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한알은 날짐승 주고, 또 한알은 들짐승 먹고 남은 한알은..."
2018년 02월 01일 02시 04분  조회:2678  추천:0  작성자: 죽림

<착한 마음을 노래하는 동시 모음> 


+ 내게로 달려오는 것이 있다면 

내게로 웃으며 달려오는 것이 있다면 
그게 낯선 강아지라도 
꼭 안아 줄 거야 

내게로 달려오는 것이 있다면 
가랑잎이라 해도 
잠시 집어들고 살펴볼 테야 
혹시, 시의 모서리가 있을지 몰라 

빈 과자 봉지가 
내게 달려온다 해도 
나는 모른 척할 수 없을 거야 
내게 온 이유가 있을 테니까 

내게로 마구, 달려오는 것이 
찬바람이라 해도 
난 두 팔 벌려 맞아 줄 거야 
잠시나마 따뜻하라고 
(이혜영·아동문학가) 


+ 키 작은 애 

키 작은 애 손을 쥐면 
내 손이 좇아서 
조그매지려 한다. 

도란도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노라면 
내 귀는 솔긋 
키 작은 애 가까이로 
기울고, 

손을 잡고 걸을 때면 
키를 한껏 낮추어 걷게 된다. 
그 애가 보는 높이만큼서 
꽃이든지 
풀이든지 
보고 싶다. 
(이상교·아동문학가, 1949-) 


+ 길을 가다 

길을 가다 문득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다가가 그 곁에 가만히 서 보고 싶다. 
잎들이 다 지고 하늘이 하나 
빈 가지 끝에 걸려 떨고 있는 
그런 가을날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내 어깨와 
아기새의 그 작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어디든 걸어 보고 싶다. 
(이준관·시인, 1949-) 


+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서정홍·시인, 1958-) 


+ 김밥 아줌마 

김밥을 싸다 말고 
자꾸만 길가를 기웃거리던 
김밥아줌마 
하얀 쌀밥 한 주먹 
크게 쥐어 휘익 던지자 

금세 비둘기 한 마리 날아와 
콕콕 찍어먹다 말고 
포르르 날아가 
어느새 친구들을 불러 와  
서로 부리를 맞대고 맛있게 
콕콕, 콕콕콕 

장마가 길면 
작은 새들은 배곯기 일쑤라며 
걱정하던 김밥아줌마 
그때서야 흐뭇한 얼굴로 
김밥을 돌돌 만다. 
(박예분·아동문학가) 


+ 몰랐지? 

산딸기가 
흙 튀는 낮은 곳에 
몰래 숨어 
익는 이유가 있지. 

사람들 눈을 피해 
꼭꼭 숨어 
익는 이유가 있지. 

키 작고 힘없는 
약한 개미들 
느릿느릿 
느림보 달팽이들 

느리고, 힘없고, 
여리고 약한 애들까지 
다 나누고 살아야 한다는 것. 
(양인숙·아동문학가) 


+ 아침 버스에서 

추운 날 아침 
아침 버스의 
차가운 좌석에 앉다가 

뜻밖에도 
따스하게 밀려오는 
그 누구인가의 체온을 느낀다. 

이 자리에 앉았다가 
따스한 체온만을 남겨 두고 
내린 사람은 누구일까. 

추운 겨울의 
한 모퉁이를 녹여주는 
이 좌석에 앉아 

나는 
다음 사람을 위해 
더 따스한 자리를 남겨 주고 싶었다. 
(권영상·아동문학가) 


+ 너도 알 거야 

"왜 한 구멍에 콩을 세 알씩 심어요?" 
흙을 다독거리는 할머니께 물었다. 
"한 알은 날짐승 주고 
또 한 알은 들짐승 먹이고 
남은 한 알은 너 주려고 그런단다." 

할머니는 
콩밭 군데군데 수수도 심으셨지. 
"수수는 왜 심어요?" 
할머니는 빙그레 웃기만 하셨다. 

참새는 
콩밭을 한 바퀴 돌고는 
―콩은 너무 커 
콩밭을 두 바퀴 돌고나서는 
―수수 알갱이는 먹기 좋은데 

가을이 되어서야 알았지. 
주둥이가 작은 참새까지도 생각하신 
할머니 마음. 
(이성자·아동문학가) 


+ 짐수레 

짐수레가 간다. 
오르막길에, 

수레 끄는 아저씨 등이 
땀에 흠뻑 젖었다. 

가만히 다가가서 
수레를 밀었다. 

아저씨가 돌아보며 
씨익 웃었다. 
나는 더 힘껏 밀었다. 
(김종상·아동문학가) 


+ 가로수 

어깨를 건드린다 아는 체하며 
돌아보니 살며시 등을 기대는 가로수. 
'쉬었다 가렴.' 
푸른 물소리로 말을 건넨다. 
그렇구나 
숱하게 이 길을 오갈 때마다 
나무는 내게 눈길을 주고 있었구나. 
등으로 전해지는 물소리. 
하늘엔 땡볕이 타고 있는데 
기다리고 있었구나 나무는 
푸른 그늘을 만들며. 
(김재수·아동문학가) 


+ 눈 오는 날 

논밭들도 
누가 더 넓은가 
나누기를 멈추었다. 

도로들도 
누가 더 긴지 
재보기를 그만 두었다. 

