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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시모음
2018년 03월 04일 05시 46분  조회:2650  추천:0  작성자: 죽림






<고난을 딛고 일어서는 시 모음>  


+ 넘어져 본 사람은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무릎에 
빨갛게 피 맺혀 본 사람은 안다. 
땅에는 돌이 박혀 있다고 
마음에도 돌이 박혀 있다고 
그 박힌 돌이 넘어지게 한다고. 

그러나 넘어져 본 사람은 안다. 
넘어져서 가슴에 
푸른 멍이 들어 본 사람은 안다. 
땅에 박힌 돌부리 
가슴에 박힌 돌부리를 
붙잡고 일어서야 한다고. 
그 박힌 돌부리가 나를 일어서게 한다고. 
(이준관·시인, 1949-) 


+ 풀포기의 노래 

물줄기 마르는 날까지 폭포여, 
나를 내리쳐라 
너의 매를 종일 맞겠다 
일어설 여유도 없이 아프다 
말할 겨를도 없이 내려 꽂혀라, 
거기에 짓눌리는 울음으로 
울음으로만 대답하겠다 
이 바위 틈에 뿌리내려 
너를 본 것이 
나를 영영 눈뜰 수 없게 하여도, 
그대로 푸른 멍이 되어도 좋다 
너의 몸은 얼마나 또 아플 것이냐 
(나희덕·시인, 1966-) 


+ 바람 부는 날의 풀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 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가를 보아라 
(윤수천·시인, 1942-) 


+ 바닥에 대하여 

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정호승·시인, 1950-) 


+ 만나는 사람마다 

오가는 발걸음 
만나는 사람마다 표정이 어둡다 
나는 그들에게 용기를 주는 밝은 시를 쓰고 싶다  
불황의 바람은 
뿌리 내리고 서 있는 나무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고통이지만 
흔들리는 것은 잔가지일 뿐 
뿌리는 견딜 수 있는 것이라고  
태풍도 지나가면 
잔잔한 고요가 찾아오는 것이라고 
만나는 사람마다 위로해주고 싶다 
내 자신에게도 속삭여주고 싶다 
(유승배·시인) 


+ 맑은 날의 얼굴 

그만한 고통도 경험해 보지 않고 
어떻게 하늘나라를 기웃거릴 수 있겠냐구? 
그만한 절망도 경험해 보지 않고, 누구에게 
영원히 살게 해 달라고 청할 수 있겠냐구? 
벼랑 끝에 서 있는 무섭고 외로운 시간 없이 
어떻게 사랑의 진정을 알아낼 수 있겠냐구? 
말이나 글로는 갈 수 없는 먼 길의 끝의 평화, 
네 간절하고 가난한 믿음이 우리를 울린다. 

오늘은 날씨가 맑고 따뜻하다 
하늘을 보니 네 얼굴이 넓게 떠 있다 
웃고 있는 얼굴이 몇 개로 보인다. 
너 같이 착하고 맑은 하늘에 
네 얼굴 자꾸 넓게 퍼진다. 
눈부신 천 개의 색깔, 네 얼굴에 퍼진다. 
(마종기·시인, 1939-) 


+ 험난함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을 이 인생의 길 

삶이 막막함으로 다가와 
주체할 수 없어 울적할 때 
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의 존재가 
한낱 
가랑잎처럼 힘없이 팔랑거릴 때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나는 더욱 소망한다 
그것들이 내 삶의 거름이 되어 
화사한 꽃밭을 일구어낼 수 있기를 

나중에 
알찬 열매만 맺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꽃이 아니라고 슬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류시화·시인, 1958-) 


+ 축복 

고통이 바뀌면 
축복이 된다기에 
그 축복 받으려고 
내가 평생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나는 삶을 지고 왔을까요? 
절망을 씹다 뱉고 
희망을 폈다 접는 
그것이 고통이었습니다 
그 고통 누가 외면할 수 있을까요? 
외면할 수 없는 삶 
그게 바로 축복이었습니다 
(천양희·시인, 1942-) 


+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지는 해의 힘없는 햇빛 한 가닥에도 
날카로운 풀잎이 땅에 처지는 것을 

그 살에 묻히는 소리 없는 괴로움을 
제 입술로 핥아주는 가녀린 풀잎 

오래 고통받는 사람은 알 것이다 
그토록 피해 다녔던 치욕이 뻑뻑한, 
뻑뻑한 사랑이었음을 

소리 없이 돌아온 부끄러운 이들의 손을 잡고 
맞대인 이마에서 이는 따스한 불, 

오래 고통받는 이여 
네 가슴의 얼마간을 
나는 덥힐 수 있으리라 
(이성복·시인, 1952-) 


+ 들풀 

방금 
손수레가 
지나간 자리 

바퀴에 밟힌 들풀이 
파득파득 
구겨진 잎을 편다. 
(권영상·아동문학가, 1953-) 


+ 이까짓 바람쯤이야 

단단한 씨앗문 
머리로 밀고 나올 때 
고 작은 
새싹은 참 아팠겠다. 

딱딱한 달걀껍질 
부리로 깨고 나올 때 
고 작은 
병아린 참 힘들었겠다. 

그런데 뭐 
그런데 뭐 
이까짓 꽃샘바람쯤이야. 

바람 속 꽃눈이 
이를 악문다. 
(오은영·아동문학가, 1959-) 


+ 동거 

진주가 보석으로서 이름값을 하는 것은 조개라는 숨은 배경이 있 
었기 때문이다. 

모나고 보잘것없는, 고통의 씨앗인, 어쩌면 원수 같은 모래 한 알 
을 내뱉지 못하고 기어이 몸속 손님으로 받아들인 조개의 

저 아름다운 동거! 

제 피와 살점을 뜯어 먹여 마침내는 완벽한 진주로 키워내고야 마 
는 조개의 

저 지독한 사랑이여! 

그러므로 조개는 진주의 밥이요 집이요 아내요 어머니요 모든 것 
이다. 이름 없는 조개는 이름 있는 진주의 진짜 이름이다. 상처 난 조 
개만이 진주를 품을 수 있다. 진주의 중심엔 언제나 조개의 고통이 
스며 있다. 
(김선태·시인, 1960-)

 


 

 

 

2018년 심양세박원국제문화 채색등불 축제, 동북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로 펼쳐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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