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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관, 이제는 수치를 느껴야 할 때
2019년 03월 03일 21시 29분  조회:974  추천:0  작성자: 김태호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은 남경을 점령한후  40여일간에 30여만명에 달하는 중국군민들을 학살했다. 그래도 그들은 죄악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패전했을 때 적지 않은 일본군들은 할복자살했다. 죄악감을 느껴서가 아니라  패배했다는 수치심때문이였다. 몇해전 양계장을 운영하던 일본인 로부부는 요행심리로 병든 닭을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그것이 들통났다. 로부부는 즉각 국민들에게 사죄한후 자살했다. 역시 수치를 느꼈기때문이다.

그래서《국화와 칼》의 저자 루스 베네딕트를 비롯한 문화인류학자들은 일본인들의 국민성으로 수치심을 꼽았다.

그렇다면 중국인은 어떠한가? 죄악감은 느낀다.살인상명(杀人偿命)이란 말처럼 살인을 했으면 자기의 목숨으로 그 값을 치러야 한다는것은 중국인들의 굳어진 처세철학이다.

그러나 중국인은 웬만해서는 수치를 느끼지 않는다. 그 일례로 돈이 되는것이라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것이다. 타인의 생명과도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가장 신성시해야 할 식품이나 약품에도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시름놓고 먹을 음식이 별반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외국에 나가서도 남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다. 타인의 립장과 처지를 고려하지 않으며 자기만 좋으면 그만이다.

렴치를 모르고 수치를 느끼지 않는것, 안타깝게도 이것은 중국인의 고질적인 국민성이다. 유교를 숭상하는 중국에서 수치문화가 급속하게 쇠락한것은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실시한후 문화의 기강이 무너지면서부터였다.

렴치를 모르고 수치를 느끼지 않는 현상은 우선 관리들에게서 나타났다. 관리들은 백성들에게 좋은 정치를 펼 궁리는 하지 않고 부정축재에 혈안이 되였다. 나라의 기틀이 잡히기 시작한 서한때부터 시작된 부정축재의 풍기는 청나라때에 이르러 극에 이르렀다. “ 청나라 지부 3년 하면 10만냥 은이 생긴다 (三年清知府,十万雪花银)”, “권리있는 자가 편리를 행하지 않으면 보물산에 들어가도 빈손으로 돌아오는것과 같다(当权若不行方便,如入宝山空手回)”는 말은 기정사실이 돼버렸다.

관리들은 일단 권력을 잡았다 하면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렴치불구하고 뢰물을 받아먹으며 부정축재를 일삼았다. 관리들 대부분이 그러하니 백성들도 관리라면 의례 그러려니 여기며 당연지사로 받아들인다. 어쩌다 청렴한 관리를 보게 되면 오히려 이상하게 여길 정도다.

바로 여기에 위험이 도사리고있다. 만약 사람들마다 부정축재를 일삼는 탐관들을 부러워하고 이러한 탐관들이 갈수록 많아진다면 나라는 위기에 빠지고 멸망을 자초할것이다.

탐관들을 잡아내는것은 나라의 일이다. “파리도 잡고 호랑이도 잡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도 많은 탐관들을 무슨 수로 다 잡아낸단 말인가? 때문에 반탐(反贪)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탐관들 스스로가 이제는 수치를 느끼고 여기서 그만 멈추어야 할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탐관들은 아직도 수치심 없이 철면피하다. 잡혀나오는 탐관들을 보면서 반성하고 회개할 대신 재수가 없어서 잡혔다고 여기면서 자기에게 요행수를 두는것이다.“나보다 엄청 많이 해먹은 놈 많고도 많다.”면서 자아위안을 하는 탐관들이 있는가 하면 잡혀나온 탐관들 중에는“나보다 더 많이 받아먹은 놈도 잡히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억울해하는 탐관들도 있다.  

부패는 두가지 뜻을 담고있다. 썩을 부(腐)와 망할 패(败)다. 썩었으면 망해야 하고 또 망할수밖에 없는것이 세상의 리치다. 그러나 썩었는데도 망하지 않는다? 이것은 력사의 아이러니다. 그래서 당중앙에서는 부패척결의 칼을 빼들었다. 주영강, 서재후, 소영, 령계획 등 최고위관리와 50여명 부장급 거물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민중은 환호하고있다. 나라를 좀먹고 민중의 리익을 해치는 탐관들을 척결하며 서민적인 행보를 하는 습근평주석을 민중들은 습대대(习大大)라고 친근하게 부른다.

얼마전 반부패잡지 렴정료망(廉政瞭望)에 따르면 작년(2014년)에 자살한 공직자수는 40명을 넘어 30년래 가장 많았다고 한다. 올해 들어 자살하는 탐관들의 수가 전에 비해 현저히 늘고있다. 죄를 덮어감추기 위해서일가 아니면 죄값을 치르기 싫어서일가. 수치를 느끼고 자살했을리는 만무하다. 중국탐관들이 진정으로 수치를 느끼자면 아직 멀고도 멀었다. 아마도 오랜 세월을 거쳐야 할것 같다. 이것이 중국의 비극이다.

201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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