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월 2025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나는 인생을 증오한다"...
2018년 01월 30일 23시 52분  조회:2283  추천:0  작성자: 죽림

 

산이 걸어와 가슴에 앉는다

나무는 나무대로 제 자리에 서있고

바위는 바위대로 제 자리에 앉아있다

모든 것은 각자 제 자리에 있을 뿐이다

나도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산은 내가 되고, 나는 산이 되어 간다 

 

 

기형도의 시에 대하여

 

나는 플라톤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기형도, [대학 시절]({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에서

 

 

기형도 시인은 1960년 경기도 연평에서 태어났고,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그는 {중앙일보} 기자로 재직하던 1989년, 첫 시집인 {입 속의 검은 입}을 출간해 보지도 못한 채, 스물 아홉 살의 나이로 매우 안타깝게 이 세상을 떠나갔다. “나는 인생을 증오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극단적인 염세주의자였는데, 왜냐하면 한국사회는 그 어떠한 희망의 새싹도 키워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절대빈곤과 기아선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그토록 잔인하고 끔찍했던 군사독재정권은 아예 민주주의의 새싹마저도 발본색원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민주화 운동의 기수가 될 수는 없었지만, 플라톤을 읽으며, 우리 한국인들의 이상국가를 꿈꾸게 되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총성이” 울려퍼졌고, “목련철이 오면” 대부분의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져 갔다.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고,“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고,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플라톤은 만인평등과 부의 공정한 분배를 외쳤던 공산주의자이었고, 그는 그의 이상국가를 이 지구상에다가 건설하려고 했었던 그리스의 대철학자였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플라톤이 그의 이상국가를 건설하지 못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기형도 시인의 이상국가에 대한 꿈은 애초부터 그 출구가 막혀 있었던 것이다.

절대빈곤의 기아선상과 남북분단, 군사독재정권의 철권통치와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의 구속과 감금, 동료 학생들을 밀고하던 시인 지망생과 한국의 역사적인 현실에는 일제히 침묵을 하던 교수----. 대학도 이전투구의 난장판이나 마찬가지였지만, 그러나 대학 바깥은 더욱더 피비린내 나는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오오, 과연 어떻게 기형도 시인의 [대학시절]이 그의 이상국가를 설계하던 아름다운 시절일 수가 있었단 말인가?

 

 

 

나는 혐오한다, 그의 짧은 바지와

침이 흘러내리는 입과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허옇게 센 그의 정신과

 

내가 아직 한 번도 가본 적 없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그의 세계에 침을 뱉고

그가 이미 추방되어버린 곳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는 나의 세계를 보호하며

단 한 걸음도

그의 틈입을 용서할 수 없다

----기형도, [늙은 사람]({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에서

 

 

젊음은 아름답고 늙음은 추하다. 이 말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며, 어느 누구도 이 진리를 반박할 수는 없다.

모든 동식물들은 생식기능의 쇠퇴와 함께 그 일생을 마감하게 된다. 사자는 10년, 소와 개는 20년쯤 되고, 인간의 평균 수명은 60년쯤 된다. 오늘날 자연과학과 생명공학의 발전에 의하여 인간의 평균 수명이 상당히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위적인 것이며, 반생물학적인 범죄에 지나지 않는다.

은행나무와 소나무와 참나무 등----, 이 나무들 중에서 오백 년이나 천 년쯤 사는 거목들이 있다고 해서, 모든 동물들이 오백 년이나 천 년쯤 살아가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 위배되는 것이며, 모든 만물의 터전인 지구의 소멸을 뜻하게 된다.

두 발로 걷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 의식주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인간은 더 이상 자기 자신의 생명을 연명해 나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더럽고 추하다는 것은 수많은 타인들에게 증오와 경멸의 짐이 될 뿐인 것이며, 인간이라는 종의 열악화에 기여하게 될 뿐인 것이다.

오늘날의 자연과학과 생명공학은 너무나도 파렴치하고 뻔뻔스러운 자연에 대한 테러행위이자 범죄일 뿐인 것이다. 하루바삐 우리 인간들은 자연과학이라는 대량살상무기를 폐기처분해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을 더욱더 젊게, 더욱더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 지상 최대의 휴머니즘일 것이다.

젊음은 아름답고 늙음은 추하다.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며,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기형도, [오래된 書籍]({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에서


책을 읽는 자는 행복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자는 불행하다.