예쁜 색 자랑하던 
지붕들도 
뽐내기를 그쳤다. 

모두가 
욕심을 버린 
하얗게 눈이 오는 날. 
(이문희·시인) 


+ 육교가 헐리면 

옷걸이, 면봉, 파리채, 먼지떨이, 
수세미, 우산꽂이, 장독덮개, 효자손 ..... 

버젓하게 걸어놓은 간판은 없어도 
단돈 천원으로도 푸짐한 
육교 위 엄마 가게 

온종일 
해님이 내려와 놀고 
가끔씩 바람이 제 맘대로 들랑대는 
가게 앞에 앉아 
뜨개질도 하고 신문도 보는 엄마 

이제 어쩌나 
육교가 헐린다는데...... 

학교 가는 길 
난 
새로 생긴 횡단보도를 훌쩍 건너면 되는데 

엄마 가게는 
엄마 가게는....... 
(한상순·아동문학가) 


+ 열어 두어 

가느다란 바늘에 
작은 창 하나 열려 있다 

열어 둔 창으로 
야윈 실 하나 들어와 
바늘과 손잡고 일을 한다 

길 잃은 단추 
데려다 주고 
양말 상처 
치료해 준다. 
(정갑숙·아동문학가)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10 오늘의 시는 하나의 시적 세계어의 성립을 지향해야.. 2017-04-18 0 2102
409 시가 려과없이 씌여지면 시가 산만해지고 긴장감을 잃는다... 2017-04-18 0 2040
408 불쌍한 시들을 위하여 시인들은 장인정신을 갖추어야... 2017-04-18 0 2415
407 시는 쉬지않고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여야... 2017-04-18 0 2372
406 시는 소박하고 꾸밈없는 필치로 속이 꽉차게 써야... 2017-04-18 0 2575
405 시는 삶의 희노애락이 얼룩진 보물상자에서 나온다... 2017-04-18 0 2659
404 시는 상투적인 설명에 그치지 말아야... 2017-04-18 0 2613
403 시인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오늘도 많이 떨어지고... 2017-04-18 0 2375
402 초현실주의는 문학예술운동을 넘어선 삶의 한 방식이다... 2017-04-11 0 4060
401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영화를 본후 시쓰기... 2017-04-10 0 3197
400 단시 모음 2017-04-10 0 3329
399 시는 온몸으로 온몸을 다해 밀고 가는것이다... 2017-04-10 0 2368
398 장 콕토는 시인이자 화가이자 영화감독이였다... 2017-04-10 0 3231
397 "...뼛가루 한점이라도 원쑤의 땅에 남길수 없다"... 2017-04-09 0 3684
396 "부끄럼 없는 인생"과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2017-04-08 0 2627
395 시는 압축과 생략의 문학이다... 2017-04-08 0 3039
394 시작은 조탁(彫琢)과 사랑이다... 2017-04-08 0 2828
393 윤동주의 무기는 "시"였다... 2017-04-06 0 2635
392 시는 정서의 흐름으로 내면을 솔직하게 드러내야... 2017-04-06 0 2691
391 [시문학소사전] - "그로테스크"란?... 2017-04-05 0 2928
390 [시문학소사전] - "아라베스크"란?... 2017-04-05 0 3847
389 현대시를 알려면 현대시의 구조를 알아야... 2017-04-05 0 3545
388 시인은 추한 명예를 베고 눕지 않는다... 2017-04-05 0 2699
387 시를 쓰는 기본자세는 사물에 대한 애정이다... 2017-04-04 0 2849
386 현대시는 전통과 현대 서구적인것의 접목작업을 공감하기 2017-04-04 0 2514
385 시작하기전 철학공부를 하지 안아도 된다?... 꼭 해야 한다!... 2017-04-03 0 2570
384 시작은 섣부른 감정을 억제하고 간접화법으로 노래하라... 2017-04-03 0 2397
383 시는 멀리에 있는것이 아니라 가까운 삶속에 있다... 2017-04-03 0 2957
382 어머니의 말은 풍성한 시의 원천 2017-04-03 0 2341
381 시에 우리 겨레의 숨결을 옮겨 놓아야... 2017-04-03 0 2621
380 시작은 생활로부터의 도피이며 해방이다... 2017-04-03 0 2933
379 시를 짓기전 들여마셔야 할 공기와 내뱉어야 할 공기가 어떤지 생각해보기... 2017-04-03 0 2575
378 "쉬운 시"는 눈으로 쉽게 읽히고 가슴속에 깊은 향기를 풍긴다... 2017-04-03 0 2634
377 시는 정보의 전달 수단이 절대 아니다... 2017-04-03 0 3056
376 시인은 한편의 좋은 시를 위하여 수백편의 시를 쓰고 버릴줄 알아야... 2017-04-03 0 2816
375 혼을 불사르지 못하는 시인은 그 생명력이 짧을수밖에 없다... 2017-04-03 0 2613
374 시인은 구도자로서 억지를 부려 결과물을 얻어서는 안된다... 2017-04-03 0 2569
373 시적 령감은 기다리는 자의것이 아니라 땀흘려 찾는 자의 몫... 2017-04-03 0 2721
372 시를 쓰는 행위는 신과의 씨름이다... 2017-04-03 0 2546
371 시는 시인의 삶을 반추하는 그 시대의 사회적 산물이다... 2017-04-03 0 2492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