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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름 뭐니...."
2018년 06월 07일 22시 43분  조회:2670  추천:0  작성자: 죽림

 
낡은 대포엔 꽃다발이 활짝(싱가포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6·12 북미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9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서쪽 끝 실로소 요새의 포구에 꽃다발이 꽂혀 있다.
2018.6.10 [센토사개발공사(SDC)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이름에 관한 시 모음> 

+ 이름에 대하여 

제비꽃도 가끔은 
제 이름 싫은지 모른다. 

수선화, 봉선화, 채송화 
언제 들어도 화사한 이름들 
부러운지 모른다. 

꽃잎으로는 날 수도 없는데 
많고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제비라니, 

제비꽃도 가끔은 
이름 바꾸고 싶은지 모른다. 
(김채영·아동문학가) 


+ 풀꽃 

오다가다 
마주치면 
늘 반가운 얼굴인데 

어쩌니? 

부끄럽게도 
부끄럽게도 
너의 이름도 몰라 

그래도 자꾸만 
뒤돌아보이고 

어느새 가슴에 
들어와 앉은 꽃. 
(김재수·아동문학가) 


+ 친구 이름 

은행잎 위에 
비 개인 관악산 봉우리 위에 
단풍잎길 위에 
네 이름을 쓴다. 

유리창 위에 
나무 둥치에 
가을 하늘에 
바람의 흔들림에 
춤추는 물줄기 위에 
네 이름을 쓴다. 

작은 이슬 하나에 
소국 한 묶음에 
풀벌레 울음에 
가을비 가닥에 
마른 잔디풀 위에 
네 이름을 쓴다, 
친구야. 
(신새별·아동문학가, 1969-) 


+ 비 오는 날 

둥지 없는 작은 새들은 이런 날 
어떻게 지낼까? 
나비들은, 잠자리, 풍뎅이, 쇠똥구리들은 
이런 날 어떻게 지낼까? 
맨드라미, 나팔꽃, 채송화...... 그리고 
이름 모를 풀꽃들은 어떻게 지낼까? 
그칠 줄 모르고 이렇게 하염없이 비가 
오는 날에는 
죽도록 사랑하다가 문득 헤어진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 
(양성우·시인, 1943-) 


+ 풀잎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박성룡·시인, 1932-2002) 


+ 좋은 이름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겐 
하늘이다. 

우리는 날개를 펴고 
마음대로 날 수 있는 새들이다. 

'어머니' 
그 이름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겐 
보금자리다. 

우리는 날개를 접고 
포근히 잠들 수 있는 새들이다. 
(엄기원·아동문학가, 1937-) 


+ 해같이 달같이만  
  
어머니라는 이름은 
누가 지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 하고 
불러 보면 
금시로 따스해 오는 
내 마음. 

아버지라는 이름은 
누가 지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아…버…지" 하고 
불러 보면 
"오오-" 하고 들려 오는 듯 
목소리. 

참말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름들. 

바위도 오래 되면 
깎여지는데 
해같이 달같이 오랠 
엄마 아빠의 이름. 
(이주홍·소설가이며 아동문학가, 1906-1987) 


+ 하나 

바다에 
다다르면 

한강도 바다로 
낙동강도 바다로 
섬진강도 바다로 
압록강도 바다로 
두만강도 바다로 

이름을 
바다로 바꾼다. 

몸짓도 목소리도 바꾼다. 
(박두순·아동문학가) 


+ 엄마 이름 

친해 보이는데도 
엄마들은 왜 
서로 이름을 안 부를까? 

앞집 아줌마는 언니라 하고 
내 친구 엄마는 미나 엄마, 
슈퍼마켓 아줌마는 
엄마를 천사호라 부른다. 

내 이름 속에 
우리 집 1004호 뒤에 숨은 
엄마 이름 

낯선 사람이 부른다, 
시원시원하게 
"유은경 씨, 택배요!" 
(유은경·아동문학가) 


+ 새 이름 

나는 김치 항아리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얻은 이름이지요 
김치냉장고에게 할 일을 빼앗기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지요 
앵두꽃잎이 놀러오고 
햇살과 비도 들렀다 가고 
할머니 발소리 언저리만 맴돌아도 
무엇을 채울까 
잊은 적 없지요 
이가 빠지고 금이 가 
감나무 밑으로 버려질 때 
놀라 튀어오른 귀뚜라미를 
이때다, 꿀꺽 삼켰지요 
입을 크게 벌려 
귀뚤귀뚤귀뚜르 
나는 
-노래 항아리 
새 이름을 얻었지요. 
(조영수·아동문학가) 


+ 참된 친구 

나의 노트에 
너의 이름을 쓴다. 

