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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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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시와 그 해설(1, 2, 3, 4) ㅡ최룡관 (시인, 동시인, 평론가)
2015년 02월 04일 13시 08분  조회:5630  추천:0  작성자: 죽림
 

한국명동시 감상시리즈 1

                                     최흔

 

  시를 어떻게 쓸가시는  재미있는건데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시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시라하면 이런 생각이 들면서 앞이 새까매 나죠기실 시는 읽기도 재미나지만 쓰기도 재미나는거야.

  시를 쓰자면 책을 많이 봐야 하지만 어떻게 하면 시를 쓰게 되는가를 생각할줄 알아야 마음 준비가 있어야 하는거야한국의 김완기 시인님은 이런 시를 썼단다.

 

시를  때면

김완기

 

시를 쓸때면

 귀는

청진기가 된다

 

새이야기

꽃이야기

돌이야기

벌레들의 숨소리

나무들의 맥박소리

 

시를  때면

 눈은

만원경이 된다

해이야기 

별이야기

눈이야기

 

무지개가 보인다

옥토끼가 보인다

 

   시가  쓰는 비결을 알려주잖니시를   귀는 청진기가 되고 눈은 현미경이 되여야 한다는 거야귀가 청진기가 되여 남들이 듣지 못했던 소리를 듣고 눈은 현미경이 되여 남들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보아내는 거야.자기가 새로 듣고 자기가 새로  것을 쓰면 시가 되는 거야.  피ㅡ 새가 울지 어디 이야기를 하니울지입도없는 꽃이  어떻게 이야기를 하니 땅땅한 돌이 무슨 말을 하니풀벌레들의 숨소리를 듣는 사람이 어디 있니나무가  동물이니피가 있니동물도 아니고 피도 없는데 어떻게 맥박이라는  있니맥박이라는  없는데 어떻게 맥박이 뛰는 소리를 듣니피ㅡ  거짓말이야그리구 해며 별이며 눈이며를 보는거지 어떻게 하면 그것들의 이야기를 본다고 하니이야기라는  듣는  아니야무지개는 보이지만 옥토끼야 어디 보이는 거니옛말에 그저 그런게 있었다는 얘기지으음 알았다시라는게 그래 거짓말 할래기구나!

    봐라그게 어디 거짓말이니그게 상상이라는거다상상이라는게 뭐니생각한다는거야상상한다는 것도 없는 것을 말하는 거면 거짓말이 아니고 뭐니거짓말이라는건 남을 깜박 속이기 위해 하는 나쁜 일이지만 상상한다는건 남들에게 아름다움을 주기 위하여 엉뚱한 생각을 해서 그것을 시로 쓴다는거야그러니까 거짓말과 상상은 완전히 성질이 다른거란다거짓말은 나쁜 습관을 배양하며 우리들을 잘못되게 만들지만 시를 상상해 낸다는건 우리들의 사고력을 키워주고 총명해 지게하고 우리들의 마음을 깨끗해지게 하고 우리들을 훌륭한 리상을 추구하게 하고 분발하게 하고 우리들을 곱게 자라나게 한단 말이다  그러니까 거짓말과 시적상상은 물과 불처럼 다른거야

   ! 듣고 보니 그럴듯하다 상상이라는게 좋기는 좋구나나도 눈을 현미경으로 만들고 귀를 청진기로 만들어야겠다 해해해,,,,

 

                                       2

 

   눈을 현미경으로 만들고 하고  귀를 청진기로 만들었는데  시가 보이지 않니?

해해해... 임마 웃기지마눈을 크게 뜨면 현미경이 되고 귀를 도사리면 청진기가 되는  아니 아담아를 써야 그래 시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말이지시는 어디나  있는거야니게도 있고 내게도 있고 ,풀에도있고돌에도 있고나무에도 있고새에게도 있고하늘바다시내물하여튼 없는 곳이없고 무슨 물건에나  있는거야 거짓말이라구신현득시인님이 시를 어떻게 쓰셨는가 볼가그분은 [시를 잡아라] 시를 이렇게 쓰고있어.

 

  시를 잡아라

      신현득

  

풀잎에 파란색이 있듯이

풀에는 풀로  시가 숨었다

 

도랑물에 졸졸졸 소리가 나듯

물속에는 물로  시가 숨었다

 

꽃속에는 향기로운 냄새가 있듯

꽃에는 꽃으로  시가 숨었다

 

아이들아

너희 눈으로

풀잎의 시를 잡아라

 

너의 귀로

물속의 시를 소리 들어라

꽃속의 시를 냄새 맡아라

 

아이들아!

들판을 달리며 나비를 잡듯

시를 잡아라

    

  어때시가 어디 있는지  알리지물에는 물로  풀에는 풀로  꽃에는 꽃으로  시가 있다 그랬지 뭐야. [들판을 달리며 나비를 잡듯시를 잡아라/]라고 했지 뭐야이건 어디나 어떤 사물에나  시가 있다는 말이야그런데  보이지 않지그건 우리 눈이 아직 현미경이  되였고 우리 귀가 아직 청진기가  되였다는거야어떻게 현미경이 되고 어떻게 청진기가 되냐고거기엔 문장이 많아많은 문장에서 가장 주요한것은 상상이야.

   상상이란 일종 기억을 떠올리는거야지나간 일을 생각해 떠올리는거야강하면 자기가 알고있는 강의 색갈모양소리특성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뿐만 아니라  강의 위치흐름새  주위의 사물 그리고 주위사물들과의 관계랑 많구두 많다우린 이런걸 많이 생각해 낼수 있는데 그게 바로 상상이라는거야으응 그런거구나나도 그만쯤한 것은 생각할수 있는데 시를 쓰자면  되드라그래그런것을 생각할수 있으면 시가 되는것이아니야그것들을 적당하게  주어 맞추어야 하는거야다시 말하면 그런것들을 생각한 다음 상상을 더해서 새로운 느낌을  생각해내야 되는거야아무도 느껴보지 못한 니만의 느낌을 말이다

   야야야골이 아프다무스게 그렇게 복잡하니 쓰는것도 학문인데 복잡하지 않겠니복잡하길래 누구나   쓰는거 아니야꽥꽥거리지 말고 참고 들어봐듣는다말해기억해새로운 느낌이 떠오르면 느낌에 의하여 자기가 상상한것들을 다시 조합배렬하면서 수요되는 것은 쓰고 수요되지 않는 것은 버리는거야.나두 단김에 똑똑히 말하기 어렵다우리가 시를 공부하노라면 차차 알게 될거야.

 

                                      3

 

  봄이 왔구나개학도 하고  좋구나따스한 봄날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다닌다는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이니공부를 하고 들판에 나가면 아지랑이가 아롱거리고 들에도 나무에도 파아란 새싹들이 뾰족뾰족 돋아나고 따스한 바람이 머리를 살살 간지른다.  강물도 시내물도 새봄을 맞았다고 허리를 쭈욱 펴고 자유롭게 흘러가지이따금 노란 나비 갈색 나비들이 한들한들 하늘을 난다산기슭에 가면 다람쥐들이   세상을 만났다고 쪼르르 달아다닌다 오늘은 뒤산으로 진달래 구경을 가고 래일은 앞산으로 살구꽃구경을 다고 짝자궁을 친다진달래가 활짝 산에 가서 산아래를 굽어보면 아빠랑 엄마랑 봄일을 하는것이 환히 보이거든만물이 소생하고 생기를 띠는 봄이 어떻게 왔으며 누가 보냈는가를 생각하면 고마운 생각에 눈물이 날지경이야이런 봄을 시로 쓴다면 얼마나멋지겠어얼결에 이런 생각이 들었지 뭐야 멋진  시가 떠올랐어그런데 제목을 봄이라고 달지 않고 [온실]이라고 달았지뭐야 읽어보라구그래 읽을게

 

온실

김진태

 

봄이 큼직한 온실을 만들었다

 보다도

공원보다도

산보다도   온실이다

 

유리로는 덥개를 할수 없다

하늘도

파아란 뼁기칠한 하늘로 덮었다

 

 맞추어 물을 준다

새순이 다치지 않게

고이고이 보슬비로 물을 뿌린다

 

엄마젖같은 단비물

촉이 솟는다

아가도 덩달아큰다

 

  어디서 그런 시를 가져왔니야ㅡ멋있다그래 멋있지김진태선생님이 쓰신거야얼마나  썼니 봄이  대지를 온상이라고 하였단말이다그렇지 집보다 공원보다 산보다   온실 온실유리는 파아란 뼁기칠한 하늘새싹에 내린는 비는 어머니 젖처럼 달콤한 비물풀싹들이 냠냠 맛있게 받아먹고 나무잎들이 냠냠 맛있게 받아머고 꽃봉오리들이 냠냠 맛있게 받아먹고 빨강꽃 노랑꽃 하얀꽃들을 히히 흐드러지게 피운단말이다새싹이랑꽃이랑 얼마나 좋겠니그것들만 좋겠니 우리도 좋지그래 우리도 좋지그래서 [아가도 덩달아 큼다] 했단말이다.

   [봄이 큼직한 온상을 만들었다]는것도 멋있지만 온실이 너무 커서 덮을 유리가 없으니까 [파아란 뼁기칠한하늘로온상을 덮었다는것도 상상이 묘하다야 하늘로 온상덮대를 하였다니까 우리 사는 대지가 온상이 되였단 말을 아니해도 온상이라는것을 금방 알수있지그렇지으응 어디 그뿐이니아빠랑 엄마랑 온상에서 새싹들에게 물초롱으로 물을 주는것을 생각하고 하늘에서 보슬비가 내리여 새순들에게 때를 맞추어 물을 준다고 하였재그것도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것처럼 그런데 []이란게 뭐야만년필촉처럼 뾰족한걸 []이라 하거든그러니 여기서 말하는 촉은 새싹을 말하는거야새싹도 뾰족하게 돋거던 .맞다 그러고 보니까 시라는게 결국은 비기며쓰는게 아니야이것과 저것 저것과 이것을  서로 비기면서 쓰는것같아글세 그런같기도 한데  므르겠다이제 시를 많이 읽고 배우면 알게 될거야.

