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netizin-1 블로그홈 | 로그인
netizin-1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

보편적 호칭(김하수)
2018년 03월 02일 11시 09분  조회:1427  추천:0  작성자: netizin-1

    작성자: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흑룡강신문=하얼빈) 한 사회를 제대로 유지하려면 서로 말을 거는 방식에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뒤집어 말해서 서로 말을 거는 합의된 방식이 없다면 그 사회는 작동 불능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만일 말을 걸기에 불편한 장치가 언어 안에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편리하게 개조를 하거나 수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어를 사용할 때 몹시 불편한 것이 '호칭' 문제다. 특히 누구한테든지 두루두루 쓸 수 있는 '보편적 호칭'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나이 든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고위직이나 하위직이나, 남자나 여자나, 누구한테 붙여도 실례가 되지 않을 호칭이 우리에게는 딱히 없다. 이는 남에게 말을 걸 때마다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까닭은 우리가 현대에 들어서면서 불완전한 '언어 현대화'를 한 탓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장 편하게 사용하는 호칭은 주로 가족 관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가족 관계를 넘어서는 '사회적 관계' 혹은 '시민적 관계'에서는 적절한 호칭을 못 찾아 '저기요' 같은 말 혹은 그럴듯한 직위를 가리키는 말로 우회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가까스로 문제를 피해 간다. 만일 우리가 누구한테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호칭을 만들거나 발견해내면 어떠한 이점이 생길까?

  우리에게 보편적 호칭이 생긴다면 남에게 말을 걸 때마다 나이를 포함한 서로의 사회적 위상을 비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직위나 직종을 미리 알아둘 필요도 없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스트레스 없이 용건을 말하거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효율성 높으면서 마음 편한 사회가 될 것이다. 아마 직책이나 부서가 바뀔 때마다 굳이 새 명함을 만드는 수고도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편하면서도 평등한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될 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6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1 불효자는 웃는다(궁금이) 2020-05-11 0 1373
80 좋은 때는 빨리 간다(궁금이) 2020-05-09 0 1468
79 비움의 행복(허연주) 2020-05-08 0 1563
78 양꼬치의 의문의 1승(궁금이) 2020-05-08 0 1590
77 이쁘장한 녀승무원의 두 얼굴(궁금이) 2020-05-07 0 1456
76 미국 정치인에게 던지는 질문 10가지…세계도 알 권리가 있다! 2020-05-04 0 1498
75 개나리 사진이 없었던 봄(궁금이) 2020-04-30 0 1174
74 이러한 ‘바이러스’ 유포죄는 벗기 힘들다 2020-04-28 0 1481
73 고대 역병과 인간 윤리(전월매) 2020-04-23 0 1496
72 생명 존중, 데이터 수정의 근본 논리 2020-04-20 0 1728
71 중국, 국제기구의 역할 발휘 적극 지지 2020-04-14 0 1531
70 역병과 문명의 발전(엄정자) 2020-04-08 0 1712
69 우리 식이냐, 한국식이냐 2020-04-07 1 1758
68 [사설] 미국 빈곤 격차의 냉혹한 현실 2020-03-20 0 1742
67 [두만강칼럼]위기상황과 국민의식(서옥란) 2020-02-25 0 1775
66 아픈 다리에 찜질하기-신종코로나바이러스페염시기 일부 언론의 불순한 속셈 2020-02-17 1 1667
65 이데올로기적 편견도 바이러스다 2020-02-14 0 1720
64 응답한 건 시대가 아니라 양준일이다 2020-02-07 0 1736
63 새해를 맞으며 나누는 인사말의 계시(박병대) 2020-01-14 0 1833
62 [두만강칼럼]정겨운 ‘지옥’(심명주) 2019-12-19 0 2041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