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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씨앗의 파종은 동유기가 적기
2021년 09월 13일 11시 23분  조회:1476  추천:0  작성자: 김인섭

언어 씨앗의 파종은 동유기가 적기

김인섭


얼마전 두  조선족 구직 청년들과 만났는데 둘 다 같은 조선족학교에서 소학교부터 고중을 마치고 진학한 대졸생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조선어수준 차이가 현격하여 자초지종을 알아봤더니 하나는 흑룡강성 어느 조선족 집거구에서 태어나 자라 이 동네에서 입학하였고 하나는 현지 조선족가정 출생인데 한어 환경에서 자라다 입교한 것이였다. 그들의 가장 큰 차이라면 전자는 가정의 부모들이 다부분 조선어를 구사하였으며 후자는 언어 환경이 미비한데다 부모들이 대화 다부분을 한어로 하고 간혹 조선어 대화도 있었다는 것이다. 전체적 언어 수준을 보면 한어와 영어는 엇비슷하였으나 조선어는 쓰기, 듣기, 읽기, 번역, 문법 등 기본 수준은 물론 글의 론리성도 뒤죽박죽이었다.

이 현상을 지켜보며 이전 들어두었던 이야기가 새삼스레 떠올랐다.인간의 대뇌피질에는 언어를 관장하는 브로카스령역(Broca’s area)이 있는데 이 구역은 대개 2세 좌우부터 시작하여 12세 좌우에 성숙이 완성되고 그 후부터  쇠퇴해 진다는 것이다. 이 시기 아이들은 말을 배우고 기억하고  발음을 시작하는데 다른 언어의 교란이 없기에 가장 쉽게 모방하고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언어 민감기로 정의하는바 이때 배우고 저장된 언어는 직접 브로카스령역에 저장되어 '모어' 즉 원어(原语)로 된다. 그러므로 이 단계의 언어주입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 공부일 수 밖에 없다. 학자들의 관찰에 의하면 이때 인간에게는 3가지 언어를 동시 주입해도 원어민 수준에로 이르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생리적 잠재력이 있다고 한다. 때문에 동유기에 뿌린 언어 씨앗은 쉽게 싹트고 뿌리 착근(着根)이 강력하여 일단 박히면 사라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연구자들이 일치하게 주장한다. 또한 이 성장기에 내린 언어 뿌리는 일생 동안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모종의 경우 환경이 바뀌더라도 어느 땐가 풍조우순(风调雨顺)의 호천후를 만나면 재빨리 재생할 수 있어 원상 회복이 가능하다고 피력하였다.

때문에 동유기 언어 학습자는 언어를 습득하였다 하고  이 후기의 언어 학습자는 언어를 공부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전자의 언어는 뿌리로부터 뿜겨나오는 것이고 후자의 언어는 언어중추 표면에서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량자는 사유, 리해, 기억,재생, 표현, 발음 등 언어적 발휘에서 본질적인 높낮이 차이가 발생되는 것이다.

농사의 첫대목은 제철 파종인데 이 계절을 놓치면 무엇을 얼마 쏟아부어도 졸자라거나 헛자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태어나 언어를 배우는 단계 장악의 열쇠는 아이와 밀착 동반하는 부모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가정 밖의 언어 환경이나 텔레비죤, 라지오 등 공공매체 혹은 타인과의 교류도 부모들과 밀접한 련관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제철에 심은 씨앗 뿌리는 깊고도 단단히 박힌 원뿌리로 되어 완강한 생명력을 지켜갈 수 있으나 철을 어긴 씨앗은 표면에 부착되어 곁뿌리를 형성하다 환경이 소실되면 따라 사라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언어 배움의 유일한 황금기인 동유기를 놓이면 일과성 인생에서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을 남기게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오늘날 조선족에게 있어서 급속히 발전하는 대국인 중국을 무대로 하고 두 민족의 문화를 에너지 원천으로 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며 경쟁력이다. 과거 조선족 사회가 발전을 이룩하고 나라와 세계에 공헌할 수 있었다면 바로 이 우월한 지정학적 지위와 문화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번영하는 중국을 기반으로 세계로 나간다는 자체는 우리만의 천재일우의 기회인 것이다. 그러나 이 무대의 주인공은 민족문화와 중국문화를 익숙히 장악한 이 사람들 뿐이다. 이 두가지 언어 자본을 소유한다면 적어도 값진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기해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민족문화의 핵심인 민족어로서 민족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주류 문화의 핵심인 한어로서 중국공민의 정체성을 굳게 지켜가야 한다. 그렇다면 민족 인구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민족의 장점은 더욱 고양되고 민족의 이미지는 더욱 상승하고 민족사회는 백화가 더욱 만발하는 터전이 될 것은 틀림없다.

  언어 씨앗의 파종은 동유기가 적기라는 자연철학은 교육자들과 기성세대 부모들의 좌우명이 되어야 한다. 내 아이에게 하나의 언어를 더 장악시킨다는 자체는 하나의 무진장한 보물광산 개발권을 안겨주는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조선족사회가 인구 격감으로 위축될수록 기성세대 특히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두개 언어를 동시 주입시키기 위하여 더 큰 노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다면 후대들을 한어와 조선어 두 언어의 원어민으로 키울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또 그렇다면 아이들의 미래 무대가 더욱 광활해질 것이고 부모 자신도 상팔자 자식운을 들쓰는 행운아로 될 수 있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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