'참된 친구' 
이것이 너의 이름이다. 

이건 내가 지은 이름이지만 
내가 지은 이름만은 아니다. 
너를 처음 볼 때 
이 이름의 주인이 너라는 것을 
나는 알았다. 

지금 나는 혼자가 아니다. 
손수건 하나를 사도 
'나의 것'이라 하지 않고 
'우리의 것'이라 말하며 산다. 

세상에 좋은 일만 있으라 
너의 활짝 핀 웃음을 보게 
세상엔 아름다운 일만 있으라 

'참된 친구' 
이것이 너의 이름이다. 

넘어지는 일이 있어도 
울고 싶은 일이 일어나도 
마음처럼 말을 못하는 
바보 마음을 알아주는 
참된 친구 있으니 
내 옆은 이제 허전하지 않으리 

너의 깨끗한 손을 다오 
너의 손에도 
참된 친구라고 쓰고 싶다. 
그리고 나도 참된 친구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신달자·시인, 1943-) 


+ 농촌 아이의 달력 

1월은 유리창에 낀 성에 긁는 달 
2월은 저수지 얼음장 위에 돌 던지는 달 
3월은 학교 담장 밑에서 햇볕 쬐는 달 
4월은 앞산 진달래꽃 따먹는 달 
5월은 올챙이 뒷다리 나오는 것 지켜보는 달 
6월은 아버지 종아리에 거머리가 붙는 달 
7월은 매미 잡으러 감나무에 오르는 달 
8월은 고추밭에 가기 싫은 달 
9월은 풀숲 방아깨비 허리 통통해지는 달 
10월은 감나무 밑에서 홍시 조심해야 하는 달 
11월은 엄마가 장롱에서 털장갑 꺼내는 달 
12월은 눈사람 만들어 놓고 발로 한 번 차 보는 달 
(안도현·시인, 1961-) 


+ 내가 지은 열두 달 이름 

1월, 세뱃돈 받아 좋은 달 
2월, 겨울이 떠나기 싫어하는 달 
3월, 입학하여 설레는 달 
4월, 나비하고 친구 하는 달 
5월, 선물 많이 받아 좋은 달 
6월, 에어컨 처음 트는 달 
7월, 아이스크림 많이 먹는 달 
8월, 머리가 뜨거운 달 
9월, 나무가 예뻐지는 달 
10월, 하늘이 파래서 운동하기 좋은 달 
11월, 나뭇잎이 떨어지는 달 
12월, 하얀 눈을 기다리는 달 
(김진영·경남 창원 남양 초등학교 1학년, 2002년) 


+ 작은 이름 하나라도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라도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된다 
아플 만큼 아파 본 사람만이 
망각과 폐허도 가꿀 줄 안다 

내 한때 너무 멀어서 못 만난 허무 
너무 낯설어 가까이 못 간 이념도 
이제는 푸성귀 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불빛에 씻어 손바닥 위에 얹는다 

세상은 적이 아니라고 
고통도 쓰다듬으면 보석이 된다고 
나는 얼마나 오래 악보 없는 노래로 불러왔던가 

이 세상 가장 여린 것, 가장 작은 것 
이름만 불러도 눈물겨운 것 
그들이 내 친구라고 
나는 얼마나 오래 여린 말로 노래했던가 

내 걸어갈 동안은 세상은 나의 벗 
내 수첩에 기록되어 있는 모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이름들 
그들 위해 나는 오늘도 한 술 밥, 한 쌍 수저 
식탁 위에 올린다 

잊혀지면 안식이 되고 
마음 끝에 닿으면 등불이 되는 
이 세상 작은 이름 하나를 위해 
내 쌀 씻어 놀 같은 저녁밥 지으며 
(이기철·시인,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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