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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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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는 돼지가 되고 시인은 공룡이 된다"...
2018년 01월 25일 23시 43분  조회:2479  추천:0  작성자: 죽림

 

 

어제 햇살의 애무에 살짝 녹은 눈

양철지붕 끝에 매달고 부끄러운 마음을

햇살에 내비추고있다

아직 마음을 모두 주고 싶지 않는지

끝이 날카롭다

조심하라고 헤픈 여자가 아니라고

눈은 실쭉거린다

햇살의 애무가 뜨거워질 수록

더 날카로워지고 번뜩이는

여자의 심불

 

------

 

 

박남철의 시에 대하여

 

큰일났다

어제 목욕을 하다 보니 웬 낯선 돼지 한 마리가

배를 쓰윽 내밀면서

 

히이야, 나도 이젠 무게를 좀 잡아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돼지 저울에 달아보면 한 20관은 좋이......

 

돼지왕이라도 되려는지 배에 ‘王’字를 쓱 그리면서

아니 그제는 深山幽谷에서 만난 어느 達磨 돼지님 말씀이

南喆 돼지야 너도 이젠 어엿이 결혼을 하고 ‘豚舍的 一家’를 이루지 않았느냐

----박남철, [새로운 돼지]({地上의 人間} 문학과 지성사}에서


*박남철(1953~) 시인은 한국시문학사 속에서 가장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문체를 지니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의 문체는 언제, 어느 때나 호전적이고 전투적이며, 또한 그의 문체는 언제, 어느 때나 야유, 독설, 기지, 위트, 그리고 천둥과 번개와도 같은 섬뜩함과 그 울림을 간직하고 있다. 박남철의 문체는 김수영의 문체처럼, 장중하고 울림이 큰 문체이며, 모든 천재, 바보, 기인, 미치광이, 범죄인들의 혈통이 여기에 속하게 된다.

돼지는 식탐이 강하고 그 어느 동물보다도 더욱더 강하고 튼튼한 소화기관을 지녔다. 돼지는 돈만 아는 부자이며, 이 살찐 돼지는 돈만 아는 부자의 탐욕을 지칭하게 된다. 어느덧 결혼을 하고 배가 나온 자기 자신을 “南喆 돼지야 너도 이젠 어엿이 결혼을 하고 ‘豚舍的 一家’를 이루지 않았느냐”라고, 비하를 하고 있는 시구를 읽으면, 어느 누구도 저절로 솟아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게 된다.

하지만, 그러나 ‘돈사적 일가’라는 가장 날카롭고 예리한 명구 속에는 모든 사회성을 잃어버리고, 극단적인 가족주의와 이기주의에 함몰된 우리 인간들이 베어져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돼지는 반윤리와 조롱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무서운 것은 칼이 아니라, 웃음인 것이다.

 

 

 

지금도 그녀는 자면서도 싱긋 웃으면서 난 닭이 되고 싶어...... (암탉이 울면......) 무슨 계란 같은 개꿈을 꾸고 있는 모양이다.

----박남철, [그리고 貧妻]({地上의 人間} 문학과 지성사}에서


* 우리는 모두가 다같이 그 옛날의 우화 속에서처럼 황금알을 낳는 닭을 소유하고 싶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황금은 부와 행복의 상징이며, 만인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권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 시인은 가난하고, 가난한 시인의 아내는 ‘황금(돈)타령’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박남철 시인은 황금알을 낳는 닭이 될 수가 없는데, 왜냐하면 그의 가난은 스스로가 선택한 자발적인 가난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시인은 가난한 삶을 선호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부유한 시인은 이미 시인이 아닌 것이다.

시는 가난한 자의 영혼과 육체를 사랑한다.

가난한 시인의 아내의 꿈은 “계란 같은 개꿈”에 지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한 편의 위대한 詩와 동생의 대학과 누이동생들의 꿈과 늙으신 부모님들의 평화를 맞바꿀 자신도 없다

나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애를 두 번씩이나 지우고 있다

(그 애를 행복하게 키울 자신이, 능력이 없는 것이다)

----박남철, [우리 죽고 나야 이 세상에 평화가]({地上의 人間} 문학과 지성사}에서


*시인은 단어 하나, 토씨 하나에도 자기 자신의 목숨을 거는 예술가이며, 그는 자기 자신의 붉디 붉은 피로서 시를 쓰게 된다. 언어에도 죽은 언어가 있고, 살아 있는 언어가 있다. 우리 한국인들이 노벨상을 하나도 타지 못한 것은 이 살아 있는 언어로 시를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편의 위대한 시는 “동생의 대학과 누이동생들의 꿈과 늙으신 부모님들의 평화”와도 상관이 없고, 그리고 시인의 아내와 그 가족의 평화와도 상관이 없다.

