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명시인 - 페테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2015년 04월 04일 23시 03분  조회:4948  추천:0  작성자: 죽림
뉴욕에서 달아나다: 문명을 향한 두 개의 왈츠 - 작은 빈 왈츠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빈에는 열 명의 소녀와
하나의 어깨가 있다. 그 어깨 위에서
박제된 비둘기 숲과 죽음이 흐느끼지.
성에 낀 박물관에는
아침 잔영이 남아 있지.
천 개의 창이 있는 살롱이 있지.
 
아이, 아이, 아이, 아이!
쉬잇, 이 왈츠를 받아 줘.
 
이 왈츠, 이 왈츠, 이 왈츠,
바다에 꼬리를 적시는
코냑과 죽음과 “좋아요!”의 왈츠.
 
널 사랑해, 널 사랑해, 널 사랑해,
우중충한 복도 언저리,
안락의자와 죽은 책까지;
여기는 백합의 어두운 다락방,
달이 있는 우리의 침대에서
거북이가 꿈꾸는 춤 속에서, 사랑해.
 
아이, 아이, 아이, 아이!
부서진 허리의 이 왈츠를 받아 줘.
 
빈에는 너의 입과 메아리들이
노는 네 개의 거울이 있지.
소년들을 푸른색으로 그리는
피아노를 위한 하나의 죽음이 있지.
지붕 위로는 거지들이 있지.
통곡의 신선한 화관들이 있지.
 
아이, 아이, 아이, 아이!
내 품 속에서 죽어가는 이 왈츠를 받아 줘.
 
왜냐하면 널 사랑하니까, 널 사랑하니까, 내 사랑아,
아이들이 노는 다락방에서.
아이들은 따스한 오후의 소란한 소리들을 듣고
헝가리의 오래된 빛들을 꿈꾸고,
네 이마의 어두운 고요를 느끼고
눈빛 백합들과 양떼들을 본단다.
 
아이, 아이, 아이, 아이!
“영원히 널 사랑해”하는 이 왈츠를 받아 줘.
 
빈에서 나는 너와 춤을 추리라,
강의 머리를 그린
가면을 쓰고.
히아신스 꽃이 가득한 나의 강변들 좀 봐!
내 입을 너의 두 다리 사이에 두고,
내 영혼을 사진들과 수선화들 사이에 두리라.
그리고 네 발등의 어두운 물결에는
내 사랑아, 나의 사랑아, 바이올린과
무덤, 왈츠의 테이프를 선사하리라.
                   (번역: 민용태)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1898년 스페인 그라나다 근처 마을 푸엔테 바케로스에서 출생.
                                     시집 『시 모음』『노래집』『집시 이야기 민요집』『이그나시오 산체스 메히아스의 죽음』 등.
                                     희곡 「피의 결혼」「예르마」「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등.
                                     1936년 8월 19일 생을 마감함 (스페인 내전 초기, 공화주의자였던 로르카는 파시스트 반란군에 체포돼 사흘 뒤
                                     총살당함)
-----------------------------------------------------------------------------------------
사이버 문학광장 -황인숙의 시배달
   
 로르카 시를 제대로 만난 건 민용태 선생님이 번역해서 《현대시학》에 게재한 ‘로르카 특집’(아마도)에서였다.
  “파랗게 사랑해 파랗게./파란 바람, 파란 잎가지./ 바다에는 배/산에는 말./ 허리에 어둠을 두르고/ 베란다에서 꿈꾸는 여인,”(「악몽의 로맨스」 부분)
  시들을 홀린 듯 읽으며 비수로 가슴께를 슥 베이는 듯했는데 그 시린 통증의 절반 남짓은 질투심이 유발한 것이었다. 내가 지적 근기 없는 인간이 아니었더라면 스토커처럼 그의 시들을 캐고 다녔으련만. 더 이상 알지도 못하면서 “로르카 최고!” “내 로르카!”만 남발하고 다녔나보다. 그로부터 일 년쯤 뒤, 지금으로부터 이십 년쯤 전, 그라나다에 들른 친구로부터 달랑 한 문장 적힌 엽서를 받았다. “로르카가 참혹하게 죽음을 당한 곳, 나는 전율한다!”
  그즈음 한 술집에서 레너드 코헨 노래를 들었다. 그 애절한 노래에 달콤하게 휘감겨 발끝을 까딱거릴 때 소설가 이인성 선배가 “저 가사 로르카 시야.”라고,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일러줬다. 아!?
  앨범을 구해 몇 날 며칠 그 노래만 듣다가 열 개의 카세트테이프를 그 노래로 채우고 열 장의 종이에 가사를 옮겨 적었다. 열 명의 친구들에게 선사하고 싶어서.
  어휘 하나하나가 어둡고 향기롭다. 로르카 시가 대개 그렇듯 죽음이 있고, 숨 막힐 듯한  꽃향기가 있고, “아이, 아이, 아이, 아이!” 통곡소리가 있고.
- 문학집배원 황인숙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오후 다섯시
 
 
 오후 다섯시.
정확히 오후 다섯시였다.
한 소년이 하얀 시트를 가져왔다
 오후 다섯시에.
석회 바구니가 준비되었다
 오후 다섯시에.
나머니지는 죽음, 죽음뿐이었다.
오후 다섯시.
 