책을 읽는 자는 저자로서 영원불멸의 삶을 살아갈 수가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자는 그의 죽음과 함께 영원히 사라져가게 된다.

책을 읽지 않는 자는 사색하지 않는 자이며, 사색하지 않는 자는 타인에게 구속된 노예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마치, 오천 년 동안이나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처럼----.

기형도 시인은 앎이 육화된 시인으로서 이처럼 [오래된 書籍]이라는 시를 쓸 수가 있었던 것이다.

[오래된 書籍].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책, 더럽고 케케묵은 먼지뿐인 삶, 외롭고 쓸쓸하고 고독뿐인 삶----.

 

 

 

 

 

나는 인생을 증오한다

----기형도, [장미빛 인생]({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에서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이 원해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태어나지 않은 것이 최선일까? 곧바로 죽어버리는 것이 차선일까?

기형도 시인의 죽음은 요절일까? 천수를 다한 복된 죽음일까?

“나는 인생을 증오한다”라는 이 시구에서처럼 그는 자기 자신의 인생에 대한 집착이 없는 삶을 살다가 갔던 것이다.

 

 

 

 

나는 이곳까지 열심히 걸어왔었다, 시무룩한 낯짝을 보인 적도 없다

오오, 나는 알 수 없다,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내 정체를 눈치챘을까

그는 탄식한다, 그는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었다, 나에게도 그만한 권리는 있지 않은가

모퉁이에서 마주친 노파, 술집에서 만난 고양이까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중얼거린다, 무엇이 그를 이곳까지 질질 끌고 왔는지, 그는 더 이상 기억도 못한다

그럴 수도 있다, 그는 낡아빠진 구두에 쑤셔박힌, 길쭉하고 가늘은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고 동물처럼 울부짖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또 어디로 간단 말인가!

----기형도, [여행자]({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에서


‘여행’이란 익숙한 곳, 자기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서 새로운 곳, 낯선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을 말하고, 타인들의 삶과 그 삶의 양식을 배움으로써 자기 자신의 삶과 그 삶의 양식을 변모시킬 수 있는 방법적인 수단을 말한다. 문명과 문명, 혹은 문화와 문화는 상호 충돌하면서, 그 충돌의 효과로써 새로운 문명과 문화를 싹 틔우게 된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진보주의자이며, 그는 새로운 사건들과 타인들을 만남으로써, 자기 자신을 이상적인 미래의 인간으로 인도하려는 꿈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러나 기형도 시인의 [여행자]는 시적 화자의 기사도적인 모험 정신과 성자의 영웅주의에 반하여, 그 어떠한 희망마저도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는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었”지만, “모퉁이에서 마주친 노파, 술집에서 만난 고양이까지”, 어느 누구도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왜, 무엇이 시적 화자를 여행자가 아닌 떠돌이--나그네로 만들어버리고, 왜, 무엇이 그에게 영원한 이방인의 삶을 강요하고 있는 것일까? 이 세상은 인간이 인간으로부터 소외되고, 정말로 더 이상 인간다운 삶을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20세기 초의 양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그토록 무자비하고 잔인했던 군사독재정권들을 생각해 보면, ‘인간이 인간에게 늑대’가 되었던 실존주의자들의 절규가 떠오른다.

인간은 없다. 다만, 늑대와 늑대들만이 있을 뿐이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또 어디로 간단 말인가!”

 

 

 

 

내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에서


희망이 희망을 꿈꾸지만, 희망이 희망의 새싹들을 짓밟아버린다.

희망이 희망이라고 짊어진 것은 “불안의 짐짝들” 뿐이고, 불안이 불안이라고 짊어진 것은 희망의 짐짝들 뿐이다.

불안에 대한 만병통치약은 이 희망을 제거하는 것이다.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는 다 살았다는 뜻이고, 나의 정신적 연령은 자연사 직전의 늙은이의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기형도, [홀린 사람]({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 전문


모든 사제들은 유신론과 무신론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마술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신은 존재하지만 그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되는데, 왜냐하면 신이 등장을 하게 되면 신의 대리인인 사제는 그 존재의 근거를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신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러나 신의 부재가 입증되어서도 안 되는데, 왜냐하면 신의 부재가 입증되면 그 어떠한 종교도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마술사들이 그렇듯이, 그 마술사들의 재능은 완벽한 허위와 완벽한 범죄 속에 기초해 있게 된다. 이웃의 슬픔의 나의 슬픔이고, 이웃의 불행은 나의 불행이다. 이웃의 범죄는 나의 범죄이고, 이웃의 치욕은 나의 치욕이다.

