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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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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씨기에서 동심적 발상을 하라
2016년 01월 31일 01시 35분  조회:4705  추천:0  작성자: 죽림

- 어린애가 첫 세상을 보듯 시 앞에 앉을 때 


어떤 신인이 나한테 시를 보여주는데 소쩍새가 겨울에 울고 있더라구요. 소쩍새는 초여름부터 웁니다. 그래서 내가 없는 것을 상상력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좋지만 실제로 있는 것을 왜곡시키는 것은 안 됩니다. 여름에 우는 소쩍새를 겨울에 운다고 하면 되겠습니까. 마음속에 생물을 넣고 다녀야 합니다. 살아있는 식물, 새소리 등 생물을 넣고 다녀야지 역동적인 시를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에 민감해야 합니다. 계절의 변화나 날씨의 변화에 민감해야 합니다. 
비가 와도 그만, 달이 떠도 그만, 눈이 와도 그만 종소리를 들어도 아무 감흥이 없으면 생각이 죽어버립니다. 죽은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있는 시를 쓸 수가 있겠습니까. 여러분도 연애를 하지 않아도 연애 감정을 좀 가져 보세요. 그리고 자기를 살려보세요. 그러면 시를 쓰는데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낯설게 하기를 해야 합니다. 낯설게 하기라는 단어는 러시아의 형식주의자들이라고 일컫는 문학 이론가들이 있었는데 '시의 기능은 사물의 낯설게 하기'라고 쓴 데서부터 기인했다고 합니다. 낯설게 하기의 본보기의 시로는 김광균의 [추일서정]의 첫 구절에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는 대목이 있는데 얼마나 새로운 인식입니까. 
또 영국 작가 체스터튼은 가로수를 가리켜 '노상 누워 있던 땅의 일부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벌떡 일어선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얼마나 새로운 인식입니까. 관습적인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났지요. 이런 것을 여러분이 앞으로 좀 써야 합니다. 남의 시를 읽되 자기가 쓸 때에는 보지 마세요. 그러면 비슷비슷한 시를 쓰게 됩니다. 그때는 떠나 보내버리세요. 완전히 자물통을 채워놓고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쓰는 게 좋습니다. 


다음은 동심적 발상을 해라. 왜냐하면 어린애가 처음 세상을 보았을 때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그리고 얼마나 신선합니까. 시인은 그런 발상을 해야 합니다. 맨날 나이만 먹다가 나는 늙었는데 하면서 왜 자기를 빨리 늙게 합니까. 주름살이 늘어서 늙는 게 아니고 영혼이 깜깜해질 때 늙는다고 했습니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이라도 마음이 늘 살아있고 마음에 언제나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겠다는 사람은 얼굴이 훨씬 젊어 보입니다. 화장을 해서 젊게 보이는 게 아니고 마음을 색칠하라는 얘기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실을 직시해라. 아무리 시를 잘 써도 자기 인생이 들어가 있지 않거나 존재의 그런 게 없거나 현실과 너무 분리된 시나 음풍영월조의 시는 가치가 없습니다. 


이런 방법을 써도 시가 안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우울하고 죽어야 되나 살아야 되나 하면서 새벽시장도 가보고 미친 듯이 다닙니다. 낯선 곳도 가보고 어디 가다가 노을을 보고 앉아서 펑펑 울어보기도 하고 나를 자꾸 닦달을 해야 됩니다. 고목도 바람이 흔들어주지 않으면 죽습니다. 저는 거실에 풍경을 달아 놓았습니다. 풍경 밑에 물고기가 달려 있는데 왜 물고기를 달았을까요. 물고기는 잘 때도 눈을 뜨고 잔답니다. 그래서 용맹정진하는 수도자처럼 물고기가 눈을 뜨고 자듯이 정신이 깨어 있으란 뜻으로 물고기를 달아 놓았다고 합니다. 

