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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 매가 비행기를 타다... 그것도 80마리씩이나...
2017년 02월 01일 18시 52분  조회:5791  추천:0  작성자: 죽림

비행기 좌석에 매 80마리가 앉아 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중동의 한 왕족이 자신이 기르는 매와 함께 여행을 가기 위해 이코노미 좌석 80석을 구매한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온라인 소셜뉴스 사이트 레딧에 매 80마리가 비행기 좌석 한 자리씩을 차지한 모습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사람은 해당 비행기 승무원의 친구로 “사우디의 한 왕자가 매들을 위해 비행기 표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드도 이 소식을 전하며 중동 지역에서는 매를 비행기 좌석에 태우는 일이 드문 일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한 네티즌은 “카타르 항공은 이코노미 좌석에 최대 6마리의 매만 허용하고 있으니 그 항공사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매 80 마리를 태운 사우디 왕자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다른 걸프 국가의 사막 지대에서 매 사냥 훈련을 하기 위해, 매의 여권을 발급받고 비행기 표를 샀다고 한다. 

사우디·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 일부 걸프 국가는 매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매 여권'을 공식적으로 발급해주고 있다. 비행 당일 매 80마리는 기내에서 날지 못하도록 목에 끈을 맸으며 눈가리개를 썼다고 항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매에게 발행된 여권매에게 발행된 여권

중동 지역에서 매 사냥은 수백만달러 상금이 걸린 대회가 매년 열릴 정도로 인기다. 아랍의 부호들은 한 마리에 수십만달러 상당의 '명품 매'를 여럿 소유하고 있다.

두바이는 사막 유목민의 전통인 매 사냥을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매 전문 병원'을 지었으며 매 사냥 대회도 후원하고 있다.

[연관기사] ☞ 비행기 탑승 매 80마리 “우리도 표 샀어요”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매 사냥

매는 시력이 사람의 8배에 달한다고 한다. 힘차게 날다가 300km가 넘는 속도로 먹이감을 채가는 모습은 박진감이 넘친다. 매는 주로 꿩, 뱀, 비둘기 등을 잡아 먹고 산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매의 특성을 이용해 매 사냥(falconry)이 예부터 성행했다고 한다. 

황해도 안악군 ‘안악 1호’ 고구려 고분벽화에는 매 사냥 장면이 등장한다.

대전 박정오 응사의 매 사냥 시연 장면대전 박정오 응사의 매 사냥 시연 장면

매사냥은 고려 시대 때 크게 유행해 고려의 충렬왕 때부터는 매사육과 매사냥을 전담하는 관청인 응방이 생겨나 조선조 숙종 때까지 이어졌다. 

이 후 매사냥은 일반 백성들도 즐길 수 있는 오락으로 발전했지만 해방 이후 매사냥은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그나마 매사냥의 전통이 아직 남아 있는 곳이 전북 진안이다. 

진안은 전승의 방법이나 사냥법, 도구 제작 등의 기능 전승이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다.

진안군 백운면 일대는 날짐승이 많고 고원지대라 눈이 많이 내리면 매의 먹이가 되는 꿩이 마을 가까이 몰려와 예부터 매사냥이 성행했었다. 

사냥을 위해 매를 기르고 부리는 사람을 응사(매부리)라고 한다. 우리나라 매 사냥의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으로는 전북 진안의 박정오 응사와 대전의 박용순 응사가 꼽힌다. 박정오 응사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20호이고, 박용순 응사는 대전무형 문화재 8호다. 

대전 박정오 응사대전 박정오 응사

이런 전통을 인정받아 우리나라의 ‘매사냥’은 2010년 케냐에서 열린 제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 벨기에·프랑스·몽골 등 11개국과 함께 공동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몽골에서는 매를 이용한 여우 사냥이 인기라고 한다.
  • 윤창희
    •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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