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타산지석] - 우리 이곳에서도 "문인보호구역" 만들었으면...
2018년 01월 26일 01시 19분  조회:3654  추천:0  작성자: 죽림
문인보호구역
2017년3월25일  작성자: 박명호
과거에는 흔하게 있었지만 흔했기 때문에 소홀히 여기다가 멸종해 버린 것이 많다. 멸종위기 종일 경우 보호 대책을 빨리 세우지 않으면 다시는 복원하기 어렵다. 요즈음 여기저기서 '문인보호구역'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말'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신음'에 가깝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신음이 들릴 때 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정말 문인들이 멸종해버릴지 모른다. 문인들이 없는 사회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끔찍한 사회일 것이다.

요즘 넘쳐나는 것이 문인인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이렇게 반문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물론 지금 문인 숫자가 과거보다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멸종위기라는 역설이 가능하다. 과일나무들이 병이 들면 갑자기 열매가 많이 달리듯이 문학도 스스로 위기를 감지했는지 문인이 엄청 많이 늘어났다. 숫자가 많다 보니 질적 저하는 물론이고, 그것 또한 여러 요인과 합해져서 문학의 멸망을 재촉한 경우가 되어 버렸다.

아무튼, 멸종의 징후 가운데 확실한 것 하나는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린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작가들이 책을 출간해도 책이 잘 팔리지 않는다. 아직도 인기 작가가 소설책을 내면 며칠 전부터 서점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웃 일본의 풍경은 우리에게 정말 꿈같은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런 풍경을 단순히 부러워하는 정도가 아니라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니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서글프기 그지없다.

언제부턴가 작가에 대한 신비감이나 존경심마저도 사라졌다. 게다가 문인들을 대우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작가경시 풍토는 교육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문학작품을 많이 읽고 좋아하도록 이끄는 것이 교육인데 우리의 교육은 그 반대인 것이다. 시나 소설을 가르치면서 언어의 기능적인 부분에 치중하다 보니 작가에 대한 부분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것은 수능시험에 출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을 읽는다면, 작품에 감동을 받는다면 그 작품을 생산한 작가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제외시킨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떤 경우는 작품보다 작품 뒤에 숨겨진 작가의 삶이 더 감동을 준다. 국어 영역 전체 45문항 가운데 시 3문항, 소설 3문항 정도밖에 출제하지 않는다. 그것도 작품 감상에 대한 문제는 1문항뿐이다. 고작 한 문제를 풀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많은 시를 읽고, 소설을 읽었던가를 생각하면 너무 허탈해하지 않았을까. 이런 판에 누가 시집을 사서 읽고 누가 소설책을 사서 읽을 것이며, 누가 시인이고 소설가를 존경하겠는가. 지금 와서 그런 원인을 따지는 것도 한가한 일일지 모른다.

'밀다원 시대'가 있었다. 피란 시절 광복동 다방 거리는 일종의 문인보호구역이었다. 일가친척 피붙이 하나 없이 피란 온 문인들이 그야말로 생존 그 자체에 매달리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그들이 꿈을 꾸고 시를 쓰고 소설을 쓰면서 인생을 논하던 공간이 있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그나마 숨통을 틜 수 있었다. 문학이라는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그곳은 밀다원 같은 다방이었다. 그곳은 문인보호구역이었고, 거기서 생산된 문학작품, 그 작품을 생산한 작가들과 그들의 문학적 영혼은 살아서 오늘날 한국문학의 밑거름이 되었다.

중국 조선족 사회의 경우 과거 200만 명이 넘는 동포가 중국의 동북 3성에 주로 모여 살고 있었다. 우리의 언어와 풍습을 잘 지키며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강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에 70만 명 이상이 들어왔고 중국의 다른 지역 대도시로도 많이 떠나버리고, 조선족 사회는 붕괴 또는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아직도 조선족 사회가 붕괴하지 않고, 아니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그 중심에는 문학이 있다. 조선족이 여러 곳으로 뿔뿔이 흩어져도 그들이 지금껏 간행하던 각종 문학잡지는 여전히 간행되고 있고(오히려 몇몇 잡지는 새롭게 창간되었다) 창작도 왕성하고 독자들도 여전하다. 지난해에는 총상금 5000만 원에 해당하는 단군문학상을 제정하기까지 이르렀다. 한국사회에서도 힘든 5000만 원 문학상금이라 그들 사회에서 문학을 대하는 태도를 짐작할 만하다.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이란 부산시의 표어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은 문화의 기초인 문학이 빈사 상태에 있는데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아무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미술계를 대표한다는 부산비엔날레가 거창하다 해도 그것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만다. 호주가 문화의 기초인 문학을 등한시하고 영화 같은 이차 삼차 예술 분야에만 관심을 쏟다가 정작 호주다운 문화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밀다원' 같은 공간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누가 알겠는가? 이 글을 읽은 어느 뜻있는 독지가가 나타날지….

