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길가다 누룩 실은 수레만 보아도 군침을 흘리다...
2017년 05월 02일 00시 35분  조회:4251  추천:0  작성자: 죽림

중국 시가(詩歌)의 역사에서 이백(李白)과 두보(杜甫)를 뛰어넘는 시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들을 시선(詩仙)과 시성(詩聖)이라 부르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시의 수만 하더라도 이백의 시가 1,100여 편, 두보의 시가 1,400여 편에 이른다. 작시(作詩)의 수도 압도적이려니와 그 중 술과 관련된 시가 각각 170여수, 300여 수에 이를 정도로 두 시인 모두 술을 좋아했고 시의 소재로 술을 즐겨 이용했다. 

이백의 경우 '술 한 말에 시 백편을 쏟아 냈다'(李白一斗詩百篇)하니 이백이 두보보다 술을 훨씬 잘 마시고 술 관련 시작(詩作) 능력도 뛰어났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게되나 사실은 술 관련 작품과 술 실력면에서는 두보가 이백을 압도하는 것 같다. 

여러 기록으로 보면 이백이 술을 즐기면서 마셨던 것과는 달리 두보는 목숨을 걸고 마신 것 같다. 그가 병상에 누워 상처를 치료하는데 벗들이 술과 고기를 가지고 병문안을 오니 물 맑은 계곡으로 물려가 신나게 술을 마셨다는 일화만 봐도 그의 술사랑 크기가 어떠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두보는 정작 자신의 얘기만 쏙 뺀 채 이백을 비롯한 당대의 유명했던 술꾼들을 모아 한편의 시가로 만들었으니, 이것이 바로 '음중8선가'(飮中八仙歌)이다. 

이 시가는 비록 시기적으로는 일치하지 않지만 한 때 장안(長安)에 머물렀던 공통점을 지닌 8인(李白知章, 李之, , 崔宗之, 蘇晉張旭, 焦遂등)의 인물들을 '술'이라는 끈으로 묶어내어 이들의 특징있는 술버릇을 마치 만화그리듯이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막역한 지기였던 이백을 고주망태로 묘사하면서도 시선(詩仙)으로 승격시키고 있다.

특별히 이백에게만 4구(句)를 할애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아마  더 큰 존경과 우정과 연민을 표시하려 한 듯 하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보자.



知章騎馬似乘船,眼花落井水底眠。


汝陽三斗始朝天,道逢麴車口流涎,恨不移封向酒泉。


左相日興費萬錢,飲如長鯨吸百川,銜杯樂聖稱避賢。


宗之瀟灑美少年,舉觴白眼望青天,皎如玉樹臨風前。


蘇晉長齋繡佛前,醉中往往愛逃禪。


李白一斗詩百篇,長安市上酒家眠。天子呼來不上船,自稱臣是酒中仙。

 

張旭三杯草聖傳,脫帽露頂王公前,揮毫落紙如雲煙。


焦遂五斗方卓然,高談雄辯驚四筵


 

하지장(賀知章)은 (술에 취해) 말 탄 모습이 배를 탄 듯하며 
눈이 어릿어릿 하여 우물에 빠져 자곤 했네

 * 하지장(賀知章, 659-744) : 시인 이백의 발견자로 알려진 당나라 시인. 
    자는 계진(季眞). 호는 사명광객(四明狂客)

 

여양왕(汝陽王)은 술 서말을 마시고야 조정에 나가고 

길 가다 누룩 실은 수레만 보아도 군침을 흘리고 

주천(酒泉)의 왕으로봉해 지지 못함을 한탄했다네
    
 * 여양왕(汝陽王) 이진(李璡) : 당현종(玄宗)의 사촌으로 하지장과 시와 술로 교유했으며 

   두보를 좋아 함. 
   주천(酒泉)은 감숙에 소재한 도시로 술맛나는 샘이 있다 하여 붙여진 술의 명산지

 

좌승상(李適之) 하루 주흥에 만전을 쓰고 
    큰 고래가 백천(百川)을 빨아들이듯이 술을 마시며 
    청주만 좋아하고  탁주는 멀리했다네

 

 *좌승상 이적지(李適之) : 황족 출신으로 이임보(李林甫) 일당의 모략으로 

  746년에 파면되고 747년에 자결함.  
  시를 잘 지었고 밤마다 시우(詩友)들과 주연을 베풀었다고 함.


