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詩作初心 - 시는 두겹으로 그림을 그려라
2016년 03월 09일 01시 23분  조회:5748  추천:0  작성자: 죽림
시를 쉽게 쓰는 요령 - 김영남


5. 시를 쉽게 잘 쓰려면 2중 구조에 눈을 떠라.


* 이중구조란 글자 그대로 두 가지 그림을 거느리는 구조를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현실의 나와 의식 속의 나, 현재의 나와 과거ㆍ미래ㆍ 또는 추억 속의 나, 현실의 나와 거울 속의 나, 현실의 나와 그림 속의 나…등 이런 관계를 말합니다. 이런 관계의 시를 가장 선명하게 제일먼저 제시한 시인이 바로 <이상> 시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 시인은 주로 거울을 매개체로 해서 현실의 나와 의식 속의 나를 잘 조응했었습니다. 사실 이중구조 이치만 잘 이해하고 소화한 사람이면 이런 유형의 시가 쓰기도 쉽고 참 재미있다라는 걸 금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남들은 난해하고 쓰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 로직은 의외로 쉽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실의 나와 거울 속의 나와 대화를 계속 나누면서 온갖 장난과 행동을 다 해보는 겁니다.
"현실의 나와 거울 속의 나"로 예를 들면 < 내가 눈빛을 시퍼렇게 뽑으니까/ 거울 속의 녀석도 눈빛을 시퍼렇게 뽑는다./ 내가 쫓아가니까 그 녀석은 도망간다. 화장실로 숨는다/ 내가 다시 돌아서니깐 녀석은 다시 기어 나온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와 행동을 이 둘에만 초점을 맞추어 전개해 나가면 시적 공간이 나와 거울 속의 나로 한정되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아주 선명하게 되고 이야기도 풀어나가기가 한결 쉽게 됩니다. 제 시집 '정동진역'에 실려있는 <도둑놈을 잡자>라는 시도 참고로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상상의 시작도 이런 데에서부터 시작하고, 고정관념을 벗어나 사고의 자유로움을 쉽게 느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데에부터 시작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마인드를 갖고 이상, 김기림, 김수영, 오규원 등 이런 시인들의 시를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시가 참 재미있다는 걸 금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 소재의 이중구조


위에서 예를 든 이중구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재의 이중구조라는 것이 있는데 이걸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즉 어떤 오브제를 갖다놓고 그 소재와 나와의 관계 둘로 보고 시를 써 나가는 것입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때 시를 끌어내는 방식이 세 가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첫째는 내가 아예 그 소재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고,
둘째는 거꾸로 그 소재가 나로 되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고,
셋째는 그 소재와 내가 서로 마주보고서 떨어져 앉아 대화를 나누며 생각하는 방법입니다


<깡통>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 첫 번째 방법은 이렇습니다.
< 나는 엉덩이에 찌그러진 상호를 붙였지만/ 발로 차면 크게 소리를 지른다/ 밟으면 시커먼 침을 뱉을 수도 있고/ 잘 돌봐주면 난 그대 책상을 꾸미는 꽃병이 될 수도…>
이런 식으로 내가 깡통이 되어 깡통의 속성을 가지고 계속 생각하고 행동한 다음에 제목을 <깡통>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본문 내용에 절대 '깡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안 됩니다. '깡통'이란 말이 들어가면 깡통이란 단어를 보는 순간 내가 깡통이라는 환상이 갑자기 확 깨져버립니다. 이것만 잘 소화해도 현상문예 예선을 거뜬히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시가 감각적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거꾸로 깡통이 내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 이 깡통은 목소리가 크고/ 속에 든 것은 아무 것도 없고/ 하루종일 거리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그리하여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깡통/ 가끔 앞집 아저씨의 발에 채여/ 아프다고 소리치는 깡통……>
이렇게 깡통이 내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한 다음에 제목을 <김영남>으로 붙이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또 반대로 '나의' 라는 말이나 '나'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절대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단어를 보는 순간 환상이 확 깨져버립니다.


