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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기를 쓰게 시키면서 세웠던 원칙입니다.
-. 그림일기보다는 생활일기를 쓰게한다.
보통 아이에게 처음 일기를 쓰게 할 때에는 스케치북에 그림일기부터 쓰게 하는데요.. 저는 그림일기보다는 생활일기를 더 권하고 싶습니다. 그림일기는 자칫하면 글쓰기보다 색칠이나 그림그리기에 더 치중하게 되서 글쓰기에 신경을 집중하게 못하게 하는 수가 있어요. 그리고 특히 대부분의 남자아이 경우에는 그림그리기에 부담을 많이 느껴서 그림 때문에 일기쓰기를 싫어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봤습니다.
생활일기를 쓰되 처음에는 약 3~4문장 정도에서 추후에 차차 문장수를 늘려가고, 문장의 모양새도 주어, 목적어, 동사등이 빠짐없이 들어간 완벽한 문장이 되도록 살펴줬습니다.
-. '메모'가 아닌 '글짓기'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보통 일기를 쓰라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슨 일을 했는지 간략히 적고말게 되더군요. 그것은 엄밀히 말해서 '메모'입니다. 일기는 메모가 아니라 글짓기여야 하지요. 그렇게 유도하기 위해서 아이에게 하루에 있었던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한 가지를 떠올리며 제목을 정해서 쓰게 합니다. 보통은 아이에게 정하게 하는데, 엄마가 정해주는 경우도 있구요..
재영이 일기쓰기를 봐줄 때 항상 강조했던 말이, 길든 짧든 메모가 아닌 일기가 되기 위해서는 꼭 [사실]과 [느낌]을 같이 적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었다. 너무 늦게 먹어서 지각을 했다. 선생님께 혼났다.
이렇게 쓰는것보다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었다. 밥이 너무 뜨거워서 빨리 먹을 수가 없었다. 내가 커서 어른이 되면 뜨거운 밥도 빨리 먹을 수 있게 될까? 그러면 지각도 안하고 선생님께 혼나지도 않을텐데.
이런식으로 아이 본인의 생각이나 느낌이 사실보다 더 부각되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 일기를 쓸지 먼저 많은 대화를 통해서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끌어내는 사전 작업이 중요하겠지요.
-. 받아쓰기를 시키지 않는다.
일단 아이의 생각과 방향이 결정되면, 한 문장이라도 아이의 머리에서 나온 문장으로 일기를 채워가야 합니다. 엄마가 줄줄 불러주면 받아적는 식의 받아쓰기 일기는 절대! 효과가 없습니다. 물론 엄마 입장에서 아이의 입에서 완벽한 문장이 바로바로 튀어나오지 않으면 조바심을 느껴 개입하지 않을 수 없긴 한데요.. ^^;; 일단은 처음에 아이의 입에서 나온 문장을 존중해주셔야 아이가 글쓰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
어떤 엄마는 아이에게 생활일기 뿐 아니라 화분에 심어놓은 씨앗의 변화를 관찰일기 형식으로 써보게 하기도 하고, 혹은 동시를 지어보게 하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재영이는 만화책을 즐겨본 이후에 일기장에 말풍선들이 종종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생활일기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 최근 자기의 관심사에 맞춰 새로운 형식이나 스타일로 재미있는 창작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재영이는 미니북 모양으로 접어놓은 도화지 위에 약 8~10 페이지짜리 동화를 그림과 함께 지어놓았더라구요.
아이와 함께 다녀온 관광지의 티켓이나 프로그램 광고지들, 혹은 여행가서 찍은 사진을 일기장에 같이 붙여서 심심할 때 뒤적여도 좋은 구경거리가 되게끔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구요.. 아이들의 일기니까 너무 틀에 맞추려고 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재영이는 띄여쓰기와 다양한 문장부호 사용하기에 초점을 맞춰 일기쓰기를 지도하고 있어요. 예전만큼 엄마가 시간이 많지 않아서 차근차근 살펴주지 못하고는 있지만, 지금은 그런대로 일기쓰기가 버릇이 되서 자기전에 빼놓지 않고 쓴답니다. 문장도 훨씬 길어지고, 매끄러워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기쓰기.. 글짓기 훈련으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는거 같아요. 꼭 차근차근 꾸준히 지도해보세요. 저도 재영이 일기 같이 쓰면서 얼마나 속끓였는지 모른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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