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유럽 문학의 효시인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작가로 여겨지나, 그의 실존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호메로스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으로, 유럽 최고(最古)의 문학 작품이자 유럽 문학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이 두 작품은 서구에서 문자로 기록된 최초의 문학 작품이자, 그리스 문화의 원형이며 서양 정신의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호메로스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실존 여부조차도 확증이 없다. 그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이야기들은 대개 그의 시에서 스스로를 언급한 것으로 여겨지는 몇 가지 단서들을 통해 유추한 것들이다. 예컨대 오늘날 그에 대해 알려진 것 중 가장 유명한 이미지는 맹인이었다는 것인데, 이는 《오디세이아》에서 트로이 전쟁을 노래한 음유시인 데모도코스가 눈먼 시인으로 묘사된 데서 비롯한 것이다.
호메로스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역사적인 증거는 거의 없다. 여기에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작품의 내적 연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 사람이 썼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 두 작품의 작가가 동일인인지조차 의문시하는 입장도 있다. 따라서 호메로스는 한 명이 아니라 당시 고대 그리스의 음유시인들을 통칭하여 부른 명칭이라는 주장도 있다. 호메로스의 출신지로 추정되는 곳 역시 일곱 군데나 된다. 이런 호메로스 논쟁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만족스럽게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오늘날에는 호메로스라는 한 명의 시인이 그때까지 구전되던 서사시들을 이어 붙여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라는 하나의 서사시로 완성시켰다는 시각이 일반적으로 통용된다.
호메로스에 대한 기록은 고대부터 몇 편이 전해진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기원전 499∼기원전 479)의 기록으로, 그는 호메로스가 자신보다 약 400년 전인 기원전 850년경 살았다고 한다. 시를 짓고 낭송하며 각지를 떠돌아다니는 고독한 음유시인의 이미지 또한 헤로도토스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일리아스》가 기원전 8세기 중반, 《오디세이아》가 그로부터 약 반 세기 후쯤 완성되었다고 추정되면서, 호메로스는 대략 기원전 8세기경에 활동한 인물로 여겨진다. 그런 한편 올림피아 유적, 일리온 유적 등을 발굴한 빌헬름 되르펠트는 호메로스가 트로이 전쟁 전후인 기원전 1200년경의 사람이라고 보기도 한다.
호메로스의 출신지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두 서사시가 이오니아 방언으로 쓰인 점으로 미루어 소아시아 이오니아 지방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지역은 밝혀지지 않았다.
실존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해도, 호메로스는 고대 그리스 시기부터 시인의 대명사로 여겨지면서 'The Poet'으로 불렸다. 호메로스라는 이름은 서양 문학사를 통틀어 최고의 자리에 놓여 있으며, 그의 두 작품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서양 문학의 효시로 여겨진다. 이 두 작품이 비록 호메로스의 창작이 아니라고 해도 호메로스의 위상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소재에 있어서는 구전되던 서사시들이었다 할지라도, 호메로스가 이들을 통합하고 다룬 솜씨, 이 작품들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 플롯, 은유법, 시적 감수성, 수사학적인 연설 등은 왜 그를 서양 문학사상 최고의 시인으로 꼽아야 하는지를 알려 주기 때문이다.
