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하이퍼와 잡종(?)
2015년 02월 19일 15시 57분  조회:4244  추천:0  작성자: 죽림

하이브리드  

 

                                                                    오남구

 

1. 잡종강세 

 

하이퍼텍스트는 구조적으로  여러 기능을 갖는  하이브리드이다.

세간에서 “너나 잘하세요.” 이렇게 기존의 화법을 깨뜨리고 ‘하대하는 말과 높임말’을 뒤섞어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포스트모던 한 사회현상으로 기존의 순수한 언어가 뒤섞인 일종의 하이브리드라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는 생물학적인 용어로서, 식물이나 동물을 육종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특정의 형질들을 가진 순종(純種) 2종류를 교잡하여 잡종강세를 개발한다. 이때에 부모에 비해 자손의 크기나 성장속도 등이 강하게 되는데 잡종 생장력(hybrid vigour)이라고도 한다. ‘너나 잘 하세요’는 이런 ‘잡종 생장력’의 현상이 일어나듯이 원래의 말보다 메시지의 기능이 크게 증폭되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크게 무안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기존의 텍스트와는 다른 새로운 언어의 기능을 확인하게 되는데 그 문장 구조를 살펴보면 하이퍼텍스트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말에는 다음과 같은 ①과 ②의 2종류의 언어가 있다. ①은 하대하는 말이고 ②는 높임말이다.

 

① 너나(A) 잘 해(B)

② 당신이나(C)  잘 하세요(D)

 

 말들을 구성하고 있는 마디를 ① A, B  ② C. D로 나누어 마디를 서로 뒤섞어 놓는다. 그러면 A, B와 C, D의 마디가  다음과 같은 말이 된다.

 

③ 너나(A) 잘 하세요(D)

④ 당신이나(C) 잘 해(B)

 

 여기서 ①과 ②의 문장을 순수한 것이라 할 수 있고, ③과 ④의 문장을 순수함이 깨뜨려져 있는, ‘높임말’과 ‘하대하는 말’이 뒤섞여 있어 잡종 즉 하이브리드의 문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모습은 말의 마디가 서로 비꼬여서 ‘비틀기’가 되어 있고 파편화된 말의 마디가 (A)에서 (D)로 뛰어(hyper) 하이퍼텍스트가 되고 있다. 그런데 이 문장을 달리 보면 ‘해체된 말마디가 다시 통합된 문장’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교잡에 의한 통합으로서 새로운 텍스트이다.

 

 

 

2. 하이퍼시의 하이브리드  

 

새로운 텍스트는 현실이다. 문덕수시인의 ‘종이하이퍼텍스트와 전자하이퍼텍스트(월간『시문학』4월호, 2008년)’는 하이퍼시('하이퍼텍스트+시'-하이퍼시로 명명-시향29호)의 논리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요즘 담론이 되고 있는 이상옥 시인의 ‘디카시’ 는 디카로 순간 포착한 사진과 기호(언어)가 섞인 시를 발표한다. 디카시는 하이브리드적인 종이하이퍼텍스트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텍스트와 사진이 하이퍼성(하이퍼텍스트의 특성-탈 중심, 탈 경계, 탈 관념 등)을 갖지 못하고 기존의 텍스트와 같다면 결과적으로 기존의 포토포엠과 구별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는 이미 기존의 시속에 들어와 있었다. 현대에 이르러 컴퓨터의 발달로 하이퍼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소리, 영상, 기호의 소통이 가능하게 되면서 이러한 인터넷의 텍스트를 철학자 넬슨이 ‘하이퍼텍스트’라고 명명하였다. 그래서 하이퍼텍스트라고 하게 되면 통상적으로 인터넷 상의 텍스트를 말하게 되는데, 문덕수 시인은 이것을 전자하이퍼텍스트라고 말하고 제2의 하이퍼텍스트라 한다. 제1의 하이퍼텍스트는 종이하이퍼텍스트라고 하는데 종이책을 매체로 하는 기호(언어)는 실재와는 관계가 없는 가상현실(버추얼)로서 하이퍼텍스트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하이퍼시론의 논리적 기반이 되고 있다. 여기서 기호만의 텍스트를 순수로 보면 영상(사진, 그림이미지) 등이 섞인 텍스트는 하이브리드(잡종) 적이다. 미래의 신개념의 종이(필름)에 소리가 함께 섞어 나오는 텍스트나, 제2의 하이퍼텍스트는 당연히 하이브리드로 분류될 것이다. 그런데  앞의 잠종강세의 예문에서 보듯이  기호만의 텍스트에서도  ‘높임말’과 ‘하대하는 말’이 뒤섞여서 하이브리드 적인 하이퍼텍스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하이브리드 현상은 원래 생명의 존재방식이기도 한 것이다. 산이나 들에 집합되어 있는 나무와 풀이 한군데 뒤섞이어 존재한다. 여러 기능의 중심이 없는 탈 중심 그리고 탈 경계가 자연스럽다. 일찍이 자크 데리다가 자연의 사물을 텍스트로 보았는데 나에게는 자연의 이미지가 하이퍼텍스트로 다가온다.

