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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시모음
2015년 06월 28일 20시 13분  조회:4846  추천:0  작성자: 죽림
 





 

 
 

 

체 게바라
 

본명 에르네스토 게바라 데 라 세르나 Ernesto Guevara de la Serna, 1928-1967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20세기의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고 칭송한 바 있던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는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위대한 게릴라 혁명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2002년 겨울 한국의 독자들 앞에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깊은 서정을 품은 시인’으로 다시 등장하게 되었다.

선조 때부터 보헤미안 기질이 다분한 아르헨티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체 게바라는 프랑스 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교양 있는 어머니 셀리아 데 라 세르나의 영향을 크게 받아 9살 경부터 소포클레스, 랭보, 세익스피어에 심취했고 잭 런던과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글귀를 암송하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이후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의대에 들어가 졸업한 후, 그는 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하며 나환자들의 삶과 궁핍한 농민들의 생활상을 접하고는 수많은 번민과 고뇌 속에서 결국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인생관을 펼칠 것을 결심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민중들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이자 결심이었다. 

그 후 체 게바라는 쿠바로 건너가 게릴라로서 혁명운동에 동참하게 되는 데, 목숨을 내 건 게릴라 전투 기간 동안에도 그의 배낭 속에는 괴테, 보들레르, 모택동, 랭보와 네루다, 마르크스, 레닌 등의 책이 떠나질 않았다.

 

일기에는 수많은 전투기록과 그 기록 곳곳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詩) 같은 글귀들이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이 적혀 있었다. 그만큼 역사와 민중에 대한 체 게바라의 인식은 치열했으며, 사물에 대한 깊은 의식과 인간애에 대한 서정은 뜨거웠다.

쿠바 혁명 성공 후 체 게바라는 눈앞에 열린 권력의 열매를 따기보다는 고통 받고 있는 민중의 편을 택하여 콩고와 볼리비아로 건너가 다시 게릴라 복을 입고 혁명운동을 주도한다.

 

이로써, 혁명 후 권력을 분배하여 또 다른 통치자의 권좌에 선 혁명 지도자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며 그는 위대한 혁명적 순수성을 지켜 간다.

 

아내와 자식에게 아무 것도 남겨주지 않은 채, 쿠바의 권력도 모두 다 돌려준 채, 체 게바라는 자신의 초심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볼리비아에서 싸우다 포로가 되어 39살의 생을 마감한다.

 

 

 

 

 

 

 

   

 


미래의 착취자가 될지도 모를

동지에게


                         체 게바라 

지금까지 나는 나의 동지들 때문에

눈물을 흘렸지,
결코 적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오늘 다시 이 총대를 적시며 흐르는 눈물은
어쩌면 내가 동지들을 위해 흘리는 마지막
눈물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멀고 험한 길을 함께 걸어왔고
또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것을 맹세했었다

하지만그 맹세가

나 둘씩 무너져갈 때마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보다도
차라리 가슴 저미는 슬픔을 느꼈다
누군들 힘겹고 고단하지 않았겠는가
누군들 별빛 같은 그리움이 없었겠는가

그것을 우리 어찌

세월 탓으로만 돌릴 수 있겠는가
비록 그대들이 떠나 어느 자리에 있든
이 하나만은 꼭 약속해다오


그대들이 한때 신처럼 경배했던 민중들에게
한 줌도 안되는 독재와 제국주의의 착취자처럼
거꾸로 칼끝을 겨누는 일만은 없게 해다오

그대들 스스로를 비참하게는 하지 말아다오
나는 어떠한 고통도 참고 견딜 수 있지만
그 슬픔만큼은 참을 수가 없구나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빈 산은 너무 넓구나
밤하늘의 별들이 여전히 저렇게 반짝이고
나무들도 여전히 저렇게 제 자리에 있는데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산은 너무 적막하구나

먼 저편에서 별빛이 나를 부른다

..

 
 
 
 
 

 

 

 

나의 삶

내 나이 열다섯 살 때,
나는 
무엇을 위해 죽어야하는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그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이상을 찾게 된다면,
나는 비로소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

먼저 나는 
가장 품위 있게 죽을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문득,
잭 런던이 쓴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죽음에 임박한 주인공이
마음속으로
차가운 알래스카의 황야 같은 곳에서
혼자 나무에 기댄 채
외로이 죽어가기로 결심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유일한 죽음의 모습이었다 



 

 

선택

적의 급습을 받은 동지 하나가 
상황이 위급하다며 지고 가던 
상자 두 개를 버리고 
사탕수수밭 속으로 도망가버렸다
하나는 탄약상자였고
또 하나는 구급상자였다 

그런데 
총탄에 중상을 입은 지금의 나는
그 두 개의 상자 가운데 
하나밖에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연,
의사로서의 의무와 
혁명가로서의 의무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나는
내 생애 처음으로 깊은 갈등에 빠졌다

너는 진정 누구인가?
의사인가?
아니면, 
혁명가인가?
지금 
내 발 앞에 있는
두 개의 상자가 그것을 묻고 있다

나는
결국 구급상자 대신
탄약상자를 등에 짊어졌다 




절망 

 

