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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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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 시모음
2015년 04월 14일 19시 40분  조회:5143  추천:0  작성자: 죽림

<장미 시 모음> 

+ 장미꽃 

화병에 꽂아 두었던 
빨간 장미꽃 한 송이 
자줏빛으로 쪼그라진 채 
말라죽었다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무심코 꽃송이에 
코를 대어 봤더니 아직도 
은은하게 향내가 났다 

나는 깜짝 놀라 
도로 꽃병에 꽂았다 
비록 말라죽기는 했지만 
향기만은 아직 살아 있기에 

죽으면서도 
향기만은 빼앗길 수 없다는 듯 
품속에 꼬옥 품고 있는 장미꽃! 
꼭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오삼·아동문학가, 1943-)


+ 장미 
    
작은 뜨락의 장미꽃이 유월 아침 이슬 
몽글몽글한  젖가슴을 품어 안고 있습니다. 
(노현숙·시인, 경북 의성 출생)


+ 장미

빨갛게

소리치는



싸 ·늘 ·함. 
(홍해리·시인, 1942-)


+ 장미

생각날 때마다
잊어버리려고
얼마나
제 가슴을 찔렸으면
가시 끝에
핏빛 울음일까?
(이훈식·목사 시인)


+ 장미

깊숙이 묻혀 버린 그 진한 비밀들이 
아픈 피 쏟으면서 빠알간 살 드러낸다 
한 계절 여백을 채워도 가시 찔린 넋두리뿐 
(송명·승려 시인)


+ 장미 

누가 그 입술에 불질렀나 
저토록 빨갛게 타도록 

누가 몸에 가시울타리 쳐 둘렀나 
그 입술에 입맞춤 못하도록 

나도 그 입술이고 싶어라 
불타는 사랑의 입술이고 싶어라 

이별이 내게 입맞춤 못하도록 
가시 울타리 치고 싶어라 
(손석철·시인, 1953-)


+ 장미가 되리

무슨 칼로 
가슴을 여며내면 
저리 핏빛 꽃잎이 될까 

무슨 
불로 구워내면 
저리 핏빛으로 燒成될까 

무슨 
사랑으로 문지르면 
흰 가슴이 
저리 
붉은 피로 묻어날까 

장미가 피는 날엔 
가슴 아파라 

장미가 피는 날엔 
가슴 아파라 
(류정숙·시인)


+ 장미 
      
술잔을 비우고 
장미로 안주하다 

꽃의 독소 
퍼진들 어떠랴 

그것이 해롭기로니 
사랑의 독보다 더할까보냐 
(정숙자·시인)


+ 성난 장미 

성난 것인지 발정한 것인지 
예사롭지 않은 노란 장미 
내게 덤비는 것 같은데 
도망칠 곳이 없다 
힘없이 당하는 꼴이 됐다 
즐거운 비명이라도 칠까 
도무지 식물 같지 않은 열기 
내가 꽃이었으면 
당하고 말았을 뜨거운 열기 
(이생진·시인, 1929-)


+ 모시는 말씀 - 장미의 이름으로 

가시를 갈아 꾹꾹 눌러 쓴 초청장을 보냅니다 
초록 바퀴를 가진 바람 우체부 편에 
짤막한 파티 
절정에 이른 몸짓으로 밤잠 설치며 겹겹이 타오를 줄 아는 
당신만을 모십니다 
들숨과 날숨 사이 
빗물에 적신 햇볕을 끼워 짠 아랑주(紬)에 
살점을 문질러 진하게 물들인 
새빨간 야회복을 입고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이 꼭 오신다면 
몰래 감추어둔 꽃술 한잔도 마련하겠습니다 
5월이라고 쓴 팻말을 따라 
꿈의 계단으로 올라오십시오 
(권천학·시인, 일본 출생)


+ 장미원에서

저 붉디붉은 
장미 한 송이 
꺾어드릴까요 

그대로 하여 
붉어진 내 가슴 
꺾어드릴까요 

그대 아니면 쓸모없는 
내 나머지 인생을 
꺾어드릴까요 
(강인호·시인) 