 

                  4

 

  봄에 대해서 세가지로 나누는 같다 이른봄 , ,늦은봄 이렇게 말야내게 봄에 대한 시가 네것보다 다른게 있단다보자 . [이른봄]. 그래 이른 봄도  있지.  어떻게 썼는가보자

 

  이른 

     최춘애

 

 암탉이 알을 품듯

 봄님이

 세상을 품고 있다

안개  아침

 

닭의 체온으로

보송보송 예쁜

병아리가 깨이고

 

봄님의 품안에서

병아리처럼 고렇게 예쁜

연두빛 새싹들이 깨일테지

 

조올졸 내리는 비는

 싹의 젖줄

 

 싹이 눈을 감고

강아지처럼 젖줄을 빤다

 

  세상에김진태시인님은 봄을 [온실]이라던데 최춘애시인님은 이른 봄을 암탉이 알을 품는다고 했구나.암탉이 알을 품으면 병아리가 나오는것처럼 봄이 대지를 품고있으면 병아리처럼 예쁜 새싹들이 나온다고 했구나.정말 근사하구나맞아정말 근사하다 묘하고 재밋다비를 쓰는것도 두시인님이  젖이라고 했는데 조금씩달라김진태 시인님은 엄마젖같은 비물을 뿌린다고 했지만 최춘애시인님은 .아예 비를 새싹의 젖줄이라면서 새싹이 눈을 감고 강아지처럼 빨아먹는다고 했재나는 춘애시인님이 쓴것이  재밋다강아지가 에미젖을 빨아먹는것처럼 새싹이 자기 어머니 하늘이 내려보내는 젖을 쫄쫄 빨아먹는것을 보는  같단말이다

   옳지 그렇지뭐가 옳지 그렇지야전번에 우리 말한것이 맞단말이다시를 쓴다는것이 이사물과 저사물을비기면서 쓰지 않았나 했지 뭐냐이제 보니 정말 그렇단말이다. [온실]에선 봄을 온실이라고 했재그리고 하늘을 온실덮개라 하고 새싹을 촉이라 했재이게 그래  사물을 비기면서 한사물을 다른 사물로 만들어 쓴게 아니고 뭐야. [이른 ] 그래 이른봄을 알을 까는 암탉에 비기고 병아리와 새싹을 비기면서 썼고 비와 젖을 비기면서 쓰고 싹이 비물에 젖는것은 강아지가 에미젖을 빨아먹는것과 비기면서 썼재.

   그것만도 아니다 있다뭐야상상으로 짝을 맞추어 쓰는거야. [] [온실] 짝을 맞추고 [하늘][온실덮개] 짝을 맞추고 [] [] 짝을 맞추고 [새싹] [] 짝을 맞췄다.  맞다그건 김진태시인님이 [온실]에서 짝을 맞춘거고 최춘해시인님은 [이른 ]에서 [이른 ] [암탉] 짝을 맞추고 [새싹] [병아리] 짝을 맞췄지뭐야그래 이러한 짝은 명사적으로도 짝을 맞출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실과 사실로도 짝을 맞추어 쓰고있는거야 [이른 ] 나오는 마지막이 그래,.  병아리 깨이듯이 [연두빛새싹] 봄의 품속에서 깨여나온다는거나 새싹이 빗물에 젖는것을 [강아지처럼 젖줄을 빤다] 한것들은 모두 사실과 사실을 짝을 맞추어 쓴거란말이다.

    ! 그럼  쓰기가  맞추기라면 너무 틀리는것은 아니겠다그렇구말구짝을 맞추자면 짝을 찾아야하고 짝을 찾자면 상상을  해야 한다히히 시란건 사람의 상상이 쓰는거구나 상상을  하는 애가 시를  쓰겠구나.

                             

                                     5

  

  짝이 아니 드러나게 쓰는 시도 있다어느 시나  짝이 드러나는것은 아닌거야짝을 맞춘다는건 상상을하는 주요한 한가지 방법일뿐이야기어코 짝이  드러나야 된다는건 아니야피ㅡ 변작도 많구나우리가 이제까지 봄에 대한 시를 공부하였으니까 같은 봄이란 시를 례를 들어볼가 그럼  짝이 드러나게 쓴다는것이 아니라는걸 알게 보자

 

    

      허동인

 

누가 이처럼

세심하고 부지런 하리오

 

나무마다 풀마다 빠뜨리지 않고.

 피우게 하고  피우게 하고

 

땅속에 묻쳤던 씨앗들은

하나하나 움트게 하고

 

누가 이같은

엄청난 사랑을 지녔으리오

 

겨우내 잠들었던 곤충들의 번데기

흔들어 눈뜨게 하고

 

땅속에 숨었던 개구리들도

모두모두 일깨워주고

 

  야ㅡ고게 재밋다그런데 정말 고게 누기야무르는가 해서고게 누긴 누구겠니고게 봄이지봄이 시치미를  떼고 입을  다물고 말한마디 하지 않지만 우린 알아봄이란걸.

  봄이면 나무마다 풀마다 잎이 피여나고  꽃이 피여나고 흙에 파묻쳤던 씨앗들도 죄다  튼다는걸 누가 모를라고봄이면 곤충들의 알이 곤충으로 깨여나고 번데기들은 살때가 왔다고 땅속에서 기여나오는걸 누가 모를라고.봄이면 뱀이랑 개구리랑 겨우내 동면하던 많은것들이 잠에서 깨여나 밖으로 어정어정 나온다는걸 누가 모를라구.웃기재이그외에도 많지 물새랑 옌지새랑개미랑기러기랑제비랑  겨울에는 보이지 않던것들이 봄이 되면모두 다시 나타나서 봄은 생생 끓는단다.

    시에 어느게 짝이 있니없다그래 없지. 시에 나오는 나무도 짝이 업고 풀도 짝이 없고 씨앗도 짝이없고 곤충의 알도 번데기도 뱀도 개구리도 모두 짝이 없는 외동고지들이야그런데  재미 있지봄을 맞아 이러한것들이 살아나는것을 누군가가 부지런히 하고있다는바람에 재미가 무척 나게 된거야.  봄이 오니까 자연스럽게되는걸 가지고 어떤 대단한 사람이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놓는것처럼 시인이 상상하는바람에 우리가 저도 모르게시속으로 끌려들어갔지 뭐야

   맞아 봄이란건 기후가 춥던데로부터 따스해지는것이 봄이거든기후가 따사로와지니까 얼었던것이 다시 살아나고 땅속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여 죽은체 하고 있던것이 다시 나오고 강남에 갔던 철새들이 다시 돌아오고 하지엄마랑 아빠랑 새해농사를 시작하지봄은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멀리 갔다가 다시 온걸 우리들에게 알려주는거란 말이다

   시가  묘하다시인은 짝을 생각하고 있으면서 짝을 드러내지 않고있지 뭐야봄의 짝을 누군지 알수 없는 사람으로 설정했단말야 짝이 뭘가기실 사람은 아닌데하늘일가땅일가아니면,,,

                               

                 6

 

  한국에  오순택시인님이 봄비를 어떻게 썼는지 알아 재밋게 썼어봄비라 하면 시인님들이 오금을 못쓰는가봐거이 모든 시인님들이 봄비를 쓰고 계시거든봄비야 좋기는 좋지 농민들이 밭에다 씨앗을 심어놓으면 싹이 나오지 않다가 하루밤만 봄비가 오면 밤사이에 밭이 새파랗게 되는거야 길가에 풀들도 파랗게 돋아나고그런날 아침은 기분이 나재.

    왕청같은 말을 했재오순택시인님의 시를 본다하구선

 

  봄비

   오순택

 

나직나직

꽃의 말에

 기울이는 봄비

 

꽃잎에 

고운 

발자국 놓고 간다

 

알몸이 되어

푸르르 푸르르 떨고있는

풒잎에 앉으면

초록 구슬이 되는

봄비

 

연못엔

음표를 놓고 간다

  

   야ㅡ요고야 정말 깜찍하네어떻게 요렇게 깜찍한 상상을 끌어냈을가이제  따져보자

 

나직나직 

꽃의 말에

 기울이는 봄비

 

꽃잎에

고운

발자국 놓고 간다

 

    1,2련이 한개 내용이구나.  소곤소곤 나직이 속삭이는 꽃의 말을 듣고 봄비가 꽃잎에 고운 발자국을 놓고 간다는것이 기막히게 재밋재봄비와 꽃이 짝궁이 같단말이다. [고운/발자국 놓고 간다] 발자국이란게 뭐겠니봄비가 꽃잎에 내리면서 떨어지다 남은 이슬이지그런데 그것을 사람이 걸으면서 남기는 발자국이라고 했지뭐야정말 깜찍해고것들이 나직나직 말을 주고 받으며 하는짓이 시샘이 두번째 내용이 어떤가 볼가

 

알몸이 되어

푸르르푸르르 떨고있는

풀잎에 앉으면

초록 구슬이 되는

봄비

 

  첫두련은 봄비와 꽃의 사실을 표현하고 세번째련은 봄비와 풀의 사실을 표현한거야그래 비방울이야 옷이 따로 없으니까 알몸일수밖에 없지 [푸르르푸르르 떨고있는 풀잎]이라는것도 표현이 새롭재풀잎에 있는 비방울이[초록 구슬] 된다는것도 재미나게 짝을 찾은거야  세번째련은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우리앞에 펼쳐주고있지뭐야.

