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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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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도 즐길수 있는 “여유”
2014년 08월 06일 10시 57분  조회:3106  추천:0  작성자: 신연희

요즘은 밥을 지을 때 쌀에 돌이 들어있다고 돌을 골라내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소비자의 손에 쥐여진 쌀은 이미 깨끗하게 정제돼 물을 부어 밥솥에 안치기만 하면 된다. 밥을 먹다가 우두둑 돌을 씹는 일도 거의 없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가을에 거둬들인 벼를 마른 논바닥에서 말리고 집집마다 흙마당에서 탈곡하는 과정에 모래흙이 섞여들어가기때문에 쌀을 꼭 박박 일어서 앉쳤댔다. 그렇지 않으면 밥을 먹다가 돌을 씹어 먹던 밥을 뱉어내기 일쑤였다. 어머니는 쌀이 든 바가지에 몇번이나 물을 붓고 잘 흔들어 맨 아래쪽에 모이는 잔잔한 돌부스러기를 골라내였다. 그렇게 어머니가 정성들여 쌀을 일어도 밥을 먹다보면 돌을 씹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래도 우리는 불평 한마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마트에 가서 잘 포장된 쌀을 사와 밥은 안쳤는데 어쩌다 우연히 한번 돌이 씹히면 웬지 노발대발하며 불편을 털어놓는다.

불현듯 우리가 얼마나 불편에 취약해져있는 나약한 존재로 전락되였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참으로 편리해질대로 편리해진 세상에서 살고있다는것이다. 집 거실 소파에 앉아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거나 지도대신 네비게이션(导航系统)이 길을 가르쳐주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더욱 빠르고 쉽게 련락을 취할수 있다. 발달된 인터넷 환경, 편리한 교통수단, 풍족한 먹거리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이토록 편리해졌는데 우리의 삶은 어떨가? 혹시 인터넷이 조금만 버벅거려도, 운전중에 다른 차가 앞으로 끼여들기만 해도 울화가 치밀거나 짜증이 나지 않는가?

게다가 넘치는 세상에서 살면서도 현대인들은 즉각적으로 불편을 해결하지 못하면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항우울제, 수면제와 같은 약물에 의존하는가 하면 인간관계에서 장애를 겪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래서 미래 최고의 직업중 하나로 심리의사를 꼽을 정도라니 편안함이 넘쳐나는 사회덕분에 우리는 불편에 대한 내성이 점점 떨어지고 불편을 인내하는 능력도 급속히 낮아지고있는 현실이다.

유명한 작가 마크 쉔은 “불편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것이야말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생존력”이라고 말한다. 또 앞으로 마주치게 될 불편을 즐길수만 있다면 오히려 강인함과 회복탄력성의 원천이 될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자그마한 불편도 즐길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것이고 또 그 “여유”를 감내하는 법도 습득해야 할것이다.

연변일보 2014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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