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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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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92
2015년 02월 11일 17시 01분  조회:1884  추천:0  작성자: 죽림

911□사평역에서□곽재구, 창비시선 40, 창작과비평사, 1983

  시대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의 얘기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때 대부분 관념화하기 때문이다. 그 관념화를 얼마만큼 경계하고 멀리 하느냐 하는 것에 따라 시의 형상화가 결정된다. 그런데 이 시집 속의 아픔은 그런 묘한 결합이 이루어진 경우이다. 이데올로기가 너무 앞서 불거진 흠은 곳곳에서 갖고 있지만, 그것이 어설픈 관념으로 드러나는 것을 어느 정도 통제하는 것은 시인의 재주라고 할 밖에 없다.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닿을 듯 말 듯한 시집이다. 그리고 벌써 2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나름대로 한 시대의 육성을 대변할 만한 그런 분위기가 있다. 한 글자라도 한자는 한계이다.★★★☆☆[4337. 11. 21.]

 

912□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최승호, 문학 판 시 1, 열림원, 2003

  세상 모든 현상을 고독과 허무로 도배하는 ‘곶감 빼먹기 파’의 원조가 바로 여기 있구나. 어떤 결론을 정해놓고서 거기에 해석과 합리화를 하는 것보다 쉬운 일은 없다. 모든 이미지들이 뻔히 정해진 결론을 향해서 질주해간다. 상상력은 날다람쥐처럼 이곳에서 저곳으로 아주 편하고 가볍게 뛴다. 시인의 능력을 새삼 보여주는 부분이다. 생각의 흐름도 시상 전개도 아주 자연스러워서 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드러난 결론과 그렇게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 사이의 불협화음은 어떻게 해소할까? 더 이상 말을 해서는 안 되는 자리까지 와서 말을 하려는 의지는 무엇인가? 그에 대한 답부터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자는 답이 되지 않는다.★★★☆☆[4337. 11. 22.]

 

913□국토□조태일, 창비시선 2, 창작과비평사, 1975

  거칠지만, 넓고 깊다. 아니, 높기도 하다. 연작은 그 사람의 능력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그런데 이 정도의 연작이면 충분히 능력이 드러난 셈이다. 한 주제를 갖고 이만큼 깊이 파고드는데, 일관된 관점을 갖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허황한 표현이 없이 꼭 필요한 말들만 골라내는 것도 여간한 능력이 아니다. 1970년대 초반에 이만한 작품이 나왔다는 것이 놀랍니다. 다만 한 가지 주제에 집착하면서 시선이 좀 굳어졌다는 것과, 시대의 어떤 특징을 너무 염두에 둔 나머지 상상력이 다소 얽매여서 자유롭게 뻗지 못했다는 것이 흠이다. 하지만, 사건을 다룰 때도 산문으로 떨어지지 않고, 관념이 짙은 내용도 잘 소화해냈다는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4337. 11. 22.]

 

914□강 같은 세월□김용택, 창비시선 130, 창작과비평사, 1995

  시가 생활 속에서 솟는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는 시집이다. 그러나 생활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시이기도 하다. 1, 2부에서는 시가 짧으면서도 깊은 말을 하는 양식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뒤로 가면서 걸음걸이가 둔해졌다. 주제가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주제를 감당하지 못하면 시는 길어진다. 그것이 시대의 탓이라고 해도 결코 칭찬 받을 일은 못 된다.★★☆☆☆[4337. 11. 25.]

 

915□주막에서□천상병, 오늘의 시인총서 3, 민음사, 1979

  시에 허장성세가 없어 마치 청량제처럼 신선하다.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 이렇게 깔끔할 수 있고 시원할 수가 없다. 이 시원함은 읽는 자나 쓰는 자들이 모두 어떤 탐욕에 가까운 욕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탐욕 바깥의 풍경이 신선해 보일 밖에 없다. 더욱이 요즘처럼 표현 제일주의의 폐해가 그득한 세상에서는 오히려 소박한 표현이 신선한 맛을 줄 수 있다. 세월이 가도 시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는 기교일 듯하지만, 오히려 마음의 순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딘가 좀 덜 들어갔다는 생각이 든다.★★☆☆☆[4337. 11. 26.]