  

 

(1) 탈 경계, 탈 중심의 이미지/ 신발

 

다음의 「신발」은 삶의 현장에서 찾은 하이브리드의 탈 경계, 탈 중심의 이미지가 있다.

 

 

1   

시장 정육점 갈고리에 생고기와 나란히 걸린

가죽, 가족?  

*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2   

냉장고 쇼 케이스 안의

내 신발은 260미리입니다

아내의 신발은 235미리입니다

아들은 나와 똑같은 260미리입니다 

   

 *sbs 동영상 갭쳐

 — 「신발」 전문

 

 위의 그림이미지는 실재 TV에서 방영한 동영상에서 캡쳐한 것이다. 정육점에 신발과 생고기가 갈고리에 걸려 있다. 정육점도 아니고 신발가게도 아닌 하이브리드의 ‘신발정육점’이다. 이처럼 생활공간에서 경계가 무너지는 하이브리드의 현상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컴퓨터, 전자제품, 자동차 등은 말할 것도 없으며 생활 언어 속에도 나타나고 있다. 인용한 「신발」의 그림은 설명이 필요 없이 독자가 바로 알 수 있는 하이브리드의 이미지이다. 그리고 이 이미지는 기호(언어)와 섞여 있다. '하이브리드의 하이퍼시' 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생고기와 신발을 본 작가의 직관이 ‘가죽’이라는 본질의 링크를 발견하게 되고,  ‘가죽’이 ‘가족’으로 기표가 흘러가고, 정서가 경로를 따라 흘러가 시의 맥락을 이룬다. 쇼 케이스 안에 든 신발 가족은 곧 시인의 가족이 되며 알 수없는 아련한 삶의 모습이 배어난다.

  

(2)마당놀이의 해학과 조소 / 피켓

 

문화의 공간으로서 마당은 무대의 원형일 것이다. 판소리의 마당은 광대와 청중이 창을 하고 추임을 하면서 한자리에 어울려 공연이 완성된다. 이렇게 관객이 공연에 동참함으로써 ‘관객과 연기자’라는 경계가 없다. 이러한 소리 ‘판’은 남녀노소 신분이 다른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 원시 ‘하이브리드 판’이라고 보아진다.

판을 만들어 가는 것은 ‘놀이’다. 놀이의 바탕에는 유희와 해학과 조소 등이 있고, 유희성이 없는 놀이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근래는 시위도 하이브리드 한 놀이 문화로 바뀌어 축제를 벌이고 있다. 촛불 문화축제는 그 예로서 손자와 아들과 며느리와 할머니가 한자리에 모여 촛불로 하트 모양을 만들거나, 광장에 수십 킬로나 되는 불길을 만들어 놓고 즐긴다. 이때 피켓은 소통의 도구로서 공간에 있는 하나의 미디어이다.