* 세 번째 방법은 지면상 설명이 좀 길어질 것 같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첫 번째 방법에 충실한 시 한편을 소개하고 게시판 시 감상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첫 번째 방법만 잘 활용해도 눈에 확 나는 좋은 시를 금세 쓸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수박/ 윤문자


나는 성질이
둥글둥글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허리가 없는 나는 그래도
줄무늬 비단 옷만 골라 입는다
마음속은 언제나 뜨겁고
붉은 속살은 달콤하지만
책임져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배꼽을 보여주지 않는다
목말라 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다
겉모양하고는 다르게
관능적이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오장육부를 다 빼 주고도
살 속에 뼛속에 묻어 두었던
보석까지 내 놓는다
=============================================================================

290. 새벽편지 / 정호승












새벽편지

정 호 승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별들도 강물 위에
몸을 던졌다


정호승 시집 <새벽편지> 중에서
-----------------------------------------------------------------

291. 눈부처 / 정호승






눈부처

정 호 승

내 그대 그리운 눈부처* 되리
그대 눈동자 푸른 하늘가
잎새들 지고 산새들 잠든
그대 눈동자 들길 밖으로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도 곁에도 있지 못하고
오늘도 마음의 길을 걸으며 슬퍼하노니
그대 눈동자 어두운 골목
바람이 불고 저녁별 뜰 때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 눈부처 :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 瞳人.

정호승 시집 <새벽편지> 중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03 詩人은 풀잎같은 존재이다... 2016-10-01 0 4797
1602 詩는 늘 등뒤에서 울고지고... 2016-10-01 0 4764
1601 詩속에는 시작과 시간이 흐른다... 2016-10-01 0 4010
1600 詩는 피해자와 비피해자의 그림자 2016-10-01 0 4386
1599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10-01 0 4827
1598 80년대이래 중국 詩歌 관련하여 2016-10-01 0 4231
1597 연변이 낳은 걸출한 서정시인 ㅡ 윤동주 2016-09-30 0 4662
1596 나는 사람이 아니고 개다... 2016-09-29 0 4361
1595 중국 조선족 시인 시묶음 2016-08-25 0 6148
1594 詩리론은 쉬운것, 아리송한것, 어려운것들의 따위... 2016-08-24 0 4863
1593 詩창작은 곧 "자기표현"이다... 2016-08-24 0 4784
1592 詩는 "어떤 음계에서"의 암시투성이다... 2016-08-22 0 4600
1591 詩적 장치속에 상징이라는 눔이 있다는것... 2016-08-22 0 4383
1590 詩는 <<그저 그런...>>것, 젠장칠,ㅡ ... 2016-08-22 0 4508
1589 정지용 시인과 향수 2016-08-18 0 4224
1588 詩作을 할때 위장술(아이러니)을 변덕스럽게 사용하라... 2016-08-18 0 4744
1587 詩作할때 <<...것들>>로 잘 장식하라... 2016-08-17 0 4682
1586 詩作을 할때 살아있는 은유를 포획하라... 2016-08-16 0 4872
1585 詩人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련금사... 2016-08-12 0 5248
1584 詩作을 할때 죽은 비유를 멀리하고 배척하라... 2016-08-11 0 4643
1583 詩作에서 어려운 리론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싹을 티우라... 2016-08-10 0 4933
1582 인습적인것들을 사용하면 좋은 詩가 될수 없다... 2016-08-09 0 5032
1581 좋은 詩들을 많이 읽고, 詩를 쓰고 싶은대로 쓰라... 2016-08-08 0 4607
1580 83세의 한국 아동문학가 - 신현득 童心에 살다... 2016-08-04 0 4545
1579 복습, 예습하는 詩공부하기... 2016-08-04 0 4512
1578 밤중에만 詩공부하는 눔이라구라... 2016-08-04 0 4429
1577 재다시 현대시 공부하기... 2016-08-04 0 4700
1576 다시 詩공부합니다... 2016-08-04 0 4232
1575 詩作하는데는 시험도 숙제도 없다... 2016-08-04 0 4364
1574 詩에서 작은 이미지 하나로 시전체분위기를 만들라... 2016-08-04 0 4497
1573 詩人은 이미지에게 일을 시킬줄 알아야... 2016-08-02 0 4182
1572 詩人의 상상력에 의해 그려진 언어의 그림 곧 이미지이다... 2016-08-01 0 4791
1571 詩는 말하는 그림, 그림은 말없는 詩... 2016-08-01 0 4401
1570 검정 망아지가 큰 검정 馬(말)인 韓春을 그리다... 2016-07-30 0 4207
1569 한국 현대시 100년을 빛낸 시집 5권 2016-07-29 1 5451
1568 한국문학 100년을 빛낸 기념비적 작품들 2016-07-29 0 4198
1567 한국 현대시 100년을 돌아보다... 2016-07-29 0 6349
1566 중국 현대시의 일단면/李陸史 2016-07-29 0 5047
1565 한국 시인 중국 기행 시모음/중국 현대시 개요 2016-07-29 0 5078
1564 詩의 생명이며 극치는 곧 이미지이다... 2016-07-29 0 3989
‹처음  이전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