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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배우는 윤동주 시인
2016년 02월 10일 23시 28분  조회:5708  추천:0  작성자: 죽림

윤동주 시인을 영화로 배운다...
 
 
   
 
 
 

영화 '동주'의 이준익 감독, 윤동주 역의 강하늘, 송몽규 역의 박정민.

 

【인터뷰365 】
윤동주 시인의 삶과 문학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영화 ‘동주’는 윤동주 시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첫 번째 영화다. 그의 시가 그리 오래 암송되고 일제강점기에 스러져 버린 그의 청춘이 그리 오래 기억되는 것에 비한다면, 그의 삶을 영화로 만드는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이 오히려 이상하다.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 시인은 강하늘,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송몽규는 박정민이 각각 연기한다.

인터뷰365에서는 촬영현장 스틸과 언론시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를 엮어 영화 ‘동주’에 좀더 가까이 가보려 한다.

 

 

영화는 흑백으로 만들어졌다. 이준익 감독은 “처음부터 흑백으로 찍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단 한 번도 컬러로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지 않았다”며 그 이유를 “우리가 기억하는 윤동주 사진 속의 흑백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고 또 일제시대를 재현하는 데 대단한 비용을 들인다는 것은 윤동주 시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준익 감독이 윤동주를 영화로 찍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몇 년 전 일본 도시샤 대학에서 교정 안에 있는 윤동주 비석을 봤을 때다. 하지만 윤동주 한 사람의 이야기로 드라마 형성이 어려웠다.(이런 이유로 지난 70년 동안 단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가 만들어지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보다 3개월 먼저 태어나고 한달 뒤에 죽은 송몽규라는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윤동주를 그렸다. 영화 속 송몽규의 선택, 행동은 80%가 실화다.

 

 

강하늘은 “내 무의식 중에 윤동주를 굉장히 거대하고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동주’ 대본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윤동주도 나와 같이 질투, 열등, 패배감, 승리감 등 여러 감정을 느끼는 젊은이였다는 것이다”라며 “그런 면에서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강하늘과 박정민의 마지막 촬영 장면은 형무소 장면이었다. 
박정민은 “캐스팅 된 순간부터 촬영 끝나는 날까지 오직 형무소 장면만을 위해서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매일이 긴장과 걱정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형무소 장면 촬영이 끝나자 대본을 학사모 던지듯 하늘 높이 던졌다. 그리고는 둘이 껴안고 울었다.

 

 

이준익 감독은 강하늘의 캐스팅에 대해 “스무 살이었던 강하늘을 내가 ‘평양성’에서 연개소문의 셋째아들 남산 역할로 데뷔시켰다”며 “어릴 적 강하늘을 봤을 때 직감적으로 느껴졌던 강하늘의 본성이 동주와 닮았다고 생각했고, 윤동주 흑백 사진 속 모습과 강하늘의 외모도 굉장히 유사하다고 느껴 캐스팅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정민에 대해서는 “류승완 감독의 옴니버스 단편 영화 ‘신촌좀비만화’ 중 30분짜리 영상을 보다 ‘누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지’하고 검색해보니 박정민이었다.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씨 아역으로 본 적은 있지만 ‘신촌좀비만화’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여 그의 연기력에 굉장히 놀랐다. 마침 황정민씨가 추천해줘서 함께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 19일 만에 촬영을 마친 영화 ‘동주’는 약 70%가 팩트이고 30%가 픽션이다. 예를 들어 판결문의 경우도 원본과 동일한 용지, 같은 서체를 사용하여 미술팀이 완벽하게 고증했다.

 

영화 속에는 당연히 윤동주의 시도 등장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시는 13편 정도. 연표를 벗어나는 시도 있지만 되도록 연표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러므로 이 영화를 보고나면 적어도 윤동주 시인에 대해 70%는 공부하게 되는 셈이다.


17일 개봉하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 송몽규의 삶을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 청년들의 고뇌를 그렸다. /사진=영화 '동주' 포스터
17일 개봉하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사촌 송몽규의 삶을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 청년들의 고뇌를 그렸다. /사진=영화 '동주' 포스터

서거 71주기…'부끄러움'을 노래한 시인, 윤동주를 기억하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부끄러움'을 노래한 국민시인 윤동주, 그는 71년 전 오늘(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9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조선인 유학생을 모아놓고 민족문화를 알리며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뒤 1년 만이었다.