다음의 텍스트는 이런 피켓을 들고 있는 광장의 이미지(사진)와 기호가 나열된다. 순수 기호의 시에  대한 상대적인 것으로서 하이브리드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2MB = 2 Mega Byte (약 3.5원)

2MB = 2 Micro Byte (가격산출 불가능)

2MB = 2 Mad Bull(미친 소)

MB = My Bush(나의 부시)

2MB = 2 M(멍청하고) B(부지런한) 놈

2MB = 2(이) M(뭐) B(병) -> 이거 뭐 병신도 아니고...

MB = Moues Baby

 — 「피켓」 전문 

   

놀이마당에 들고 나온 피켓. 이니셜 2mb를 하이퍼텍스트로 읽어본다.  2와 M과 B는 각기 마디가 되고, 마디와 마디 사이 숨겨진 링크을 걸면 많은 언어를 상상하여 읽어낼 수 있다. 그래서 위에 나타난 7가지 외에도  무수히 많은 의미의 경로가 나타나게 되는데, 독자는 읽고 싶은 대로 여러 방법으로 읽어가면서 유희하고 카타르시스 한다. 

 

 

3,순수와 하이브리드  

 

유전공학으로 만들어낸 하이브리드의 철쭉이 종로의 거리에 나와 있다. 명품이라고 내놓는 것을 보니 가지에 티 없이 깨끗한 바탕의 흰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 있고 같은 가지 속에서 진분홍의 꽃 몇 개가 피어 있다. 그런데 진분홍 또한 티 없이 맑은 바탕을 하고 있어서 순수/(순종,true)하기 이를 데 없다. 언뜻 보기에 한그루 철쭉 조화 같다. 여기에 다른 화려한 작품들을 비교하니 호화로우나 곧 싫증이 나고 산만하다. 결국 티 없이 순수한 격조 높은 두 가지의 특성이 명품의 하이브리드로서 탄생하고 있었고 절제된 심플한 구성이 예술성을 높이고 있다. ‘하이퍼시’에서 절제된 심플한 하이브리드의 구성이 요구되는 것이 이렇듯 자연한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순수/(순종,true)는 하이브리드의 바탕이 된다. 격조가 높고 개성이 뚜렷해야 한다. 하이퍼텍스트가 여러 가지 특성을 싣는 수레라고 볼 때에 열린 개념의 또는 탈 관념의 대승적 기능을 하고 있다. 곧 하이브리드의 프레임은 하이퍼텍스트이다. 그래서 종이하이퍼텍스트의 언어(기호) 예술은 격조 높은 하이퍼시를 만드는 바탕이다. 다음의 「사과」는 언어의 순수한 하이퍼텍스트이다.

 

배들녘은 풋벼의 바다, 아침 고요로운 지평선에 풍! 떠올랐다가 풍선처럼 서서히 내려오고 있는 붉은 사과, 동진강 하구에서 쌀을 실으러 거룻배가 들어왔었다는 ‘배들이’ 들판! 손에 든 들판은 피켓! 손해난 '배 들이'어서 빚으로 들들 볶일 판 피켓 들고 전봉준이 들이칠 판, 숨을 멈추고 있는 풋벼의 바다 황혼에 내가 주먹 속에 받아 쥔 해 사과를 굴린다, 굴러가며 가르마 같은 선을 긋는다 선을 따라 불이 화~ 화~ 일어난다

  

—「사과」전문

 

배들녘은 동진강 상류가 흐르는 들녘. 여기에 만석보가 있다. 조병갑이 보를 쌓고 물세를 받다가 농민들이 저항하여 동학란이 일어났다. 손에 든 들판, ‘피켓’은 시위 현장의 미디어이다. 이 하이퍼텍스트는 ‘시위 현장’과 ‘동학란’이란 배경의미가 시인의 의식 밑바닥에 깔려 있어서 언어와 언어의 마디를 링크시킨다. 그래서 기표가 자유자재로 ‘판’이 들의 ‘들판’으로, 손에 들고 있는 ‘들판’이 ‘피켓’으로, 그리고 붉은 사과(과일) → 해(日) → 사과(謝過)로 흘러가면서 상상의 무한한 이미지 공간이 확보된다. 그래서 붉은 사과가 굴러가면 선을 만들고 선에서 붉은 불이 일어난다. 감각적인 이미지 드림(imige-dream)이다.