시인의 목숨은 언어에 바친 목숨이며, 그는 이미 언어의 사원으로 출가한 사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나 시인에게도 부모형제가 있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이 성과 속의 경계에서 시인은 천형의 형벌의 삶을 살게 되고, 그는 부모형제와 사랑하는 아내에게마저도 버림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한 편의 시는 그의 사리舍利와도 같다. 시인이 죽고 나야 이 세상의 평화가 찾아온다. 왜냐하면 그의 시와 그의 위대함은 그가 죽은 다음에야 겨우 제대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시인은 수없이 죽고, 수없이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학교라는 場은 개인의 교육장이며 선생님들도 배우는 곳입니다----이거 봐 깨졌잖아 그건 깨진

나는 정말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동시에 사랑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게 중요합니다)

----박남철, [卒業 또는 담배]({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신은 완전한 존재이다.

우리 인간들이 이 불완전함을 참고 견딜 수가 있었던 것은 우리 인간들은 사유할 줄 아는 인간이며, 미래의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학교는 공부하는 장소이며, 미래의 백만 두뇌를 창출해 내는 장소이다.

훌륭한 스승 밑에 훌륭한 제자가 있고, 훌륭한 제자 위에 훌륭한 선생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스승도 없고, 제자도 없다.

학교는 단지 출세를 위한 사교장일 뿐, 어느 누구도 공부(진리탐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학교라는 場은 개인의 교육장이며 선생님들도 배우는 곳입니다.”

박남철 시인의 이 말처럼 가장 절실한 말도 없지만, 그러나 이 평범한 진리는 사막 속의 신기루처럼 그 형체가 없는 것이다.

 

 

하하하, 진통 없이 태어난 너희들은 ‘무진통 분만’이란 걸 했겠구나

(좋아, 뭐, 그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나야 뭐 돈이 없어서 그냥 어머니의 보지를 박차고 나왔지 뭐!)

----박남철, [第一聲]({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의술醫術은 인술仁術이 되어야 하지만, 그러나 현대사회의 의술醫術은 사술詐術이 되어버린지도 오래되었다. 의술이 자본주의 사회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고, 그 결과, 현대사회의 의술은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는 너무나도 뻔뻔스럽고 파렴치한 만행을 자행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분만과 무진통 분만(제왕절개)이 돈 없는 자와 돈 있는 자로 그 계급적 차별을 낳게 되고, 어느덧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는 무진통 분만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박남철 시인의 [第一聲]은 현대사회의 의술의 만행을 고발하는 시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황금만능사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해체하는 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제가 이제 곧 대중 소설을 쓰게 되고 아기를 한

스무 마리쯤 나아서 시장에 내다 팔지요

----박남철, [백의환향]({地上의 人間} 문학과 지성사}에서


소위 출세를 한 사람은 금의환향을 하고, 모든 사람들의 기립박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러나 출세를 하지 못한 사람은 쥐구멍이라도 파고 들어가 숨고 싶고, 모든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그 경멸의 손짓을 참지 못하게 된다.

시인의 면류관은 백의환향의 면류관이자 저주의 면류관에 지나지 않는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사랑하는 아들을 교육시키기 위하여 소도 팔았고, 땅도 팔았다. 그토록 열심히 일을 하고 땀을 흘린 댓가가 백의환향이라니....., 이것은 분명히 지나가는 개도 웃을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시인은 최고의 예술가이지만, 판사와 검사와 의사에 비하면, 그 사회적 지위는 최하 천민의 그것에 지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시인은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제가 이제 곧 대중 소설을 쓰게 되고 아기를 한/ 스무 마리쯤 나아서 시장에 내다 팔지요”라고, 도저히 입밖으로 낼 수 없는 중얼거림을 내뱉게 되었던 것일까?

이 웃음은 자조적인 웃음이자, 그 근거가 없는 실소失笑에 지나지 않는다.

