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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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후 후미(厚味)와 후미(后味)
2011년 10월 14일 09시 48분  조회:3971  추천:1  작성자: 김인섭

일전, 어느 수상식 참가차 고향인 연길로 갔다.

시간이 빡빡하여 호텔에 들자 바로 옷주름을 펴려고 세탁소를 찾았다. 주인은 40대로 보이는 한족 녀성이였는데 약 20분 들여 반듯하게 다려내는 로련한 직업인이였다. 품삯을 물었더니 5원이란다. 너무 헐값이라 내가 되려 무안하여 10원을 반억지로 건네 주었다.

아주머니는 감사말을 되풀며 묻지 않는 말로 연변경제는 조선족들의 해외진출과 대외적 활약이 없다면 뒤죽박죽일 것이란다. 자기 고객도 대부분 조선족들인데 그들의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매출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며 반색을 내보인다. 사업전망도 밝아 연변에서의 앉은 장사가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고 감격을 토한다.

고향에 내리자 타민족간의 끈끈한 금란지계(金蘭之契) 뉴대가 피부에 와 닿았다. 가식없는 진솔한 페부지언으로 받아들이며 심기도 꽤 훈훈하였다. 모범자치주라는 영예는 실로 여러 민족의 공동번영을 바탕으로 한 튼튼한 국기(國基)우에서 실덕으로 따온 계관이리라! 이 아줌마의 소박한 몇마디가 바로 연변의 민족경제발전과 민족단결의 축도였음을 실감하였고 민족간의 후의(厚誼)는 사회발전과 더불어 시민사회에 더 깊이 뿌리박을것이라는 심증을 굳히였다.

새 중국이 창건된후 주덕해를 위시한 우리의 선배들과 수천수만의 지성인들이 당의 령도와 민족구역자치법과 민족정책에 힘입어 끈질긴 노력으로 연변을 건설하고 우리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왔다. 바로 이 기반이 있었기에 조선족은 시류에 초승(超乘)하는 쾌거로 탄탄한 안거락업을 이룩할수 있었다. 연변의 건설을 위해 로심초사하던 창도자들에게 숙연히 머리가 내려진다. 불필재언(不必再言)으로 이 민족의 터전과 문화적 보루가 있었기에 조선족은 개혁개방의 선두에서 자기의 발전상을 세상에 과시하고 민족단결의 모범으로 자리매김을 한것이다.

그런데, 저녁의 연회석 간담에서 한가지 얘기가 귀구멍을 비집고 들어 귀청을 쌀쌀하게 만들었다. 인구의 급감으로 조선족교육이 고전을 치르는데다 조선족애들이 소학교부터(지어 유치원부터) 대량 한족학교에 진학하여 민족교육은 설상가상의 고생바가지를 쓰고있다는 실화다. 주요 리유라면 사는 땅이 중국이니 조선어는 별로여서 한어만 잘하면 족하다는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환경의 미비로 민족교육의 기회를 잃는다면 부득이한 상황이겠으나 빠짐없는 인문적 여건에서 조선족교육을 포기한다면 문자그대로 민족의 본바탕을 버리는것이다.중국의 신속한 발전과 급속한 성장, 조선반도의 력사적 변화, 전지구적 세계화의 물결, 7000만 한민족의 글로벌 네트웍, 이것은 조선족에게 차례진 무한한 자원이다. 언어를 위시한 조선족 문화와 생리별한대도 권리행위일 것은 당연하지만 <<무임승차>>가 가능한 멋진 <<문화렬차>>와 결별하는 우행이라고 고집을 부리고 싶다.

인구의 급감으로 미구에 조선족 인재의 수요가 급증한다는 판단도 무성한데 언어포기를 감행하는것이다. 조선족은 자신의 천부적인 문화로도 넉넉히 남의 존중을 받으며 잘 살수 있는 충족조건이 있는데 말이다. 적어도 발빠르게 발전하는 우리 나라의 시대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조선어를 더욱 잘 배워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 틀림이 없다.

조선족은 새로운 안목에서 자신의 높낮이를 가늠해야고 력사의 흐름을 따른다는 여사구진(與世俱進)의 지혜로 자기 발전의 좌표를 다잡아야 한다.중국조선족문화를 단순한 민족의 생존과 발전이란 협애한 테두리에서 벗어나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 중화민족의 수림속에서 우수한 민족 구성원이 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고양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싶어진다.

부모들이 후대더러 자기 민족문화를 내치게 하는 분별없는 행위에 리해를 보낼수 없다. 친구들과 이 말거리를 집어내였더니 몇몇은 조선족은 원래 이런 역발상에 유명하다고 두덜렁거리며 한심하다는 탄사(嘆辭)를 련거퍼 내쏜다. 정적(靜的)만 보고 동적(動的)은 못보고 산마루만 보고 산너머는 못보는, 근시안적인 왜냄비적 성격이 확실히 우리 민족의 렬근성이 아닐가하는 생각이 눌러눌러도 자꾸 솟아 올랐다. 적어도 인생지사 새옹지마(人生之事,塞翁之馬)란 필연성을 념두에 둬야하고 자식의 미래에 여러갈래 선택의 립지를 마련해주는것도 부모로서의 사명이 아닐가하는 안타까움도 돋아난다. 하물며 우리 민족의 문화는 그 개화성과 대중성으로 세인들에게서 일진일신(一進一新)으로 평가절상을 받는 오늘이다. 애자지정에서 우러나는 무아애겠지만 쉽사리도 천부적인 문화토양과 분리시키는 거친 결단이 애들의 돌이킬수 없는 후회로 남는다면 이 <<채무변상>>은 어찌 할것인가!

일각에선 조선족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맞각에선 민족리탈에 신경을 도사리니 단맛과 쓴맛의 운니지차(雲泥之差)가 원인인가, 고향행에서 받은 호인상과 악인상이 머리서 맴돌며 떠오르는 씁쓸한 생각을 떨칠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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