사제들의 이타적인 참회와 복음의 말씀은,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자기 자신의 신도들을 짓밟고 자기 자신만이 하나님의 아들로 수직적인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 사제들의 말씀은 언제, 어느 때나 한 바가지의 샘물처럼 달콤하고, 그 달콤함에 의하여 만인들은 자기 자신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홀린 사람”이 되어간다. 홀린 사람은 미치광이가 되고, 그의 생명과 재산과 모든 것을 다 갖다 바치게 된다.

종교는 마약이며 아편이다.

기형도 시인의 [홀린 사람]은 사이비 종교 창시자와 그 광신도들을 고발한 시라고 할 수가 있다.

 

 

 

저녁 노을이 지면

神들의 商店엔 하나 둘 불이 켜지고

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

城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

누구나 寺院을 통과하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그 城

 

어느 골동품 商人이 그 숲을 찾아와

몇 개 큰 나무들을 잘라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가 본 것은

쓰러진 나무들뿐, 잠시 후

그는 그 공터를 떠났다

 

농부들은 아직도 그 평화로운 城에 살고 있다

물론 그 작은 당나귀들 역시

----기형도, [숲으로 된 성벽]({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 전문


만일 속리산에 나무가 하나도 없고, 설악산에 나무가 하나도 없다면, 수많은 등산객들이 그 산들을 찾아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무는 생명의 나무이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지구의 옷이다. 나무가 있기 때문에 새들이 노래를 하고, 모든 짐승들이 뛰어놀게 된다. 나무가 있기 때문에 숲속의 궁전들이 세워지고, 수많은 신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

나무 하나, 돌멩이 하나에도 신의 입김이 서려 있고, 새 한 마리와 개미 한 마리에도 신의 입김이 서려 있다. 적과 동지, 천적과 천적이 있기 때문에 종의 균형이 유지되고, 모든 만물은 조화를 이루게 되어 있는 것이다.

어느 골동품 상인은 ‘성상 파괴주의자’이며, 자기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고 있는 저 미치광이와도 같은 인간을 닮아 있다.

[숲으로 된 성벽]은 기형도 시인의 자연예찬이 매우 아름답게 드러난 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 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거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쨌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되었다

----기형도, [소리의 뼈]({입 속의 검은 입}, 문학과지성사) 전문

 

[소리의 뼈]는 대단히 현학적이고 지적인 시이며, 기형도 시인의 학문적 깊이를 짐작할 수 있는 시금석과도 같은 시라고 할 수가 있다.

모든 학문(예술)은 새로운 사건과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사상과 이론으로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 사상과 이론은 최고급의 지혜의 저장소이며, 모든 학문(예술)의 궁극적인 목표가 된다.

대한민국의 학교는 사상과 이론을 가르치기는 하지만, 그 사상과 이론의 중요성과 그것을 정립하는 방법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자기 자신이 그 어떠한 사상과 이론도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사상과 이론의 중요성과 그것을 정립하는 방법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에서 사상과 이론이란 영혼이 없고 생명이 없는 고사목枯死木과도 같은 것이다.

기형도 시인은 대한민국의 이러한 저질적이고도 야만적인 교육제도를 알고 있었던 것일까? 나는 그것을 잘 알 수가 없지만, 그러나 그는 철학을 스스로 공부하고, 사상과 이론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던 것도 같다.

‘소리의 뼈’는 과연 무엇이며, 김교수는 그것을 어떻게 새로운 이론(학설)으로 정립하게 되었던 것일까? 김교수는 수많은 반대의견과 학장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강의를 개설했던 것이지만, 그러나 그는 그 이론을 가르치거나 입증하여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소리의 뼈는 침묵일까? 소리의 뼈는 숨은 의미일까? 소리의 뼈는 고정관념에 대한 전면적인 저항과 해체작업의 신호탄이었을까?

