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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주택’□ 김준환
2020년 12월 22일 08시 08분  조회:1179  추천:0  작성자: netizin-1

요즘 전원생활문화가 각광받고 있다. 그리하여 주중에는 도시에서, 주말에는 시골에서 보내는‘주말주택’이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도시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청정하고 풍경이 좋은 어느 시골에서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여유롭게 사는 모습을 꿈꿔본다.

최근 도시화, 현대화에 따른 도심의 생활환경 및 주거환경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친화적 삶에 대한 욕구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더우기 사회적인 여건 변화로 여가시간이 많아지고 개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여가와 웰빙 생활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 이런 욕구로 인해 복잡한 도심을 떠나 물 맑고 공기 좋은 곳, 그러면서도 어릴 적 고향의 추억을 떠올리며 목가적인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도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평일에는 도시에서, 주말에는 전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도시 생활을 내려놓기는 어렵지만 전원생활을 맛보고 싶어 도시와 전원을 오가는 이중생활을 하는 것이다. 경제활동, 자녀교육 문제 등 여러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이를 절충한 ‘주말주택’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말주택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도 후회막급해하며 결코 만족스러워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가끔 보게 된다. 이들 대부분은 오래동안 가슴속에 품었던 자연에 대한 동경을 실천으로 옮겼으나 거기까지이다. 자연풍경만 강조한 나머지 정작 그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삶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보니 문제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도시생활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지내보겠다는 바람만 있었을 뿐 정작 ‘시골에 내려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전원생활을 한다고 하여 평소 알지 못하던 것을 갑자기 다 알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여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되며 그처럼 재미없는 전원생활은 절대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전원생활에는 도시에서 꿈꿔보지 못한, 남들이 알지 못한 아름다움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조용한 농촌마을이라고 하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한눈에 포착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한둘이 아니다. 그중 마을 사람들과 잘 융합하지 못하여 오는 이웃 관계로 빚어지는 투정이 많다. 마득하면 집값이 천냥이라면 이웃이 9백냥이라는 말이 있을가.

세상 모든 일이 사람들이 바라고 생각한 바처럼 예정 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전원생활이란 원래 행복하게 살자고 하는 건데 어찌 하다보면 마지 못해 매여있는 옹색한 신세가 되기도 한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휴양지보다 더 아름다운 농촌마을이 많다. 그만큼 ‘도시인의 로망’인 시골생활, 전원생활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시골생활은 멋진 풍경을 무시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생활’에 방점을 둬야 한다. 가을 단풍에 홀딱 반해 립지의 장단점, 이웃관계를 두루 살피지 않으면 아름다운 전원에서 살면서도 나중에 후회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전원생활에서 펼쳐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원생활도 따분하고 지루할 뿐이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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