바람은 면화(棉花)를 앗아갔다
 오후 다섯시에.
그리고 산화물은 수정과 니켈을 소산시켰다
 오후 다섯시에.
비둘기와 표범이 싸운다
 오후 다섯시에.
그리고 황폐한 뿔과 싸운 넓적다리
 오후 다섯시에.
저음의 현(絃)이 울렸다
 오후 다섯시에.
비소(砒素)의 종(鍾)과 연기
 오후 다섯시에.
모퉁이마다 침묵의 무리들
 오후 다섯시에.
그리고 투우만이 기가 나서!
오후 다섯시에.
고체 무수탄소(無水炭素)의 땀이 나고 있었을 때
 오후 다섯시,
투우장이 옥소(沃素)로 뒤덮여 있었을 때
 오후 다섯시.
죽음이 상처에 알을 낳았다
 오후 다섯시에.
오후 다섯시.
정확히 오후 다섯시 정각에.
 
바퀴 위의 관이 그의 침상이다.
오후 다섯시.
딱딱이와 플루트 소리가 그의 귀에서 울린다
 오후 다섯시에.
바야흐로 투우는 그의 이마를 관통하며 울부짖고 있었다
 오후 다섯시에.
방은 고통으로 찬란했다
 오후 다섯시에.
멀리서 이제 괴저(壞疽)가 오고 있다
 오후 다섯시에.
초록 살에 백합의 돌출
 오후 다섯시에.
상처는 태양처럼 불타고 있었다
 오후 다섯시에.
그리고 군중은 창문들을 부수고 있었다
 오후 다섯시에.
오후 다섯시.
아, 그 운명의 오후 다섯시!
모든 시계가 오후 다섯시였다!
오후의 그늘이 진 다섯시였다!
 
 
 
 (주* ㅡ자문한다.  
         당신의 운명의 시각은 언제인가?  
         당신은 지금 인생의 몇 시에 서 있는가?)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883 미국 시인 - 빌리 콜린스 2016-11-28 0 4749
1882 詩는 언어로 남과 더불어 사는 정서를 절규하는것... 2016-11-28 0 4069
1881 시인, 시, 그리고 미술... 2016-11-27 0 4230
1880 시인, 시, 그리고 경제... 2016-11-27 0 3663
1879 시인의 미국 시인 - 에즈라 파운드 2016-11-27 1 5505
1878 현대시를 이끈 시대의 대변인 영국시인 - T.S. 엘리엇 2016-11-27 0 5398
1877 "부부 시인"의 비극과 또 하나의 그림자 2016-11-26 1 5705
1876 미국 시인 - 실비아 플라스 2016-11-26 0 5233
1875 독일 시인 - 롤프 디터 브링크만 2016-11-26 0 4233
1874 권총으로 자살한 구쏘련 시인 - 마야꼬프스끼 2016-11-26 0 4415
1873 20세기 러시아 최대 서정시인 - 안나 아흐마또바 2016-11-26 0 3730
1872 20세기 러시아 최대의 시인 - 오시쁘 만젤쉬땀 2016-11-26 1 3928
1871 상상하라, 당신의 심원한 일부와 함께 비상하라... 2016-11-26 0 3387
1870 세계문학상에서 가장 짧은 형태의 시 - "하이쿠" 2016-11-26 0 4226
1869 詩의 탄생 = 人의 출생 2016-11-26 0 3531
1868 실험적 詩는 아직도 어둠의 아방궁전에서 자라고 있다... 2016-11-26 0 4112
1867 詩가 무엇이길래 예전에도 지금도 실험에 또 실험이냐... 2016-11-26 0 4631
1866 詩는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어야... 2016-11-26 0 3453
1865 詩를 더불어 사는 삶쪽에 력점을 두고 써라... 2016-11-26 0 3818
1864 詩人은 명확하고 힘있게 말하는 사람... 2016-11-26 0 3684
1863 詩를 발랄한 유머와 역설의 언어로 재미있게 읽히는 시로 써라... 2016-11-26 0 4052
1862 캐나다계 미국 시인 - 마크 스트랜드 2016-11-22 0 5294
1861 미국 시인 - 시어도어 로스케 2016-11-22 1 6537
1860 러시아계 미국 시인 - 조지프 브로드스키 2016-11-22 0 4656
1859 詩란 마음 비우기로 언어 세우기이다... 2016-11-22 0 3950
1858 자연속의 삶을 노래한 미국 시인 - 로버트 프로스트 2016-11-21 0 6696
1857 풍자시란 삶의 그라프를 조각하여 통쾌함을 나타내는 시... 2016-11-21 0 3854
1856 미국 재즈 시의 초기 혁신자 中 시인 - 랭스턴 휴스 2016-11-20 0 5220
1855 락서는 詩作의 始初에도 못미치는 망동... 2016-11-19 0 3640
1854 인기나 명성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의 색갈을 고집한 예술가 2016-11-18 0 5309
1853 카나다 음유시인 - 레너드 노먼 코언 2016-11-18 0 5221
1852 령혼 + 동료 = ...삶의 그라프 2016-11-18 0 3548
1851 김영건 / 박춘월 2016-11-18 0 3445
1850 詩作의 첫번째 비결은 껄끄러움을 느끼지 않게 쓰는것... 2016-11-18 0 4007
1849 詩作할때 "수사법" 자알 잘 리용할줄 알아야... 2016-11-16 1 4854
1848 詩人은 "꽃말"의 상징성을 발견할줄 알아야... 2016-11-15 0 3720
1847 진정한 "시혁명"은 거대한 사조의 동력이 안받침되여야... 2016-11-15 0 3572
1846 고 김정호 / 허동식 2016-11-15 0 3702
1845 윤청남 / 허동식 2016-11-15 0 3671
1844 詩를 제발 오독(誤讀)하지 말자... 2016-11-15 0 3869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