도 뉴스겠지만 보다 필요한것은 나쁜 뉴스다. 근간에 시장의 자률에 보다 많이 내맡긴 연길시라디오방송이나 <흑룡강조선문보>가 그래도 이런 뉴스거리에 신경을 써 적어도 뉴스생태에 평형감각을 이루며 시청자나 독자의 뉴스콤플렉스발산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뉴스거리는 또한 거창한것과 자잘한것으로 나누어볼수 있다. 전반인류가 주목하는 자연재해 혹은 전쟁폭발 혹은 우리 중국상황하에서는 당대회개최 등등이 거창한 뉴스가 되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수 있는 살인방화같은 시시껄렁한것들이 자잘한 뉴스가 되겠다.

뉴스의 친화도차원에서 볼때 사람들은 자기와 먼 거창한 뉴스보다는 관계가 밀접한 자기와 가까이 있는 자잘한 뉴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자잘한 뉴스가 일반 사람들의 뉴스콤플렉스를 더 잘 발산시킨다는 말이 되겠다. 대체적으로 볼때 사회주의매스컴이 거창한 뉴스거리를 많이 다루어왔다면 자본주의매스컴이 자잘한 뉴스거리를 많이 다루어왔다. 사회주의는 인간들을 교육하는 정신적효과를 많이 노렸다면 자본주의는 시청률이나 구독률을 높이는 시장효과를 많이 노렸다.

문화대혁명시기 우리나라에서 ‘放眼世界’요, ‘關心政治’요, ‘緊跟形勢’에 초점을 맞춘 뉴스보도, 그리고 한국에서 ‘남똥뀐소리’까지 다 주어대는 뉴스보도는 그 전형적인 보기가 되겠다.

우리 조선족의 경우를 보면 <연보일보>가 당기관지로서 회의관련 뉴스를 비롯한 거창한 뉴스를 많이 다룬다면 <흑룡강조선문보>는 생활세말사적인 자잘한 뉴스거리를 많이 취급한다. 전반적으로 볼때 사회주의식 거창한 뉴스보도와 자본주의식 자잘한 뉴스보도 사이 평형을 잡는것이 바람직한 뉴스보도의 길인것같다. 이래야만 사람들은 뉴스콤플렉스를 골고루 발산시킬수 있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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