///박명호 소설가(한국)
///국제신문 
2017-03-24


 

 

 

25일(현지시간) 새벽 필리핀 마욘 화산 폭발,-
신혼부부 화산분출 배경으로 웨딩촬영을ㅡ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517 [문단소식] - 김응준 시백 "희비 쌍곡선" 그리다... 2018-11-15 0 3831
2516 표절현상은 원작자, 독자, 팬들까지 큰 상처를 준다... 2018-11-15 0 4229
2515 [세상만사] -일년간 주워 모은 동전과 각자 주머니 돈=쌀 기부 2018-11-15 0 3718
2514 [세상만사]-환경미화원 134명 2년간 모은 락전 260만원=기부 2018-11-15 0 3946
2513 [세상만사] - 환경미화원 청소하다 주은 현금 주인을 기다리다 2018-11-15 0 4558
2512 [세상만사] - 1년동안 주어 모은 동전 저금통 8개 10만 = 기부 2018-11-15 0 4352
2511 [세상만사] - 7년간 주은 동전 15kg 20만 = 기부, 기탁, 지원... 2018-11-15 0 3638
2510 [세상만사] - 주웠던 물건 삼키려 해도 법노름 하다... 2018-11-15 0 4543
2509 [동네방네] - 훈민정음 상주본 살리는것 세계적 문화재 보호... 2018-11-14 0 3813
2508 [동네방네] - 117년만에 고향 돌아오는 종(鐘) 2018-11-14 0 3766
2507 [고향자랑] - 사과배엿... 된장술... 그리고 연길... 2018-11-14 0 3402
2506 [민속유산] - 연길에서 장훈아,- 멍훈아,- ... 2018-11-14 0 3695
2505 [문단소식] - 고향 상지인 한춘 ''세상돌이'' 하다 고향 돌아오다 2018-11-14 0 3372
2504 [이런저런] - 불상과 벌집 2018-11-13 0 3257
2503 [민족자랑] - 조선말로 경극 부른 60대 연길 할머니... 2018-11-13 0 3789
2502 [회음벽 회초리] - 조선어, 말보다 "말행동"이 더 앞장서야... 2018-11-13 0 3985
2501 [민족자랑] - 조선족 영화감독 장률 영화에 미치다... 2018-11-13 0 4535
2500 [민족자랑] - "길림신문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취재 보도하다 2018-11-13 0 3563
2499 "통일의 풍산개", "통일의 송이", "통일의 귤",통일아 어서 오라 2018-11-13 0 4007
2498 [동네방네] - 땔감으로 쓰던 나무가 억대 나무라니... 2018-11-13 0 4225
2497 [민족의 자랑] - "아리랑고개 넘어가고, 넘어오고..." 2018-11-13 0 4618
2496 력사와 세월과 력사과 시간과 그리고 세월이 약,ㅡ 그리고 ... 2018-11-13 0 4608
2495 [동네방네] - "훈민정음 상주본"은 어디에?... 또 어디로?... 2018-10-29 0 4505
2494 [사색의 여울] - 돕는다는것은 마음이며 행동이다... 2018-10-26 0 3683
2493 [고향자랑] - 북경에 "아리랑" 울러퍼진다... 2018-10-26 0 4000
2492 [동네방네] - 기부는 쉽지 않다... 오로지 기부는 행동이다... 2018-10-26 0 3816
2491 [동네방네] - 조선족 민속 무형문화재 얼쑤ㅡ 절쑤ㅡ... 2018-10-24 0 3689
2490 [이런저런] - 싸구려, 싸구려... "슈퍼 돼지" 싸구려... 2018-10-24 0 3687
2489 [이런저건] - 운남 송이버섯왕 2018-10-24 0 3647
2488 [쉼터] - 자작(봇나무)나무숲에 묻히고지고... 2018-10-24 0 4172
2487 [작문써클선생님께] - "곳간"이냐... "곡간"이냐... 2018-10-18 0 4754
2486 {자료} - 사투리는 사투리이고, 방언은 방언이다... 2018-10-15 0 4773
2485 {자료} - 여러 지방의 방언들을 알아보기 2018-10-15 0 4163
2484 [고향문단소식]- 동시인 김득만과 "고드름" 동시비 2018-10-15 0 3473
2483 [세상만사] - "별을 헤는 시인"의 얼굴을 먹칠하는 눔들... 2018-10-14 0 4033
24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해양쓰레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10-13 0 4308
2481 룡정.윤동주연구회가 걸어온 길도 벅찼지만 가야 할 길도 멀다 2018-10-13 0 3623
2480 아버지 김철호 "하얀 심장" 쓰다, 아들 김휘 "빨간 심장" 그리다 2018-10-13 0 3806
247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인산인해"란 말 인제야 실감한다... 2018-10-13 0 4246
247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영원히 산이 된 "산사람"들... 2018-10-13 0 4370
‹처음  이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