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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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에 대하여
2006년 01월 26일 00시 00분  조회:2259  추천:84  작성자: 허명철
오늘날 우리 민족사회를 둘러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빈곤에서 허덕이고 있으며 빈곤에서의 해탈은 이들의 소박한 념원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기 나타난 우리 민족의 인구이동은 말 그대로 가난에 대한 반항이었다.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이들은 쪽지게 아닌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정든 고향의 싱그러운 냄새를 풍기는 흙토를 떠나 멀리 엔징 소리 요란한 도시로, 해외로 떠난다.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자랑거리도 아니다. 가난을 직시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발하는 이들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할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가난에 대해 너무나 경제적인 시각에서만 고민해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자신의 신근한 노동으로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향수하게 되는 순간 인생의 십자로에서 오히려 갈팡질팡하게 된다.

인생에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동반하듯이 가난에도 물질(경제)적인 가난과 정신적인 가난이 있는바 모종 의미에서 경제적인 것보다도 정신적인 가난, 인격적인 가난이야 말로 진정한 가난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가난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강인한 의지와 분발하려는 욕구마저 없다면 결과적으로 가난에 매몰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부모의 입장에서 놓고 본다면 자식들에게 우월한 생활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보다도 자식의 정신적 기둥이 되고 인격적 거울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매일 매끼마다 좋은 음식을 자식들에게 주지 못할지언정 풍요로운 정신적인 식량으로 자식들은 키워나간다면, 자식들에게 분발할 수 있는 정신력을 보여준다면 자식들은 그로서 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며 이러한 부모님의 존재로 하여 긍지를 느끼게 될 것이다.

18세기 말, 한 독일인은 자식들에게 매끼마다 빵과 우유를 제공해 주지 못했지만 자신의 강인한 의지력으로 풍요로운 정신식량을 제공해 주었고 인생의 계몽자로 되었다. 이분이 바로 세계적인 철학가 칸트의 부친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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