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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시모음
2018년 02월 06일 22시 59분  조회:2440  추천:0  작성자: 죽림

<민들레에 관한 시 모음>   


+ 별과 민들레 

파란 하늘 그 깊은 곳 
바다 속 고 작은 돌처럼 
밤이 올 때까지 잠겨 있는 
낮별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있는 거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야. 

꽃이 지고 시들어 버린 민들레는 
돌 틈새에 잠자코 
봄이 올 때까지 숨어 있다 
튼튼한 그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있는 거야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거야. 
(가네코 미스즈·27살에 요절한 일본의 여류 동요시인) 


+ 두 주먹 불끈 쥐고 

온갖 쓰레기 더미 위에 
한 송이 민들레 피었습니다. 
어디서 날아왔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역겨운 냄새 풀풀 날려도 
코 막으며 살아야 한다고 
살아서, 저 파란 하늘 향해 
크게 한번 웃어 봐야 한다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용케도 잘 자랐구나. 
어디선가 나풀나풀 날아와 
꽃잎에 입 맞출 나비를 기다리며 
어둠 밝히는 등대처럼 
꼿꼿이, 환하게 웃고 있구나. 
(김소운·아동문학가) 


+ 봄의 길목에서 

겨울 끝자락 
봄의 길목 

나가거라 나가거라 
안 된다 안 된다 

바람은 
또 다른 바람과 
밀고 당기기를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풀밭에 떨어진 노란 단추 
민 들 레 
(우남희·아동문학가) 


+ 민들레, 너는 

돌부리 널브러진 땅 
온 힘 다해 내린 뿌리,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서로를 껴안으며 
겹겹이 돋아 
노랑 꽃대를 
밀어 올렸다. 

민들레, 너는 
금메달에 빛나는 
역도 선수다. 
(장화숙·아동문학가, 1960-) 


+ 아기 손바닥 

아까부터 
담을 넘으려는 
민들레 홀씨 하나 

어른들 모두 
그냥 가는데 

엉덩이 
살짝 들어 
넘겨 주고 가는 
아기 손바닥 
(안영선·아동문학가) 


+ 민들레꽃 

노란 신발 신고 
나에게 
가만가만 다가와서 
봄햇살 쬐고 있는 
쬐고만 여자 아이. 
(오순택·아동문학가, 1942-) 


+ 낙하산 

까만 몸 
머리엔 하얀 솜깃 꽂고 
나는야 한 알 민들레 꽃씨. 

동네 아가들 
호, 입김에 
하늘에 둥실 

<민들레 낙하산>
<민들레 낙하산>

예쁜이, 그 고운 입으로 
붙여준 이름 

한길가 
먼지 속에 누웠어도 
지금, 나는 
아흔 셋 
알알이 흩어진 
내 형제들 생각 

꽃구름 보며 
별을 헤며 
돌아올 봄 기다려 
노란 꽃잎 
노란 나비떼 꿈꾸는 
나는야 
낙하산을 타고 온 
한 알, 민들레 꽃씨. 
(윤두혁·아동문학가) 


+ 민들레 

누가 불렀니 

가난한 시인의 
좁은 마당에 
저절로 피어난 
노오란 민들레 

해질녘 
골목길에 울고 섰던 
조그만 애기 

두 눈에 
눈물 아직 매달은 채로 
앞니도 한 개 빠진 채로 
대문을 열고 들어섰구나 

만 가지 꽃이 피는 
꽃밭을 두고 
가난한 시인의 
좁은 마당에 

환하게 불을 켠 
노오란 민들레. 
(허영자·시인, 1938-) 


+ 민들레 

민들레는 왜 
보도블록 틈 사이에 끼여 
피어날 때가 많을까 

나는 왜 
아파트 뒷길 
보도블록에 쭈그리고 앉아 
우는 날이 많을까 
(정호승·시인, 1950-) 


+ 민들레 

날이 가물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 
때가 되면 햇살 가득 넘치고 빗물 넉넉해 
꽃 피고 열매 맺는 일 순탄하기만 한 삶도 많지만 
사는 일 누구에게나 그리 만만치 않아 
어느 해엔 늦도록 추위가 물러가지 않거나 
가뭄이 깊어 튼실한 꽃은커녕 
몸을 지키기 어려운 때도 있다 
눈치 빠른 이들은 들판을 떠나고 
남아 있는 것들도 삶의 반경 절반으로 줄이며 
떨어져나가는 제 살과 이파리들 
어쩌지 못하고 바라보아야 할 때도 있다 
겉보기엔 많이 빈약해지고 초췌하여 지쳐 있는 듯하지만 
그럴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 
남들은 제 꽃이 어떤 모양 어떤 빛깔로 비칠까 걱정할 때 
곁뿌리 다 데리고 원뿌리를 곧게 곧게 아래로 내린다 
꽃 피기 어려운 때일수록 두 배 세 배 깊어져간다 
더욱 말없이 더욱 진지하게 낮은 곳을 찾아서  
(도종환·시인, 1954-) 


