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대추 한알속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2017년 10월 09일 22시 55분  조회:3873  추천:0  작성자: 죽림

 


 

 

<작은 것> 시 모음

+ 너의 작은 숨소리가 

흔든다 아주 작은 먼지 하나를
흔든다 먼지가 앉은 나비 날개를
흔든다 나비가 앉은 꽃잎을
흔든다 꽃이 잠자는 화분을
흔든다 화분이 놓인 탁자를
흔든다 탁자가 놓인 바닥을
흔든다 바닥 아래 지하실을
흔든다 지하실 아래 대지를
흔든다 대지를 둘러싼 지구를
흔든다 지구를 둘러싼 허공을
흔든다 허공을 둘러싼 우주 전체를   
(함기석·시인, 1966-)


+ 한 알의 사과 속에는

한 알의 사과 속에는
구름이 논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대지(大地)가 숨쉰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강이 흐른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태양이 불탄다

한 알의 사과 속에는
달과 별이 속삭인다

그리고 한 알의 사과 속에는
우리 땀과 사랑이 영생(永生)한다
(구상·시인, 1919-2004)


+ 빗방울

빗방울 하나가
창틀에 터억
걸터앉는다

잠시

나의 집이
휘청-한다
(강은교·시인)


+ 우주를 보다 

풀잎 위 
이슬 한 방울쯤이야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보다 크다 

손가락에 적셔 
가지고 놀려 했다 

오늘 그것에 
깔리지 않은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박창기·시인, 1946-)


+ 새

새 한 마리가
마당에 내려와
노래를 한다
지구 한 귀퉁이가 귀 기울인다

새 떼가
하늘을 날며
이야기를 나눈다
하늘 한 귀퉁이가 반짝인다.
(박두순·아동문학가, 경북 봉화 출생)


+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시인, 1954-)


+ 달팽이 한 마리가

겹벚꽃 그늘 아래서 
달팽이 한 마리 더듬더듬 
나무를 기어오른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등짐 진 그의 무게만큼
하늘은 자꾸만 기우뚱
내려앉는데
놀라워라......
보이지 않는 눈으로 
지구를 끌고 가는 힘
(최춘희·시인)


+ 꽃씨를 심으며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여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홍수희·시인)


+ 시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 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나태주·시인, 1945-)


+ 깃털 하나

거무스름한 깃털 하나 땅에 떨어져 있기에 
주워 들어보니 너무나 가볍다
들비둘기가 떨어뜨리고 간 것이라 한다
한때 이것은 숨을 쉴 때마다 발랑거리던
존재의 빨간 알몸을 감싸고 있었을 것이다
깃털 하나의 무게로 가슴이 쿵쿵 뛴다. 
(안도현·시인, 1961-)


+ 저런 게 하나 있으므로 해서

저런 게 하나 있으므로 해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거지

아무 쓸모없는 듯
강폭 한가운데에
버티고 선
작은 돌섬 하나 

있으므로 해서,

에돌아가는 
새로운 물길 하나 생겨난 거지
(정세훈·시인, 1955-)


+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위대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미소와 위로의 말 한마디가
우리의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네

간혹 가슴앓이가 오고 가지만
다른 얼굴을 한 축복일 뿐
시간이 책장을 넘기면
위대한 놀라움을 보여주리
(메리 R. 하트만)


+ 어느 하찮은 것들에 대하여  

나는 그런 것들을 기억하는 버릇이 있다 
무엇무엇 따위의 
하찮은 것들 
그 가치가 
보잘것이라고는 없기에 
아무도 
그것들에게 
의미를 부여해 주지 않는 
그런 것들을 
나는 꾸준히 기억하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그 감사함의 표시로 
한시도 날 
떠나 있지 않는다.  
(원태연·시인, 1971-)


