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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문화민족
2012년 02월 18일 08시 22분  조회:1891  추천:0  작성자: 림금산
문화민족
 
혜안(蕙眼)이 열려
발아래 땅을 내려다보니
조상의 무덤엔 어느새
물이 가-득 고였다.
 
폭포밑에는 탈며 탈리는
덩어리가 있어
찬히 뚫어보니
그 밑엔 숱한 뱀들이
홀랑 벗은채 칭-칭 감겨서
“쾌지나 칭-칭 나네”를
목놓아 부르고 있다.
 
천지밑을 파보니
그속엔 수천의 괴물새끼들이
가득 모여서
한창 “섹스”노래를
열창하느라 여념이 없다.
 
대통령은 한을 품은채 자결하고
노벨상은 고자질에 망가지고
반도는 금이간대로 반세기를 날며
신음으로 꽈악 찼다.
그 피멍든 치마폭속에서도
교성이 아츠럽게 그냥 빼여 나오고…

(2005년 정지용문학상 수상시집   "불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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