 

하이브리드의 잡종강세 같은 새로운 기능을 확인한다. 순수는 바탕이 되고 격조가 높고 개성이 뚜렷했을 때에 명품의 하이브리드가 탄생한다. 절제된 심플한 구성이 예술성을 높일 것 같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63 볼세비키/ 정세봉(제목 클릭하기... 訪問文章 클릭해 보기...) 2024-07-13 0 1120
2162 프랑스 시인 - 기욤 아폴리네르 2021-01-27 0 4514
2161 미국 시인 -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2021-01-26 0 3110
2160 미국 시인 - 월러스 스티븐스 2021-01-26 0 3164
2159 미국 시인 - 로버트 프로스트 2021-01-26 0 3062
2158 미국 시인 - 엘리엇 2021-01-26 0 3500
2157 미국 시인 - 에즈라 파운드 2021-01-26 0 3288
2156 미국 시인 - 엘리자베스 비숍, 에이드리언 리치 2021-01-26 0 3248
2155 미국 시인 - 제임스 디키 2021-01-26 0 2991
2154 미국 시인 - 필립 레빈 2021-01-26 0 3082
2153 미국 시인 - 리처드 휴고 2021-01-26 0 2799
2152 미국 시인 - 시어도어 레트키 2021-01-26 0 3072
2151 미국 시인 - 존 베리먼 2021-01-26 0 3188
2150 미국 시인 - 앤 섹스턴 2021-01-26 0 3293
2149 미국 시인 - 실비아 플라스 2021-01-26 0 2833
2148 미국 시인 - 칼 샌드버그 2021-01-26 0 3328
2147 시적 개성 목소리의 적임자 - 글릭; 노벨문학상 문턱 넘다... 2020-10-09 0 3247
2146 고대 음유시인 - 호메로스 2020-03-09 0 4572
2145 프랑스 시인 - 폴 엘뤼아르 2020-03-01 0 4664
2144 한국 시인, 생명운동가 - 김지하 2020-01-23 0 4390
2143 한국 최초 시집... 2019-12-16 0 4531
2142 조선 후기 시인 - 김택영 2019-12-06 0 4419
2141 토속적, 향토적, 민족적 시인 - 백석 2019-11-18 0 6672
2140 한국 최초의 서사시 시인 - 김동환 2019-10-30 0 4275
2139 한국 순수시 시인 - 김영랑 2019-09-29 0 6322
2138 [시인과 시대] - 문둥이 시인 2019-08-07 0 4934
2137 일본 시인 - 미야자와겐지 2018-12-18 0 5074
2136 "쓰레기 아저씨" = "환경미화원 시인" 2018-11-15 0 4670
2135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고추밭 2018-08-20 0 5006
2134 동시의 생명선은 어디에 있는가... 2018-07-09 2 4232
2133 인도 시인 - 나이두(윤동주 흠모한 시인) 2018-07-09 0 4913
2132 저항시인, 민족시인, "제2의 윤동주" - 심련수 2018-05-28 0 5777
2131 페르시아 시인 - 잘랄 앗 딘 알 루미 2018-05-04 0 6069
2130 이탈리아 시인 - 에우제니오 몬탈레 2018-04-26 0 6086
2129 프랑스 시인 - 보들레르 2018-04-19 0 7452
2128 윤동주가 숭배했던 시인 백석 2018-04-05 0 5909
2127 일본 동요시인 巨星 - 가네코 미스즈 2018-03-31 0 5910
2126 영국 시인 - 월리엄 블레이크 2018-03-22 0 3892
2125 오스트리아 시인 - 잉게보르크 바하만 2018-03-06 0 5029
2124 미국 시인 - 아치볼드 매클리시 2018-02-22 0 5652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