+ 어린것 

어디서 나왔을까 깊은 산길
갓 태어난 듯한 다람쥐새끼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맑은 눈빛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고집할 수가 없다
세상의 모든 어린것들은
내 앞에 눈부신 꼬리를 쳐들고
나를 어미라 부른다
괜히 가슴이 저릿저릿한 게
핑그르르 굳었던 젖이 돈다
젖이 차올라 겨드랑이까지 찡해오면
지금쯤 내 어린것은
얼마나 젖이 그리울까
울면서 젖을 짜버리던 생각이 문득 난다
도망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
난만한 그 눈동자,
너를 떠나서는 아무 데도 갈 수 없다고
갈 수도 없다고
나는 오르던 산길을 내려오고 만다
하, 물웅덩이에는 무사한 송사리떼
(나희덕·시인, 1966-)


+ 제자리 

급류(急流)에 
돌멩이 하나 버티고 있다. 
떼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며 
안간힘 쓰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꽃잎처럼 
풀잎처럼 
흐르는 물에 맡기면 그만일 텐데 
어인 일로 굳이 생고집을 부리는지. 
하늘의 흰 구름 우러러보기가 
가장 좋은 자리라서 그런다 한다. 
이제 보니 계곡의 그 수많은 자갈들도 
각각 제 놓일 자리에 놓여있구나. 그러므로 
일개 돌멩이라도 
함부로 옮길 일이 아니다. 
뒤집을 일도 아니다. 
(오세영·시인, 1942-)


+ 한 걸음

한 걸음이 당신을 
그리 멀리 데려다 주는 것은 아니어도
당신은 계속 걸어야 합니다.

한마디 말로 당신 자신을 
다 설명하는 것은 아니어도
당신은 계속 말해야 합니다.

한 인치가 당신을 
크게 자라게 하는 것은 아니어도
당신은 계속 자라가야 합니다.

하나의 행동이 모든 것을 
다르게 하는 것은 아니어도
당신은 계속 행동해야 합니다.
(복음의 수난시대에 살았던 무명의 그리스도인)


+ 작은 잎사귀들이 세상을 펼치고 있다

시멘트 블록과 블록 사이 가느다란 틈 사이
돋아있는 민들레 잎사귀들이 작은 실톱 같다
이제 막 시멘트 블록을 힘들게 톱질하고 나온 듯하다 
무엇이 저렇듯 비좁은 공간을 굳이
떠밀고 나오게 했을까
저 여리고 푸른 톱날들을 하나도 부러뜨리지 않고 
시멘트 블록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있다
이제 꽃대를 올리면 금빛 꿈의 꽃망울이 허공에 반짝
피어나겠지
시멘트 불록과 불록 사이 가느다란 틈 사이
작은 민들레 한 포기 푸르게 펼쳐놓은 세상을 본다
저 푸른 세상 속 그 무엇이 이렇듯 나를 잡아끌고 있는 것일까 
아니 나는 짐짓 끌려가 또 한 세상 깜빡 빠져드는 것일까
시멘트 블록과 블록 사이 가느다란 틈 사이
실톱 같은 작은 잎사귀들이 푸르게 세상을 펼치고 있다 
(이나명·시인, 강원도 원주 출생)


+ 그 한 사람을 생각함

살아 있는 시간마다
그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그 한 사람의 어제와 슬픔을 생각하고
오늘의 고난을 생각하고
내일의 허망을 생각합니다