 

 

 

 

내 詩에 대하여 의아해하는 구시대의 독자 놈들에게----차렷, 열중쉬엇, 차렷,

 

이 좆만한 놈들이

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엇, 정신차렷, 차렷, ㅇㅇ, 차렷, 헤쳐모엿,

----박남철, [독자놈들 길들이기]({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실질이 형식(외관)을 이기면 야인野人이요, 형식이 실질을 이기면 사인史人이라는 옛말이 있다. 역사와 전통은 언제, 어느 때나 모범생을 선호하고, 그 모범생들을 중요시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나 역사와 전통의 모순을 파악하고, 그 금기에 도전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 금기의 대상이 되어 만인들의 배척을 받게 된다. 예수, 부처, 소크라테스, 플라톤, 데카르트, 니체, 쇼펜하우어, 보들레르, 랭보 등, 소위 이러한 미치광이들만이 새로운 역사와 전통을 창출해낸 문화적 영웅이 되어갈 수가 있다.

“내 詩에 대하여 의아해하는 구시대의 독자 놈들에게”, “차렷, 열중쉬엇, 차렷”이라고 퍼부어대는 박남철 시인의 독설은 천하 제일의 검객의 솜씨와도 같다.

나는 그의 이러한 호전적이고 전투적인 정신을 너무나도 사랑한다.

소위 스타 시인들은 문화권력자이자 더없이 저질적인 모리배들에 불과하다.

그들을 스타 시인으로 만든 것은 대중 여론이며, 이 대중 여론은 대학교수와 출판업자와 언론인과 비평가들의 입맛과 손짓에 따라 조작되게 마련인 것이다.

이 어중이-- 떠중이들이 대중여론을 조작하고, 그토록 무지몽매한 대중들의 코끝을 끌고 다니게 된다.

‘독자놈들 길들이기’는 모든 천재들이 스스로 터득한 지상 최대의 교수법이다.

박남철 시인은 영원한 야인이지만, 언젠가, 어느 때는 최고의 시인으로 등극을 하게 될 것이다.

한국문학사 속의 영원한 제왕의 모습으로.....!

 

 

 

나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어느 바람 세게 불던 날, 술 한 잔 마시고 入隊를 했습니다. 3년 동안 죽어라고 박수만 쳤었지요. 박수치는 훈련은 참 고되었습니다. 선착순 달리기에서 1등 했다고 한 바퀴 더 도는 나를 보고 김 병장님이 가만히 속삭여 주었습니다.

---1등 하지 마라. 꼴찌도 하지 마라. 그저 묵묵하게 박수만 쳐대거라.

아아, 그때 그의 그 충고는 毒矢처럼 내 심장을 꿰뚫었습니다.

----박남철, [박수부대]({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박수는 무한한 경의의 표시이자, 자기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최고급의 찬사의 표시이다.

최고의 권력자는 독재권력을 소유하고 싶어하고, 그 어떤 반대의견도 경청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그는 ‘예스 맨’이 필요한 사람이며, 언제, 어느 때나 박수부대의 열광적인 황홀함의 도가니 속에서 살아가고자 한다.

잘난 사람은 반역자가 되어서 능지처참을 당하고, 못난 사람은 미치광이가 되어서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1등도 하지 마라. 꼴찌도 하지 마라. 그저 묵묵하게 박수만 쳐대거라.”

우리 한국인들이 이처럼 약소국가의 삼류 민족이 된 것은 그 독재자들의 독화살을 맞고 모든 천재성을 거세당했기 때문이다.

 

 

 

 

항상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우주 평화를 걱정하면서

尹東柱의 혈서를, 에즈라 파운드를

옆구리에 끼고 다녔었노라

어디 나도 한번 머엇있게 살아 볼려고

오른손을 번쩍 번쩍 치켜 들면서

인생이란 뭐 다 그런 거라고, 아무 때고 간에

떠나고 싶을 때 훅 떠날 수 있는 거라고

목에 힘 꽉 주어 엄격하게 단언하면서

귀족처럼 우아하게 酒店 할미집을

들락거렸었노라

----박남철, [詩人演習]({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의 삶을 찬양했고, 그의 삶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자 했었다. 왜냐하면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 더욱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철학자는 시인이 되고자 하고 시인은 철학자가 되고자 한다.