+ 민들레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 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류시화·시인, 1958-) 


+ 민들레꽃 

까닭 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 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조지훈·시인, 1920-1968) 


+ 민들레 

가장 높은 곳에 보푸라기 깃을 단다 
오직 사랑은 
내 몸을 비워 그대에게 날아가는 일 
외로운 정수리에 날개를 단다 

먼지도 
솜털도 아니게 

그것이 아니면 흩어져버리려고 
그것이 아니면 부서져버리려고 

누군가 나를 참수한다 해도 

모가지를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다 
(신용목·시인, 1974-) 


+ 민들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은 꽃송이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둘러앉아 
둥글고 낮은 한 생애를 피워낸다 
노랗게 화장한 얼굴들 뒤로 
젖은 거울 한 개씩을 숨기고 
원무를 추는 시간의 舞姬들 
깊은 바람을 품고 사는 꽃들일수록 
낮은 땅에 엎드려 고요하다 
한 계절의 막이 내리고 
텅 빈 무대 위에서 화장을 지울 때면 
삶이란 늙은 여배우처럼 쓸쓸한 것 
무거운 욕망들을 게워낸 무희들은 
하얀 솜털 날개 속에 
부드러운 씨앗들을 품고 
허공으로 가볍게 솟아오른다 
허공 속에서 바람과 몸을 섞고 
바람의 아기들을 낳는다 

오, 깃털처럼 가벼운 
죽음에 매달려 
다시 지상으로 탯줄을 묻는 
삶, 무거운 꽃 
(이경임·시인, 1963-) 


+ 민들레 

민들레꽃 진 자리 
환한 행성 하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가벼운 홀씨들이 
햇빛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정거장도 
아닌 곳에 
머물러 있는 행성 하나 

마음의 끝에는 
돌아오지 않을 
행성 하나 있어 

뿔뿔이 흩어질 
홀씨들의 
여려터진 마음이 있어 

민들레는 높이 
안테나를 세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윤학·시인, 1965-) 


+ 민들레 

영문도 모르는 눈망울들이 
에미 애비도 모르는 고아들이 
담벼락 밑에 쪼르르 앉아있다 

애가 애를 배기 좋은 봄날 
햇빛 한줌씩 먹은 계집아이들이 
입덧을 하고 있다 

한순간에 백발이 되어버릴 
철없는 엄마들이 
(정병근·시인) 


+ 민들레처럼 

민들레꽃처럼 살아야 한다. 
내 가슴에 새긴 불타는 투혼 
무수한 발길에 짓밟힌대도 
민들레처럼 
모질고 모진 이 생존의 땅에 
내가 가야할 저 투쟁의 길에 
온몸 부딪히며 살아야 한다. 
민들레처럼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흔하고 너른 들풀과 어우러져 
거침없이 피어나는 민들레 
아­아 민들레 
뜨거운 가슴 수천 수백의 
꽃씨가 되어 
아­아 해방의 봄을 부른다 
민들레의 투혼으로 
(박노해·시인, 1958-) 


+ 민들레 

특별하지 않아도 빛나지 않아도 
조금도 쓸쓸하지 않고 봄비 뿌리면 그 비를 마시고 
바람 불면 맨살 부대끼며 
새 눈과 흙무더기 들풀과 어우러져 모두 다 봄의 주체로 
서로를 빛나게 하는 
민들레의 소박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 

그래요. 논두렁이건 무너진 뚝방이건 
폐유에 절은 공장 화단 모퉁이 
쇠창살 너무 후미진 마당까지 
그 어느 험난한 생존의 땅 위에서건 
끈질긴 생명력으로 당당하게 피어나는 
민들레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야겠습니다.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우리는 
보호막 하나 없어도 좋습니다. 
말하는 것 깨지는 것도 피하지 않습니다. 
마땅히 피어나야 할 곳에 거침없이 피어나 
온몸으로 부딪치며 봄을 부르는 
현장의 민들레 
그 치열함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자신에게 단 한번 주어진 시절 
자신이 아니면 꽃피울 수 없는 거친 그 자리에 
정직하게 피어나 성심껏 피어나 
기꺼이 밟히고 으깨지고 또 일어서며 
피를 말리고 살을 말려 봄을 진군하다가 
마침내 바람찬 허공 중에 수천 수백의 꽃씨로 
장렬하게 산화하는 아 - 민들레 민들레 
그 민들레의 투혼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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