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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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PC방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하자
2008년 05월 16일 19시 41분  조회:1956  추천:54  작성자: 허명철

로완퉁 썩궁리 시리즈7

PC방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하자 


허명철 연변대학 교수




지난 5월 연길에서 중학생 3명이 한 학생을 살해하고 시체까지 분해해버린 끔직한 사건이 발생하여 사람들을 경악케 하였다. 놀라운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문책의 대상이 된 PC방이 곤혹을 치르게 된 것이다. 관계부문에서 실시한 집중단속에 의해 미성년을 출입시켰거나 영업시간이 자정을 넘긴 48개 PC방은 영업중지를 모면하지 못했다.

90년대 말기 연길에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던 PC방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급속히 늘어나 주요한 공공영업장소의 하나로 되었으며 사람들이 컴퓨터를 익히고 전 사회에 컴퓨터문화를 보급하는데 일조해왔다. 그러나 PC방에 드나드는 단골 중 상당수가 중소학교 미성년학생들이고 최근 들어 미성년의 위법범죄행위가 상승세를 긋고 있는 것은 이들이 PC방에 다니는 것과 연관되며 학업에 열중하지 않는 것도 역시 PC방에 다니는 것과 연관된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만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PC방은 완전히 미성년을 부식시키는 장본인으로 낙인되었고 전 사회의 질타의 대상으로 찍혔다. 때문에 방학 때 학교에서 내보내는 주의 사항에도 교회버금으로 PC방에 다니지 못함이라고 적혀있다.

이번에 발생한 사건도 어느 정도 PC방과 관련되어 있기에 PC방은 당연히 관계부문의 엄격한 단속과 사회적인 질타를 면치 못한다. 물론 현재 PC방은 관리상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성년들을 출입시키고 불량인터넷을 접속시키는 것은 모두 비난받아야 할 행위이다. 2003년도 공안부문에서 나포한 미성년범죄혐의자는 전체 범죄협의자 총수의 21%에 달했는데 미성년 위법, 범죄중 80%가 인터넷접속과 연관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감투를 PC방에 들씌우고 정보화시대를 주도해 나가야 할 후대들이 컴과 마주할 수 있는 주요한 루트를 원천 차단한다는 것은 어쩐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현재 우리는 자연공간 속에서의 삶을 살아야 할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생존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때문에 학교에서도 자질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컴퓨터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컴퓨터는 량적으로 한정되어 있고 수업용으로밖에 활용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개개인이 컴을 갖추기는 아직 무리다.

연길시의 경우 개인이 컴을 갖춘 비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그것도 특정 계층에 한정되어 있다. 상당수의 학생들, 특히 농촌에서 온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컴지식을 활용할 수 있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생존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곳이 현재로서는 대중화한 PC방뿐이다. 어느 한 조사에 따르면 초중, 고중 학생중 피시방에 간적 있는 학생은 90%에 달하며 경상적으로 다니는 학생은 40%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PC방을 다니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취하는 조치는 매우 단순한바 무조건적인 “NO”이다.

정보화시대에 대비해 실시하고 있는 자질교육은 당연히 컴을 떠날 수 없다. “컴지식을 장악해야 한다. 하지만 PC방에 다녀서는 안된다.” 폐쇄된 교육행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PC방의 존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이률배반적일 수밖에 없다.

이률배반적인 논리에서 탈출하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시도하려면 우선 학교의 治績을 위하여 상급의 지시를 집행하기에만 급급했던 우리의 교육행위, 설교에 가까울 정도의 이데올로기적인 도덕교육, 학업성적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학생평가제도는 과연 합리적이었는가를 진정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한다. 청소년들은 비록 성숙치 못하지만 나름대로의 사회를 보는 시각을 갖고 있으며 행위판단의 기준을 갖고 있다. 생리적 년령에 맞지 않게 성숙되어 가고 있는 미성년들의 심리에 대한 연구가 따라가지 못하고 이념주입식의 도덕설교를 계속 진행한다면 “5일과 2일 싸움”에서 패자로 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권태를 느끼고 학업보다 컴에 열중하고 학교보다 PC방을 선호하게 만든 진정한 장본인은 어찌 보면 “돈에 눈이 어두운” PC방 업주가 아닌 이른바 성스러운 교육자들이다.

그리고 PC방에 대한 인식과 평가도 올바르게 해야 한다. PC방 경영자도 납세인이다. 그 만큼 그들의 노동도 존중을 받아야 하며 법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 현재 학교와 사회 다수 성원들에게 있어서 PC방은 완전히 온역과 같은 존재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보다 많이 활용해야 할 자산이지 기피해야 할 온역이 아니며 범죄를 부축이는 온상은 더구나 아니다.

특히 현재 학교마다 경비가 부족하여 학생들에게 충분한 컴활용공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자원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학교정문 200메터 이내에 PC방을 경영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는데 필자는 오히려 학교 정문옆에 PC방을 꾸려 학교와 손잡고 학생들에게 컴퓨터공부도 시키고 관리도 강화하여 학생들이 건전한 컴퓨터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 어떤 시행착오는 여러 가지 수단으로 가히 그 손실을 최대한 줄이거나 혹은 미봉할 수 있으나 교육에서의 시행착오는 만회할 수 없다. 그 어떤 治績이나 안일을 위한 교육은 결과적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학교는 응당 PC방 업주와 손잡고 직접관리에 참여하여 학교학생들에게 보다 훌륭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단순한 영업중지 혹은 미성년출입금지라는 원천봉쇄는 미성년들에게 또 다른 에너지분출구를 찾게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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