예술은 이상의 세계이며, 환상의 세계이다. 이 예술의 아름다움에 반한 사람은 사회적인 부적응자가 되어서, 끝끝내는 미치광이와도 같은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항상 국가와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면서, 우주 평화를 걱정하면서/ 尹東柱의 혈서를, 에즈라 파운드를/ 옆구리에 끼고 다녔었노라”라는 시구가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이겠으며, 또한, “어디 나도 한번 머엇있게 살아 볼려고/ 오른손을 번쩍 번쩍 치켜 들면서/ 인생이란 뭐 다 그런 거라고, 아무 때고 간에/ 떠나고 싶을 때 훅 떠날 수 있는 거라고/ 목에 힘 꽉 주어 엄격하게 단언하면서/ 귀족처럼 우아하게 酒店 할미집을/ 들락거렸었노라”라는 시구가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시인은 예술가로서는 귀족이지만,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미치광이에 지나지 않는다.

박남철 시인은 오직 단 한 사람뿐인 진정한 예술가이다.

 

 

내 지나는 곳에는 고독만이 깔려 있고

내 지나는 곳에는 후회만이 몰아치고

씨양 지나가는 곳에는 분노만이 뒤덮인다

분노가 뒤덮이고 오기가 뻥 터지면서

끄으윽 지나는 곳에는 술이

비처럼 내린다

 

비야 비야 오지 마라

이 내가 젖으면 비극이 되잖아

 

우후 내가 지나갈 때에는 약속과 외상만 깔린다

----박남철, [나그네]({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박남철 시인은 산해진미의 음식보다도 악의악식에 더 익숙해져 있고, 그는 이 악의악식을 진수성찬처럼 차려 놓는다.

고독을 씹고 후회를 마신다. 분노를 씹고 오기를 마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후식으로 술을 마시고, 약속과 외상으로 그의 생애를 저당 잡힌다.

박남철 시인은 비극의 무대의 영원한 주연 배우이지 않으면 안 된다.

 

 

 

 

민주주의----머릿수 세기에 餘念없는

저 狂氣----는 너무 늦기 전에, 싹, 根絶되어야 한다

장사꾼, 基督敎徒, 암소, 여자, 英國人,

그 밖의 민주주의자들은 모두 한패이다......

----박남철, [自由......로운 雜念]({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박남철 시인은 반민주주의자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민주주의 사회는 우중 사회이기 때문이다.

아래도 천민, 위에도 천민, 앞에도 천민, 뒤에도 천민, 왼쪽에도 천민, 오른쪽에도 천민----.

이 사회적 천민들이 모든 특전과 특권을 발밑으로 깔아뭉개버리면서, 모든 고귀하고 위대한 천재들의 새싹들을 제거해 버린다.

머릿수 세기에 여념이 없는 민주주의의 광기는 하루바삐 근절되지 않으면 안 된다.

[自由......로운 雜念]은 너무나도 대담하고 너무나도 영웅적인 귀족사상의 진수에 해당된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 그러나 나는

얻고 싶다, 제발 ‘詩’만은 얻고 싶다. 詩

詩, 詩가 아닌 詩 한 편만 얻고 싶다

 

...... 아버지가 자전거 뒤에 詩 같은 아들을 태우고서 신나게 싱싱싱 신나게 달려간다----

----아부지, 좆나게 밟아! 좆나게! 더!*

 

이것, 역시, 이미, 所聞에 나 버린 얘기......아닌가?

*{東亞日報}, [敎壇日記] 중에서

----박남철, [自由......로운 雜念]({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시인의 열정은 섭씨 1,500만도의 태양의 온도와도 같고, 이 용광로 속에서 ‘시’라는 금은보화가 생성된다.

시인의 열정은 이글이글 타오르고, 또, 타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아, 그러나 나는

얻고 싶다, 제발 ‘詩’만은 얻고 싶다. 詩

詩, 詩가 아닌 詩 한 편만 얻고 싶다

 

시는 시인의 아들이다. 이 아들은 새시대와 새역사의 주인공이다.

시는 소위 최고급의 격세유전이다.

 

“ ----아부지, 좆나게 밟아! 좆나게! 더!”

 

 

 

 

 

나 중학교

2학년 때 엄마를 이기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이겼다, 그리고 나 그날부터 줄기차게 외로왔다

----박남철, [다시 거울 앞에서]({地上의 人間} 문학과지성사}에서

 

시인은 살부殺父와 살모殺母의 대역죄인이며, 천하무적의 전제군주이다.

