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월 2025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이런저런] - 연변식 "아바이" "아매"?!...
2017년 12월 12일 18시 57분  조회:3356  추천:0  작성자: 죽림

"내가 어떻게 저네한테 아바이요?!"

 

허연화

2017년 12월 12일 

 
 

필자는 방학이 되면 조선족학자 몇몇과 함께 연변의 여러 농촌에 사회조사를 하러 다니군 한다. 한번은 어떤 마을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60세 정도 되여보이는 남성분과 인터뷰를 가지게 되였다. 그분은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 주긴 했지만 중간중간 표정이 안좋으신듯 보였다. 왜일가 하면서도 그냥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고있는 와중에 그분이 “내가 어떻게 저네한테 아바이요?! 저네 부모들과 나이 비슷할건데?”라고 하시는것이였다. 그러고보니 필자 일행은 공경함과 친절함을 표현하기 위하여 “아바이”라는 연변에서 년세있는남성분한테 흔히 쓰는 호칭을 사용하였던것이다. 그것도 인터뷰중 여러번.

그제서야 중간중간 표정이 안좋으셨던 리유를 알게 된 필자 일행은 냉큼 사죄를 드리고 “아버님”이라고 호칭을 고쳤다. 호칭을 고치고나니 한결 표정이 밝아보이셔서 우리 일행은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였던 기억이 난다.

다시 돌이켜보면 그날 우리 일행의 나이는 대략 3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이였다. 즉 우리가 “아바이”라고 불렀던 그분은 우리 부모님과 년세가 비슷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더 적으신것이다. 필자는 자신의 부모님이 “아바이”, ”아매”라고 불리우기에는 너무 젊다고 생각하면서 우연히 만난 60대 분한테는 스스럼없이 그 호칭이 나갔던것이다.

그럼 “아바이”, ”아매” , “로인”, “늙은이” 등 호칭은 어느 나이부터 사용하는것이 정확한가? 

유엔에서는 60세 이상을, 유엔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65세 이상부터를 고령자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로인”이라고 정의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65세 이상부터 고령자로 여기지만 중국, 브라질 등 국가에서는 60세 이상부터 고령자로 정하고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인간수명은 나날이 길어지고있고 사람들은 옛날과 비할수 없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생활을 보내고있다. 91세에 2002년 런던 마라손경기에 참가하여 407명의 젊은이들을 앞지른 파우쟈신의 이야기, 80세에 에베레스트에 오른 현재 최고령보존자 미우라유이치로의 이야기가 그러하다. 

국제적으로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정하였지만 그에 대한 의학적근거는 매우 빈약하다고 한다. 로년학연구자들은 고령자의 정의에 대한 재고를 제의하고있으며 실제로 각 나라에서 고령자의 년령을 올리고 퇴직년령을 조절할것에 대해 많은 토론이 벌어지고있다. 

즉 지금의 60대는 예전과 비교해볼 때 너무 젊고 건강한것이다. 이런 분들한테 “로인”,”아바이”, ”아매”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는것이다. 

당사자들도 그렇게 불리우는것에 대해 불쾌함,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왜 그리 불리우는것이 싫은가?! 

우선 60대, 70대가 육체상, 심리상 옛날에 비하여 로인이라고 불리울 정도의 로화를 느끼지 않는다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로인에 대한 사회적이미지의 변화이다. 전통사회에서는 고령이 된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시하여왔다. 로인들은 공동체에서든 가족에서든 중요한 발언권을 가지고있었다. 이에 반해 공업사회에서는 가족에서든 사회에서든 로인들의 권위는 떨어져만 가고있다. 로인은 더 이상 지혜의 상징이 아니다. 로인은 시대에 떨어졌고 무력하며 누군가에 의존하는 존재로 각인되여가고있다(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중국, 한국 사회처럼 로인을 공경하는 유교권에서도 근대화의 발전에 따라 로인들의 이미지는 나날이 약자로 변해가고있다. 그러기에 “로인”,”아바이”, ”아매”라고 불리우는것은 그냥 로화가 됐다는것만 강조받은 느낌인것이다. 