 

연못엔

음표를 놓고 간다

 

   네번째련은 요렇게 두줄이지만 쟁쟁 소리가 나게 여물었지 뭐야비오는  연못가에 서서 비방울이 떨어지는것을 바라보면 비방울이 떨어지면서 숫한 동그라미가 그려지고 연못물이  살작살작 튕기지 동그라미와 튕기는 물을 도레미파솔라시를 펴현하는 음표라고 했지 뭐야시인이 관찰이 얼마나 세심하고 짝을 맞춘것이 얼마나기발하고 재미있는지 모르겠어

    시에는 짝을 맞추는것보다  중요한것이 있재짝도  맞추었지만 전반시에 등장하는 비가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구나 [ 기울이는 봄비]라든지 [발자국을 놓고 간다]든지 [알몸]이라든지 [풀잎에 앉는다]든지 [음표를 놓고 간다]든지 모두가 사람처럼 표현하였단말이다비를 사람처럼 만들어놓으니까  비가 친구처럼사랑스럽고 다정하고 친절해 보이재마치 네나 나의 짝궁이 같단 말야

   그래 의인법이라고 배워주던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지 뭐야의인화수법을 쓰면 말도 부드러워지고 재미도난단말이다이재 보니까 의인법을  쓰면 재미나고 좋은 시가 되는거 아니야맞다마땅히 그래야 우리와 세상 사물은 모두가  지구에서 함께 사는 친구거던사물을 의인화하는것도 히히 좋은 시를 쓰는 방법의한가지야.

 

                                 7

 

  시가 어디 있는가누가 이렇게 물을지 모르겠지만 시는 우리들이 있는곳에는  있는거야문제는 시가 있는것을 볼줄 모르고 캘줄 모르는거야시인들은 시시한것같은 일상생활에서 무우밭에 가서 무우를 뽑아내는것처럼시를 쑥쑥 뽑아내고 있는거야문제는 사물이나 사실을 어떻게 보는가와 관계된단 말이다.

   이른 아침이나 비가 온뒤에 빨래줄에 비방울이 쪼르르 달리지 빨래줄에 제비랑 참새랑 앉았다가 날아가면 물방울들이 주르르 떨어지지 이런걸 보고 시를 쓸만 하니그게 어떻게 시가 되느냐고그래 우리는 못쓰거나 쓰기 바쁘지만 시인들은 우리가 보기에 시시한 이런 사건을 가지고 재미 있는 시를 썼단 말이다 김희정시인님이   [ 내린 아침] 한번 읽어볼가.

 

비내린 아침

김희정

  

소리 없이 내린 이슬비

은빛 찬란히 빛난다

 

빨래줄의 수정구슬

하나하나에

작고 어여쁜

무지개가 선다

 

아침해살에 

눈을  참새는

수정구슬 튕기며

포르르 날아간다

 

     어떻니재밋니그래  재밋지무척 재미있는 시야그런데   시에는 특별한 언어도 보이지 않아.그저 수수한 언어로 구수하게 엮어내려갔어 무기교가 기교라는 말을 이런 시를 두고 말하는걸거야 [비방울] [구슬]이라는것쯤은 누구나  할수있는 말이잖아 물방울 하나하나에 [무지개가 선다]는것도 모르긴 해도 김희정시인이 발견한건 아닐거야시를 보느라면 이따위들은 많고도 많지뭐야 수수한데 어떻게 좋은 시가 되느냐고수수한것 같지만 수수하지 않은 곳이 있지그건  시의 3련이야 다시 읽어볼가

 

아침해살에

눈을  참새는

수정구슬 튕기며

포르르 날아간다

 

    어떻니보이는게 있지 않니그렇지시골의 아름다운 아침이 보이재해살이 부채살처럼 산으로부터 마을로 내리비치는데 빨래줄의 이슬들이 해빛에 반짝인다금방 잠을  참새들이 빨래줄에 조롱조롱 앉았다내가문을 열고나간다참새들이  포르릉 날아가며 째재잭 운다빨래줄에선 물방울이 아니라 구슬이 그것도 수정같이맑은 구슬이 해빛에 찬란한 구슬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 아니 많이 주르르 떨어진다황홀한 정경이 아니고 뭐야!

   참새고놈의 참새를 등장시키는것이 김희정시인님의 재치야참새가 날아가는 바람에 구슬이 떨어졌거던.실생활에 이런 일이 많단말이다문제는 어떻게  특징을 잡아서 표현하는가가 중요해누구도 발견하지 못한시인자신만이 아름답게 체험한 생활을 가장 적절한 자리에 가져다 써먹는거야그러기만 하면 평소에 보기에는 아무리 수수한것일지라도 금빛 은빛이 반짝반짝 나지 뭐야고런 시는 한번 읽어보면 마음이 고소해 나고 두번 읽어보면 기억에 남는거야한두번 읽오봐서 아무런 느낌이나 재미가 나지 않는 시는 안돼.  여러번 읽어봐도 그저 그렇구나 하는 감정이 들면  시는 빵점이지 뭐야어디서 듣던 소리같은 어디서 보던 같은 한마디도 새로운 말이 없는시이러한 시는 아무리 말을 곱게 다듬어도 빵점이지 뭐야

 

    8
 
  봄이 오면 우리가 제일 감사하게 생각되는게 많지만 우선 봄바람이 감사하재.  봄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겨우내 그렇게 지겹게 입고 다니던 솜옷을 활활 벗어서 팽개치는것만 하여도
거뜬한 심정이지뭐야. 봄바람이 솔솔 불면 아지랑이가 나울나울 춤을 춘다. 그러면 산골애들은 삽을 메고 밭으로 달려간다. 뭘 하냐고, 메를 파지. 삽으로 땅을 푹푹 파서 슬슬엎어놓으면 하얀 메뿌리가 나오지. 실한것은 손가락처럼 실해. 흙을 싸악 털어버리고 꽁꽁 씹어먹으면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르게 맛있어. 봄바람은 이렇게 우리에게 새로운 생활과 생기를 줄뿐만 아니라 이 크나큰 자연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단말이다
   리효선시인님이 쓴 시  [봄바람이]  어떻게 씌였는가를 한번 볼가
 
여보세요!여보세요!
그만 눈을 뜨셔요
봄바람이 버드나무가지를 쥐고 흐든다
어서 파란 싹을 틔우라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만 잠을 깨셔요
봄바람이 개나리가지를 잡고 흔든다
어서 노란꽃을 피우라고
 
여보세요!여보세요!
내말을 좀 들어보셔요
봄바람이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낼모레면 개나리가 필거라고
 
  어떻니? 이 시의 내용에는 별로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어. 그렇지만 재미있는거야.봄을 노래할 때 새싹이요 꽃이요 봄비요 하는것들은 누구나 다 쓰는 사물이니까 시에 등장하는 사물이나 사실은 모두 수수한것들이야. 더구나 이 시에서는 상상으로 짝을 새롭게 맞추었거나 신비한 비유를 끌어온것도 없단말이다. 그런데 왜 요리 재미있을가?
   왜 골을 빽빽 돌리니? 그렇지 바로 그게란말이다. [여보세요!여보세요!]하고 감동적으로 부르는거야. 요 언어가 참 매력이 기막힌거야. 봄바람이 버드나무가지를 쥐고 흔들며 어서 파란 싹을 틔우라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고, 개나리를 붙잡고 어서 꽃을 피우라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고, 랠모레 개나리가 필거라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는것이얼마나 친절하고 매력적인지 모르겠다 한번 읽어보면 우리 가슴을 따스하게 하고 우리마음에 소올솔 차분하게 러든단말이다 마치 누나가 따뜻하고 정다운 목소리로 말하는것같잖아
   비결이 어디에 있을가? 그렇지! 그래. 바로 그거야. 봄바람이 버드나무가지며 개나리 가지며를 다정하게 흔들며 직접 그들을 이깨워주기 때문이야 마지막련에서는 자기가 일깨워 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된것처럼 랠모레 개나리가 필거라고 으쓱해서 속삭이기까지하지 뭐야      그러니까 시를 쓸 때 내용도 주요하지만 형식도 주요하단말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형식이 따라가지 않으면 감칠맛이 약하거나 없게 된단말이다. 그런데 형식을 면바로 리용하면 수수한 내용도 재미있게 엮어진단다. 그렇다고 형식만 부려서 된다는건 아니야. 텅빈 내용은 아무리 좋은 형식이래도 안돼. 재간 있는 색시도 쌀이 없으면 밥을 못짓는다재.
   형식과 내용의 통일, 이게 바로 동시에서 추구해야 하는거야. 형식이란건 어떤 수법으로 시를 쓰는가 하는것이고  내용이란건 누구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을 가지고 시를써야 한다는거야. [봄바람]에서 리효선시인님은 [여보세요!여보세요!]하는 감동적인 언어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고있지 뭐야. 처음 [여보세요]를 읽어보면 전화를 거는것같은감이 들지만 아래를 읽어보면 그런것이 아니지 뭐야. 친절하게 착각을 주었다가 독자를내용에로 끌어들이는것도 이 시의 또 하나의 성공의 비결이야.
  우린 이 시에서 의인화수법의 매력과 위력에 다시 한번 깊은 감동을 받지 뭐야. 동시는 그래 .외로 쓰던 모로 쓰던 시에 의인화수법이 용해되여 있어야 해. 그래야 친절하고 감동적이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목적에 도달되는거야.

