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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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형식보다 내실을 키우는 학습을
2008년 05월 26일 08시 42분  조회:2194  추천:94  작성자: 허명철

로완퉁 썩궁리 시리즈15

형식보다 내실을 키우는 학습을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



오래지 않아 선진성교육을 받아야 하기에 이미 발급받은 학습자료를 뒤적거리면서 이번에는 어떻게 학습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또 엉뚱한 썩궁리 해본다.

사실 전에도 이런 저런 명목의 학습을 많이 해왔다. 멀리 소학교시절에는 홍소병에 가입해서 “로3편”을 학습했고 “문화대혁명이 좋다”는 노래도 힘차게 부르면서 모주석을 따라 문화대혁명을 끝까지 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근데 후일 보니 문화대혁명이 잘못된 것이었다. 샘물처럼 맑졌던 동심은 처음 얼룩투성이가 되었고 누가 나의 동심을 강간했는가 하는 고민도 처음 해보게 되었다.(ㅎㅎㅎ, 이땜에 더 호된 비평을 당했지므)

커서 공부도 많이 하게 되었고 세상물정을 안다고 스스로 자부하면서 당시 총서기였던 호요방 주위에 굳게 뭉쳐 사상을 해방하고 개혁개방을 심화시키라는 당의 호소를 적극 받들었다. 근데 나중에는 뭐 호요방이 자산계급자유화를 주장했다고 하니 호요방 주위에 굳게 뭉친 것이 잘못된 것 같았다.

이번에는 새로운 총서기 조자양 주위에 굳게 뭉치라고 해서 뭉치고 보니 결국 조자양도 나쁜 사람이었다. 뻥뻥해 있는데 위에서 강택민 주위에 뭉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세 가지 대표사상이랑 학습하면서 그럭저럭 13년이란 시간을 흘러 보내는데 이제는 호금도 총서기 주위에 또 뭉쳐야 했고 선진성교육을 통해 새로운 총서기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학습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의혹을 금할 수 없다.

당내에서 진행하는 선진성교육에 왜서 정부 재정을 움직여야 하는지? (지난번 모 시에는 정부재정 몇십만원을 필기책 등을 통일하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선진성교육을 진행하는 우리가 왜서 당시대 선진문화의 상징인 컴을 사용해서 타자하면 안되는지?

 백성을 위한다는 정부직원들이 정상적인 엄무를 제쳐놓고 모여 앉아 학습만 해야 하는지?  

치안상황이 좋지도 못한 연변에서 공안 경찰들이 일주일 두세날 안건을 제쳐놓고 선진성교육을 받으면 치안이 과연 좋아질런지? ...............

나는 마르크스주의 변증유물론자가 되기를 원한다. 형의상학적이고 형식주의적인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나는 등소평리론대로 쥐를 잡을 수 있는 훌륭한 고양이가 되기를 원한다. 지령에 따라 쥐를 잡는 고양이가 싫다.  

나는 시대와 더불어 전진하면서 창신의식을 키워가고 싶다. 시키는대로만 살아가는 꼭두각시 같은 삶을 살고는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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