전제군주는 외롭고, 또 외롭다.

이 외롭고, 또 외롭다는 것은 이제는 그대도 전제군주의 옥좌에서 내려올 때가 되었다는 것을 뜻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나 그대는 더없이 장렬하게 죽어감으로써 또다시 태어나게 된다.

시인은 죽어감으로서 영원불멸의 삶을 살게 된다.

 

 

 

 

내 앞발에 박힌

이 깊숙한 가시를

 

핥다가 나는 이따금

부릅뜬 눈을 들어, 핥

야 이 개애새끼들아아

 

내 머리, 오 이 구름 같은 불

 

내 머리 내 이 머리에 온통 뒤덮힌

이 저주받은 이 성난 갈기, 핥

 

야 이 개애자식들아아아

----박남철, 「獅子-- 모교의 교정에서」({地上의 人間}, 문학과 지성사} 전문

 

아들이 아버지보다 못한 사회도 미래의 희망이 없는 사회이고, 제자가 스승보다 못한 사회도 미래의 희망이 없는 사회이다.

학교의 주인공은 학생들이지만, 그러나 늙은 스승이 마치 후견인처럼, 그 학생들의 권력을 가로채 간다.

나는 [전위주의: 삶과 죽음을 넘어선 선구자들]이라는 글에서 이렇게 역설한 적이 있었다.

 

박남철의 [사자--모교의 교정에서]라는 시는 ‘모교’라는 곳이 사자의 웅대한 기상과 그 화려한 꿈을 심어주기보다는 그 어린 사자의 앞발에 도저히 뽑아낼 수 없는 가시를 박아놓았다는 ‘분노’를 표현해보인 시라고 할 수가 있다. 학교는 백만 두뇌를 양성하는 곳도 아니고, 자유와 평등과 사랑을 가르쳐 주는 곳도 아니다. 또한 학교는 진리를 탐구하는 곳도 아니고, 전인교육을 가르쳐 주는 곳도 아니다. 학교는 오직 값비싼 등록금이 자라나는 곳이고, 또한, 스승이라는 밀렵사냥꾼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곳이다. 학교는 선후배들의 一刀必殺의 劍法이 자라나는 곳이고, 또한, 자기가 자기 자신의 양심의 뒷통수를 치는 厚顔無恥의 秘法이 자라나는 곳이다.

오늘날의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밀렵사냥꾼들의 사냥의 터전이라는 것이 박남철의 가장 날카롭고 충격적인 전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내 앞발에 박힌/ 이 깊숙한 가시를// 핥다가 나는 이따금/ 부릅뜬 눈을 들어, 핥/ 야 이 개애새끼들아아”라는 시구나, “내 머리, 오 이 구름 같은 불/ 내 머리 내 이 머리에 온통 뒤덮힌/ 이 저주받은 이 성난 갈기, 핥// 야 이 개애자식들아아아”라는 시구에서처럼, 그의 문장은 완성됨을 모르고, 그 완성되지 않은 파열음을 토해내며, 그 분노의 대명사인 그 거친 욕설들이, 마치, 활화산처럼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반경환, [전위주의: 삶과 죽음을 넘어선 선구자들], {비판, 비판, 그리고 또 비판 2}, 도서출판 지혜, 2012년).

 

 

 

 

저 저 저 저 저, 으쩌

저런 늙은 놈 좀 보게

 

오입이 안될 나이니까 이젠 원 별

소리도 다 하나 봐

 

쩌 저 쩌 쩌 쩌, 더 쳐라, 원 별

별 보지 껌 씹는 소릴 다 하네

----박남철, 「광인일지」({반시대적 고찰}, 세계사}에서

 

젊음은 아름답지만 늙음은 추하다.

모든 젊은이는 미래의 이상형이지만, 모든 늙은이는 쇠퇴의 상징이다.

때로는 늙음도 아름답고 고귀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이 늙음은 삶의 완성으로서, 마치 서산의 노을 같을 때만이 그럴 수가 있다.

모든 늙음은 빠른 죽음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든 늙음은 다만 경멸의 대상일뿐인지도 모른다.