생은 짧지만 발자취는 길다. 서거 71주년인 올해, 윤동주의 삶과 그의 작품을 기억하는 발걸음이 영화·뮤지컬·출판 등 문화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 이준익 감독 영화 '동주' 17일 개봉…윤동주와 사촌 송몽규의 삶 그려

17일 그의 삶을 다룬 영화 '동주'가 개봉한다. '왕의 남자', '사도' 등을 제작한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라마 '미생'의 배우 강하늘이 윤동주 역을, 영화 '파수꾼'의 배우 박정민이 윤동주의 사촌 송몽규 역을 맡았다.

영화 '동주'는 단순히 윤동주의 삶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송몽규를 비중있게 다룬다. 독립운동에 매진하던 송몽규와 시를 통해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은 윤동주. 영화는 두 사람의 모습을 교차하며 당시 청년들의 고뇌를 보여준다.

윤동주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은 그에게 가장 중요한 창작 배경이 된다. 영화는 '인간' 윤동주가 겪는 사건을 그리면서도 그의 작품을 놓치지 않는다. 배우 강하늘은 '별 헤는 밤', '서시', '자화상', '참회록', '바람이 불어', '아우의 인상화' 등을 담담하게 읊는다. 흑백의 스크린 속에서 벌어지는 일본 고등형사(김인우)와 윤동주·송몽규의 설전은 영화의 백미다.

서울예술단은 다음달 20일부터 1주일동안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를 올린다. 윤동주의 삶과 시를 노래와 춤으로 되살려냈다. / 사진='윤동주, 달을 쏘다' 포스터
서울예술단은 다음달 20일부터 1주일동안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를 올린다. 윤동주의 삶과 시를 노래와 춤으로 되살려냈다. / 사진='윤동주, 달을 쏘다' 포스터

◇ '윤동주, 달을쏘다'…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앙코르공연

윤동주의 삶은 창작가무극으로도 재탄생했다. 서울예술단은 다음달 20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윤동주, 달을 쏘다'(극본·작사 한아름, 작곡 오상준, 연출 권호성)를 올린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2012년 초연돼 90%가 넘는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앙코르 공연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대본, 음악, 무대 등 전반적인 수정작업을 거쳤다.

서울예술단은 윤동주의 시에 춤과 노래를 입혔다. 그가 가장 자유로웠던 시기인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부터 일제강점기에서 죽음을 맞이하기까지의 삶을 그리고 있다.

특히 윤동주와 사랑에 빠지는 가상의 여인 이선화가 등장해 극을 더욱 다채롭게 이끌어 간다. 윤동주 역은 박영수, 송몽규 역은 김도빈이 맡았다.

출판사 '소와다리'가 펴낸 1955년 증보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사진=소와 다리
출판사 '소와다리'가 펴낸 1955년 증보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사진=소와 다리

◇ 1955년 증보판 시집 베스트셀러에…필사책 등 잇따라 출간 예정

출판계에도 '윤동주' 바람이 불고 있다. 이번 달 출간되는 윤동주 관련 서적만 4권이다. 출판사 '소와다리'가 윤동주 서거 10주기 기념본을 복간, 지난 9일 펴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55년 증보판)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시집은 '세로쓰기' 등 1955년 증보판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다. 여기에 윤동주 육필 원고철, 판결 서류, 사진을 담아 그를 기억하고자 하는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의 시를 직접 써보며 음미할 수 있는 필사책도 잇따라 출간된다. 출판사 스타북스는 15일 '동주따라 필사하기'를, 파란책은 17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필사책'을 낸다. 출판사 북오션 역시 다음달 4일 그의 시 99편을 따라 쓸 수 있는 필사책 '손으로 직접 쓰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펴낼 예정이다.

윤동주의 시 188편과 4편의 산문, 정지용 시인의 서문과 윤동주의 생애·연보 등이 모두 실린 책 '동주'(문예춘추사)도 오는 20일 독자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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