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박두진 - 해
2016년 05월 01일 18시 40분  조회:4276  추천:0  작성자: 죽림
▲ 일러스트= 잠산

 

쥐띠 해가 밝았다.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킬 새해가 밝았다. 현대시가 출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가 밝았다. 대통령 당선자는 근심과 탄식의 소리가 멈춘 ‘생생지락(生生之樂)’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둠으로 점철된 현대사 속에서 우리 시는 시대의 고통을 살라먹고 ‘청산(靑山)의 해’를 예감하는 첨병의 정신을 놓지 않았다.

‘해’ 하면 떠오르는 시, 그것도 ‘새해’ 하면 떠오르는 시, 현대시에서 드물게 희망으로 충만한 시,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서 읽게 되는 시가 바로 박두진의 ‘해’이다. 1946년에 발표된 이 ‘해’가, 해방을 염원하던 해든 해방의 기쁨을 담은 해든, 솟지 않는 해를 향한 촉구든 솟고 있는 해를 향한 경이든 무슨 상관이랴. 그 해가 여전히, 지금-여기에서, 이글이글 솟구치고 훨훨훨 분방하고 워어이 워어이 불러모으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막 솟는 해처럼, 말의 되풀이는 힘차고 뜻의 개진은 꿋꿋하다. 언어가 어떻게 되풀이되고, 그 되풀이가 어떻게 노래가 되고 주술에 가까워지는가를 보여주는 시다. 

‘씻고’ ‘살라먹는’, 그 세례와 정화에 의해 날마다 생생(生生)하게 새로 뜨는 해. 그 해 아래 시를 살(生)고, 사는(生) 시를 꿈꿔 보는 새벽이다. 삶 속에서 이글이글 솟아나는 예의 그 생생지락(生生之樂)과, 시 속에서 훨훨훨 깃을 치는 시시지락(詩詩之樂)을 꿈꿔 보는 아침이다. 미움과 갈등의 시간을 버리고 강자와 약자가 워어이 워어이 더불어 상생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 보는 새해다.

우리는 이제 달밤에 벌어진 상처, 눈물 같은 골짜기에서 일어난 죄악을 (불)살라 태우고 ‘앳된 얼굴’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 새해야 부디 ‘늬’도 그렇게 솟아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의 모든 희망아, ‘늬’도 꼭 그렇게 고운 해처럼 오라. 삼백예순 날의 삶아, ‘앳되고 고운 날’들아, ‘늬’들도 꼭 그렇게만 좋아라. 백년의 백년 내내 낙희낙희(樂喜樂喜)하고 럭키럭키(lucky lucky)하게!
<정끝별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43 누구룰 위하여 종은 울리나... 2016-05-19 0 4261
1442 {자료}- 김철 시인 / 김응준 시인 2016-05-18 0 7317
1441 시문학 부흥의 묘약은 어디?... 2016-05-18 0 4285
1440 이승의 버스가 씨근거리고... 새가 된 꽃이라며... 2016-05-18 0 4831
1439 [한밤중 詩와 함께]- 배꼽 2016-05-18 0 4213
1438 詩論을 알면 시쓰기 힘들다... 2016-05-17 0 4523
1437 55년만에 발굴된 민족시인 - 심련수 / ... 2016-05-16 0 5386
1436 詩人과 詩 그리고 갱신의 길 / ... 2016-05-16 0 4723
1435 詩의 언어는 과학적 언어가 아니다 2016-05-16 0 4634
1434 순화된 언어속에서 건져 올리는 낯설기라야 가치 있다 2016-05-16 0 4299
1433 [초저녘 詩 읊다]- 초승달 카페 // 송몽규를 다시 떠올리다 2016-05-16 0 4799
1432 詩의 언어는 음악적이여야... 2016-05-16 0 4732
1431 그 새벽, 시인이 서 있는 곳은,ㅡ 2016-05-16 0 4988
1430 동심이라는 이름의 마법 2016-05-16 0 5007
1429 비긋는 아침, 당신의 고해소는 어디?... 2016-05-16 0 4279
1428 교훈조의 詩는 좋은 詩가 아니다 2016-05-15 0 4952
1427 잊혀진 시인 찾아서 - 설창수 시인 2016-05-14 0 4882
1426 잊혀진 시인 찾아서 - 김종한 시인 2016-05-14 0 5575
1425 동시인 김득만 "365밤 동요동시" 출간 2016-05-14 0 4988
1424 사랑의 방정식 2016-05-14 0 4799
1423 울음상점에서 만나다... 2016-05-13 0 4485
1422 시인의 몸에 몇개의 지문이 없다... 있다... 2016-05-13 0 4870
1421 시작의 첫 줄에 마음 써라... 2016-05-12 0 4464
1420 시의 이미지는 진화한다... 2016-05-12 0 5286
1419 [안개 푹 설레이는 아침 시 한컷]- 옛 엽서 2016-05-12 0 4649
1418 왁자지껄한 평화속에서 꽃 피우라... 2016-05-11 0 4127
1417 아이는 삶으로 뛰여든다... 2016-05-10 0 4328
1416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2016-05-10 0 4410
1415 살구나무에 몸을 비벼본다... 2016-05-10 0 4703
1414 하이쿠 = 17자 2016-05-10 0 4512
1413 구체시 = 구상시 2016-05-10 0 4854
1412 혁명시인 - 김남주 시모음 2016-05-07 1 5121
1411 민족시인- 김남주를 알아보기 2016-05-07 0 5577
1410 [한밤중 詩 읊다]- 우리 엄니 2016-05-07 0 4928
1409 눈(안眼)인가 눈(설雪)인가... 2016-05-07 0 4582
1408 {이것도 詩라고 하는데...} 5월이 시작되다... 2016-05-07 0 4318
1407 詩人은 언어의 마술사이다... 2016-05-06 0 4294
1406 詩人은 현대의 돈키호테이다... 2016-05-06 0 4660
1405 詩人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2016-05-06 0 6928
1404 詩人은 골목길을 좋아한다... 2016-05-06 0 5641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