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詩를 찾아서...
2016년 01월 10일 02시 56분  조회:4876  추천:0  작성자: 죽림

이사 [전문]

 

                               원동우

 

아이의 장난감을 꾸리면서

아내가 운다

반지하의 네 평 방을 방을 모두 치우고

문턱에 새겨진 아이의 키 눈금을 만질 때 풀썩

습기 찬 천장벽지가 떨어졌다

 

아직 떼지 않은 아이의 그림 속에

우주복을 입은 아내와 나

잠잘 때는 무중력이 되었으면

아버님은 아랫목에서 주무시고

이쪽 벽에서는 당신과 나 그리고

천장은 동생들 차지

지난번처럼 연탄가스가 새면

아랫목은 안 되잖아, 아, 아버지,

 

생활의 빈 서랍들을 싣고 짐차는

어두워지는 한강을 건넌다 (닻을 올리기엔

주인집 아들의 제대가 너무 빠르다) 갑자기

중력을 벗어난 새 떼처럼 눈이 날린다

아내가 울음을 그치고 아이가 웃음을 그치면

중력을 잃고 휘청거리는 많은 날들 위에

덜컹거리는 사람들이 떠다니고 있다

 

눈발에 흐려지는 다리를 건널 때 아내가

고개를 돌렸다, 아참

장판 밑에 장판 밑에

복권 두 장이 있음을 안다

강을 건너 마악 변두리로

우리가 또 다른 피안으로 들어서는 것임을

눈물 뽀드득 닦아주는 손바닥처럼

쉽게 살아지는 것임을

 

성냥불을 그으며 아내의

작은 손이 바람을 막으러 온다

손바닥만큼 환한 불빛

 

 

 

▣ 요즈음에는 한국도 포장이사를 하기 때문에 가재도구를 잔뜩 싣고 이사하는 광경은 궁벽한 시골이 아닌 다음에야 보기 어렵습니다.

 

 ◦ 셋방살이를 하던 가난한 일가가 주인집 아들의 이른 제대로 말미암아 황급히 방을 비워주게 됩니다.

  - 눈발이 날리니 초겨울인가요, 서울 변두리에서 더 변두리로 이사를 하는 풍경이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 습기 찬 천장 벽지가 떨어지는 반지하의 네 평 방, 그나마 연탄가스가 새던 방을 비워주게 되었으니 일가의 마음이 참담할 수밖에요.

  - 장판 밑에 두고 온 복권에 연연할 정도로 이들 가족의 경제적 상황은 절박합니다.

 

 ◦ 그런데 이 시의 매력은 이런 비극적 상황을 전달하는 데 있지 않고 진한 감동을 주는 한 장면에 있습니다.

  - 남편이 담배를 피우려고 성냥불을 키자 바람이 방해를 합니다.

  - 차창이 조금 열려 있었던 것이지요.

  - 그때 아내의 작은 손이 다가와 성냥불을 꺼트리려고 하는 바람을 막습니다.

  - 가족간의 끈끈한 정이 을씨년스런 이사 풍경을 따뜻하게 밝히고, 독자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 아무리 세상살이가 험해도 가족 상호간에 사랑과 정이 변치 않는다면 극복 불가능한 어려움이란 없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 이 시는 마지막 연이 백미입니다.

 

 

▣ 그런데 이 시로 등단한 원동우 시인은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자마자 은행에 입사하여 10년 정도 근무하였고, 퇴사한 뒤에는 벤처기업을 꾸려갔습니다.

 ◦ 벤처기업이 잘 안 되어 한동안 방황하다가 지금은 어떤 회사에 들어가 잘 다니고 있습니다.

  - 시 속의 상황 중에 본인이 직접적으로 체험한 부분은 1%나 될까요? 이 작품은 시인의 완벽한 허구와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 퇴근길에 차를 몰고 가면서 무심코 본 광경이 바로 이삿짐을 싣고 달리는 소형 트럭 한 대였던 것입니다.

  - 사람들이 무심코 보며 지나쳤던 이삿짐 실은 트럭을 원동우는 유심히 보았던 것이고, 곰곰이 생각했던 것이며, 상상력을 발휘하여 시로 써보았던 것입니다.

 

 ◦ 시는 이렇게도 탄생할 수 있습니다.

  - 실체험보다 간접체험이 더욱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례를 [이사]라는 신춘문예 당선작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등단작이 아닙니다.

  - 함민복 시인이 시골에 계신 귀가 어두운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대화가 좀체 이뤄지지 않습니다.

  - 이 시는 앞의 시처럼 비장하거나([영산포]) 을씨년스럽지([이사]) 않고 구수한 사투리와 유머 감각을 보여주어 아주 은근하게 감동을 줍니다.

  - '쇠귀에 경 읽기'라는 속담도 적절히 사용되어 재미를 배가시키지요.

