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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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皮千得 시모음
2015년 04월 19일 13시 52분  조회:4853  추천:0  작성자: 죽림

피천득 시 모음 12편
☆★☆★☆★☆★☆★☆★☆★☆★☆★☆★☆★☆★
너 

피천득

눈보라 헤치며 
날아와 

눈 쌓이는 가지에 
나래를 털고 

그저 얼마동안 
앉아 있다가 

깃털 하나 
아니 떨구고 

아득한 눈 속으로 
사라져 가는 

☆★☆★☆★☆★☆★☆★☆★☆★☆★☆★☆★☆★
단풍

피천득

단풍이 지오 
단풍이 지오 
핏빛 저 산을 보고 살으렸더니 
석양에 불붙는 나뭇잎같이 살으렸더니 

단풍이 지오 
단풍이 지오 

바람에 불려서 떨어지오 
흐르는 물 위에 떨어지오 
☆★☆★☆★☆★☆★☆★☆★☆★☆★☆★☆★☆★
부활절에 드리는 기도

피천득

이 성스러운 부활절에
저희들의 믿음이
부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당신의 뜻에 순종하는
그 마음이 살아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권력과 부정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
그 힘을 저희에게 주시옵소서.
☆★☆★☆★☆★☆★☆★☆★☆★☆★☆★☆★☆★
새해 

피천득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너 나무들 가지를 펴며 
하늘로 향하여 서다 

봄비 꽃을 적시고 
불을 뿜는 팔월의 태양 

거센 한 해의 풍우를 이겨 
또 하나의 연륜이 늘리라 

하늘을 향한 나무들 
뿌리는 땅 깊이 박고 

새해는 새로워라 
아침같이 새로워라 
☆★☆★☆★☆★☆★☆★☆★☆★☆★☆★☆★☆★
시월 

피천득

친구 만나고 
울 밖에 나오니 

가을이 맑다 
코스모스 

노란 포플러는 
파란 하늘에 
☆★☆★☆★☆★☆★☆★☆★☆★☆★☆★☆★☆★
연가 

피천득

훗날 잊혀지면
생각하지 아니 하리라

이따금 생각나면 
잊으리도 아니하리라

어느 날 문득 만나면
잘 사노라 하리라

훗날 잊혀지면
잊은 대로 살리라

이따금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살리라

어느 날 문득 만나면 
웃으면 지나치리라
☆★☆★☆★☆★☆★☆★☆★☆★☆★☆★☆★☆★
오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득료애정통고 -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
우정

피천득

등덩굴 트레이스 밑에 있는 세사발
손을 세사 속에 넣으면 물기가 있어 차가웠다.
왼손이 들어있는 세사위를 바른 손바닥으로
두들기다가 왼손을 가만히 빼내면
두꺼비집이 모래 속에 작은 토굴같이 파진다.
손에 묻은 모래가 내 눈으로 들어갔다.
영이는 제 입을 내 눈에 갖다대고 
불어주느라고 애를 썼다.

한참 그러다가 제 손가락에 묻었던 모래가 
내 눈으로 더 들어갔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영이도 울었다. 둘이서 울었다.
어느 날 나는 영이 보고
배가 고프면 골치가 아파진다고 그랬다.
"그래 그래" 하고 영이는 반가워하였다.
그때같이 영이가 좋은 때는 없었다. 
☆★☆★☆★☆★☆★☆★☆★☆★☆★☆★☆★☆★
이 순간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
저녁때

피천득 

긴 치맛자락을 끌고 
해가 산을 넘어갈 때 

바람은 쉬고 
호수는 잠들고 

나무들 나란히 서서 
가는 해를 전송할 때 

이런 때가 저녁때랍니다 
이런 때가 저녁때랍니다 
☆★☆★☆★☆★☆★☆★☆★☆★☆★☆★☆★☆★
축복

피천득

나무가 강가에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나무가 되어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새들이 하늘을 나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새들이 되어 나란히 나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
잊으시구려

피천득

잊으시구려
꽃이 잊혀지는 것 같이
한때 금빛으로 노래하던
불길이 잊혀지듯이
영원히 영원히 잊으시구려
시간은 친절한 친구
그는 우리를 늙게 합니다.

누가 묻거든 잊었다고
예전에 예전에 잊었다고.
꽃과 같이 불과 같이
오래 전에 잊혀진 
눈 위의 고요한 발자국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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