우리 시인도 눈을 뜨고 자는 물고기처럼 정신이 깨어 있어야 합니다. 남이 잘 때 잘 것 다 자고 남이 먹는 것은 다 먹고 배가 불러서 정신은 어디로 가고 배부를 때 시가 됩니까. 하루에 두 끼만 먹어도 죽지 않습니다. 꼭 세 끼를 먹어야 합니까. 그 한 끼를 아껴서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시가 안될 때는 하루에 몇 번씩 풍경을 칩니다. 아마 옆집 사람은 스님이 와 계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겁니다. 나는 그럴 때 정신이 바싹 듭니다. 물고기한테 부끄럽습니다. 

그 미물도 잘 때 눈을 뜨고 자고 스물 다섯 번을 허물벗기를 하고 공중으로 아주 멋있게 나르고 짝짓기를 한 다음 하루를 살다가 죽는답니다. 하루를 살다 죽는 그 미물도 성충이 되려고 천 일을 물 속에서 보내고 스물 다섯 번의 허물을 벗는데, 오관을 가진 인간이 허물도 하나 벗지 않고 고통도 받지 않고 고뇌도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어려운 시를 쓸 수 있을까요. 


그래서 나는 미물한테서 시인의 치열성을 배웁니다. 그 미물의 치열함이 나의 새로운 가치가 됩니다. 왜냐하면 그 치열한 깨우침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만들면서 그 시가 정신의 밥이 되거든요. 그리고 나를 잘 살게 하기 때문입니다. 잘 산다는 거는 시로 된 정신의 밥을 먹으면서 살아야 잘 사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함민복 씨의 시 [긍정적인 밥]으로 강의의 결론을 대신하겠습니다. 



시 한 편에 삼만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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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VOU / 김춘수

 

                      

 

 

 

 

 

 

 

 

VOU

 

                                                                                                                                        김 춘 수

 

VOU라는 음향은 오전 열한시의 바다가 되기도 하고저녁 다섯시의 바다가 되기도 한다마음 즐거운 사람에게는 즐거운 한때가 되기도 하고마음 우울한 사람에게는 紫色의 아네모네가 되기도 한다사랑하고 싶으나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김춘수 연보

 

1922년 11월 25일 통영읍 서정 61번지에서 김영팔과 허명하의 3남 1녀 중 장남으로 출생.

       (엄격한 유교 가풍이 흐르고 있던 유복한 집안이었다.)

 

1929년 통영 근처 안정의 간이보통학교에 진학 하였다가 통영제일고등보통학교로 진학.

 

1953년 통영공립보통학교 졸업.

       5년제 경성 공립제일고등보통학교(4학년 때 경기공립중학교로 바뀜입학.

 

1939년 11월 졸업을 앞두고 경기공립중학교 자퇴일본 동경으로 건너감.

 

1940년 4월 동경의 일본대학 예술학원 창작과 입학.

 

1942년 12월 일본대학 퇴학.

       일본 천황과 총독 정치를 비방하여 사상혐의로 요코하마 헌병대에서 1개월 유치,

       세다가야 경찰서에서 6개월간 유치되었다가 서울로 송치.

 

1943년 금강산 장안사에서 요양.

 

1944년 부인 명숙경씨와 결혼

 

1945년 통영에서 유치환윤이상김상옥전혁림등과 통영문화협회를 결성해 근로자를 위한

       야간중학교와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연극음악문학미술무용 등의 예술운동을 전개,

       극단을 결성해 경남지방 순회 공연.

 

1948년 통영중학교 교사로 부임하여 1948년까지 근무.

          조향 김수돈과 함게 동인 시화집 <노만파魯漫派> 발간. 3집 발간 후 폐간.

 

1948년 8첫 시집 <구름과 장미>를 자비로 간행.

 

1949년 마산중학교로 전근. 1951년까지 근무.

 

1950년 3제 2시집 <출간.

 

1951년 7월 제 3시집 <출간.

 

1952년 대구에서 설창수구상이정호김윤성 등과 비평지 <시와 시론창간(창간호로 종간).

 

1953년 4월 제 4집 <인인 燐人출간.