우리 조선족 60대, 70대도 옛날과 비교해보면 너무 건강하고 활력으로 차넘치지만 우리는 옛날의 습관 그대로 아직도 60세 좌우 되여보이는 사람들한테 서슴없이 “아바이”, “아매”, “로인” 등 호칭을 사용하고있다. 

아마 누군가는 “존경과 친절의 표징으로 좋은 뜻에서 사용하는 호칭인데 뭐가 나쁜게 있는가“ 할것이다. 좋은 뜻에서 출발하여 사용하는 말이라 할지라도 그 말이 상대방한테 좋은 뜻이 아니라 오히려 불쾌함, 불편함으로 느껴진다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겠는가?! 의도와는 정반대의 효과를 보는 격이다. 한두사람의 느낌이 아니라 전반 60대분들이 비슷비슷한 경험을 했다는것은 한 개인의 일이 아니라 우리 전반 사회가 “로인”, ”아바이”, ”아매” 등 호칭의 사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것이다. 

일본에서는 로인복지법에서 65세 이상을 로인으로 정하고 “로령기초년금”을 받을수 있는 나이도 65세로 규정짓고있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65세 이상이지만 일하고있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 비추어 호칭에 대한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고있다. 매체에서도 “환갑을 맞이하는 로인들”이라는 부분을 “환갑을 맞이하는 사람들”이라고 바꿔 사용하거나 늙었다는 뜻이 들어있는 “로인(老人)”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않고 “고령자”, “몇세의 녀성/남성” 등 단어를 사용하고있다. 일본어에는 참 사용하기 편리하고 무난한 호칭이 있다. 상대방의 성씨에 “さん쌍”이라고 붙여서 부르는것인데 중국어에서 사용하는 “先生” 같은것이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는 “김씨”, ”김선생”이라는 호칭이 보편적이 아니다. “김씨”라고 부르면 왠지 한국사회에서 노가다 뛰던 때를 연상시키구, “김선생”이라 하기엔 “선생”이란 단어가 좀 어색하다. 

그럼 대체 어떻게 부르면 60대분들이 불쾌하지 않을것인가? 답은 사람마다 다를것이다. 필자는 언어학자가 아니기에 언어학연구자들과 이 문제를 심각히 고민할 자리를 마련하고싶다. 

현재의 일견으로는 60대, 70대를 향해 ”아바이”, ”아매”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말자는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면목을 모르는 고령자들한테 ”아바이”, ”아매”라고 부를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뻐스에서 자리내여주거나 시장에서 물건살 때 정도일것이다. 사실 버스에서도 시장에서도 호칭 안불러도 할일은 다 한다. 하지만 도저히 부를수밖에 없을 때가 있을것이다. 그때면 어쩌면 좋을까? 자신을 기준으로 부르는것은 어떠한가? 

우에서의 필자의 인터뷰 얘기를 다시 되새겨보면 필자 일행은 상대방을 “아바이”라고 부르기전에 자신들의 나이를 깜빡했다는 점이다. 30대중반부터 40대후반으로 구성된 맴버들이였기에 자신의 나이를 기준으로 “아바이”가 아니라 “아버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렀더라면 상대방도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을것이다. 연변으로 놓고 말하면 자신의 부모님들보다 젊어보이면 “아즈마이”, ”아즈바이”, 자신의 부모님과 비슷하거나 더 많아보인다면 “어머님”, ”아버님”으로 부르는것이 무난하지 않겠는가싶다. 물론 이것은 그냥 필자의 일견에 불과하다. 많은 우리말 학자분들의 지혜를 모으면 더 멋지고 친절한 호칭이 있으리라 믿는다.

