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4월 2025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보들레르 시 표절작?
2015년 03월 07일 21시 49분  조회:5162  추천:1  작성자: 죽림

툴바메뉴

기사공유하기

 


 

겨울 여행/어제 여행
조르주 페렉·자크 루보 지음, 

 

 

피에르 바야르의 <예상 표절>은 시기적으로 앞선 작가가 나중 작가의 작품을 ‘표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엉뚱하면서도 흥미로운 주장을 담은 책이다.

 

이 책 앞부분에서 바야르는 “예상 표절이라는 개념을 고안해낸 건 울리포(잠재문학작업실)다”라고 밝힌다. 울리포는 프랑스의 실험적 문학 집단으로 조르주 페렉, 레몽 크노, 이탈로 칼비노, 마르셀 뒤샹 등이 속해 있었다.

 

조르주 페렉이 1979년에 처음 발표한 짧은 소설 <겨울 여행>은 바야르에게 예상 표절 개념에 관한 영감을 준 바로 그 작품이다. 이 소설 주인공인 문학 선생 뱅상 드그라엘은 1939년 8월 어느날 동료 드니 보라드의 집 서재에서 <겨울 여행>이라는 소책자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일인칭 시점으로 쓰인 이 소설을 읽자 “마치 눈앞에 있던 문장들이 갑자기 그에게 친숙한 듯했고,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게 무언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듯했으며, 문장 하나하나를 읽을 때마다, 거의 같은 것 같기도 하고 이미 어디선가 읽은 것 같기도 한, 어떤 문장에 대한 또렷하면서도 흐릿한 기억이 떠오르는 것처럼, 아니 그보다는 겹쳐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요컨대 이 소설 속 문장들은 랭보와 말라르메, 로트레아몽, 귀스타브 칸, 베를렌 같은 유명 시인들의 시 구절을 베끼거나 살짝 변형시킨 것들로 보였는데, 문제는 이 책이 이 시인들의 활동 시기보다 앞선 1864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 드그라엘은 “로트레아몽, 제르맹 누보, 랭보, 코르비에르 그리고 다른 많은 시인들이, 단 한 편의 작품 안에 이후 서너 세대의 작가들이 양분으로 삼을 열매들을 모아놓을 수 있었던 천재적이고 불우한 한 시인의 표절자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신하지만, <겨울 여행>의 지은이 위고 베르니에와 그의 작품에 관한 30년 가까운 추적과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한 채 숨을 거두고 만다.

 

역시 울리포 멤버인 자크 루보가 1992년에 처음 발표한 <어제 여행>은 페렉 소설 <겨울 여행>을 계승·발전시킨 작품으로 문학적 대화와 유희의 흥미로운 사례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드니 보라드의 아들로 존스홉킨스대학 프랑스 문학 전공 교수인 데니스 보라드는 페렉의 <겨울 여행>을 읽고 위고 베르니에의 삶과 문학에 관한 탐구에 나선다. 고모의 도움으로 그는 위고 베르니에의 또 다른 책 <위고 베르니에의 시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는데, 추가 자료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또 다른 충격을 준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이 베르니에의 <위고 베르니에의 시들>의 완벽한 표절작”이었던 것. 루보는 <악의 꽃> 속 여러 작품의 구절들을 헤쳐 모아 놓은 듯한 베르니에의 시들을 열거한 다음, “1857년 6월25일, <위고 베르니에의 시들> 출간이 예정되었던 최초의 날짜에서 이틀이 지난 후, 파리에서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 초판이 판매되었다”는 사실을 들어 보들레르가 베르니에의 시들을 베꼈다고 주장한다. 베르니에를 베낀 것이 보들레르만은 아니어서 루보는 “모두가 그 책을 읽었다. 모두 그 책을 베낀 다음, 틀림없이 모두 없애버렸을 것이다”라는 과감한 결론으로 나아간다.

 

페렉의 <겨울 여행>과 루보의 <어제 여행>은 프랑스에서 1997년에 한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지난해에는 역시 이 이야기를 이어 쓴 울리포 구성원 열다섯명의 ‘공동창작소설’이 <겨울 여행 & 그 연작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오기도 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03 <새> 시모음 2015-04-17 0 4305
402 <개나리> 시모음 2015-04-17 0 4517
401 <봄맞이> 시모음 2015-04-16 0 4617
400 <풀꽃> 시모음 2015-04-16 0 4041
399 <아버지> 시모음 2015-04-16 2 4892
398 <채송화> 시모음 2015-04-16 0 4799
397 <나이테> 시모음 2015-04-16 0 4267
396 반칠환시인 시모음 2015-04-16 1 5655
395 <소나무> 시모음 2015-04-16 0 5210
394 시 낯설게 하기와 조향시인 2015-04-14 1 4652
393 조향시인을 그리며... 2015-04-14 0 4319
392 사랑의 계관시인 - 김남조 2015-04-14 0 5103
391 영국 잉글랜드 시인 - 엔드류 마블 2015-04-14 0 4709
390 왕당파 시인 / 형이상파 시인 2015-04-14 0 6360
389 형이상시의 고찰 2015-04-14 1 4892
388 사랑의 형이상적 시인 - 존던 2015-04-14 0 5414
387 영국 형이상학파 시인 - 존단 2015-04-14 0 5519
386 無韻詩 2015-04-14 0 4824
385 詩의 飜譯 2015-04-14 0 4879
384 <장미꽃> 시모음 2015-04-14 0 5149
383 멕시코 시인 - 옥타비오 파스 2015-04-13 1 5318
382 아르헨티나 시인 - 후안 헬만 2015-04-13 0 4618
381 혼다 히사시 시모음 2015-04-13 0 5338
380 詩의 病 2015-04-13 0 4267
379 <축구> 시모음 2015-04-13 0 6089
378 100세 할매 일본 시인 - 시바타 도요 2015-04-13 0 4843
377 로동자시인 - 박노해 2015-04-12 0 5125
376 박용래 시모음 2015-04-12 0 6208
375 <민들레> 시모음 2015-04-12 1 4614
374 <매화> 시모음 2015-04-12 0 6459
373 러시아 농민시인 - 이사코프스키 2015-04-12 0 5105
372 명시인 - 백석 2015-04-12 1 6956
371 <그릇> 시모음 2015-04-12 0 4628
370 <봉숭아> 시모음 2015-04-12 0 4790
369 <숟가락> 시모음 2015-04-12 0 4385
368 시인의 明과 暗 2015-04-12 0 4391
367 <진달래> 시모음 2015-04-12 1 4429
366 <국화> 시모음 2015-04-12 4 4834
365 <목련> 시모음 2015-04-12 0 5486
364 김지하 / 五賊 2015-04-10 0 4828
‹처음  이전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