 


한국명동시 감상시리즈 2

 

  9
  
   봄에 대한 시를 한수 더 볼가. 엉? 무슨 봄에 대한 시가 그리 많으냐고. 그래 봄에 대한시가 많아. 그건 시인마다 봄에 대한 느낌이 다르기때문이야. 같은 느낌이라도다르게 표현하면 좋은 시가 되거든. 그럼 리건호시인님이 쓰신 [봄]이라는 시를 한번 읽어볼가
 
  봄
    리건호
 
한마리 
두 마리
,,,,,,,,,,,,,
전기줄에 제비가 앉는다
 
하나

까만 음표가 늘어간다
 
오르며 찌지굴
내리며 쪼조글
음표보고 부르는 종달새 노래
 
보리싹이 큰다
살구꽃이 핀다.
 
  얼마나 재밋니.? 우리  이제부터 한개련씩 어떻게 쓰였는가 보자. 모두 네개련인데첫련은이렇게 썼어.
 
 한 마리
 두 마리
,,,,,,,
전기줄에 제비가 앉는다
 
   여기서 우린 두가지를 알수있어. 한가지는 시인이 봄을 쓰는데 제비를 노래하는것으로써 봄을 노래하려 한다는것을 알수있고 다른 한가지는 이 련에 있는 줄임표에서 한두마리 제비가 아니라 많은 제비를 노래하려 한다는것을 알수있단 말이다. 첫련은 한마디로 말하면 제비가 전기줄에 많이 날아와 앉는다는것을 쓴거야. 시인이 무엇을 쓰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표현했을뿐이야. 시적으로 말하면 이런것을 계기라고 해. 이런 시적계기는 시마다 다 한개련씩 차지하고 있는건 아니야. 시는 일반적으로 계기가 있지뭐야.계기는 모두 첫련에 있는데 한줄이 될 때도 있고 한개단어가 될 때도 있는거야. 구체적인건 후에 말하자.
  제2련은 이렇게 썼어.
 
하나

까만 음표가 늘어간다
  
 음표란게 뭐지. 제비야. 제비가 2련에 와서 음표가 돼버렸지 뭐야. 왜 제비를 음표로둔갑시켰지. 짝을 찾은거야. 어떻게 찾은거냐고? 전기줄이 여러갈래가 쭉쭉 뻗어간것은오선보와 비슷한거고 그 전기줄에 제비가 앉은건 도레미파 솔라시 하는 음표와 비슷한거야. 그러니까 전기줄에 앉은 제비를 음표라고 했지 뭐야. 야, 거 묘하다. 제비가 5선4간에 있는 음이 되였구나! 정말 근사하다.
  
오르며 찌지굴
내리며 쪼조글
음표 보고 부르는 종달새 노래
 
 이것이 제3련이야. 2련에서는 전기줄에 앉은 제비를 음표라 하고 3련에서는 그 음표를보고 종달새가 [찌지굴] [쪼조글] 노래를 부른다고 했지 뭐야. 제비는 음표가 되구 종달새는 그 음표를 보면서 노래를 부른다 얼마나 묘하고 재밋니!
  리진호시인은 묘돌이야. 어쩜 이보다 더 재미있을수가 있겠니.봄이면 종달새가 봄이왔다고 즐겁게 우는것을 보고 제비가 전기줄에 앉은것을 음표로 알고 노래한다는 상상이야말로 신비하고 독창적이재.
   마지막 4련은 간단하면서도 참 잘 썼어.[보리싹이 큰다/살구꽃이 핀다] 하고 말이야. 화창한 봄날의 아름다움과 생기가 우리 눈앞에 한폭의 수채화로 확 안겨오잖아. 이젠 우리도 별로 봄같은 제목으로 시를 쓸것 같지. 돌아가 한번 써볼가. 정말 쓰자면 바쁠지도 모르겠지만 별로 쓸것만 같아.
  
                                  10
 
   봄이 오느라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리운것들이 많지. 그중에서도 제일 그리운것이 제비라고 할수있어. 폭발적인 새소식은 딴거야. 봄에 제비는 올 때 고작은 날개에다봄을 가득 싣고 와서 산과 들에다 부리우거든. 제비가 오면 나무잎들이 앞장 다투어 피여나고 꽃들이 앞장 다투어 피여나는거야. 제비야말로 천사지. 봄을 실어오는 천사란말이다. 그래서 봄이 오면 우리는 은근히 제비를 기다리게 되는거야.
  아이들의 이런 심정을 표현한 시가 있어. 서덕출시인님이 쓰신 [봄편지]야. 어떻게썼는냐구? 한번 읽어볼가.
 
    봄편지
        서덕출
 
연못가에 새로 핀
버들잎을 따서요
 
우표 한장 붙여서
강남으로 보내면
 
작년에 간 제비가
푸른 편지 보고요
 
조선봄이 그리워
다시 찾아옵니다.
 
   모두 여덟줄로  된 시야. 참새는 작아도 오장륙부가 다 있듯이 시는 짧아도 기승전결이 다 있어. 뭐? 기승전결? 듣지 못한 소린데. 그래 듣지 못한 소릴수도 있어. 이는옛사람들이 시를 분석해 보던 방법이야. 기승전결을 사전에다 이렇게 해석했더라. 시를짓는 격식인데 [시의 첫머리를 기, 이를 되받는것을 승, 중간에 뜻을 한번 바꾸는것을전, 전편을 거두어서 맺음을 결이라함] 이것이 기승전결에 대한 가장 간단하고 투철한해석이야. 이 방법으로 이시를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거야.
 
 연못가에 새로핀
 버들잎을 따서요
 
  이 시의 첫련이야.  이 시에서 연못가의 새로 돋은 버들잎을 딴다는것이 시의 시작이지뭐야. 사전에서 말하는 첫머리이며 [기]에 속하는거야. 이것이 앞에서 우리가 말했던 시의 계기와 같은거야. 이 시에서 새로운 버들잎을 씁니다 하고 알려주는거란 말이다. 그럼 버들잎을 따서 뭘 할가 하는 의문이 들지 뭐야. 그것을 2련에 쓰게 마련돼 있는게 아니겠니? 그래 2련을 보자.
 
우표 한장 붙여서
강남으로 보내면
 
  이것이 2련이야. 버들잎에다 우표를 붙여서 먼먼 남방으로 보낸다는거야. [기]를 받는것을 [승]이라고 했재. 2련이에서 버들잎을 편지로 만들어 강남으로 보낸대. 버들잎이편지로 돼버린거야. 버들잎이 편지로 되였다는것이 [기]를 받은 [승]이란거야. 쉽게 말하면 기는 쓰려는 사물이나 사실을 제시하는거고 승이란 그런 사물이나 사실을 한보 발전시키는거야. 버들잎을 발전시켜 편지라고 한것처럼 우리가 앞에서 말한대로 하면 상상으로 짝을 찾은거야. 버들잎의 짝이 편지가 된거야.
 
작년에 간 제비가
푸른 편지 보고요
 
  이 제3련이 [전]이란거야. [전]이란 중간에 뜻을 한번 바꾸는것을 [전]이라 했재.버들잎 편지를 보냈지. 편지를 보내면 받을 사람이 있어야 할거 아니야. 그 받는 사람이제비야. 편지던게 제비가 나왔으니까 내용이 바뀄지뭐야. 그래서 3련을 전이라고 해.
 
조선봄이 그리워
다시 찾아옵니다
 
마지막련이지. 이 마지막련이 [결]이란거야. 결은 총결인데 작자의 뜻이 있거든. 이시에서 작자의 뜻은 제비가 조선이 그리워다시 찾아온다는것을 통하여 제비도 조선을 그리워 하는데 조선사람으로서 어찌 조선을 그리워하지 않으랴 하는 애국주의 정신을 쓴거야. 결은 괘괄성이 있는거야. 일반적으로 결은 시의 전반 내용을 종합표현하는 작용을한다고 할수있어.
 
 
11
 
   얘, 어떤 시를 보면 너무도 묘해서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너무너무아름다워서. 피ㅡ어디 그런 시가 있니? 있다. 바로 김사림시인님이 쓴 시가 그래. [꽃비]라는 제목으로 썼는데 제목부터가 너무너무 아름다운 언어지 뭐야. 세상에 비라는 말과 꽃이라는 말은 있지만 꽃비라는 말은 없단말이다. 꽃비라는 말은 김사림시인님이 만들어낸것이 틀림 없어. 꽃이 너무너무 많이 피니까 그것을 꽃비로 표현한거지 뭐야! 언어를 새로 조합한것이 돋보인단  말이다. 시인이 시를 쓰면서 새로운 언어를 만든다는것은 이러한 언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니. 꽃과 비는 서로  전혀 다른 뜻을 나타내는 언어이지만 하나로 묶어놓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
   그래 언어라는것은 워낙 어떠한것을 나타내는 표징이야. 고대로부터 흘러내려온표징인데 우리는 지금 그 표징들을 쓰고있잖아. 너나 나의 이름도 그렇지. 우리가 금방태여났을 때 네이름 순희를 해옥이라고 지었더라면 너는 지금 순희인것이 아니라 해옥일거야. 옛날에 제일 처음 지금의 아빠를 엄마라고 부르고 엄마를 아빠라고 불렀더라면 우리는 엄마와 아빠를 바꾸어서 부를거야. 그래도  아무런 불편함도 없을거야. 그러니까사회가 발전하고 문화가 발전함에 따라 새로운 말이 생길뿐만 아니라 언어와 언어를 새로 조합하여 [꽃비]처럼 고운 언어들을 많이 만들어낼수록 좋단 말이다. 아야, 말이 너무 빗나가재. 이만큼하고 김사림시인님이 쓴 [꽃비]의 원문을 보자.
 
    꽃비
       김사림
 
 먼산에
꽃비
비그르르 돌아
 
마을에
내려서
살구꽃 된다
 
살구꽃 환한 마을을
비그르르 돌아
 
뜨락에
내려서
나비가 된다.
 
