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보이지 않는것도 있는거야"...
2018년 03월 27일 00시 23분  조회:2549  추천:0  작성자: 죽림

<일본의 천재 동요시인 가네코 미스즈 시 모음> 


+ 별과 민들레 

파란 하늘 그 깊은 곳 
바다 속 고 작은 돌처럼 
밤이 올 때까지 잠겨 있는 
낮별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있는 거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야. 

꽃이 지고 시들어 버린 민들레는 
돌 틈새에 잠자코 
봄이 올 때까지 숨어 있다 
튼튼한 그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있는 거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야. 
(가네코 미스즈·일본의 천재 동요시인, 1903-1930) 


+ 모래 왕국 

난 지금 
모래 나라의 임금님입니다. 

산도, 골짜기도, 들판도, 강도 
마음대로 바꾸어 갑니다. 

옛날얘기 속 임금님이라도 
자기 나라 산과 강을 
이렇게 바꿀 수는 없겠지요. 

난 지금 
정말로 위대한 임금님입니다. 


+ 이상함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검은 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은빛으로 빛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파란 뽕나무 잎새 먹고 있는 
누에가 하얗게 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가 없어 
아무도 손대지 않는 박꽃이 
혼자서 활짝 펴나는 것이.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누구에게 물어봐도 웃으면서 
당연하지, 라고 말하는 것이. 


+ 벌과 하느님 

벌은 꽃 속에, 
꽃은 정원 속에, 
정원은 토담 속에, 
토담은 마을 속에, 
마을은 나라 속에, 
나라는 세계 속에, 
세계는 하느님 속에, 

그래서, 그래서, 하느님은, 
작은 벌 속에. 


+ 나와 작은 새와 방울 

내가 두 팔을 벌려도 
하늘을 날 수 없지만 
날 수 있는 작은 새는 나처럼 
땅 위를 빨리 뛰지는 못하지. 

내가 몸을 흔들어도 
예쁜 소리는 나지 않지만 
예쁘게 울리는 방울은 나처럼 
많은 노래를 알지 못하지. 

방울과 작은 새, 그리고 나 
모두가 다르고 모두가 좋네. 


+ 보이지 않는 것 

잠들어 있는 시간에 무엇인가가 있다. 

연한 복숭아 색 꽃잎이 
마루 위에 떨어지며 쌓이고 
눈을 떠보면 홀연히 사라진다 

그 누구도 본 사람은 없지만 
그 누가 거짓이라 말하랴 

눈을 깜빡이는 사이에 무엇인가가 있다 

하얀 천마天馬가 날갯짓을 하며 
흰 깃으로 만든 화살보다 빠르게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간다 

누구도 본 사람은 없지만 
그 누가 거짓이라 말하랴 


+ 쌓인 눈 

위의 눈은 
추울 거야. 
차가운 달님이 비추어 주니. 

밑의 눈은 
무거울 거야. 
몇 백 명이 지나고 있으니. 

가운데 눈은 
쓸쓸할 거야. 
하늘도 땅도 볼 수 없으니. 


+ 참새의 어머니 

어린애가 
새끼 참새를 
붙잡았다. 

그 아이의 
어머니 
웃고 있었다. 

참새의 
어머니 
그걸 보고 있었다. 

지붕에서 
울음소리 참으며 
그걸 보고 있었다. 


+ 물고기 

바다의 물고기는 가엾다. 
쌀은 사람이 만들어 주지, 
소는 목장에서 길러 주지, 
잉어도 연못에서 밀기울을 받아먹는다. 

그렇지만 바다의 물고기는 
아무한테도 신세지지 않고 
심술 한 번 부리지 않는데 
이렇게 나에게 먹힌다. 

정말로 물고기는 가엾다. 


+ 풍어 

아침놀 붉은 놀 
풍어다 
참정어리 
풍어다. 

항구는 축제로 
들떠 있지만 
바다 속에서는 
몇 만 마리 
정어리의 장례식 
열리고 있겠지. 


+ 초원 

이슬의 초원 
맨발로 가면, 
발이 푸릇푸릇 물들 거야. 
풀 향기도 옮아올 거야. 

풀이 될 때까지 
걸어서 가면, 
내 얼굴은 아름다운 
꽃이 되어, 피어날 거야. 


+ 내일 

시내에서 만난 
엄마와 아이 
잠시 엿들었다 
"내일" 

시내의 변두리는 
저녁놀,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하루. 