하루하루의 삶이란
참 하찮은 것입니다
고사리를 볶아서 된장찌개를 끓여서
내 손맛의 소찬을 함께 먹는 일입니다
그 한 사람
참말이지 눈에 띄지도 않게 작은 것입니다
아무도 몰래 입춘 지난 어느 날
꽃샘추위 속에서 향기 머금어 핀
남매화 여린 꽃잎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 한 사람의 환희와 남루와 고뇌
그 한 사람의 질병과 절망과 분노를 생각하는 일이
세상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그 한 사람의 전부를 생각하는 일이
인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김용옥·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어릴 때부터 바른 글씨체를... 2017-01-22 0 2997
129 [시문학소사전] - "오마주"란?... 2017-01-22 0 4976
128 현대시는 외형률보다 내재률을 통해 음악성을 강조해야... 2017-01-21 0 3353
127 시인은 "버려진 집"에서 살며 시작해야... 2017-01-20 0 2746
126 시는 목적없이 그 무엇을 "찾는" 행동이다... 2017-01-20 0 2799
12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외래어도 알고 쓰자... 2017-01-20 0 2742
124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한글과 일본어 대조표 2017-01-20 0 3071
123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순수 우리말로 하면 촌스러운가... 2017-01-20 0 3984
12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순수 우리말 있을 땐 외래어 쓰지 말기... 2017-01-20 0 3911
121 시작에 공부 좀 하이쏘.. 2017-01-18 0 5432
120 시작의 길잡이는 오로지 "나도 시를 쓸수 있다" 이다... 2017-01-18 0 3125
119 시는 시시한 물건짝이 옳다?... 아니다!... 2017-01-18 0 2760
118 [시문학소사전] - "벽화"와 "그래피티" 차이점?... 2017-01-16 0 4018
117 시작(詩作)의 비법 = 다독(多讀), 다사(多思), 다작(多作)... 2017-01-16 0 3146
116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딸님"과 "따님" 2017-01-15 0 2876
11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부딪히다"와 "부딪치다" 2017-01-15 0 3235
114 [쉼터] - 사랑의 노래는 학습되지 않는 막무가내의 모든 것... 2017-01-15 0 3279
113 [쉼터] - 그림자 이끌고 떠나가야겠네... 2017-01-15 0 2731
112 살맛나는 세상과 무서운 세상, 그리고 "거짓 글" 2017-01-14 0 3610
11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글쓰기, 토론식 례찬 2017-01-14 0 3097
110 문학은 "퇴고, 다시 퇴고"의 련마작업을 거치는 고된 작업... 2017-01-14 0 2945
109 詩作에서의 퇴고, 퇴고, 퇴고 끝에 탈고와 등고의 희렬!~~~ 2017-01-14 0 3106
108 시작할 때 늘 시어(詩語)의 생사존망(生死存亡)문제를 따져야... 2017-01-13 0 2695
107 섬은 늘 거기에 있지만 사람들은 그 섬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다... 2017-01-11 0 2685
106 시적언어가 탄생과정을 거치지 않은 언어는 독자의 마음을 파고들수 없다... 2017-01-11 0 3114
105 시조라는 정형틀을 지키면서 동시에 시적 심상의 확장과 응축 등으로 새로운 시조의 미학을 창조해야... 2017-01-11 0 2808
104 "선생님은 퇴고를 하십니까, 안 하십니까?..." 2017-01-08 0 2647
103 시는 희, 로, 애, 락, 욕, 지, 의, 정 등의 복합적 예술품이다... 2017-01-08 0 2756
102 문학예술가와 病, 그리고 창작 2017-01-07 0 2674
101 2017년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모음 2017-01-06 0 2790
10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위하여" 건배!... 2017-01-06 0 2897
99 금서, 70, 베스트셀러 그리고 독재자... 2017-01-06 0 2722
98 시는 늘 육화(肉化)된 언어를 찾아 써야... 2017-01-05 0 2880
97 무지하고 께제제한 눔들 하곤 할 말이 있다?... 없다!... 2017-01-04 0 3945
96 시는 불필요한 관념성, 난해성, 상투성, 피상적, 추상적인식에서 머물지 말아야... 2017-01-04 0 3172
95 [시문학소사전] - "판도라의 상자"란?... 2017-01-03 0 3833
94 [시문학소사전] - "판도라"란?... 2017-01-03 0 3984
93 시문학이 이땅에서의 생존의 길, 그것은 곧 "사랑"과 "고뇌". 2017-01-02 0 3215
92 5천권의 책을 읽고 만장의 글을 써라... 2017-01-02 0 3199
91 글쓰기 비법 아닌 비법 12 2017-01-02 0 3724
‹처음  이전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