   요렇게 깜직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울수가 없어. 언어가 물 흐르듯 조르르 흘러내려가재. 그것도 말짱 비단처럼 부드러운 언어가. 토라는게 ㄴ,ㄹ,ㅊ 세개가 있는데 [ㅊ]는꽃이라는 명사에 붙은것이여서 할수 없지만 나머지 둘은 모두 유향자음이여서 기막히게부드럽고 친절하단말이다. 첫두련을 먼저 보자. 첫두련은 한가지 내용을 표현하고 있어.
 
먼 산에
꽃비
비그르르 돌아
 
마을에 
내려서
살구꽃 된다
 
  봄이면 산에 하얀꽃, 빨간꽃, 노란꽃 벼라별 새갈의 꽃들이 가득 피는거야. 산은 꽃이불을 포옥 쓰고 있는거 아니겠니. 그런 오색찬란한 꽃들이 비그르르 돌면서 마을로 내려와 살구꽃이 된다하니 현실인게 아니라 아름답고 황홀한 동화세계지 뭐야. 그 꽃들이또 어쩌지? 삼련과 사련을 보면 알아.
 
살구꽃 환한 마을을
비그르르 돌아
 
뜨락에 
내려서
나비가 된다
 
    꽃비는 살구꽃을 마을에 가득 피워놓고 환한 마을을 비그르르 돌고 돈 다음 뜨락에 내려서 나비가 된다는거야.  이것도 동화지뭐야. 동화래도 이렇게 아름다울수가없어. [비그르르 돌아]를 발음할때 입안에서 사탕알이 사르르 녹는 같지 뭐야. 나비란뭐겠니? 꽃잎이 떨어진거지. 꽃잎의 짝이 나비인거야. 꽃잎이 다 떨어져 나비가 되면 살구나무에 애기살구들이 가득 열리지. 얼마나 평화롭고 아늑하고 아름다운 마을이니! 한번 이런 마을에서 살아보고싶잖니?
 
                                 12
 
  봄이요, 꽃이요 하는 봄에 대한 시들을 많이 보았는데 이번을 강에 대한 시를 보자.강이란 어떤거니? 봄이면 얼음을 깨고 나와 마가을까지 흘러가는 놀이터야. 낮이면 해랑구름이랑 와서 놀고 밤이면 달이랑 별이랑 와서 놀고. 어디 그뿐이야. 산도 제얼굴이 어떤가 비춰보고 새도 날아지나며 제모습이 어떤가 비춰보재. 물속에는 여러가지 고기들이자유로이 헤염치고 가재랑 물벌거지랑 벌벌 기여다니재. 산에서 노루가 내려와 물을 마시며 빙그레 웃고 우리들은 물장구치며 목욕하재. 이 세상 모든 사물이 물을 떠나면 살수 없는거야. 물은 모든 사물을 낳고 키우는 어머닌거야.
   이런 물이 흐르는 강을 어떻게 쓰면 재미있을가? 강현호시인님이 해답을 주고있는거야.어떻게? 보면 알거야.
 
    강물
     강현호
 
작은 고기들이
떼를 지어
강물의 겨드랑이를 간지르고 있다.
 
강물은
온 몸을 뒤척이며
깔깔거리고 있다.
 
이따금씩 입술사이로
은이발이 몇 개
반짝이고있다.
 
   이렇게 모두 세개련이야. 리건호시인님이 [봄]을 쓸 때 제비를 가지고 쓰던것처럼강현호시인님도 강을 쓰면서 물고기를 쓰고있지 뭐야. 그러니까 제목이 크더라도 그 제목에 포함되는 내용을 다 쓰는것이 아니라 자신있게 표현할수있는 한두가지 사실만 잘쓰면 되는거야. 우리 함께 기억하자.
 
작은 물고기들
떼를 지어
강물의 겨들랑이를 간지르고 있다
 
   첫련이야. 히히 고기들이 물에서 헤염치는걸 [강물의 겨드랑이를 간지르고있다]고? 매짜다! 땡땡 여물었지뭐야. 강물엔 겨드랑이라는것이 없지만 강물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겨드랑이가 있을게 아니야.  고기들이 몸을 흔들거리며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헤염치니까 겨드랑이를 간지른다는것이 자연스럽재. 겨드랑이를 간지르니까 어찌겠니? 웃지. 그럼  강물이 어떻게 웃는가 보자. 그건 2련에 썼거던.
 
강물은
온 몸을 뒤척이며
깔깔거리고 있다
 
   이 2련이 강물이 웃는 모습이야. 그저 웃는것이 아니라 [온 몸을 뒤척이며/깔깔거리고] 웃는거야. 강물은 흐를 때 모든 물이 다 흐르는거야. 한방울도 정지상태에 있는건없거든. 정말 온 몸으로 흐른단말야. 흐르느라면 몸을 마악 뒤번지게 되는거야. 흐르면서 소리를 내지 쐇솨ㅡ하고. 그것을 의인화해서 [깔깔]했지 뭐야. 강물이 대단히 간지러웠던 모양이야.
 
이따금씩 입술사이로
은이발도 몇 개
반짝인다
 
   이것이 마지막 3련이야. 강물의 웃는 모습을 한번 더 자세하게 보여주는것으로 시를 마치고있어. 은이발도 몇 개  반짝인다 했어. [은이발]이란게 뭐지? 그렇지. 물이흐르면 물결이 일고 물결이 일면 하얗게 물이 부서지게 마련이지. 그 하얗게 부서지는짝을 찾은것이 [은이발]이야. 강물이 흐를 때 온 강물이 단김에 물결이 부서지는것이 아니라 드문드문 부서지거든. 그래서 [은이발이 몇개/반짝인다]고 한것이 아니겠니! 사람도 웃으면 이발이 보이니까 그렇게 한거지뭐야. 강현호 시인님은 강물을 쓰면서 강물이어떻게 웃는가 하는 한가지를 표현하였고 리건호 시인님이 <<봄>>을 쓸 때도 바줄에 앉은 제비만 썼어. 한 사물에서의 어느 한 측면을 틀어쥐고 잘 쓰는 것이 동시를 잘 쓰는비결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해봐야겠어.
 
                                     13
 
  우리가 봄철의 동시를 어떻게 쓰는가를 보는 사이에 어느새 여름이 왔구나. 이제부터 그럼 여름에 대한 시들을 어떻게 썼는가 보자.
   여름은 모든것이 무성하게 자라는 계절이야. 나무도 풀도 물도 곡식도,,,뭐나 다왕성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계절이야. 시를 쓸것도 엄청나게 많은 계절이야. 먼저 리국재시인님이 쓴 [여름산]부터 보자.
 
  여름산
     리국재
 
여름산은 
아직
덜익은
풋풋한 과일이다
 
한줄기 
소나기 쏟아질 때마다
조금씩 익어가고
조금씩 커가고
 
얼마만큼 익었는지
한번쯤
두들겨 보고싶다
쪼개여 보고싶다
   
   어때?, 참 멋있지. 시인의 상상이 대단하지 뭐야. 일련에서 여름산의 짝을 [아직/덜익은/풋풋한 과일]이랬단말이다. 산을 어떻게 상상하면 [풋풋한 과일]이 되는거야?정말 미치겠다  급해할것 없어. 벌판에 산이 하나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멀리서 보면평평한 곳에 둥그런것이 아니겠니. 우리가 여름에 수박밭에 가보자. 큼직한 수박이 달려있는것도 평평한 곳에 둥그런게 아니겠니. 둘이 다 둥그런것이니까 산을 수박이라고 할수있고 수박을 산이라고 할수있는거야. 수박이 과일에 속하니까 산도 과일이라고 해서안될거 없단말이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모양으로 짝을 찾은거야. 문학적 언어로 말하면 이러한것을 모양으로 시적상관물을 설정하였다고 하는거야. 또 산을 과일로 변형시켰다는거야.  왜 이제야 말하느냐고? 이런 말은 리해하기 바쁘니까 짝이라고 한거지. 모양으로 짝을 찾는다하면 얼마나 알기 쉽니? 기억하자 꼭 알았지. 히히ㅡ알았다!!
 
한줄기
소나기 
쏟아질 때마다
조금씩 익어가고
조금씩 커가고
 
 두번째 련이다. 여기서는 과일이 소나기를 맞으며 익어가고 커간다고 하재. 수박이랑여름에 커가고 익어가는데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재. 그러서 소나기 올 때마다 조금씩익기도 하고 크기도 한다는거야. 세번째련을 보자.
 
얼마만큼 익었는지
한번쯤
두들겨 보고싶다
쪼개여 보고싶다
 
   이 마지막련에서 과일이 익었는가 두드려보고 쪼개여 보고싶다고 하였어. 어째 요런 표현을 썼느냐고? 그래 고것이 문제지. 수박이나 참외밭에 가면 사람들은 수박이나참외가 익었는가를 판정할 때 보통 참외나 수박을 두드려 보지 뭐야. 두드려 봐서 맑고쟁쟁한 소리가 나면 익은거고 무겁고 둔중한 소리가 나면 그건 익지 않은 생거야. 산을과일이라고 하였으니까 익었는가를 알기위하여 두드려본다는거지 뭐야. 그러나 수박같은것이 확실이 익었는가를 판정하는데는 속을 보아야 하는거야. 여름에 수박장사군들이 수박을 팔 때 수박을 칼로 쪼개여서 손님들한테 빨간 속을 보이는건 자기 수박이 잘 익었다는것을 증명하는것이 아니겠니. 그래서 시인도 과일을[쪼개여 보고싶다]고 한거야. 그럼 과일을 수박이라고 할거지. 그래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그렇다는건 수박이라고하면 확실히 더 좋은것은 맞아. 아니라는건 과일상점에는 남방에서 나는 야자랑도 있을거야. 아마 야자랑도 익었는가를 판정할 때 두드려보는지 몰라.  전면성을 기하기 위해그랬는지 몰라. 과일이라는건 류개념이여서 뻥뻥하재. 수박은 종개념이여서 인차 영상이떠오르지 뭐야. 시를 쓸 때면 종개념에 속하는 언어를 쓰는것이 제일이야.
  