 

 

 

 

한 選手의 두 손을 묶어놓고 권투시합이 벌어졌다

묶인 選手가 손이 있는 選手의 불알을 걷어찼다

레퍼리는 게임을 중단시키고 불알을 걷어찬 選手의 불알을 더 힘껏 걷어찼다

 

---이런 비겁한 자식, 게임의 기본적인 룰도 몰라?

----박남철, [권투]({반시대적 고찰}, 세계사}에서

 

중국인과 한국인의 권투시합이 그러했고, 일본인과 한국인의 권투시합이 그러했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권투시합이 그러했고, 문화인과 야만인의 권투시합이 그러했다.

이 세상에서 ‘게임의 기본적인 룰’이 지켜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모든 판사는 승자의 패거리이고, 따라서 모든 판사는 자기 자신과 승자의 독식구조를 위해서 그 공명정대한(?) 게임의 룰을 운용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명태야......

명태야......

 

아니, 병태야......

 

반항을 하려거든 똑바로 해라......

왜 애꿎은 나를 보고 자꾸 그러지이......

 

니 친구 동태보고 그러든지, 아니면

니 작은 황태보고 그러든지......

(북어보고 그러든지)

 

병태야아,

병태야아,

 

네 이, 생떼야아......

(네 이, 대가리에 피도 채 안 마른 놈아......)

----박남철, [명태에게]({반시대적 고찰}, 세계사} 전문

 

명태는 그 이름이 수십 가지도 넘고, 따라서 모든 명태는 자기보호색과 자기변신술의 대가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명태는 병태가 되고, 병태는 동태가 된다. 동태는 황태가 되고, 황태는 생떼를 쓰는 병태가 된다.

오늘도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병태놈이 아래 위 턱도 없이 생떼를 쓰며,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챙겨가려고 한다.

자유--자재로운 말놀이와 함께, 해학적인 웃음의 극치를 선사하는 시가 바로 이 [명태]라고 할 수가 있다.

 

 

 

 

1988년, 까치가 날아다닌다, 온수동과

궁동을 합쳐서 만든 새로운 동네 수궁동.

나는 이곳이 서울특별시라는 사실에 늘 신기해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을----궁둥약수터의 약수를,

매연 없는 공기를, 내 마음 속의 水宮歌를,

깊이깊이 들여마신다. 까치가 날아다닌다.

----박남철, [수궁동의 여름]({자본에 살어리랏다} 창비)에서

 

까치는 길조이다.

온수동과 궁동을 합쳐서 ‘내 마음 속의 수궁가’를 부르는 시인의 행복이 나는 무척이나 부럽다.

너무나도 짧고, 너무나도 행복한 그 찰나의 시간을, 우리 인간들은 모두가 다같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들 어디에 숨어 있니 사랑들아

빌딩나무 뒤에 숨어서들 웃고 있니

자본과 이자꽃 뒤에 숨어 있니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개꼬리

사십년 가까이 오직 술래만을 했더니

이젠 내가 술래인지를 아닌지도

----박남철, [못 찾겠다 꾀꼬리]({자본에 살어리랏다}, 창비)에서

 

시인은 영원한 낙제생이자 사회적 부적응자이다.

그는 사십 년 동안 오직 술래만을 하고, “자본과 이자꽃 뒤에” 숨은 그의 동무들을 찾을 길이 없게 된다.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개꼬리.”

 

 

 

살어리 살어리랏다 利子에 살어리랏다

남의 자기 굴조개랑 먹고 利子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박남철, [자본에 살아리랏다]({자본에 살어리랏다}, 창비)에서

 

시인은 내것도 네것이고, 네것도 내것이라고 말한다.

자본가는 내것도 내것이고, 네것도 내것이라고 말한다.

자본가와 시인의 싸움은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일 뿐이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한번 탁 치면

실업자들이 우수수 떨어져내리는......

 

마천루 높이는 버티고 서서, 윙......

울부짖는, 부르짖고 있는

저 ‘콘체른’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공룡들의 허기 뒤로

 

모오든, 20세기말의 핏빛 일몰이 보인다.

---박남철, [자본에 살어리랏다]({자본에 살어리랏다}, 창비)에서


자본가는 돼지가 되고, 돼지는 공룡이 된다.

공룡은 다국적 자본가이며, 그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에리직톤의 후예가 된다.

자본가가 한번 탁 치면 실업자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 그 노동자들의 시체는 영양만점의 먹이가 된다.

“모오든, 20세기말의 핏빛 일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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