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메이저리그 루키 헤이징(신인 신고식) 행사에 인종, 국적, 성별과 관련된 복장은 전면 금지된다.
ESPN은 14일(이하 한국시각) "야구선수가 원더우먼, 치어리더로 변신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신인들은 9월마다 열리는 루키 헤이징 행사에서 선배들이 지정한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채 비행기에 탑승한다. 무조건 정해준 옷을 입어야 하기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을 수 있는 의상이 논란이 되곤 했다.
폴 미프서드 메이저리그 부회장은 "루키 헤이징은 우리가 볼 때 민감하지 않은 것이라도 잠재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이 많았다"라면서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여장을 하는 것은 누군가에겐 흑인 분장을 한 뒤 '장난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숱하게 치러진 루키 헤이징 행사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들도 여장을 피할 수 없던 일이 많았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스)는 여자 체조선수로, 마이크 트라웃(LA에인절스)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로 분장한 채 길거리를 다녀야 했다.
'신인 괴롭히기'의 특성이 더 강했던 과거 루키 헤이징에서는 팀 내에서 불화가 일어날 정도로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했다.
박찬호는 LA다저스 데뷔 첫해인 1996년에 라커룸에 걸어 둔 양복이 모두 난도질당하는 신고식을 치렀다. 당시 박찬호는 불같이 화를 냈지만, 관례라는 것을 알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전설적인 2루수 제프 켄트는 199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뒤 뉴욕 메츠로 이적했는데, 거기에서 선배들은 그에게 포주 복장을 줬다. 당시 켄트는 "난 이미 토론토에서 루키로 의무를 다했다"면서 옷을 집어 던졌고, 원래 복장을 돌려 달라고 요구해 돌려받은 바 있다.
최근 열리는 루키 헤이징은 우스꽝스러운 분위기가 대세로 바뀌어 과거와 같은 심한 장난은 거의 사라졌다.
2013년 류현진(LA다저스)은 '고스트버스터즈'의 유령인 '마시멜로맨'으로 변신해 웃음을 자아냈고, 올해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텔레토비가 됐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슈퍼 마리오의 동생 '루이지'로, 최지만(LA에인절스)은 일본의 민속경기 스모 선수 복장을 입은 채로 행사에 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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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 프로야구(MLB)에서는 앞으로 특정 루키 헤이징이 금지된다. AP통신은 14일 "메이저리그가 새 노사 협약에 따라 루키 헤이징에 제약을 두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여장을 비롯해 인종·성별·국적 등에 대한 차별을 연상케 하는 복장'을 금지한다고 명시해 루키 헤이징이 가능한 범위를 명시했다.
야구 선수들의 여장은 가장 흔한 루키 헤이징 중 하나였다.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오는 공주, 원더우먼, 여자 체조 선수 등으로 분장한 신인들이 부끄러운 얼굴로 팬들 사이를 누비면 동료 선수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루키 헤이징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여장 수위도 과도해지면서 문제가 됐다. 뉴욕타임스 등 미 주요 언론들은 메이저리그 원로 선수들의 발언을 빌려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 우려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인들도 여장 강요에 불만을 표했다. 다만 배트맨, 스파이더맨 분장이나 잠옷 차림 등 성·인종과 관계 없는 복장은 계속 허용된다. /임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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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열리는 도시에서는 9월이면 덩치 큰 선수가 여장을 한 채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었다.
새내기 괴롭히기를 뜻하는 '루키 헤이징(Rookie hazing)' 행사가 그것인데, 신인 선수는 정규시즌 막판 방문 경기를 마친 뒤 선배들이 지정한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채 비행기를 탑승하곤 했다.
이중 특정 인종과 성별, 국적을 상징하는 복장은 내년부터 금지될 전망이다.
ESPN은 14일(한국시간) "이제 야구선수가 원더우먼이나 치어리더로 변신하는 걸 볼 수 없을 것"이라며 "메이저리그가 새 노사협약에 따라 약자(신인)를 괴롭히던 관습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 미프서드 메이저리그 부회장은 "루키 헤이징이 우리가 볼 때는 민감하지 않은 것이라도 사회적으로는 잠재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불쾌감을 줬다. 특히 디즈니 공주 복장을 한 야구선수가 많았다"며 "아직 그런 일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여장하는 건 누군가가 흑인 분장을 한 뒤 '단지 우리는 장난으로 옷을 갈아입은 거라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도 여장을 피할 수 없었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스)는 여자 체조선수로, 마이크 트라우트(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로 분장한 채 길거리를 다녀야 했다.
과거 루키 헤이징은 후배를 괴롭히는 의미가 강했다.

박찬호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데뷔 첫해인 1996년 라커룸에 걸어 둔 양복이 모두 난도질당하는 신고식을 치렀다.
당시 박찬호는 불같이 화를 냈지만, 관례라는 것을 알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전설적인 2루수 제프 켄트는 199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뉴욕 메츠로 이적했는데, 거기에서 선배들은 그에게 포주 복장을 줬다.
켄트는 "난 이미 토론토에서 루키로 의무를 다했다"면서 옷을 집어 던졌고, 원래 복장을 돌려 달라고 요구해 받아냈다.
최근 메이저리그의 루키 헤이징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함께 웃고 즐기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2013년 류현진(29)은 '고스트버스터즈'의 유령인 '마시멜로 맨'으로 변신해 웃음을 자아냈고, 올해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텔레토비가 됐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슈퍼 마리오의 동생 '루이지'로, 최지만(25·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은 일본의 민속경기 스모 선수 복장으로 나타났다.
여장은 금지하지만, 모든 의상을 금지하는 건 아니다.
ESPN은 "배트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슈퍼 히어로 복장은 괜찮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케첩 병, 장칼로 스탠턴(마이애미 말린스)의 수구 선수 복장 등이 그 예"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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