                                14
   
  얘, 시를 쓸 때 뭐가 제일 중요한건지 아니? 히히, 그걸 누가 모르게, 시적발견이지. 맞다.시적발견이란게 뭔지 아니? 같은 제목이라도 남보다 따게, 새롭게 쓰는게지.맞다. 남보다 따게 새롭게 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아니? 그야 남들이 못쓴것을 쓰면 되지. 맞다. 남들이 못쓴것을 쓰자면 어떤 방법으로 하지? 얘, 네가 날 심문하니? 글쎄 맞춰봐. 새로운 짝을 찾는거야. 맞다. 남들이 한번도 찾아내지 못한 새로운 짝을 찾아쓰는 시가 좋은 시고 그런 시인이 훌륭한 시인일거야. 시를 많이 쓰는게 시인인것이아니라 새로운 시를 쓰는게 시인이야.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정말 새로운 시를 쓴다는건 쉬운일이 아니야. 그런 시를 봤니? 봤다. 누구걸? 문삼석시인님걸. 제목이 뭐야? [이슬].
 
밝음을
토해내는
밝은

 
맑음을
토해내는
맑은
눈.
   
  요리 짧은거. 응, 짧아. 짧은게 시가 안되는것이 아니라 길어도 시적발견이 없거나짝이 없는게 시가 안되는거야. 이슬에 대해서 많은 시인들이 시를 썼지만 눈이라고 한시인은 없었어. 모두가 구슬이요 보석이요 진주요 하고 썼지만 눈이라고 한 시인은 없었지 뭐야. 문삼석시인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이슬을 눈이라고 했을가? 두가지 원인이 있어. 한가지는 이슬이 눈처럼 밝기때문이고 다른 한가지는 이슬이 티 하나 없이 눈처럼맑기때문이야. 또 한가지 중요한 원인이 있어. 눈도 모양이 동그랗고 이슬도 모양이 동그랗기 때문이야. 이 시는 문삼석시인님이 모양으로 짝을 찾은 시야.
  문삼석시인님은 모양으로 짝을 찾는 능수야. 전문적으로 코풀레기 애들을 대상한 시를 쓰기를 즐기면서 모양으로 짝을 찾는데는 이골이 튼 시인이거든. 원숭이라는 시 한수를 더 보자.
 
 원숭이
 
원숭이는 
날 때부터
할아버지래
주름살 
오글오글 
할아버지래
 
  원숭이는 새끼원숭이래도 이마에 주름살이 쪼글쪼글해. 우리 할아버지들도 늙으면이마에 주름살이 쪼글쪼글해. 문삼석시인님은 주름살이 쪼글쪼글한것이 같은것을 보아내시고 원숭이의 시적짝을 할아버지를 찾은거지 뭐야. 어때, 근사하니?
  모양으로 짝을 찾는다? 전번에 말할 땐 좀 알빤하던게 인제 똑똑히 알려. 참 묘하구나! 세상 사물이 모양이 얼마나 많니? 생김새가 모두 다르거던. 우리들이 사는 집만 봐도 여러가지가 아니고 뭐야. 우리 친구들도 그렇지. 얼핏 보면 비슷한것 같지만 따지고보면 백이면 백이 다 다른거야. 같은 사물도 이렇게 다른데 다른 사물사이이야 더 이를데 있니? 그래 세상 사물의 모양이 각각이여서 세상이 아름다운거야. 모양이 다 같으면얼마나 따분하겠니.
  시를 쓸 때 짝을 찾는것도 딱 같은것으로 찾으려하면 안돼. 모양이 비슷하면 되는거야. 그렇잖구. 어디에 백프로 같은게 있니? 아무데 다르나 조금씩 다르게 마련이지.
  리건호시인님이 쓴 [봄]에서 제비를 [음표]라 한것도, 리국재시인님이 쓴 [여름산]을 과일이라 한것도, 문삼석시인님이 [이슬]을 눈이라 한것도 [원숭이]를 [할아버지]라한것도 모두 모양을 보고 짝을 찾은거야. 그러니까 널반대기에다 못을 딱 박아놓는것처럼 기억해.  알겠니?
 
                                 15
 
여름이 오면 나무랑 풀이랑 무성하게 자라고 시내물도 강물도 모두 자라지 뭐야. 시골애들이 학교를 다닐 때 뚝뚝 뛰여넘던 개울물도 비가 자주 오는바람에 뛰여넘을수 없게 됐지 뭐야. 그래서 어느 마음이 고운 애가 신을 벗고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고 개울물에뛰여들어 돌다리를 놓았지 뭐야. 그런 돌다리 몇 개를 보고 시를 쓴 시인이 있어. 함께볼가?
 
 징검다리 
리석장
 
개울물 오선지에
그려진 
하나, 둘, 셋, 넷...
음표들
 
잠자리가 앉아서
무슨 음표일가
고개만 갸웃하다
그냥가고 
 
앞산 소나무들이
들어보란 듯
몸까지 흔들며
솔솔솔
 
일곱 살 순이가
음표 하나씩 밟으며
도레미파...
팔짝팔짝 건너오며
도시라솔...
 
순이 친구 삽살이
따라부른다고 
캉캉캉캉
  
얘, 동시란게 정말 재밋지. 읽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 1련부터 볼가.
 
개울물 오선지에
그려진 
하나, 둘, 셋, 넷...
음표들
 
    1련에서 리석장 시인님은 개울물에 놓여진 징검다리의 짝을 찾고 있지 뭐야. 개울물을 오선지라고 돌다리는 개울물에 그려진 음표라고 했지 뭐야. 비슷하재. 첫련에서징검다리를 음표라고 하면서 이제부터 음표를 표현한다는 것을 알려 준거야.
아래의 련들은 음표에 대한 부동한 사물들의 반응을 표현한거야. 처음에는 잠자리가 앉아서 무슨 음표인가 머리를 갸웃거리다가 숑 날아간 것을 쓰고 , 두 번째는 앞산소나무들이 제가 안다로 몸까지 흔들며 솔솔솔솔 한다고 썼지 뭐야. 기실 소나무도 잠자리처럼모르는거야. 시인이 바람이 불면 소나무가 흔들리는소리가  음표의 음 쏘처럼 소리난다고 생각되여 솔솔솔이라고  표현한거야. 세 번째는 순이가 징검다리를 팔짝팔짝 건너갔다 건너왔다 하는 것을 음표를 하나씩 밟으며 도레 미파 하고 시창을 부른다고 썼지 뭐야. 네 번째는 삽살이가 순이를 따라서 도레미 소리를 낸다는게 캉캉캉캉 짓는다고 그랬지 뭐야.
    호호호...우습지. 실은 음표를 알이는 순이 밖에 없어.  음표는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치기 위하여 상징적으로 만들어 놓은거니까 . 그런데 시인은 소나무며 삽사리며가 아는 것처럼 의인화를 하는바람에 재밋게 됐지야. 잠자리는 소리를 못내니까 고개만 갸웃거렸다는거야.
   리건호 시인님이 <<봄>>을 쓸 때 전기줄에 앉은 제비들을 <<음표>>라고 표현한적이 있잖니. 이번에는 리석장 시인님이 또 징검다리를 <<음표>>라고 표현했단다. 부동한  사물에서 똑같은 짝을 찾은게 아니고 뭐니. 이래도 되니? 되고말고. 두시인님이 찾은 짝은 같지만 표현하려는 사물이 다르거든. 또 표현하는 내용도 완전히 다르단 말이다. 그러니까 괜찮은거야. 만약 비슷한 사물이거나 비슷한 내용으로 쓰면 그건 문제야.그럴 땐 모방성이  있는거야. 시내물이 꼬불꾸불 흘러가니까 장난꾸러기라고 하고 오솔길이 꼬불꼬불 산으로 넘어가니까 장난꾸러기라고 하는 것 같은 것은   삼가하는것이좋아. 제일 좋기는 아무도 써먹지 않은 것으로 짝을 찾는거야. 그래야  최고 좋은거야.
 
               16
 
  여름에는 모든 것이 푸르다. 산도 푸르고 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해도 푸르고달도 푸르다. 물도 푸르고 지어는 바위도 푸르다. 그래서 여름은 푸르른 계절인거야. 푸르른 계절을 노래한 시가 있어. 김종영 시인님이 쓰신 시야. 내가 한번 읽을게 들어봐
 
여름의 문을 열고
푸른 나라를 걸어간다
 
초록빛 바다가 우쭐대며
가슴에 들어서 출렁이고
어깨동무 푸른 산이 정답게
가슴에 앉아 날개친다.
 
길을 가도 푸른 눈
책을 봐도 푸른 마음
꿈을 꿔도 푸른 생각
 
나는 이 여름
사람들속을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빛 심는
푸른 나라 푸른 새 되련다.
 
   어때? 특색이 있지. 그래 여름의 모든 것을 푸르게 표현한 것이 특색이야. 시는그래 보이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야. 생활에서 자기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새롭게 표현하는거야. 표현한다는게 어떤거지. 자기가 본것이나 느낀것을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런 본것이나 느낀 것을 표현할수  있는 새로운 사물이나 사건이나 사실을 찾아서 쓴다는거야. 잘 알아 못듣겠다고. 제일 간단하게 말하면 짝을 찾아서 쓴다는거야. 그럼 그렇다고 할거지 왜 다람쥐 채바퀴돌 듯 뱅뱅 도니? 그건왜 자꾸만 짝을 찾아야 하는가 하는 도리를 강조하여 은이 배기에 하자는거야.
 