《일리아스》는 흔히 우리가 '트로이 전쟁'이라고 일컫는 10년간의 전쟁 중 마지막 51일 동안 일어나는 일들을 노래한 영웅서사시이다. 일리아스는 '일리온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이며, 일리온은 소아시아 서북부에 있는 트로이를 가리킨다. 무려 1만 5,693행, 24권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트로이 전쟁은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왕비인 헬레네를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유혹해 데리고 가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신화에서는 아테나, 헤라, 아프로디테 세 여신이 미(美)의 경쟁을 벌일 때 파리스를 심판관으로 삼았고, 파리스는 자신에게 절세미녀인 헬레네를 주겠다고 약속한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파리스의 심판' 일화이다. 이에 분노한 메넬라오스가 왕비를 되찾고 손상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아가멤논을 총사령관으로 삼고 그리스군을 편성하여 트로이를 공격하지만, 전쟁은 10년간 지지부진하게 이어진다. 10년째 되던 해 아가멤논이 아폴론 신의 사제 크리세스의 딸 크리세이스에게 반해 그녀를 데려오면서 아폴론 신의 재앙이 내린다. 이에 그리스의 장군 아킬레우스가 크리세이스를 떠나보내는 방책을 강구하자, 아가멤논은 그 보복으로 아킬레우스가 사랑하던 브리세이스를 빼앗는다. 분노한 아킬레우스가 이 전쟁에 더는 개입하지 않기로 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트로이 전쟁에 있어 앞선 9년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으며,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신화와 '트로이 목마' 공방전으로 알려진 마지막 50여 일간의 이야기가 이 오랜 전쟁의 거의 유일한 이야깃거리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제는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축약된다. 호메로스는 인간의 본성과 감정에 대한 전무후무한 통찰력을 드러내며, 어떻게 해야 독자들의 감동을 이끌어 내고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지 알았던 최초의 작가였다. 그는 전쟁이라는 소재를 통해 다양한 인간성을 묘사했다. 그리고 독자들이 이와 관련된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도록 아킬레우스 한 사람의 고통과 분노에 이야기를 집중시켰다. 이로써 다양하고 방대한 일화들이 아킬레우스의 고뇌라는 장치를 통해 산만하지 않게 결합되었다. 아킬레우스가 전쟁에 다시 개입하는 이유 역시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트로이의 장수 헥토르에게 살해된 것을 알고 분노를 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이야기는 이 영웅의 활약상과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지극히 인간적인 영웅과 전쟁에 개입된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장대하고 비장하게, 시적 비유로 묘사한 《일리아스》는 인간의 운명에 내포된 비극을 표현한다. 또한 그리스인의 이상을 나타낸 상징 그 자체로, 유럽인의 정신적, 사상적 원류를 담고 있다고 여겨진다. 무엇보다 신의 관점이 아닌 인간의 관점에서 사건을 묘사하고 진행시킨다는 데서 인간주의적 접근을 시도한 최초의 문학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추악함과 이기적인 속성마저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하여, 플라톤은 청소년들이 읽어서는 안 될 작품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트로이를 함락한 후 그리스 장수들은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다양한 고난을 겪는다. 그중 오디세우스가 10여 년에 걸쳐 겪은 험난한 귀향담을 다룬 것이 《오디세이아》이다. 역시 1만 2,110행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단선적으로 진행되는 《일리아스》에 비해 서사 구조가 복잡하며,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를 떠난 동안 그의 아내 페넬로페가 구혼자들에게 시달리는 이야기, 전쟁을 마치고 이타카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오디세우스가 겪는 험난한 모험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온 후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현실 세계와 모험의 세계가 교차하며, 다양한 신화와 전설 속 인물이 등장하는 이 매혹적인 작품은 그리스의 국민 서사시가 되었다. 또한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라는 의미의 '오디세이아'는 오늘날까지도 모험이나 표류, 길고도 어려운 여정을 비유하는 대명사로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이 두 작품은 서구 서사시의 원형이자 그 내용이 지닌 보편성으로 말미암아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학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역사학적으로도 많은 공훈을 세웠는데, 현대의 고고학자들은 두 작품에 등장한 많은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확신한다. 《일리아스》에 경도된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이다. 이 두 작품, 특히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과 지명들은 실제로 그 장소가 확인되었다. 《일리아스》의 주인공 중 하나인 아가멤논이 기원전 2000년에 세운 미케네 궁성도 발굴되었으며,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저승 세계의 입구로 들어가는 일화에 묘사된 장소 역시 실제로 발견되었다. 메넬라오스,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텔레마코스 등 두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 역시 단순히 전설 속 인물이 아니라 실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