 

1954년 시선집 <1시집> 및  <세계근대시감상출간.

 

1956년 5월 유치환김현승송옥고석규등과 시 동인지 <시연구발행.

      (고석규씨의 타계로 창간호로 종간)

 

1958년 10월 첫 시론집 <한국현대시형태론출간.

       12월 제2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

 

1959년 4월 문교부 교수자격 심사규정에 의거 국어국문학과 교수 자격 인정받음.

       6월 제5시집 <꽃의 소묘> 및 11월 제6시집 <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출간.

      12월 제7회 자유아세아문학상 수상.

 

1960년 마산 해인대학(현 경남대학교 전신조교수로 임용.

 

1961년 4월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전임 강사로 자리를 옮김. 6월 시론집 <시작법을 겸한출간.

 

1964년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임용(1978년까지 재직).

 

1966년 경상남도 문학상 수상.

 

1969년 11월 제7시집 <타령조 기타(打令調 基他)> 출간.

 

1972년 시론집 <시론출간.

 

1974년 8월 시선집 <처용출간.

 

1976년 5월 수상집 <빛속의 그늘>, 8월 시론집 <의미와 무의미> 및 11월 시선집 <김춘수시선출간.

 

1977년 4월 시선집 <꽃의 소묘> 및 10월 제8시집 <남천南天출간.

 

1979년 4월 시론집 <시의 표정>, 수상집 <오지 않는 저녁출간.

       9월부터 1981년 4월까지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1980년 1월 수상집 <시인이 되어 나귀를 타고> 및 11월 제9시집 <비에 젖은 달"> 출간.

 

1981년 4월 국회위원(문공위원)에 피선8월 예술원 회원.

 

1982년 2월 경북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음.

       4월 시선집 <처용이후> 및 8월 <김춘수 전집(전 3)> 출간.

 

1983년 문예진흥 고문.

 

1985년 12월 수상집 <하느님의 아들사랑의 아들출간.

 

1986년 7월 시선집 <김춘수출간.

       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 취임(1988년까지 재임), 한국시인협회 회장에 추임(1988년까지 재임).

 

1988년 4월 제10시집 <라틴점요 기타출간.

 

1991년 3월 시론집 <시와 위상및 10 11시집 <처용단장출간.

      10월에 한국방송공사 이사로 취임하여 1993년까지 재임.

 

1922년 3월 시선집 <돌의 볼에 볼을 대고출간10월 은관문화훈장 수훈.

 

1993년 4월 제11시집 <서서 잠자는 숲출간.

       7월 수상집 <예술가의 삶> 및 11월 수상집 <야자라고 하는 이름의 바다출간.

 

1994년 11월 <김추수시선집출간.

 

1995년 2월 수상집 <사마천을 기다리며출간.

 

1996년 2월 제12시집 <출간.

 

1997년 1월 제13시집 <들림도스토예프스키> 및 장편소설 <꽃과 여우출간.

      11월 제5회 대산문학상 수상.

 

1998년 9월 제12회 인촌상 수상.

 

1999년 2월 제14시집 <의자와 계단출간. 4월 5일 부인 명숙경 사별.

 

2001년 4월 제15시집 <거울 속의 천사출간10월 서울 명일동에서 분당으로 이사.

 

2002년 4월 비평을 겸한 시화집 <김춘수 사색 시화집> 및 10월 제16시집 <쉰한편의 비가 悲歌출간.

 

2004년 11월 29일 영면.

       <김춘수 전집발간19회 소월시문학상 특별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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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소년 / 김춘수

 

             

 

 

 

 

 

 

 

 

소년

 

                                           김 춘 수

 

희맑은

희맑은 하늘이었다.

 

(소년은 졸고 있었다.)

 

열린 책장 위를

구름이 지나고 자꾸 지나가곤 하였다 .

 

바람이 일다 사라지고

다시 일곤 하였다.

 

희맑은

희맑은 하늘이었다.

 

소년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였다.

 

 

김춘수 시집 <구름과 장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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