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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은 내 손안에
2015년 01월 23일 23시 34분  조회:1742  추천:2  작성자: 김태호
대학교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젊은 부부가 있었다. 어느 겨울방학때 그들 부부는 명산대천을 유람하다가 “ 백인사묘(白印寺庙) ”라는 유명한 고찰에 머물게 되였다. 덕고박학(德高博学)으로 원근에 소문난 백인선사(白印禅师)가 이 고찰에 있었다. 고찰정원에는 백인선사의 전신조각상이 세워져있었는데 백인선사에 대한 사람들의 숭경을 보아낼수 있었다.

부부는 백인선사를 례방했다. “ 선사님께서는 정말 운명이 있다고 믿습니까? ” 부부의 물음에 백인선사는 “ 있습니다.” 라고 명확히 대답했다. “ 그럼 우리의 운명은 어디에 있습니까?” 백인선사는 부부더러 손바닥을 펴라고 한뒤 생명선, 애정선, 사업선을 가르쳐준후 부부로 하여금 폈던 손바닥을 천천히 거두어 주먹을 쥐게 하였다. 백인선사는 물었다. “ 생명, 애정, 사업, 이 세가지 선이 어디에 있습니까? ” 부부는 대답했다. “ 당연히 우리의 손안에 있습니다. ” 백인선사는 다시 물었다. “ 그럼 운명은 어디에 있을가요?”

젊은 부부는 홀연 깨우치는바가 있었다. 그랬다. 사람 개개인의 운명은 모두 자기의 손안에 장악되여 있는것이다! 그들은 이번 례방의 경력을 교수안에 적어 수업시의 생동하고 심각한 사례로 삼았다.

여름방학때 그들 부부는 다시 백인선사를 찾았다. 백인사묘의 정원에 들어서니 백인선사가 한창 자신의 조각상을 향하여 합장하고 기도를 하고있었다. “ 선사님께서는 왜 자신에게 기도를 올리십니까? ” 부부의 물음에  백인선사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 나도 난사(难事)에 봉착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알고있지요. 다른 사람에게 빌기보다 나 자신에게 비는것이 낫다는것을(求人不如求己).”

부부는 또 한번 소스라치게 깨달았다. 그렇다. 사람 개개인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요 조종사이다. 때문에 어려운 일에 부딪치면 신에게 빌고 타인에게 바라는것보다 자기 자신에게서 구함을 얻는것이 낫다. 

오늘날 미개했던 옛날보다도 미신업자수가 늘어나고있고 미신을 믿는 사람들도 엄청 많아지고있다. 결혼을 하거나 새집에 이사오거나 가게를 오픈할 때도 점쟁이나 풍수쟁이를 찾는다.

선진국도 미신을 믿기는 우리와 마찬가지다. 수많은 철학가를 배출했고 과학적인 사고가 투철한 독일인들도 점, 해몽, 점성술에 관심이 많다. 도꾜의 최고 번화가인 긴자거리에 가면 점쟁이들이 줄지어 앉아있고 새해 첫날이면 사찰에 가서 기도하고 점을 보는것이 일본인들의 관례다. 한국은 도시와 시골 구분없이  점을 보는 《철학관》이 도처에 널려있다.

사람들은 왜 점을 보게 되는가?  만물의 령장인 인간이라지만 허점은 하나 있다. 1분뒤의 일도 예측불가능한 존재인것이다.

무식한 사람만이 점쟁이를 찾는것이 아니다. 학자, 사업가, 정치인들도 점쟁이를 찾는것이 요즘 우리들의 현실이다. 점을 믿는것은 유식무식의 차이가 아니고 그 사람의 정신적요소에 달려있다. 문명의 수준과는 별로 관계가 없다. 일전에 국가행정학원 문화교연부에서 밝힌데 의하면 “중국 현처급공무원 과학소양조사” 에 참여한 900여명의 현처급공무원중 47.6%의 공무원이 미신을 믿지 않을뿐 절반 이상의 공무원은 “제비뽑아 점치기” “관상” “주공해몽” “풍수” “성좌예측”등을 믿는다는것이다. 적지 않은 관원들은 승급, 전근, 이사, 장례를 치를 때 우선 점쟁이나  풍수쟁이의 의견을 묻고 그대로 행하는데 심지어 사무실에 테이블을 놓고 출입문을 만드는데도 위치선정때문에 풍수쟁이를 청한다는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다.
 
점을 믿으면 여러가지로 부작용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을 더욱 나약하게 만든다는것이 가장 해로운 점이다. 자기의 인생을 남에게 저당잡히고 자기의 운명을 타인에게 맡겨버려 질질 끌려다니는 피동적인 인생을 살게 되는것이다. 점을 믿다보면 자기의 모든 문제를 신의 탓, 운명의 탓,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의 문제를 도피한다. 결국 독립심을 잃고 의뢰심만 조장하게 되는데 이것이 점을 믿는 사람들의 최대 약점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것이 인간이거늘 점쟁이도 신이 아닌 사람이라 자기의 앞날을 예측 못하는데 어찌 점쟁이에게 자기의 인생을 맡길것인가?

점을 믿는 사람들은 자기 인생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다.  불안이나 괴로움은 그것이 환경이나 외부에서 온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속에서 나오는것이다. 점을 보고 일체를 운명에 걸기보다는 곤난에 직면해도 극복해나가는 강건한 마음의 자세와 정신적의지가 바람직하다.

내 운명은 내손안에 있다. 내 생명의 주재자는 바로 내 자신이다. 믿어도 자기를 믿어라! 빌어도 자신한테 빌어라!

“우리는 하느님도 신선도 임금도 믿지 않는다”는 에렌 뽀찌에가 작사한 《국제가》중의 이 한 구절은 오늘도 래일도 언제까지나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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