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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2016년 11월 10일 21시 59분  조회:3641  추천:0  작성자: 죽림
[수필]민족시인 윤동주님을 기리며
2009년 02월 16일 /김성호
 기실 이 세상의 시인들뿐만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민족적이기에 흔히 어떤 문인에게 민족이라는 낱말을 덧붙이는 일은 부질없는 일로 된다.하지만 윤동주시인에게 굳이 민족시인이라는 이름을 달아주어야 직성이 풀리는것은 바로 그럴만한 리유가 있기때문이다.

    인류는 태초부터 민족적인 발상을 해온것은 아니다. 원씨족사회를 거쳐 종족부락련맹 등 루루 수천만년의 과정을 거쳐 근대에 와서야  민족이라는 의식을 가지게 된다. 력사적으로 지리적으로 부동하게 민족문화를 창출해오는 과정에 먼 과거로부터 《다른 동네》를 정복하는 싸움은 있었으며 근현대에 이르러 독일의 노르만민족이 유태인을 탄압하고 일본민족이 조선민족을 없애려 한 이 력사는 인류문명사에서는 보기 드물게 고약한 짓들이였다.

    일본제국주의가 수십년 조선반도(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들고 나중에 민족동화를 강압적으로 꾀하면서 우리 민족을 탄압하고 유린하여 창씨개명을 강요하고 우리 민족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던 그 가장 암흑했던 시기에 나젊은 문학지망생이였던 윤동주는 다른 문자도 아닌 바로 우리의 언어문자로 주옥같은 시편들을 창작하고 그것을 고이 간직해왔던것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시인의 이 《서시》한편만이라도 우리는 그의 시적재질에 대해 탄복하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백여년에 한번씩이나 나올수 있겠는가 할 정도로 높이 평가받는 이 명시는 세인이 공인하는바요, 그의 기타 시들은 시의 화단에 영원히 피여있을 꽃이 될 이 《서시》로 말하면 꽃잎으로 여겨져야 할것이다. 다른 말로 바꾼다면 이 《서시》의 진실을 지켜주는 시들이라 하겠다.

    윤동주시인은 그의 주옥같은 시편들로 이미 조선반도(한반도)를 위주로 하는 동북아지역에 널리 알려져 있다. 그만큼 윤동주시인과 그의 시에 대한 연구는 오래동안 활발히 전개되여왔기에 여기서 새삼스레 더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윤동주시인의 원주소를 되찾아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히 할수 없는것이 우리들의 실정이라 하겠다.

    윤동주시인은 바로 중국조선족문학의 선두주자이며 중국조선족시인이기도 한것이다. 우선 그가 태여나 태를 묻은 곳이 바로 연변의 룡정시 명동촌임을 지적해야 할것이다. 뿐만아니라 그는 유년기와 소년기를 바로 연변땅에서 지냈으며 지금도 그는 룡정시 교외의 동산 언덕에 묻혀 고이 잠들고 있는것이다.

    문학사적인 견지에서 무엇보다 홀시하지 말아야 할것은 윤동주시인의 인적사항은 물론 시의 예술적경지에 들어가는데 있어서도 그의 시에서 보여지는 시어의 특징이거나 시어로 형상화된 화자의 개성속에 중국조선족문화의 냄새가 다분하다는 이 점이 간과되지 말아야 할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을 념두에 두어야 윤동주시인의 시들을 리해하는데 그 인식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올릴수 있을것이다.

    윤동주시인은 이미 조선반도(한반도)라는 이 민족적인 테두리를 벗어나 광범하게 알려진 력사적인 명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글로벌화가 다 되여가는 새 천년 새 세기에 윤동주시인을 중국조선족의 시인이라 뒤늦게 떠드는것은 어찌 보면 형세에 뒤떨어진 진부한 사고방식의 표현이 아닌가 여길수도 있겠지만 가장 민족적이고 가장 향토적인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가장 현대적일수 있다고 본다면 우리는 떳떳하게 윤동주시인의 중국조선족문화에로의 새로운 뿌리찾기를 고집할수 있다고 본다.

    윤동주시인의 시들에는 밤하늘의 정경과 함께 달이며 별, 그리고 바람이라는 시어가 아주 많다. 연변지역의 밤하늘, 특히는 가을의 밤하늘에서 뭇별들이 쏟아져내리는 듯한 그 야경을 보지 못하고서는 윤동주가 읊조린 하늘이요, 별들에 대해 리해하기 힘들것이다. 달과 바람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겨울의 달밤은 그처럼 맑고 은은하며 동지섣달 휘몰아치는 삭풍의 매운맛은 에이는듯한데 이러한것들을 경험해보아야 달과 바람이라는 참뜻을 감지할수 있을것이다.

    그런데 력사적인 원인과 기타 여러가지 여건때문에 중국조선족문단에서 지난날 윤동주시인에 대한 연구는 공백이나 다름없었다. 조선반도(한반도)거나 지어는 섬나라 일본에 있는 학자들이 윤동주시인과 그의 시에 대한 연구를 깊이 진행하여 연변땅에 와서 윤동주시인의 묘소를 찾을때에야 윤동주라는 이름을 처음 알아야 하는 실정이였다. 그것이 20세기 80년대의 일이 아니던가. 그때로부터 우리는 윤동주시인에 대해 인식하게 되고 그의 시를 읽게 되였으며 문학을 연구한다는 사람들도 중시를 돌리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윤동주시인에 대한 전부의 연구자료는 지금 모두 《수입품》에 의거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어 우리 중국조선족문단에는 중국내에서 자체로 출판한 윤동주시집이 아직까지 없다고 해야 할 사정이다. 이에 뒤늦게나마 그 허점을 미봉하려고 룡정에 있는 윤광수씨와 박용일씨가 윤동주시인의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라는 제목의 시집을 펴내게 되니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이를 계기로 우리의 민족시인 윤동주님에 대해 보다 투철하게 인식하면서 새 천년 새 세기에도 그의 시혼이 밝은 해살이 되여 온 누리를 비추게 하도록 하는 바람을 가져보도록 하자.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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