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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 우리들의 ‘날개’(김혁)
2018년 06월 06일 09시 43분  조회:1647  추천:0  작성자: netizin-1
 

 

 

김 혁

연변조선족자치주 수부 연길에서 일전 매달의 첫주에 한복을 입는 ‘고운 날’이라는 우미한 이름의 동아리가 발족되였다.

그 귀맛 좋은 소식을 접하고 몇해전 ‘갓 마흔에 첫 버선’으로 내 생애 처음으로 한복을 맞추어입었던 때를 떠올렸다. 제9차 전국작가대표대회 대표로 선정되여 여러 민족 작가들이 운집한 성회에 참가하면서 처음 민족복장을 맞추어입은 것이다.

은은한 광택이 돋보이는 옥색 저고리 우에 감색 마고자를 받쳐입고 헌활하게 통이 트인 바지를 떨쳐입으니 마음은 싱그럽고 발길도 가벼워 건들건들 걸으니 자신감이 그윽했다.

“문화적 자신감을 갖는 것은 국운의 흥망성쇠와 관련되며 문화의 안전, 민족정신의 독립성에 관련되는 큰 문제이다.”

그번 회의에서 회자된 ‘문화자신감’에 대해 환기하며 나는 새삼스럽게 우리 복식에 대한 생각 한자락을 머금어보았었다.

우리 민족의 멋과 얼이 담긴 옷 한복은 음악 〈아리랑〉, 〈도라지〉나 음식 김치, 랭면 등에 이어 우리들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전통 요소이다.

단아하고 아취가 있는 한복은 여유로움과 여백의 미, 인체를 속박하지 않는 넉넉함, 착용의 편리성을 내포하고 있다. 입는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옷, 그래서 한복에 과학적이고 기능적이라는 찬사가 나온다.

남들의 눈에 이렇게 품격 높게 정평되여있는데 우리 민족 문화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한복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이와 동떨어져있다.

한복은 원체 우리의 선조들이 일상적으로 입던 옷이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은 한복을 잘 입지 않는다. 아이들 돌생일이거나 결혼식 때 그리고 회갑잔치 때나 딱 한번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랜 력사와 전통을 가진 우리 민족은 타민족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러운 문화가 많았고 이를 보존하며 나아가 승계시키는 노력에도 게으르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 고유의 정신과 혼이 담긴 한복을 우리들이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동안 무심히 구석 쪽에 방치해두지 않았던지 스스로 자문해보게 된다.

며칠전 조선족복장 제작공예대상이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첫 국가 전통공예진흥목록에 입선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전국적으로 복장, 도자기공예, 문방 제작, 인쇄 표구, 식품 제작 등 14가지 종류에서 383개 전통공예대상이 입선되였는데 일정한 전승토대와 지방 브랜드를 형성하는 데 유조한 대상을 선정, 또한 민족지역, 변강지역에서 지방경제발전을 이끌고 취업을 확대할 수 있는 대상중에 조선족 복장이 입선된 것이다.

이는 조선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전승 발전시키고 민족전통공예의 브랜드를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데 적극적인 추동역할을 놀게 될 것으로 기대감을 부풀게 한다.

말이나 음식, 의복 등은 해당 집단의 모습과 문화를 담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복은 단순한 생필품이라는 의복의 의미를 넘어 우리 민족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 서린 옷이기 때문이다.

한복을 입는 것은 그저 무심코 옷 한벌을 입는 것이 아니라 선조들 정신을 입고 그 무늬를 걸치는 것이다. 한복에는 우리의 선조가 겪어온 백년의 력사가 고스란히 누벼져있다. 그 옷을 소중히 껴입는 과정에 우리의 선조들이 겪어온 멀고 가까운 날의 흔적들을 발견하고 그 문화를 알아가게 될 것이다.

한복이 무대 우 배우들의 공연처럼 몇몇 직종, 몇몇 공중인물들의 전유물에 그쳐선 안된다. 불편하고 고리타분하다는 그릇된 고정관념부터 버리고 이제 아름다운 우리 한복 입기를 민족의 정체성을 지양하는 자세로 간주해야 할 때다.

명절잔치는 물론 민족의 타이틀을 띤 주요업체의 중요 년중행사 등에서 한복을 입는 사람이 늘어나게 하는 데로부터 시작해 활성화하도록 이끄는 전략이 요구된다. 문화적 자신감을 안고 한복을 제대로 알고 입는 것만으로도 우리 민족 문화의 품격과 가치가 한층 더 올라가게 될 것이다.

현대사회의 문화시각과 목록은 시시때때로 변화한다. 청바지와 미니스커트, 핫팬츠 등 다양한 복색모드가 공존하고 있는 마당에서도 한복문화는 전통과 일상성의 경계에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복식이 전국적인 대상에 입선되였다고 자랑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실생활에서 얼마만큼 전승 발전에 노력하고 있는가에 관심을 기울일 때라고 본다.

우리 속담에 ‘옷이 날개’ 라는 말이 있다. 모두가 우리의 무늬가 있는 옷을 떨쳐입고 벅찬 나래짓으로 우리의 공동체를 아름다운 색조로 물들일 ‘고운 날’을 그려본다. 

길림신문 /김 혁(소설가,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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