웬일인지 나도 
즐거워져서 
생각이 났다 
"내일" 


+ 흙과 풀 

엄마가 모르는 
풀 아기들을, 
몇 천만의 
풀 아기들을, 
흙은 혼자서 
키웁니다. 

풀이 푸릇푸릇 
무성해지면, 
흙을 숨겨 
버리는데도. 


+ 별의 수 

열 개밖에 없는 
손가락으로 
별의 
수를 
세어보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열 개밖에 없는 
손가락으로 
별의 
수를 
세어가자. 
언제언제 
까지나. 


+ 연꽃과 닭 

진흙 속에서 
연꽃이 핀다 

그리 하는 것은 
연꽃이 아니다 

달걀 속에서 
닭이 나온다 

그리 하는 것은 
닭이 아니다 

그것을 나는 
깨달았다 

그 깨달음 또한 
나의 힘은 아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0 [시문학소사전] - "블랙리스트"이란?... 2017-01-01 0 4142
89 시인은 모든 리익과 다툼에서 손해보는 사람이다... 2016-12-31 0 3519
88 문학과 비평은 쌍두마차... 2016-12-31 0 2606
87 여보게 친구,분위기가 얼쑤인데 한잔 안할수가 없잖은가... 2016-12-31 0 3279
86 술과 시와 삶은 잘 삭혀야 제맛!~~~ 2016-12-31 0 2503
8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학생들께 론문쓰는법 가르치자 2016-12-31 0 2798
84 "전설의 편집자", 53, 그리고 외길 인생 2016-12-31 0 3079
83 안중근 유묵 106년만에 해빛 보다... 2016-12-30 0 3211
8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뜻뜨미지근", "뜨뜻미지근" 2016-12-30 0 2831
8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임대"냐? "임차"냐?... 2016-12-30 0 2718
8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우리말 애정 표현은?... 2016-12-30 0 2771
79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달이다", "다리다","졸이다", "조리다" 2016-12-30 0 3076
78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치어"를 쓸때, "치여"를 쓸때... 2016-12-30 0 2822
77 소리로 날려 보내던 생각을 그 소리를 붙잡아 시로 남기기... 2016-12-29 0 2415
76 세기의 혁신가 10인 2016-12-29 0 2954
75 [시문학소사전] - 추상표현주의란?... 2016-12-29 0 2898
74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작문평정과 평어쓰기 2016-12-28 0 2666
73 시는 추상적관능과 비평정신을 고도의 음악성과 결부해야... 2016-12-28 0 2764
72 말안장에서 용사를 가려내고 달빛아래에서 미인을 보다... 2016-12-28 0 2727
71 시를 쓴다는것은 인생의 마지막역을 잘 인테리한다는것... 2016-12-27 0 2908
70 진리를 멀리서 구하지 말고 자기 자신속에서 구하라... 2016-12-27 0 2788
6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소나무와 첫락엽 2016-12-27 0 2301
68 [시문학소사전] - "퓨전"이란?... 2016-12-27 0 2861
67 시의 건초더미에서 겨우겨우 찾을수 있을가말가 하는 시를 쓰라... 2016-12-26 0 2658
66 시인이 시 한수를 빵으로 바꿀수 있을까?... 2016-12-26 0 2643
65 술, 가슴에서 터져나오는 시, 머리에서 짜여져 나오는 시... 2016-12-26 0 2727
64 대만 현대시의 흐름을 알아보다... 2016-12-26 0 2962
63 대만 녀성시인 - 수샤오리엔 2016-12-26 0 2656
62 리백 음주시 관련하여 2016-12-25 0 2637
61 로신과 겨레의 문인들 2016-12-25 0 2775
60 李陸史는 魯迅을 만나 보았을까? 2016-12-25 0 2800
59 력사, 문학, 그리고 미래... 2016-12-25 0 2847
58 영웅이 없는 시대에 그저 하나의 사람이 되고싶을 뿐... 2016-12-25 0 3188
57 몽롱시와 그 "찬란한 빛" 2016-12-25 0 2519
56 시는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세계를 담아야... 2016-12-25 0 2689
55 진정으로 뛰여난 담시(譚詩) 한수라도 보고지고... 2016-12-23 0 2645
54 시인은 정화가 된 "저체온의 성스러운 언어"로 시를 써야... 2016-12-22 0 2831
53 시인, 석류, 그리고 파렬, 분출, 문여는 소리... 2016-12-22 0 2809
52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마구잡이로 쓰는 "~의 대하여" 2016-12-22 0 2579
51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2016-12-22 0 2531
‹처음  이전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