 

어머니가 나를 깨어나게 한다 [전문]

 

                                함민복

 

여보시오―누구시유―

예, 저예요―

누구시유, 누구시유―

아들, 막내아들―

잘 안 들려유―잘.

저라구요, 민보기―

예, 잘 안 들려유―

몸은 좀 괜찮으세요―

당최 안 들려서―

어머니―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예, 죄송합니다. 안 들려서 털컥.

 

어머니 저예요―

전화 끊지 마세요―

예. 애비가 동네 볼일 보러 갔어유―

두 내우 다 예, 저라니까요! 그러니까

이따 다시 걸어유 어머니. 예,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안어들머려니서 털컥.

 

달포 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네

어머니가 자동응답기처럼 전화를 받았네

전화를 받으시며

쇠귀에 경을 읽어주시네

내 슬픔이 맑게 깨어나네

 

 

▣ 달포 만에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그만 끝끝내 대화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아니, 모자가 일종의 동문서답을 했지요.

 ◦ 시인은 아무튼 어머니의 목소리는 들었던 것이고, 소처럼 무심한(미련한?) 나에게 귀 어두운 어머니가 경을 읽어주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 가슴 찡한 감동은 아닐지라도 이 시를 읽으면 '아, 어머니!' 하고 마음속으로 한번쯤 외쳐보게 됩니다.

  - 충격도 주지 않고,

  - 이런 작은 감동도 주지 않는 시는 좋은 시가 되기 어렵습니다.

  -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44. 시를 찾아서 / 정희성

 

 

 

 

 

45. 세상이 달라졌다 / 정희성

 

 

 

 

 

 

 

 

 

 

 

거울 / 이상

 

 

   

 

 

 

 

 

 

 

김해경(金海卿)이 이상(李箱)을 필명으로 정한 유래

김해경(金海卿)과 화가 구본웅(具本雄) 은 신명학교(新明學校) 동기동창이자 학창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다. 구본웅은 몸이 불편하여 정상적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기 때문에 김해경보다 4살이나 많았지만, 같은 학년 같은 반에 편성되었다. 구본웅은 몸도 불편하고 4살이나 나이가 많아서 같은 반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려 하지 않았지만 해경은 구본웅에게 4년 선배로서의 예우를 갖추고 특별한 관심을 보이자 그 둘은 특별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동광학교 이후 1927년 3월에 보성고보를 졸업한 김해경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신인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에 진학했다. 구본웅은 김해경의 졸업과 대학입학을 축하하는 선물로 사생상(寫生箱 = 스케치박스)을 선물했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그림을 좋아했던 해경은 사생상을 선물 받고 날아갈 듯 기뻐했다.

 

그때 그는 구본웅에게 고마운 나머지 자신의 필명에 사생상의 '상자'를 의미하는 상(箱)자를 넣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해경은 아호와 필명을 함께 쓸 수 있게 호의 첫 자는 흔한 성씨(姓氏)를 따오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고 구본웅도 흔쾌히 동의했다. 그(김해경)는 사생상이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니 나무 목(木)자가 들어간 성씨 중에서 하나를 택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권(權), 박(朴), 송(宋), 양(楊), 양(梁), 유(柳), 이(李), 임(林), 주(朱) 등을 검토하다가, 김해경은 그 중에서 다양성과 함축성을 지닌 것이 이씨와 상자를 합친 '李箱'이라 생각했고 구본웅도 그 절묘한 배합에 감탄했다.

-----------------------------------------------------------------------------

 

57. 꽃나무 / 이상

 

            

 

 

 

 

 

 

 

<소설가 구보 박태원의 결혼식에서 남긴 이상의 친필 방명록>

 

 

 

이상의 작품 목록

        < 소설 >

  • 《십이월 십이일》1930.02~12 조선
  • 《지도의 암실》1932.03 조선
  • 《휴업과 사정》1932.04 조선
  • 《지팽이 역사 : 희문》1934.08 월간매신
  • 《지주회시》1936.06 중앙
  • 《날개》1936.09 조광
  • 《봉별기》 1936.12 여성
  • 《동해》1937.02 조광
  • 《황소와 도깨비 : 동화》1937.03 매일신보
  • 《공포의 기록》1937.04~05 매일신보
  • 《종생기》1937.05 조광
  • 《환시기》1938.06 청색지
  • 《실화》1939.03 문장
  • 《단발》1939.04 조선문학
  • 《김유정 : 소설체로 쓴 김유정론》1939.05 청색지
  • 《불행한 계승》1976.07 문학사상

