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
일전에 ‘연길공항, 건강증 없어도 출국 길 막지 않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검역당국이 출국 시 ‘건강증’을 제시하지 못하면 ‘출국을 막거나 벌금’을 물게 하던 데로부터 ‘관련 법규를 선전하고 교육'하는 것으로 ‘사업지도사상’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기사는 실정을 모르는 출국여행자들이 아직도 옛날처럼 생각하고 브로커들에게 수수료를 주고 관시를 이용한다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러면서 만약 검역관들에게 비리가 있으면 감독전화로 신고해 달라는 것이다.
‘건강증’이란 ‘국경위생검역법’의 규정에 따라 출국여행자들이 출국 전 건강검진과 예방접종을 받고 ‘건강증’, 즉 ‘국제여행건강증명서’와 ‘국제예방접종증명서’를 내는 것을 말한다. ‘건강증’제도는 중국정부가 자기공민의 건강을 국제사회에 책임지는 존중받을 만한 행위이다. 과거 ‘건강증’제도는 의무화되어 연변지역 출국여행자들은 출국 전 새벽차를 타고 도문해관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고는 두만강공원을 거닐면서 검진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당일로 ‘건강증’을 받아오곤 하였다.
물론 그 때도 ‘건강증’없어 출국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전염우려환자들과 발병우려환자들이 마지막까지 남았다가 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서 “아무개와 아는 사이요.” 혹은 아무개의 쪽지를 건너 주고 혹은 “좀 봐줍소.”하면서 인민폐 2~300원을 찔러주면 ‘건강증’이 바로 나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검진과 예방접종을 받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대신 공항으로 직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건강증’없이 출국장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공직자와 사업가 관시후(戶)’ 검역관들의 친인척, 심지어 먼발치에서 검역관의 방뇨를 구경한 사람들도 관시라고 빈손으로 서 있는다. 출국장에 줄을 섰다가도 검역관과 눈을 맞추고는 쪽지를 건네주고는 혹은 통화중인 핸드폰을 건네주고는 꼬리를 내리고 안으로 새버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한자리 하는 사람들과 돈 있는 사람들 그리고 아첨과 사기와 협박 등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들이다. 하여 일반 출국여행자들은 ‘건강증’ 생각만 하여도 화가 치밀고 연길공항만 떠올려도 밥맛이 잃어진다.
법을 만들었으면 제대로 지키든가 아니면 폐지하든가 분명히 할 것이지, 출국할 때 마다 잘난 척을 하는 사람들과 볼썽사나운 해괴한 몰골들을 보게 만든다. 검역당국은 출국여행자들의 ‘건강증’수수료가 어디로 새는 가를 ‘안타까워’하지 말고 검역관들의 사상교육과 직업교육에 힘쓰기 바란다. 그리고 출국여행자들의 괴춤에 침을 흘리고 공짜를 좋아하는 구질구질한 검역관과 ‘영도’ 앞에서 목이 메어 말을 못하고 허리를 펴지 못하는 검역관들을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여행사 등 티켓 판매 창구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몇 년 사이 여행사들이 티켓 예매 시 2~300원을 주면 ‘건강증’ 없이도 검역을 통과시켜준다고 공개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그들이 소개하는 브로커들을 살펴보면 검역관과 내통하고 혹은 검역관들의 허점을 이용하여 수수료를 챙기고 여행사와 검역관들과 나눠 먹는 일당들이다.
공직자들의 특수화가 출국장비리를 불러오는데 빌미를 제공해주었다. 눈에 자주 띄고 표가 나는 것이 공직자들이다. 출구를 별도로 만드던가 아니면 맨 나중에 나가던가 할 것이지 꼭 대기자들을 비집고 혹은 거간꾼들을 앞세우고 나간다. 그렇게 야유와 조소로 찍힌 얼굴을 내 두르는 것이 두렵지 않는 공직사회가 불가사의할 뿐이다.
법치국가에서 국가가 폐지하지 않은 법을 준수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경우는 있을 수 없으며 '관련 법규를 선전하고 교육'하는 것으로 ‘건강증’을 대체한다는 것 또는 국법을 무시하는 불법행위이며 새로운 ‘사업지도사상’은 비리로 얼룩진 출국장을 만회해보려는 하책에 불과하다.
2009년2월12일 연길에서
전체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