 

916□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마종기, 문학과지성시인선 2, 문학과지성사, 1980

  외국생활과 나이 들어가면서 생기는 외로움이 생활 속에서 아주 잘 살아있다. 시가 생활과 분리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이 정도면 잘 증명해주는 셈이다. 그런데 시집 전체의 시가 고르지를 못하고 울퉁불퉁하다. 표현이 잘 된 곳은 엉뚱한 방향으로 상상이 튀고, 외로움이 잘 살아있는 곳은 너무 밋밋하다. 감정과 상상력의 작용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어느 쪽인가 분명한 태도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시임을 알 수 있다. 한자가 너무 많아서 어지럽다.★★☆☆☆[4337. 11. 26.]

 

917□여울목 비오리□김영태, 문학과지성시인선 18, 문학과지성사, 1981

  특이함이 시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이 시는 가장 훌륭한 시가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시집은 결코 칭찬 받기 어려운 시집이다. 체험의 특수성이 독자를 만날 때 독자가 접근할 수 있는 어떤 계기를 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된다. 아마도 시인 자신이 아주 특수한 세계에 익숙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는 잘 연결이 안 되는 그런 위치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드러난 이미지를 통해서 그 시가 쓰여질 당시의 어떤 정신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계기를 잡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계기로 가는 길을 시가 차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위시라고 보아야 하는데, 이렇게 여러 예술 갈래를 뒤섞어놓는다고 해서 전위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것은 탓할 것이 없지만, 계기를 주지 않고 저쪽에서 이쪽을 들여다보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의 세계가 독특해지는 것은 세월이 간다고 해서 외줄타기로 하고 건너갈 사람이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예술가는 스파이더맨일 수 있지만, 독자는 그렇게 되기가 쉽지 않다. 착잡한 시집이다.★☆☆☆☆[4337. 11. 26.]

 

918□뒤란이 시끌시끌해서□조달곤, 작가정신, 2004

  말투도 그렇고 세계도 그렇고 차분히 가라앉았다. 들끓던 욕망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마음이 작용하기 때문에 헛된 욕망을 버린 뒤에 나타나는 풍경들이 아주 잘 정리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불필요한 말들이 없이 상황을 전하기 딱 알맞은 것들만 동원되어서 시가 아주 깔끔하고 산뜻하다. 시의 시간 배경이 거의가 봄인 것을 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기쁨으로 시의 세계를 밀고 가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아주 안정된 세계이고 수준이다. 다만 발견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 시에는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 같다.★★★☆☆[4337. 11. 26.]

 

919□배추흰나비를 보았습니다□이선관, 답게, 2002

  솔직함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이런 시집에서 본다. 이미지 뒤로 숨어서 숨바꼭질하다가 결국 외로움 이외에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는 시들보다 몇 배 낫다. 다만 수필과 거의 구별이 안 되는 것은 씻을 수 없는 단점이다.★★☆☆☆[4337. 11. 26.]

 

920□절정을 복사하다□이화은, 문학수첩, 2004

  시가 아주 차분하고 시상 전개도 무리 없이 잘 이루어졌다. 시를 오래 많이 써본 시인이라는 것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 만큼 기법은 원숙하다. 그런데 제1부의 빼어난 시 몇 편과 나머지 시들의 수준이 많이 차이 난다. 겉으로는 아무런 단점이 없는 듯하지만 관찰이 너무 평범하고 그것을 평범하게 묘사해나감으로써 긴장이 풀어진 시가 많다. 무엇보다도 어쩌다 얻은 표현 때문에 억지로 할말을 꿰어 넣어서 만든 시가 많다. 시집을 서둘러 냈다는 얘기다. 인생의 깊이가 갑자기 깊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런 시의 경우에는 좀 더 진득하게 기다려서 저절로 흘러 넘칠 때 쓰고, 엮는 것이 좋다. 한자는 넘쳐서는 안 되는 독이다.★★☆☆☆[4337.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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