+ 한 송이 장미꽃 
  
장미꽃 한 송이 
뜰 위에 피었네 

그 집 
그 뜰은 
초라한데 
장미꽃 곱게도 피어 있네 

아침에는 함초롬이 이슬을 먹고 
뜨거운 양지쪽 한낮에도 
장미꽃 누군가 기다리며 
말없이 그 뜰을 지켜 섰네 

장미꽃 한 송이 피어 있네 
가난한 그 뜰에 피어 있네 
(임종호·시인, 1935-) 


+ 아내는 장미꽃 

아내는 장미화다 
가끔 화(花)를 낸다 
곱지만 
잘못 건드려 가시에 찔린다 

아내여, 
자꾸 피지 마라 
릴케도 장미가시에 찔려 
눈꺼풀 완전히 닫았대 
(양전형·시인, 제주도 출생)


+ 6월의 장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부활의 장미 

피었다 지는 것이야
쉬운 일이지만 
그 향기까지야 
쉽게 잊혀지겠습니까?

사랑하는 것쯤이야
쉽게 한다고 하지만
그리워하는 것까지야
어찌 막을 수 있겠습니까

먼 훗날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사무친 가시가 되고
당신은 숨가쁜 꽃봉오리가 되는
하나의 뜨거운 몸이 되어요
(정문규·시인, 전남 화순 출생)


+ 평신도의 장미 

흰 장미와 
붉은 장미가 
지하에서 
나의 시에 맺히는 
아침의 이슬 
주여 
주여 
주여 
어리석은 것으로 
충족한 오늘 속에서 
밤의 명상과 
아침의 찬송가 
환한 긍정의 눈을 뜨고 
마음 가난하게 살기를 다짐하는 
평신도의 
짧고도 힘찬 기도 
진실로 
당신이 누구이심을 
짐작하는 것으로만 
빛나는 풀잎새 
흰 감자와 
자줏빛 감자가 알을 배는 
땅 밑으로 스미는 
사랑의 입김. 
주여 
주여 
주여 
하루에 세 번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그것으로 
지팡이를 삼고 
오늘을 사는 
어리석고 충만한 자의 
이마에 
저녁햇살. 
붉은 장미와 
흰 장미가 되는 
풍요 속에서 
순간마다 피어나는 
생기 찬 당신의 모습. 
(박목월·시인, 1916-1978)


+ 장미의 내부

어디에 이런 내부를 감싸는
외부가 있을까. 어떤 상처에
이 보드라운 아마포(亞麻布)를 올려놓는 것일까.

이 근심 모르는
활짝 핀 장미꽃의 내부 호수에는
어느 곳의 하늘이
비쳐 있을까. 

보라,
장미는 이제라도
누군가의 떨리는 손이 자기를 무너뜨리리라는 것을 모르는 양
꽃이파리와 꽃이파리를 서로 맞대고 있다.

장미는 이제 자기 자신을
지탱할 수가 없다. 많은 꽃들은
너무나 충일하여
내부에서 넘쳐나와
끝없는 여름의 나날 속으로 흘러들어 간다.

점점 풍요해지는 그 나날들이 문을 닫고,
마침내 여름 전체가 하나의 방,
꿈속의 방이 될 때까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오스트리아 시인, 1875-1926)


+ 장미의 열반

한철 통째로 
불덩이로 생명 활활 태우며

한밤중에도 치솟는
송이송이 불면의 뜨거운 불꽃이더니

이제 지는 장미는 살그머니 
고개를 땅으로 향하고 있다.

불타는 사랑은
미치도록 아름다워도

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이나 아름다움은 없음을 알리는

자신의 소임 하나 
말없이 다하였으니

그 찬란한 불꽃의 목숨 
미련 없이 거두어들이며

이제 고요히
열반에 들려는 듯. 
(정연복·시인,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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