전 세계가 백발화(白发化)하는 현시점에서 고령자에 대한 정의는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 하기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르는 “로인”, ”아바이”, ”아매”라는 호칭의 사용에서 우리말 매체, 그리고 우리 개개인들이 신중함을 기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본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957 [이모저모] - 간판은 인간들의 얼굴이다...3 2018-02-15 0 3971
1956 [이모저모] - 간판은 인간들의 얼굴이다...2 2018-02-15 0 4396
1955 [이모저모] - 간판은 인간들의 얼굴이다...1 2018-02-15 0 4131
1954 [그것이 알고싶다] - 력대 한국 대통령들의 서예 솜씨는?... 2018-02-15 0 5906
1953 [쉼터] - 도전, 도전, 재도전... 2018-02-14 0 5937
1952 [동네방네] - 밀가루는 요술쟁이... 2018-02-14 0 5201
1951 [알콩달콩] - 쌍둥이 렬차장 2018-02-14 0 5040
1950 아버지 김철호동시인과 아들 김휘화가 그림동시집 선물하다 2018-02-14 0 4145
1949 [이런저런] - 취소한 항공권이 목숨을 구하다... 2018-02-14 0 3685
1948 [이런저런] - 세월아 네월아, 네가 말해라... 2018-02-14 0 3823
1947 [동네방네] - "북녀미녀응원대" 2018-02-14 0 6868
1946 [동네방네] - 아이디어가 팍팍하고 쏠쏠한것들... 2018-02-14 0 5551
194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까치들아 오리들아, 서로 같이 살쟈... 2018-02-14 0 5072
194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쇠오리들아, 나와 놀쟈... 2018-02-14 0 5080
1943 [그것이 알고싶다]-겨울올림픽에서 시상식 두번씩 하는 리유? 2018-02-14 0 4080
1942 [동네방네]-84세 할매 겨울 수영 즐기다...인제라도 늦지않다! 2018-02-12 0 4442
1941 [타산지석] - "문화재 방재", 남의 일 아니다... 2018-02-12 0 4253
1940 [이모저모] - 상의 뒷끈 풀려도 경기 도전정신 빛나다... 2018-02-12 0 5348
1939 [이런저런] - 눈표범아, 나와 놀쟈... 2018-02-11 0 3696
193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通은 統이고, 通으로 統이 되기를... 2018-02-11 0 5817
1937 [이모저모] - 개막식 무대가 제집 마당인가... 2018-02-11 0 3836
1936 [그것이 알고싶다] - 만약 인간 활동이 없었다면... 2018-02-11 0 5513
1935 [그것이 알고싶다] - 1218쇼의 비밀? 2018-02-11 0 3064
1934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어로축제"가 있었으면... 2018-02-11 0 3053
1933 [문단소식] - 동시야 나랑 놀자... 어린이들도 평심위원이래요... 2018-02-11 0 2948
1932 [동네방네] - 잊지 못할 력사의 한 순간, 달항아리는 말한다... 2018-02-11 0 3369
193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새끼 호랑이야, 너 지금 괜찮니?... 2018-02-09 0 3191
1930 [이렇쿵저렇쿵] - 요지경 세상과 "괴물" 세계 그리고... 2018-02-08 0 6008
1929 [이렇쿵저렇쿵] - "사자" 때문에 올림픽 출전 접은 나라는?... 2018-02-08 0 4596
1928 [알콩달콩] - 사랑에는 국경이 따로 없다... 2018-02-08 0 4960
1927 [그것이 알고싶다] - 자랑스럽고 신성한 國賓衛士들 2018-02-08 0 3820
192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멸종위기 야생동물 위한 자선가 녀성 2018-02-08 0 3505
1925 [알콩달콩] - 75년만에 다시 만난 89세 커플 2018-02-07 0 3572
1924 [이런저런] - 대형 넙치 = 183 = 70 = 618 = 160 2018-02-07 0 2881
1923 [이런저런] - "세계에서 가장 털 많은 사람" 2018-02-07 0 2900
1922 [이런저런] - 괴짜 = 재활용 = 로켓 = 쏘다... 2018-02-07 0 4431
1921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고 사유의 도구이다... 2018-02-06 0 3593
1920 [그것이 알고싶다] - "의류"들 유래?... 2018-02-06 0 5085
1919 [그것이 알고싶다] - "악수"의 유래?... 2018-02-06 0 5242
1918 [동네방네] - 우리 연변에서도 "희귀 자생식물전" 있었으면... 2018-02-06 0 4565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