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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시모음 3
2015년 08월 15일 18시 23분  조회:4904  추천:0  작성자: 죽림

 

 

 

 

어머니와 관련된 시모음

 
 
이 시 영 / 어머니
 
 
어머니
이 높고 높은 아파트 꼭대기에서
조심조심 살아가시는 당신을 보면
슬픈 생각이 듭니다
죽어도 이곳으론 이사 오지 않겠다고
봉천동 산마루에서 버티시던게 벌써 삼년 전인가요?
덜컥거리며 사람을 실어 나르는 엘리베이터에
아직도 더럭 겁이 나지만
안경 쓴 아들 내외가
다급히 출근하고 나면
아침마다 손주년 유치원 길을 손목 잡고 바래다주는 것이
당신의 유일한 하루 일거리
파출부가 와서 청소하고 빨래해주고 가고
요쿠르트 아줌마가 외치고 가고
계단 청소하는 아줌마가 탁탁 쓸고 가버리면
무덤처럼 고요한 14층 7호
당신은 창을 열고 숨을 쉬어보지만
저 낯선 하늘 구름조각 말고는
아무도 당신을  쳐다보지 않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닌데
허리 펴고 일을 해보려 해도
먹던 밥 치우는 것 말고는 없어
어디 나가 걸어보려 해도
깨끗한 낭하 아래론 까마득한 낭떠러지
발 붙일 사람도  걸어볼 사람도 아예 없는
격절의 숨 막힌 공간
철컥거리다간 꽝 하고 닫히는 철문소리
어머니 차라리 창문을 닫으세요
그리고 눈을 감고 당신이 지나쳐온 수많은 자죽
그 갈림길마다 흘린 피눈물들을 기억하세요
없는 집 농사꾼의 맏달로 태어나
광주 종방의 방직여공이 되었던 게
추운 열여덟 살 겨울이었지요?
이 틀 저 틀을 옮겨 다니며 먼지구덕에서 전쟁 물자를 짜다
해방이 되어 돌아와 보니
시집이라 보내준 것이 마름 집 병신아들
그 길로 내차고 타향을 떠돌다
손 귀한 어느 양반집 후살이로 들어가
다 잃고 서른이 되어서야 저를 낳아다지요
인공 때는 밤짐을 이고 끌려갔다
하마터면 영 돌아오지 못했을 어머니
죽창으로 당하고 양총으로 당한 것이
어디 한두 번인가요
국군이 들어오면 국군에게 밥해주고
밤 사람이 들어오면 밤 사람에게 밥해주고
이리 뺏기고 저리 뜯기고
쑥국새 울음 들으며 송피를 벗겨
저를 키우셨다지요
모진 세월도 가고
들판에 벼이삭이 자라 오르면 처녀 적 공장노래 흥얼거리며
이 논 저 논에 파묻혀 초벌만벌 상일꾼처럼 일하다 끙
달을 이고 돌아오셨지요
비가 오면 덕석 걷이, 타작 때면 홀태앗이
누에 처엔 뽕 걷이, 풀진 철엔 먼 산 가기
여름 내내 삼 삼기, 겨우 내내 무명 잣기
씨 뿌릴 땐 망태메기, 땅 고를 땐 가래잡기
억세고 거칠다고 아버지에게 야단도 맞았지만
머슴들 속에 서면 머슴
벝고랑에 엎드리면 여름 흙내음 물씬 나던
아 좋았던 어머니
그 너른 들 다 팔고 고향을 아주 떠나올 땐
몇 번씩이나 뒤돌아보며 눈물 훔치시며
나 죽으면 저 일하던 진새미 밭가에 묻어 달라고 다짐 다짐하시더니
오늘은 이 도시 고층 아파트의 꼭대기가
당신을 새처럼 가둘 줄이야 어찌 아셨겠습니까
엘리베이터가 무겁게 열리고 닫히고
어두운 복도 끝에 아들의 구둣발 소리가 들리면
오늘도 구석방 조그만 창을 닫고
조심조심 참았던 숨을 몰아내쉬는
흰머리 파뿌리 같은 늙으신 어머니
 
 
 
 
김규동/ 어머님전 상서
 
솔개 한 마리
나지막히 상공을 돌거든
어린 날의 모습같이
그가 지금
조그맣게 어딘가 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세요
 
움직이는 그림자는
영원에 가려
돌아오지 않지만
달빛에 묻어서라도
그 목소리는 돌아오는 것이라
여겨주세요
 
이제 생각하면
운명이라고 잊혀도 지건만
겨레의 허리에 잠긴 사슬
너무나 무거우니
아직도 우리들은
조그맣게 조그맣게
걸어가고만 있나 봐요
 
아무리 애써도 닿지 못하는
서투른 이 발 걸음
죽은 자와 더불어 헤매어 봅니다
 
솔개 한마리
빈 하늘을 돌거든
차가운 흙 속에서라도
어여삐 웃어주세요
 
 
 
 
이 정/ 어머니
 
어머니 몸에선
언제나 생선 비린내가 났다
등록금 봉투에서도 났다
포마드 향내를 풍기는선생님 책상 위에
어머니의 눅눅한 돈이 든 봉투를 올려놓고
얼굴이 빨개져서 돌아왔다
밤늦게
녹초가 된 어머니 곁에 누우면
살아서 튀어오르는 싱싱한 갯비린내가
우리 육남매
홑이불이 되어 덮였다
 
 
 
 
기형도/ 엄마 걱정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이성복/ 어머니 1
 
         가건물 신축 공사장 한편에 쌓인 각목 더미에서 상체보다 긴 장도리로 각목에 붙은 못을 빼는 여
인은 남성, 여성 구분으로서의 여인이다  시커멓게 탄 광대뼈에 퍼질러 앉은 엉덩이는 언제 처녀였을까 싶
다  아직 바랜 핏자국이 꽃더미로 피어오르는 오월, 나는 스물해 전 고향 뒷산의 키 큰 소나무 너머, 구
름 너머로 차올라가는 그녀를 다시 본다  내가 그네를 높이 차 올려 그녀를 따라잡으려 하면 그녀는 벌써
풀밭위에 내려앉고 아직도 점심시간이 멀어 힘겹게 정도리로 못을 빼는여인.
 
 
 
어머니
  
   촛불과 안개 꽁 사이로 올라오는 온갖 하소연을
한쪽 귀로 흘리시면서,
오늘도 화장지 행상에 지친
들의 손발에,
가슴에 깊이 못을 뽑으시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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