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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학계>> 미국 계관시인 - 오리버 색스
2016년 12월 03일 20시 09분  조회:3861  추천:0  작성자: 죽림

올리버 색스가 죽음을 앞두고 써내려 간 감사의 찬가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가장 뭉클한 질문 중 하나다. 알마 제공

 

<<고맙습니다>>

 

올리버 색스 지음·김명남 옮김

 

죽음은 삶의 한 사건이다. 지나치게 두렵고 강력한 사건이어서 공포라는 형태로 미리 겪는 이 사건은 엄연한 삶의 일이다.

 

삶과 죽음은 대척적인 개념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그러나 너무 큰 용기를 요한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무릎이 휘청거릴 지경인데, 그것을 감사하며 받아들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의학계의 계관시인으로 불리던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에세이 4편을 묶은 책 ‘고맙습니다’는 이 불가능을 지성과 성찰, 유머와 품위, 겸허와 낙관의 힘으로 반박하는 뭉클한 책이다. 작고하기 반년 전인 지난해 2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나의 생애’가 널리 읽히며 이미 전 세계 신문 독자들이 그 감동을 선체험한 바 있다. 하지만 네 편의 글을 연달아 읽으며 떠올리는 삶과 죽음의 관계는 보다 진지하고 강렬하게 더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10년 전 진단받았던 안암이 간으로 전이돼 세상을 떠나기까지 2년간 쓴 이 글들에는 감사의 정서와 태도가 관통하고 있다. “좋은 기억도 있고 나쁜 기억도 있었지만, 대부분 감사하고픈 기억들이었다”며 죽음을 앞둔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어 다행이라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노년만이 누릴 수 있는 생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며, 죽음 앞에 선 이 의연한 존재는 “나는 여든 살이 되는 것이 기대한다”고 쓴다.

“꼬마 때부터 상실에 대처하기 위해 비인간적인 것으로 시선을 돌리는 법을 익혔”던 올리버 색스는 “살면서 스트레스를 겪는 시기에 늘 물리 과학에게로 귀향”했다. 그곳은 “생명이 없지만 죽음도 없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생일마다 나이와 같은 번호의 원소를 방 안에 둬왔던 이 인간적인 의학자에게 생의 이력은 그러므로 ‘나의 주기율표’다. “혐오스러운 것. 너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게이라는 아들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된 엄마로부터 이토록 잔인한 말을 들었던 그가 생의 마지막에 “솔직하게 밝힘으로써 죄책감 어린 비밀 없이” 삶을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할 때, 4번 원소 베릴륨은 서러운 슬픔으로 잊혀지지 않을 원소번호가 된다. 방을 장식하고 있는 81번 원소 탈륨, 82번 납, 83번 비스무트의 반대편에 놓인 베릴륨. “아름답게 절삭된 베릴륨 조각을 보면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곧 끝날 내 인생이 얼마나 오래 전에 시작된 것이었는지를.”

저마다 제 각각일 마지막 순간, ‘이 삶은 좋았다’라고 우린 말할 수 있을까.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강하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 받았다. 남들에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의 교제를 즐겼다. 무엇보다 나는 이 아름다운 행성에서 생각 있는 존재이자 생각하는 동물로 살았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특권이자 모험이었다.” 널리 알려졌지만 다시 쓰는 것이 아깝지 않은 문장들이다. 텍스트에 집중한 일반판과 함께 원서의 영문텍스트와 그림으로 디자인을 살린 스페셜 에디션(2만6,000원)도 동시 출간됐다.

/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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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제 쇠약해지고 호흡이 가빠지고 한때 단단했던 근육이 암에 녹아버린 지금, 나는 갈수록 초자연적인 것이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가치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생각이 쏠린다.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느낀다는 게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안식일, 휴식의 날, 한 주의 일곱번째 날, 나아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곱번째 날로 자꾸만 생각이 쏠린다. 우리가 자신이 할 일을 다 마쳤다고 느끼면서 떳떳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그날로.” (62쪽)     

지난해 8월 여든두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1933~2015)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서 의학 학위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콜롬비아대학 등에서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접한 환자들의 사연을 책으로 펴냈다. 그는 특히 인간의 뇌와 정신활동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또 감동적으로 들려준 과학저술가였다. 뉴욕타임스는 문학적인 글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올리버 색스를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그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세계 언론이 앞다퉈 애도한 것은 그가 뛰어난 뇌신경학자였거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온 더 무브'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감싸안았던 이 시대의 지성을 떠나 보낸 것에 대한 아쉬움과 탄식이 더 컸다.     

올리버 색스가 죽음을 앞두고 2~3년 동안 썼던 에세이 4편을 묶은 '고맙습니다(gratitude)'는 인간이 자연스레 나이 먹어감에 따라 사고처럼 맞딱뜨리게 되는 질병, 나아가 누구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해 놀랍도록 차분하게 얘기한다. “노년은 여유와 자유의 시간이다. 이전의 억지스러웠던 다급한 마음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탐구하고 평생 겪은 생각과 감정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시간이다. 나는 여든살이 되는 것이 기대된다” 이처럼 말하는 듯한 문장에서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는 무덤덤하고 부드러우며 나직하다.     

첫 번째 글 ‘수은’은 색스가 2013년 7월 여든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쓴 글로 노년만이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2015년 봄 자서전 '온 더 무브'의 원고를 마무리한 색스는 10년 전인 2005년 진단받은 희귀병 안구흑색종이 간으로 전이돼 살 날이 6개월도 안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번째 에세이 ‘나의 생애’는 좋은 삶을 살고 살게해준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풀어낸 것이다. 2015년 초여름 쓴 세 번째 글 ‘나의 주기율표’에선 원소주기율표에 품었던 남다른 사랑과 자신이 곧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에 대해 깊이 사색한다. 마지막 에세이 ‘안식일’에서는 자신의 삶과 가족을 묵묵히 되돌아보며 삶의 안식일, 즉 죽음마저 기쁙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준다. 색스는 이 글을 쓴 지 2주일 후 세상을 떠났다.     

끝으로 이 책을 번역한 출판사가 덧붙인 자료 일부를 첨가한다. “무엇보다 올리버 색스는 편견이나 경계없이 활짝 열려있는 사람이었다. 그 자신 동성애자이자 마약중독자로서 사회적 지탄과 비난, 죄의식과 자기파괴에 직면했지만 거기에 매몰되거나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꺼이 그런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그리하여 ‘예외성’을 보편성으로 승화함으로써 인간과 세상에 대한 더욱 큰 이해와 긍정으로 나아갔다. 올리버 색스의 글 역시 그의 삶과 꼭 닮아 투명하고 진솔하며 드라마틱하고 인간적이다.”        

일찍부터 올리버 색스의 저작에 꽂혀 그와 영적 교제를 나눠온 옮긴 이의 이력도 흥미롭다.
(올리버 색스 지음·김명남 옮김·알마·일반판 6500원-스페셜에디션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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