대원들은 모두 물이 부족해 자기 오줌을 받아마셨다 
동굴 속에 감춰둔 비상식량과 의약품도 다 발각되었다 
사살된 다른 부대원들의 시체들이 강물 위로 떠내려왔다 
돌아가는 정세는 아무리 둘러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대원들도 가끔씩 사냥을 하며 밀림 속을 배회할 뿐이었다 
난 더욱 악화된 천식발작으로 말꼬리를 붙잡고 행군해야 했다 
게다가 불시에 극심한 호흡장애까지 일을켜 숨이 막히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대원이 소총 개머리판으로 내 가슴을 힘껏 쳐야 숨통이 트였다 
숨통이 트이면 이번엔 또 복통이 찾아와 바닥을 기었다 
대원들도 모두 영양실조와 병에다가 전의마저도 상실한 듯 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부지할 마지막 기회를 찾고 있는지도 몰랐다 
우리는 적들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의 생일

오늘은 
어머니의 생신이다
나 때문에 언제나 두 손 모아 기도하시는
어머니의 애처로운 모습이 자꾸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언제쯤이면,
꽃처럼 환하게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

이틀 내내 
이빨이 아픈 대원들을 치료했다
그리고 
오후에 출발해 1시간 정도 행군했다
이 전투에서 나는 처음으로 노새를 탔다
여기는 
해발 1,200미터
생각만큼 밤이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의약품이 또 부족하다
피를 토할 듯 밤새도록 기침을 했다
잠은 별빛처럼 쏟아지는데 
끝내 잠을 이룰 수가 없구나




시계

오늘은
우울하고 슬픈 날이다
총알이 뚜마의 가슴을 관통했다
그가 죽음으로써
나는
지난날 결코 서로 떨어질 수 없었던 
한 동지를 잃었다
모진 고난 속에서도
그는 나에게 늘 진실했었다
지금도
내 자식을 잃은 듯한 심정이다

그는 죽을 때 
곁에 있던 동지들에게
나에게 자기 시계를 주라고 부탁하였다
그 말이 그의 유언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그의 시신을 말에 태워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 
땅속에 묻고 돌아왔다

나는 
이 전투 중에도
항상 그의 시계를 차고 있다
전쟁이 끝나면
그의 아들에게 꼭 전해주리라

하지만...
그럴 수 있을까... 



먼 저편
-미래의 착취자가 될지도 모를 동지들에게

지금까지
나는 나의 동지들 때문에 눈물을 흘렸지,
결코 적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오늘 다시 이 총대를 적시며 흐르는 눈물은 
어쩌면 내가 동지들을 위해 흘리는 마지막
눈물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멀고 험한 길을 함께 걸어왔고
또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것을 맹세했었다
하지만 
그 맹세가 하나둘씩 무너져갈 때마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보다도 
차라리 가슴 저미는 슬픔을 느꼈다
누군들 힘겹고 고단하지 않았겠는가
누군들 별빛 같은 그리움이 없었겠는가
그것을 
우리 어찌 세월탓으로만 돌릴 수 있겠는가
비록 그대들이 떠나 어느 자리에 있든 
이 하나만은 꼭 약속해다오
그대들이 한때 신처럼 경배했던 민중들에게
한줌도 안 되는 독재와 제국주의 착취자처럼 
거꾸로 칼끝을 겨누는 일만은 없게 해다오
그대들 스스로를 비참하게는 하지 말아다오 
나는 어떠한 고통도 참고 견딜 수 있지만
그 슬픔만큼은 참을 수가 없구나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빈 산은 너무 넓구나
밤하늘의 별들은 여전히 저렇게 반짝이고
나무들도 여전히 저렇게 제 자리에 있는데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산은 너무 적막하구나

먼 저편에서 별빛이 나를 부른다 

 

 

가자

새벽을 여는 뜨거운 가슴의 선지자들이여

감춰지고 버려진 외딴길을 따라

그대가 그토록 사랑하는 인민을 해방시키러

 

가자

우리를 치욕스럽게 하는 자, 정복자들아

분연히 봉기하여 마르티의 별들이 되어

승리를 다짐하며 죽음을 불사하나니,

 

세상 모든 처녀림에 동요를 일으키는

총성의 첫발이 울려퍼질 때

그대의 곁에서 싸우니

우리 그 곳에 있으리 

토지개혁, 정의, 빵, 자유를 외치는

그대의 목소리, 사방에 울려 퍼질때

우리 그대 곁에 남으리

최후의 전투를 기다리며

 

압제에 항거하는 의로운 임무가 끝날 때까지

그대 곁에서 최후의 싸움을 기다리며

우리 그곳에 있으리

 

국유화라는 화살로 상처 입은

야수가 옆구리 핥게 되는 날

그대와 함께 강건한 심장으로

우리 그 곳에 있으리

 

선심으로 치장한 압제자들도

우리의 강건함을 약화시킬 수는 없으리

 

우리가 바라는 건 총과 탄약, 그리고 몸을

숨길 수 있는 계곡

더 이상 바랄 것 없네

 

아무리 험한 불길이 우리의 여정을 가로 막아도

단지 우리에겐

아메리카 역사의 한편으로 사라진

게릴라들의 뼈를 감싸줄

쿠바인의 눈물로 지은 수의 한 벌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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