 여름의 문을 열고
 푸른 나라 걸어간다
 
   첫련이야. 김종영 시인님은 처음부터 푸른 여름을 새롭게 표현하고 있지 뭐야. <<여름 문>>이니 <<푸른 나라>>니 뭐니 하고 있잖아. 어디에 여름이란게 문이 있고 나라라는게 있니. 여름의 문을 열고는 여름이 왔다는 뜻이고 푸른 나라를 걸어간다는건 여름철이 온통푸르다는걸 표현한거야 . 이 첫련은 시의 기승전결의 기에 속하는것이고 시의 계기로서 시인이 여름의 푸르름을 노래한다는 표징이지 뭐야.
 
초록빛 바다가 우쭐대며
가슴에 들어서 출렁이고
어깨동무 푸른산이 정답게
가슴에 앉아 날개친다
 
    이 두 번째 련은 여름날의 움직임을 표현한거야. 두가지를 틀어쥐였는데 한가지는 벌이고 한가지는 산이야. 벌은 초록빛 바다 산은 어깨동무로. 벌은 바다니까 출렁거릴건 사실인데 가슴에 들어와 출렁거린다고 했지 뭐야. 산을 어깨동무라 한 것은 의인화한 것이야. 산이 가슴에 와 날개친다는 것은 또 다른 맛이야. 산이라는건 봉우리가 제일높은것이고 봉우리밖의 줄기는 봉우리보다 낮게 멀리로 뻗어나간것인데 어찌보면 새가날개를 퍼덕인다고 할수도 있는거야. 가슴에 들어와 바다가 출렁이고 가슴에 앉아 산이날개친다는 것은 산이나 들과 가까이 노는 우리들 마음의 표현, 넓은 흉금의 표현인거야.
  이 동시에서 2련은 승이고 3련은 전이고 4련은 결이야. 전에서 <<길을 가도 푸른길/책을봐도 푸른 책 / 꿈을 꿔도 푸른 꿈>>이라고 전개시키지 않고  <<눈>> <<마음>> <<생각>>등 언어와 길, 책, 꿈을 련계시킨 것은 여름의 푸르름을 우리와 더 가깝게 하고친절하게 하기위한 표현이야. 이런 표현을 함으로써 여름이 어린이들의 것이라는 것을알려주려는거야.
  4연은 결이니까 종결이지. 사람들에게 푸른 노래 푸른 빛을 심어주는 푸른 새가 되어 날아다니겠다고 했지 뭐야. 왜 새가 되겠다고 했을가 ? 왜 심어준다고 했을가 ? 절로생각해봐.
    
    
 17
 
이런 시가 있어. 리동식 시인님이 쓰신  동시야. 제목은 <<개나리 노란 배>>야.
 
내가에 갔었다
바람 따라
물길따라 
 
동동
개나리꽃 하나
떠내려간다
외나무다리밑으로
 
하얀 나비가
떠가는 꽃위에
사쁜 앉았다
 
개나린 개나린
노란 배가 되었다
나비는 나비는
노란 손님되였다
 
물길따라 떠간다
멀리 멀리 떠간다
 
   얘, 이 시의 특점이 뭐야? 두가지가 있다. 한가지는 시제목이 짝을 찾은거야. <<개나리 노란 배>> 하고. 개나리 짝을 노란 배라고 설정했어. 그러니까 제목부터 의문을주거던. 왜 개나리를 노란 배라고 했을가 하는 의문을 말이다. 그래서 인차 독자를 흡인하고 있어. 한번 읽어보면 답은 풀리는거야. 으응, 노란 개나리가 다리밑으로 떠내려가니까 개나리를 노란 배라 하였구나. 노란 나비는 노란 개나리가 떠내려가는데 앉았으니까 노란 손님으로 되었구나. 물이 개나리꽃을 싣고 멀리 멀리 가니까 <<물결따라 떠간다/ 멀리 멀리 떠간다>>로 결말을 지었구나. 이러한 시의 내용은 인제 한두번만 읽어봐도 알수있는거죠? 그렇죠.
    이 동시에서 배울점은 짝을 찾는것보다 다른 것이 있어. 한가지는 짝을 찾을 때자연물의  짝을 인위적인 사물에서 찾는거야. 인위적인 사물이란 사람이 만든 것을 말하는거야. 개나리는 자연물이고 배는 사람이 만든 것을 말이다. 그러니 자연물의 짝을인위적인  사물에서 찾은 것이 아니고 뭐야. 이렇게 짝을 찾으면 찾은 짝이 우리와 가까이 있는사물이여서 더 친절해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이재.
   두 번째로 배워야 하는 것은 이 시의 치명적인 결함이야. 결함에서 무엇을 배우느냐고? 시를 잘 쓰려면 남의 쓴 시의 우점도 알아야 하거니와 그 시의 단점도 알아야 해.우점은 따라 배워 자기가 시를 쓸 때 발양하고 단점은 시를 쓸 때 그런걸 범하지 않는거울로 삼는거야. 시는 기승전결이 우에서 있다고 말했는데 이건 옛날 리론 같지만 매우중요하단 말이다. 개나리 노란 배는 기에 문제가 있어. <<내가에 갔었다/ 바람따라 / 물길따라/동동/ 개나리꽃 하나/떠내려간다/ 다리밑으로>> 이것이 시의 1,2연인데 문제가있어. 시란 가장 간결한 언어로 표현하는거야. 언제 느렁뱅이처럼 천천히 할사이가 없어. 이 시를 쓰려는 것은 노란 개나리가 노란 배로 되고 노란 나비가 노란 손님이 되어노란 배에 노란 손님이 앉아간다는 것을 쓰는거란 말이다. 그런데 시인은 화자가 어떻게강가로 갔는가하는 따위는 알릴것도 없는 것을 알리고 있다는거야. 표현하려는 대상이개나리와 나비인데 한 개련이나 할당해서 쓸데 없는 미사려구를 쓰고있단 말이다. 만약내가에 간 것을 꼭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제2련의 <<동동>>의 앞에 <<내가에>>를넣어서 <<내가에 동동>>하면 그만이지 뭐야. 이쯤만 하여도 큰 허물이 없이 시가 간결해지였다고 말할수 있겠진만 더 엄격하게 따지면 이것도 안되는거야. 필요없어. 1연의 언어는 한마디도 필요 없다는거야. 1련을 통채로 뽑아던져도 시적표현에는 안무런 손상이없지 뭐야. 2연부터 시작해 써도 이 시에서 표현하려는 시적대상이 나왔단 말이다. 2연의 내용이면 시적계기나 기승전결에서의 기가 충분하단 말이야. 그런데 1연을 해서 뭘하겠니. 뱀을 기다랗게 그려놓고 뱀한테 발을 그려넣는거나 마찬가지야.
 
                                   18
 
  여름산에 가면 청포도가 두룽기두룽기 달려있지 뭐야. 콩알같은 포도알들이 오롱조롱 달려있는게 정말 희한하지 뭐야. 포도원에 가면 더 굉장하지. 열콩알같은 포도알들이가득 달린게 보기만 해도 입안에 시쿤물이 확 돌거든. 우리 주먹 두 개만한  포도송이들이 두룽기 두룽기 드리워서 구경거리가 대단하단 말이다. 포도알들은 날때부터 고로로한게 정말 귀엽기도 하지. 이런 청포도를 정형택 시인님이 시로 썼어. 한번 읽어보자.
 
청포도
정형택
 
꼬오옥 
고만고만한 
애들끼리
 
동글동글 
모나지 않은  마음
 
쉬엄쉬엄
꿈을 
키워갑니다.
 
도란도란 
꿈이 같은 애들끼리
 
초롱초롱 
파아란 눈망울로
 
주렁주렁 
꿈 엮어
매답니다.
 
  동시는 재미있어야 하는데 이 동시도 참 고소한거야.
 
꼬오옥
고만곤만한
애들끼리
 
   요게 첫련이야. <<꼬오옥>>이란 <<꼭>>자를 느려서 쓴거야. 크기가 비슷한 포도알들이 포도송이에 빽빽하게 달려있으니까 서로서로 끌어안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꼬오옥 고만곤만한 애들이라고 묘사한거야.  작은 포도알들이니까 아이들이라고 의인화한거아니겠니! 아이들이라건 포도알의 짝이야. 시는 짝을 찾은 다음 원래의 사물과 관계있는사물들을 합리하게 결합시켜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단 말이야. 원 사물을 쓰는 것같지만 짝을 쓰고 짝을 쓰는 것 같지만 원 사물을 떠나지 않게 말이야. 정형택 시인님은바로 이런 방법으로 시를 전개하고 있지 뭐야.
 
동글동글 
모나지 않는 마음
 
  이게 2련인데 동글동글은 두가지 의미가 있어. 한가지는 포도알이 동글동글 하다는의미이고 다른 한가지는 애들이 마음이 모나지 않은 동그란 마음이라는거야. 왜 모가 나지 않는 동그란 마음이랬을가? 애들의 마음은 순하고 깨끗하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기때문이야. 모가 나면 어떻겠니? 마주 치면 아프지. 애들이 마음은 동그래서 마주쳐도 아프지 않거던. 그래서 싸우다가도 다시 돌아서면 희희 웃지 . 언제 다퉜거나싶게  싸웠나싶게 금방 서로 마음이 통하는거야.
  3,4련은 서로 련계된단다.
 