어쨌든, 그러나 ‘소리의 뼈’에 대한 침묵으로 일관한 강의는 수많은 억측과 논란을 낳게 되었지만, 그러나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리의 뼈’는 소리의 핵심적인 주제와 의미를 말하고, 그것은 모든 소리들을 더 묵묵히, 더 주의깊게 경청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10 근대 구조주의 언어학의 시조 - 소쉬르 2017-10-30 0 3441
809 시는 낱말의 조합으로 초자연적인 길을 열어야... 2017-10-30 0 2229
808 [타산지석] - 100年 = 100人 2017-10-30 0 2851
807 시인은 예언적 신앙심으로 모든것에 사랑을 심어야... 2017-10-30 0 3045
806 [노벨문학상과 시인] - 문예부흥운동을 주도한 "상원의원"시인 2017-10-30 0 3981
805 [노벨문학상과 시인]생전 수상 거부, 죽은후 수상자가 된 시인 2017-10-29 0 3345
804 [노벨문학상과 시인]지도자 계급의 어용문인으로 전락된 시인 2017-10-29 0 3065
803 [노벨문학상과 시인] - 문학과 언어학의 부흥을 주도한 시인 2017-10-29 0 3506
802 [노벨문학상과 시인] - 제1회 노벨문학상 주인공으로 된 시인 2017-10-29 0 4127
801 [노벨문학상과 시인]비평가들로부터 절대적 인정을 받은 시인 2017-10-29 0 3526
800 [노벨문학상과 시인] - "새로운 시"의 동의어를 만들어낸 시인 2017-10-29 0 3589
799 시작에서도 싱싱한 화면으로 시정짙은 공간을 펼쳐보여야... 2017-10-28 0 3338
798 시작에서도 조각적 회화공간의 미를 창조해야... 2017-10-28 0 5749
797 시작에서도 선과 리듬으로 독자들을 끌어야... 2017-10-28 0 3034
796 [노벨문학상과 시인] - 알을 깨고 새세계를 연 시인 2017-10-25 0 7347
795 [노벨문학상과 시인] - 남아메리카 칠레 녀류시인 2017-10-25 0 3587
794 "마지막 잎새에도" 그는 "빛"이였다... 2017-10-25 0 2585
793 단 한번도 반복되는 하루는 두번 다시 없다... 2017-10-22 0 2737
792 "삶은 짧지만 하나의 강렬한 축제" 2017-10-21 0 2589
791 20세기 최고의 독일 시인 중 한 사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2017-10-21 0 4246
790 "나는 내가 가진 모든것들을 당신에게 빚졌습니다"... 2017-10-21 0 2312
789 " 머리가 어질어질 뗑하게 만드는" 러시아 시인들 이름... 2017-10-21 0 2332
788 러시아 투사시인 - 표드르 이바노비치 츄체프 2017-10-21 0 3150
787 독학으로 배운 언어로 시를 쓴 노르웨이 과수원 농부시인... 2017-10-20 0 2505
786 시인 김용제는 "그림자", 시인 윤동주는 "빛"... 2017-10-20 0 2462
785 시작에서도 정적인것을 동적인것으로 출구를 찾아 표현해야... 2017-10-17 0 2114
784 [그것이 알고싶다] - 어린이들은 "어린이"를 알고 있는지요?... 2017-10-17 0 4197
783 "어린이"와 방정환 그리고 "강도" 2017-10-17 0 4954
782 "내 쓸개를 잡아 떼어 길거리에 팽개치랴"... 2017-10-17 0 2143
781 시비(詩碑)에 또 시비(是非)를 걸어보다... 2017-10-17 0 2732
780 "반달할아버지"가 "반달"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다?!... 2017-10-17 0 2015
779 "반달할아버지"와 룡정 2017-10-17 0 2057
778 "반달" = "하얀 쪽배(小白船)" 2017-10-16 0 3488
777 시인이라고 해서 다 시인이다?... 아닌 이도 있다!... 2017-10-14 0 1834
776 시인은 용기를 내여 치렬하게 작품을 쓰라... 2017-10-14 0 2312
775 [쟁명] - "꾸준히 실험시를 써보라"... 2017-10-14 0 2132
774 "반달"과 "반달 할아버지" 2017-10-14 1 3077
773 한줄기의 빛이었던 시인 - 윤동주 2017-10-13 0 2285
772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한 아이디어, 한 이미지를 갖고 써라... 2017-10-10 0 2112
771 "현대시는 암소, 하이퍼시는 암퇘지"... 2017-10-10 0 2477
‹처음  이전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