최종지(崔宗之) 우아한 미소년이라 

잔을들어 푸른 하늘 쳐다 볼 때면 
그 맑고 밝은 모습 마치 옥으로 다듬은 나무가 바람 앞에 선 듯하다네
 

최종지(崔宗之). 시어사(侍御史)를 지냈으며 

이백과 술, 시 등으로 자주 어울렸다 함.


소진(蘇晉)은 수놓은 불상앞에서 오랫동안 정진하다가도 
걸핏하면 술을 마시고 선을 멀리하네.
 

 * 소진(蘇晉) : 벼슬은 호부시랑(戶部侍郞). 문장가. 734년 사망. 
   수놓은 불상을 모셔 놓고 "이 부처는 곡차를 좋아하니 내 마음에 든다"고 

   농을 했다고 함.


이백(李白)은 술 한 말에 백 편의 시를 쏟아내고 
장안 저자거리 술집에서 잠들기 일쑤며 
천자가 불러도 술에 취해 배에 오르지 못하고 
스스로 일컫기를 술의 신선(酒中仙)이라 했다네
 

 * 이백(李白, 701-762) : 자 태백(太白). 호 청련거사(靑蓮居士).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병칭되는 중국 최고의 시인, 시선(詩仙). 
   출생지는 오늘날의 쓰촨성[四川省]인 촉(蜀)나라의 장밍현[彰明縣]. 
   두보(712-770)와는 11살 위로 돈독한 우정을 유지했다 함


장욱(張旭)은 석잔의 술에 초서의 성인이 되고 
모자 벗고 맨머리로 왕공앞에 나서 

구름과 연기가 일 듯 일필휘지한다네.
 

 * 장욱(張旭) : 초서의 대가. 머리털에 먹물을 묻혀 쓰기도 했다 함


초수(焦遂)는 닷말 술을 마셔야 의젓해져서 
고담웅변으로 좌중을 놀라게 한다네
 

 * 초수(焦遂) : 벼슬에 오르지 않은 평민. 
   말을 더듬어 누구를 대하여도 말이 없다가 술이 취하면 
   고담준론(高談峻論)을 펴서 그 말재주에 사람들이 놀랐다 함 




두보의 시를 통해 주선들의 재미있는 행동을 감상하다보면 과연 이들은 그 당시 어떤 술을 마셨을까 궁금해진다.
 

이백을 예로 들면 그의 행적과 그가 지은 시를 통해 마신 술의 종류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그가 쓰촨성(四川)  출신이니 당연히 쓰촨의 명주들을 많이 마셨음이 자명하다. 중국의 명주중 90% 가까이가 쓰촨성에서 나온다 하니 이백의 술취향은 이미 이 때 결정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지역의 술로 가장 유명한 것은 지방 이름(劍南道)을 딴 '지엔난춘'(劍南春)이다. 청대 이후에 붙여진 이름이며 이 술의 원래 명칭은 '劍南燒春'으로 이백이 즐겨 마셨다 한다. 북송의 소동파(蘇東坡)가  ‘항아리를 여니 3일 동안 성안에 향이 가득하네(三日开瓮香满城)’ 라고 극찬했다고 전해지는 술이기도 하다.

이후 쓰촨을 떠나 후베이(湖北)지방에서 결혼을 했으니 이지역의 명주 미주(米酒, 현미나 백미를 쪄서 누룩을 넣고 糖化·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만든 증류주)를 마셨을 것이다. 필자가 앞 글에서 언급했던 山西省의 펀주(汾酒)를 좋아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리고 한 때(玄宗 시기) 궁중에서 한직이지만 벼슬을 한 바 있는데 이 때는 포도주를 즐겨 마셨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냥 좋아했던 정도를 지나 집착에 가까울 정도였다 한다. 그의 시 '襄阳歌'에서는 몽롱한 술기운에 강물을 포도주로 환상하면서 매일 3백잔을 마시고 백년을 계속 마시고 싶음을 노래했다. 