쉬엄쉬엄
꿈을
키워갑니다
 
도란도란 
꿈이 같은 애들끼리
 
   포도들도 천천히 크고  애들도 천천히 크니까 <<쉬엄쉬엄>> 했지 뭐야. 그들은서로 자기의 꿈이야기를 속삭이며 쉬엄쉬엄  자라는거야. 꿈이란게 뭐냐고? 포도들은커서 달콤하게 익을 궁리를 하고 아이들은 자라서 쓸모있는 사람이 되는거지. 청포도나애들이나 다 창창한 앞날이 있는거야. 그게 바로 꿈인거야.
  5,6련도 한가지 내용이니까 함께 보는 것이 옳아.
 
초롱초롱 
파아란 눈망울로
 
주렁주런 
꿈 엮어
매답니다
 
   초롱초롱은 포도알을 가리키기도 하고 애들의 눈을 가리키기도 해. 포도도 동그랗고 애들의 눈도 동그랗단 말이다. <<파아란>>이라고 한건 포도알의 색깔도 나타내지만희망찬 애들의 눈에 대한 표현이기고 한거야.
 
주렁주렁 
꿈을 엮어
매답니다
 
   마지막 련인데 참 잘 표현했어. 얼핏 보기에는 주렁주렁 달린 포도송이를 말한 것같지만 실제상에서 는 애들을 표현한거야. 애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며 자기 절로 자각적으로 자기의 리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니겠니! 어디서 그런 의미가 나타나느냐고? <<꿈을 엮어 /매답니다>>에서야. 자각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주렁주렁 꿈이 익어갑니다>>로 표현하였을 거야.
                                   19
                               
 
백두산 폭포를 본 기억이 나니? 얼마나 장쾌하고 어마어마한 폭포였니. 금벽과 옥벽사이로 하아얗게 부서지며 쏟아져 내리는 폭포. 하늘 땅을 울리는 장쾌한 폭포소리는 우리민족의 발걸음 소리같고, 하아얗게 일어나는 물안개는 우리 할머니들의 치마자락을 날리는 것 같단 말이다. 우리는 또 조물주의 재간도 보는거야. 어쩜 이런 폭포를 백두산에다만들어 놓아 수천수만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당기고 있는가. 폭포는 아무곳에 있으나 모두 자연의 경관을 이루기에  그곳은 자연적으로 유람지로 되는거야. 이런 폭포를 어린이들의 마음에 맞게 쓴 동시가 있어. 한번 읽어보자.
 
폭포
정춘자
 
떠밀지마!
겁먹은 소리로
애원을 해도
 
사정 없이 떠밀어대는
장난꾸러기들
 
으아아!
아이쿠!
 
엎어지고 자빠져도
아파할 사이 없이
 
산이 떠나갈듯한 웃음
하아얗게 부서지는 웃음
 
   제목은 <<폭포>>지만 지문에는 폭포라는 말이 한마디도 없고 폭포의 짝으로 내세운 애들이 어떻게 장난질을 하고 있는가를 표현하고 있을뿐이야. 이런 짝을 의인화수법으로 찾았다고 하는거야. 누구 말이지. 당연히 내 말이야. 의인화의 수법으로 짝을 찾을때, 동시의 경우에는 그 짝을 아이들로 설정하는 것이 좋아. 왜냐하면 동시의 대상이 아이들일뿐만 아니라 동시는 아리들의 심미세계를 그리기 때문이야. 어른들을 찾는 경우도있지만 일반적으로 아이들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아.
  구체적으로 시를 볼가.
 
떠밀지마 
겁먹은 소리로
애원을 해도
 
사정 없이 떠밀어대는
장난꾸러기들
 
    이것이 첫두련이다. 시인은 폭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장나꾸러기들의 떠밀내기를 쓰고있어. 밀지 말라는데 자꾸 밀어부치는거야. 남은 무섭다고 애원해도 상관 없어.마구잡이로 사정 없이 민다는거야.  장난이 심해도 한심하게 심한거야. 애들의 이 장난이 바로 뒤물결이 앞물결을 밀며 물이 낭떠러지로 떨어지기 직전의 폭포현상을 표현한거지 뭐야. 물은 낮은 곳으로 떨어지게 마련이야. 낭떠러지는 낮은 곳에 있단말이다. 떨어지기 싶어도 떨어지고 떨어지고 싶지 않아도 떨어진단 말이다.
 
으아아!
아이쿠!
 
  이 3련의 표현이 얼마나 새치스럽니! 갑자기 놀라고 아파서 비명을 지르는 것 같지만 그속에는 기쁨이 넘친다는 것이 환히 보이지 않고 뭐야.
  4,련이야말로 정채로운 표현이야.
 
엎어지고 자빠져도
아파할 사이도 없이
 
   정말 그래 . 언제 떨어지며 아파할 사이가 있겠니! 뒤물결이 마구 앞물결을 밀며쏟아져 내리는데야.
정춘자시인님은 마지막련에다 이렇게 쓰고있어.
 
산이 떠나갈듯한 웃음
하아얗게 부서지는 웃음
 
    이건 절창이야. 폭포의 소리에서 웃음을 찾은거야. 폭포를 웃는다고 표현하는것은 아무나 구사해낼수 있는 것이 아니야.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자세하게 말하겠어.폭포가 어떻게 웃음으로 둔갑할수있는가는 잠시 비밀이야. 뭐 시뚝한다고. 아니야. 우선여기서는 시인의 기발한 상상을 보아내는 것이 중요해. 기발한 상상이란 아무도 보아내지 못한 것을 보아내고 아무도 들어보지 못한 것을 들어내는거야. 폭포를 쓴 시를 적잖게 보았는데 폭포를 웃는다고 한시는 이번이 처음이지 뭐야. 제일 처음 글에서 우리는시를 쓰려면 눈은 현미경이 되어야 하고 귀는 청진기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했어. 그게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야.
 
                               20
 
야, 요기 재밋는 시가 또 있다. 무슨 시야. 해바라기야. 누가 썼니? 서효석 시인님이야.어떻게 썼나 보자.
 
해바라기
    서효석
 
흙돌담위에 
고개를 얹어놓고
빈 집을 지키는
해바라기
 
담 넘어로
얼굴 내민
 
빠알간 대추
누가 와서 따갈가봐
보살펴주고 
추석 차례상에
올려질 홍시
행여나 떨어질라
쳐다봐 주고
 
 
하루종일 혼자서
살피느라고 
눈알이 많아진
해바라기
 
    어때 ? 특점이 있어. 사실 해바라기는 엄마랑 아빠랑 부탁을 받고 집을 지키고있는 아이로 되어있지만 서효석 시인님은 그렇다는 말씀은 한마디도 없단말이다. 이런뜻을 이미지로 밝히고 있는거야. 첫련에서부터 해바라기를 의인화시켜 놓아서 해바라기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친구로 되었지 뭐야. 나가 놀지도 못하고 대추랑 홍시랑 지키는외로운 아이가 되어 뜨락에 갇쳐있는 불상한 애가 되었단말이다.
    1령에서 서효석  시인님은 해바라기가 어떤 해바라기인가를 밝히고 있는거야. 
 
홁돌담위에 
고개를 얹어놓고
빈집을 지키는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절로 자라나는 해바라기인 것이 아니라 흙돌담위에   택을 고이고 빈 집을  지키고 있는거야. 집사람들은 모두  일하러가고 강아지도 없어. 닭들이 노는것도보이지 않는 빈집에서 해바라기만이 외롭게 서있는거야. 무엇 하느라고 혼자서 있을가?그건 2련에 해석 이 있어.
 
담 넘어로
얼굴 내민
빠알간 대추
누가 와서
따갈가봐
보살펴 주고
 
추석  차례상에
올려질 홍시
행여나 떨어질라
쳐다봐 주고
 
해해해...왜 웃니? 해바라기가 한다는 일이 우습지 뭐야. 담 넘어에 열려있는 대추를 누가 따가는가고 보초를 서고, 추석 차례상에 오를 익은 감이 떨어지는가를 쳐다본다재.웃을게 아니야. 서효석 시인님은 추석전야의 시골의 풍요롭고 아늑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우리들의 눈앞에다 그려주고 있는거야. 그건 그래.
 
하루종일 혼자서
살피느라고 
눈알이 많아진
해바라기
 
   마지막 련이 정채롭단 말이다. 해바라긴 열심히 일하고 있는거야. 하루종일 혼자서 대추랑 감이랑 지키지 뭐야. 그러는 사이에 눈알이 많아졌다는거야. 얼마나 묘하니.눈알이 많아졌다는건 해바라기가 다 여물었다는 얘기야, 그런걸 눈알이 많아졌다고 했어. 꼭 여문 해바라기알을 알마다 집을 지키느라고 부릅뜬 눈이라고 한건 기막힌 절창인거야. 어찌 열심히 대추랑 감이랑 지켰으면 숱한 눈알이 생기였겠니.
   동시를 배우면서 한가지 알아둘것이 있어. 시인은 자기의 의도를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의 이미지속에다 용해시켜 넣어야 한다는거야. 아까도 말했지만 이 시는 추석전의  시골마을의 평화롭고 아늑한 풍경을 쓴것이지만 그렇다는 말은 한마디도없는거야. 재간 없는 시인이라면 꼭 아름다운 시골이니 시골은 포근하다느니 하고 개념적인 말을 써넣었을 거야. 동시라는건 자기가 쓰려는 시적대상을 잘 그려놓으면 되는거지 의도적인 언어가 끼여들면 안 되는거야. 우리의 동시들은 개념을 끼워넣는 일이 너무많단 말이야. 우리의 동시가 한국의 동시보다 재미 없는건 바로 이때문이기도 해. 우리의 동시는 애들이 시를 보고 저절로 무엇을 느끼게 하고 게발을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시인자신이 나서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면서 어떤 의도를 내리멕이려 하는거야.선전을 하고 교육을 하고. 참 싱거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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