        < 수필 > : 《권태》

        < 시 >

  • 오감도
  • 건축무한육면각체
  • 《거울》
  • 《꽃나무》
  • 《실화》
  • 《개미》
  • 《백화(白畵)》
  • 《역단 (易斷)]》
  • 《[위독 (危篤)]》
  • 《[이상한 가역반응 (異常한 可逆反應)]》
  • 《[삼차각설계도 (三次角設計圖) ]》
  • 《이런 시 (이런 詩)》
  • 《1933, 6, 1 (一九三三, 六, 一)》
  • 《보통기념 (普通記念)》
  • 《소영위제 (素榮爲題)》
  • 《정식 (正式)》
  • 《지비 (紙碑)》
  • 《I WED A TOY BRIDE》
  • 《파첩 (破帖)》
  • 《청령》
  • 《한개의 밤 (한個의 밤)》
  • 《척각 (隻脚)》
  • 《거리 (距離)》
  • 《수인이만들은소정원 (囚人이만들은小庭園)》
  • 《육친의장 (肉親의章)》
  • 《내과 (內科)》
  • 《골편에관한무제 (骨片에關한無題)》
  • 《가구의추위 (街衢의추위)》
  • 《아침》
  • 《최후 (最後)》
  • 《유고 (遺稿)》
  • 《1931년 (一九三一年)》
  • 《습작쇼오윈도우수점 (習作쇼오윈도우數點)》
  • 《회한의 장 (悔恨의 章)》
  • 《여전준일 (與田準一)》
  • 《월원등일랑 (月原橙一郞)》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23 조숙한 동성련애자 천재 시인 - 랭보 2017-12-27 0 8136
2122 빈민굴 하숙방에서 쓸쓸하게 운명한 "시의 왕" - 폴 베를렌느 2017-12-26 0 4597
2121 영국 시인 - 월터 드 라 메어 2017-12-21 1 4159
2120 재래식 서정시의 혁신파 시인 - 정현종 2017-12-14 0 6316
2119 100세 할머니 일본 시인 - 시바타 도요 2017-12-12 0 4816
2118 어학교사, 번역가, 유대계 시인 - 파울 첼란 2017-11-19 0 5800
2117 [타삼지석] - "세계평화와 인간의 존엄성을 확인하는 발신지"... 2017-10-28 0 4156
2116 시창작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시를 쓰겠다는 의지이다... 2017-08-28 2 4050
2115 문단에 숱한 화제를 뿌린 "괴짜 문인들"- "감방" 2017-08-22 0 3971
2114 윤동주는 내성적으로 유한 사람이지만 내면은 강한 사람... 2017-06-09 0 3840
2113 터키 리론가 작가 - 에크렘 2017-05-31 0 4450
2112 터키 혁명가 시인 - 나짐 히크메트 2017-05-31 1 4480
2111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 말라르메 2017-05-24 0 6982
2110 프랑스 시인 - 로트레아몽 2017-05-24 0 5759
2109 프랑스 시인 - 아폴리네르 2017-05-24 0 5514
2108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 2017-05-24 0 10380
2107 아르헨티나 시인, 20세기 중남미문학 대표자 - 보르헤스 2017-05-13 0 5338
2106 시인 윤동주 "생체실험"의 진실은?... 2017-05-08 0 6056
2105 스웨덴 국민시인 - 토마스 트란스 트뢰메르 2017-05-07 0 5379
2104 모택동 시가 심원춘. 눈 2017-05-07 0 4111
2103 꾸청, 모자, 시, 자살, 그리고 인생... 2017-05-07 0 4829
2102 중국 현대시인 - 고성(꾸청) 2017-05-07 0 4688
2101 리백, 술, 낚시, 시, 그리고 인생... 2017-05-07 0 4447
2100 중국 현대시인 - 여광중 2017-05-07 0 5286
2099 중국 현대시인 - 변지림 2017-05-07 0 4899
2098 중국 현대시인 - 대망서 2017-05-07 0 4249
2097 중국 현대시인 - 서지마 2017-05-07 0 3651
2096 중국 현대시인 - 문일다 2017-05-07 0 5159
2095 중국 명나라 시인 - 당인 2017-05-06 0 4754
2094 러시아 국민시인 - 푸슈킨 2017-05-05 0 4772
2093 미국 시인 - 로웰 2017-05-01 0 4763
2092 미국 시인 - 프로스트 2017-05-01 0 4617
2091 미국 시인 - 윌리엄스 2017-05-01 0 5588
2090 시법과 글쓰기 2017-05-01 0 3763
2089 미국 녀류시인 - 힐다 둘리틀 2017-05-01 1 5243
2088 영국 시인 - 크리스토퍼 말로 2017-05-01 0 5410
2087 아이랜드 시인 - 잉그럼 2017-05-01 0 4828
2086 프랑스 시인 - 장 드 라 퐁텐 2017-04-24 0 5330
2085 [고향문단소식]-화룡출신 "허씨 3형제" 유명작가로 등록되다... 2017-04-24 0 4408
2084 중국 북송 시인 - 황정견 2017-04-21 0 4634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