 

이백이 포도주를 즐겨 마셨다는 주장이 포도주를 서양술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사실 포도주는 이미 당나라 때 고조나 태종을 비롯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즐겨했으며 태종은 직접 자신이 포도주를 양조해 마셨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백이 최후로 마신 술은 무엇이었을까? 이백의 죽음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채석강에 비친 달을 잡으려 하다가 익사했다는 설도 있으니 당연히 최후로 마신 술은 물(水)이 아닐까 싶다. 중국 인터넷망을 써핑하다가 발견한 유머 한 쪼각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077 [그것이 알고싶다] - 중국 영화 황제 김염과 제주도 2021-05-08 0 2683
3076 [별의별] - 국경과 농부 2021-05-07 0 2948
307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구마혁명",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4-28 0 2852
307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문화유산모으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4-28 0 3118
3073 [그것이 알고싶다] - 오스카상... 2021-04-27 0 3000
3072 [그것이 알고싶다] - 윤여정과 "선물가방" 2021-04-27 0 4813
3071 [그것이 알고싶다] - "팔도 김치" 2021-04-16 0 3266
3070 [고향소식] - 화룡 길지 "돌"로 뜨다... 2021-04-01 0 3674
306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바다환경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3-30 0 3123
3068 [그것이 알고싶다] - 수에즈 운하 2021-03-30 0 3734
306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치마 시위" 2021-03-30 0 3341
306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다 잘 될거야"... 2021-03-30 0 3389
306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차라리 날 쏴라"... 2021-03-30 0 3110
3064 [세상만사] - 눈사람과 환경미화원 2021-01-30 0 2912
306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폐의약품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1-28 0 2988
306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철조망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1-01-28 0 3336
3061 "시는 그림자도 춤추게 하는 메아리" 2021-01-26 0 3169
3060 [세상만사] - 하면 된다... 2021-01-26 0 2986
3059 [그것이 알고싶다] - 색... 2021-01-21 0 3057
3058 [그것이 알고싶다] - 22... 계관시인... 2021-01-21 0 3344
3057 [그것이 알고싶다] - 그림자... 2021-01-21 0 3330
3056 [그것이 알고싶다] - 4... 8... 2021-01-19 0 3105
3055 [타산지석] - 본받을만한 훌륭한 아버지... 2021-01-17 0 2870
3054 [회초리] - 표절, 도용, 저작권, 량심... 2021-01-17 0 3462
3053 [그것이 알고싶다] - "김"씨냐, "금"씨냐... 2021-01-15 0 3148
3052 가장 진실되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야... 2021-01-15 0 2875
3051 [그것이 알고싶다] - 돌잔치와 돌잡이 2021-01-14 0 4574
3050 [세상만사] - "아리랑과 외국인" 2021-01-14 0 3170
3049 [그것이 알고싶다] - 지방 쓰는 법, 명정 쓰는 법 2021-01-11 0 4730
3048 [세상만사] - "꽁꽁" 2021-01-11 0 2830
3047 [세상만사] - "영화와 경계선" 2021-01-09 0 3230
3046 [세상만사] - "기부자와 기부금" 2021-01-08 0 3028
3045 [그것이 알고싶다] - "민주와 민주" 2021-01-07 0 3238
304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백두산 호랑이 "두만"이... 2020-12-29 0 3642
304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백두범"아, 어서 어서 돌아오라... 2020-12-26 0 4068
3042 [세상만사] - "지문" 있다?... 없다!... 2020-12-26 0 3762
3041 [록색문학평화주의者]-백두산 호랑이 = "두만"아, 잘 가거라... 2020-12-20 0 3293
304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비닐쓰레기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20-12-20 0 3326
3039 [세상만사] - "유산 싸움과 월드컵 축구경기..." 2020-12-18 0 3046
3038 [세상만사] - "연등 = 인류무형유산" 2020-12-16 0 3397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