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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과 자연과 함께]-나무로부터 배우지 않고 되겠습니까?!..
2017년 05월 13일 00시 11분  조회:5145  추천:0  작성자: 죽림
박태동, 고목과 20년,
자연에서 인생 배우다
(ZOGLO) 2017년5월11일 
작업중에 있는 박태동씨.
연길시 중심에서 부르하통하가 조용히 누워있는 강변도로를 따라 동으로 가다보면 “일송정”이라고 쓴 나무간판이 발목을 잡는다. 통나무를 세로로 잘라 그 단면을 부착해 만든 출입문부터가 기상이 남다르며 안으로 들어서면 그윽한 나무향이 페부에 와닿아 잠시나마 깊은 자연속으로 순간이동이라도 하지 않았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바로 고목수집가 박태동씨(44세)가 정성으로 꾸며놓은 공간, 이 곳에는 박태동씨가 그간 수집해온 고목이나 괴목들과 그의 나무조각작품들이 소장되여있으며 여기에는 나무를 향한 한 사나이의 소박한 사랑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공부보다는 산에서 뛰노는것이 더 즐거웠던 개구쟁이 시절부터 박태동씨는 산에 오르면 모양새가 특이한 솔방울이나 나무가지를 주어오는것을 좋아했다. 그랬던 그가 본격적으로 나무뿌리수집을 시작한것은 20년전이다. 그때 그는 늘 여가시간을 틈내 산에 들어가 여러 자연조화로 끊어져 넘어진 나무나 희귀한 모양새를 가진 나무뿌리들을 찾아다니군 했다. 죽은 나무뿌리를 구해오는 일이지만 그것은 자연 그대로의 예술품을 수집하는 일이며 그래서 박태동씨는 더욱더 대자연이 만들어준 천태만상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빼앗길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연변의 깊고 얕은 산은 그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소장하고있는 고목들 가운데서 박태동씨가 가장 아끼는것은 수령이 약 2000년 되는 호박목(琥珀木)이다. 호박목이란 홍송이 자연환경에서 늙거나 넘어진 후 홍송 송진의 유지성분에 의해 완전히 부식되지 않은 상태의 목재를 말하는데 일명 침향목(沉香木)이라고도 한다. 무게가 150킬로그램을 육박하는 이 호박목을 산에서부터 옮겨오기까지는 장장 사흘이 걸렸다. 박태동씨가 친구와 둘이서 이틀간 산에서 먹고 자며 바위덩이 구을리듯 안간힘으로 굴려서 산 아래까지 내려왔으며 산중에서 길까지 잃어 헤매기도 했다.
 

수령이 2000년이 되는 호박목.

장백산 원시림에서 발견한 3천년 되는 홍송도 있었다. 자연속에서는 넘어져 생명을 다한듯 보였지만 박태동씨가 손수 나무 겉의 썩은 부분을 손질해버리고 원상태만 남겨놓아도 그것은 영락없는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해 기둥처럼 공간의 한 가운데를 받치고 서있었다.
 

그는 또 어깨 너머로 배운 조각기술로 가끔 령감이 떠오를 때면 직접 나무조작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작업실에 전시된 작품만 해도 여러 점이 되며 요즘은 또 수집해온 나무로 풍수어로 유명한 아로아나(金龙鱼)를 조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무뿌리를 수집하는 동호인들이 많이 늘어났고 고목이나 괴목의 관산용 가치가 높아감에 따라 시장도 전에 비해 훨씬 넓어진 편이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이 분야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그에게 “무모한 행동을 그만두라”고 권고했다. 그깟 죽은 나무들을 모아서 뭘 하겠느냐 하는것이다.
 

“그저 나무가 좋은걸 어쩝니까. 나무만 봐도 기분이 좋고 나무향을 맡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또 내가 직접 찾고 품을 들여 깎고 다듬어서 하나하나 모양을 갖춰가는 나무들을 보면 정말 성취감이 크지요.”
 

말을 하며 그는 기자를 한켠으로 이끌었다. 한메터 남짓한 느릅나무였는데 수령은 그닥 길어보이지 않으나 울퉁불퉁하게 자란 표면이 인상적이였다.
 

“사람으로 말하면 참 아픔이 많은 셈이지요. 이 울퉁불퉁한 마디 모두가 나무가 어떤 아픔에 맞서기 위해 자아보호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몇백년 지어 몇천년을 자라니 나무의 의지가 얼마나 굳셀가요? 그러니 우리가 나무로부터 배우지 않고 되겠습니까?”

박태동씨의 의미심장한 말이다. 어쩌면 그의 “화려한” 인생경력도 나무와 닮아있지 않는가. 살면서 마주친 갖가지 간난신고에 그는 단 한번도 굴해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16살에 연길알루니늄공장에 취직해 로동자로 일했으며 6년만에 공장이 부도나자 생활을 위해 산약재수구며 잣농사, 미역장사까지 마르고 궂은 일을 가리지 않고 했다. 역경은 많았으나 워낙에 성정이 굳고 호방한 박태동씨는 언제나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하늘을 향해 굳센 가지를 펼치는 나무처럼 그 역시 옹이마다 아픔을 감내하면서 오늘까지 걸어왔다.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그래도 나무와 함께 했던 시간이 그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여주었다.
 

현재 박태동씨는 작업실 한켠에 나무테이블 몇개를 놓아 동호인들과 함께 차 한잔 기울일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아와 나무향 가득한 공간에서 서로의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수 있기를, 그들과 함께 나무사랑을 교류하고 싶은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진화 기자 / 오준길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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